구름공작 1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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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47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191화
제7장 테라인 왕국군의 도착 (3)
십인장, 오십인장, 백인장은 계속해서 보충된다.
분명 반란군이 항복하며 이만칠천의 병력으로 증강했지만 십인장은 그대로일 것이고 오십인장, 백인장, 오백인장도 같은 숫자로 존재할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그 오백인장은 삼백인장에서 계급이 상승하였지만 지금 당장 오백의 병력을 지휘하라고 하면 실제 경험이 있는 오백인장보다 실력이 뒤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다른 삼백인장, 백인장, 오십인장도 마찬가지였다.
크리스가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진하게 그렸다.
“그래서 이레스 공자님께서는 기사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기사들을 오백인장으로 맡기고 데우스 왕자에게 충성의 맹세를 하며 병사들을 하나로 모아 병사들을 완벽하게 재편성할 수는 없지만 조율할 수 있으니까요.”
“기사들을 오백인장으로 만들어 부족한 지휘관을 채운다.”
셰인토가 이해했다는 듯이 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리자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반란군이 항복했지만 왕국군에게 전 반란군들은 자신의 동료를 죽인 살인자이고, 전 반란군은 왕국군들이 자신의 동료를 죽인 살인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편성은 불가능합니다. 허나 조율자로 반란군에 소속되어 있던 기사들을 오백인장으로 만들어 하나의 부대에 두 개의 군대로 분할하면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병사들을 조율할 수 있으니까요.”
* * *
데우스 왕자가 기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감옥으로 향하고 설득에 실패할 것을 대비하여 기사들이 공적을 쌓은 지휘관들 중에 계급을 상승시켜도 될 인물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이레스는 크리스와 함께 데미안을 찾아갔다.
“……뭐하냐?”
방으로 들어온 이레스는 데미안을 빤히 바라보다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데미안은 오크라이더와 함께 먼저 요새에 도착한 아이스 자작과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반지, 구슬, 심지어 물통의 모양을 하고 있는 금속도 있었다.
데미안이 고개를 들어 이레스를 보고는 작은 미소를 그렸다.
“아이스 자작님과 함께 전장에 사용할 마법무구를 정리하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세요?”
“…….”
이레스가 대답 대신 크리스를 바라보았고 데미안에 시선이 돌아가는 순간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요.”
“공성병기를 강화시키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예?”
“마법을 이용해 공성병기를 강화하실 수 있으십니까?”
“…….”
공성병기에 마법을 담는 것 자체를 시도해보지 못했던 데미안이었기에 입을 꾹 다물자 크리스가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어제 기습 작전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데미안 공자님은 증폭마법이 전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정란 두 대에다가 마나의 거미줄 웹 마법과 증폭마법진을 그리실 수 있으십니까?”
“불가능합니다.”
공성병기에 마법진을 설치하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너무 미미했다.
마법무구, 다른 말로 아티팩트는 정확하게 사용자가 마나를 부여하여 마법이 발동된다. 그리고 공성병기처럼 거대한 물건에 마법진을 설치할 경우 마법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요한 마나 소모도 클 뿐만 아니라 공성병기 전체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마법진을 그려야 한다. 거대한 마법진을 그리는데 만약 전쟁 시 적들의 타격으로 마법진이 조금이라도 지워지거나 그려진 부분이 부서진다면 마법 공성병기는 그저 공성병기로 바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간만 날리는 것이었다.
크리스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부탁을 했다.
“그럼 웹마법과 마나증폭마법진이 그려진 아티팩트를 제작하실 수 있으십니까?”
“으음…….”
하나의 마법도 아니고 두 개의 마법을 그리려면 마법진을 두 개나 그려야 하고 두 개의 마법진이 중복되지 않게 그려야 하기 때문에 하나를 그릴 때보다 수배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몸이 약해 사고로 사망하지만 않았어도 테라인 왕국에서 제일가는 마법공학자로 이름을 날릴 인물이었다.
“마법사의 도움이 있으면 개당 네 시간이면 충분하고 마법공학자가 있으면 세 시간이면 됩니다.”
“테라인 왕국군이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많은 아티팩트를 제작해주십시오.”
“제한된 장비는 있습니까?”
크리스가 생각하는 듯이 턱을 쓰다듬다 대답했다.
“가능하면 팔찌 또는 반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장신구가 없어서 병사와 기사들에게서 반지와 팔찌를 압수해야 됩니다만?”
구슬 등에 일회성 아티팩트를 제작해야 한다면 그냥 돌아다니는 돌덩이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팔찌나 반지 등에 착용하는 장비라면 제작할 시간도 부족하니 기존에 있던 것에 마법을 부여해야 했다.
이레스가 데미안이 말한 문제점을 듣고 잠깐 생각을 하고는 대답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해줄게.”
“그럼 상관없습니다.”
데미안이 고개를 돌려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또 부탁하실 거 있으신가요?”
“수십 가닥으로 나뉘는 웹마법은 필요 없습니다. 하나의 가닥이 나가도 단단하고 굵은 가닥이면 됩니다.”
웹 마법을 약간 개량해야 하지만 어차피 기존에 존재하던 개량마법이기에 어려울 것이 없었다.
데미안이 고개를 끄덕였고 크리스가 감사하다는 듯이 허리를 숙이고는 방을 나오자 이레스가 그 뒤를 따라 방을 빠져나오다 데미안에게 말했다.
“대략 두세 시간 정도 흐르면 도착할 거야.”
“예.”
짧게 대답한 데미안은 다시 마법무구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크리스의 뒤를 따라 방을 빠져나온 이레스는 자신들을 호위하고 있는 데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데우스 왕자님에게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티팩트를 제작해서 나눠줘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장신구 전부 갖고 와.”
“……병사나 기사들이 자신의 물건을 줄까요? 이름 안 써져 있는 장신구라면 안 줄 수도 있는데.”
가능한 많은 장신구에다가 마법을 부여해야 한다.
한마디로 하나하나 주인을 확인하며 마법을 부여하고 건네줄 수는 없으니 분명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장신구라면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마법을 부여해서 돌려준다고 말해도 과연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앞서 걸음을 옮기던 크리스가 이레스 대신 의문을 풀어주었다.
“많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이들은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기사들뿐입니다. 헥토스 왕국군 기사들에게 저희는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으니 틀림없이 건네줄 것이고, 다른 장신구는 사람들에게 구입하시면 됩니다.”
“구입이요?”
데인이 전쟁터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장신구점이 있나 의문을 가지고 고개를 갸웃하자 이레스가 그의 뒤통수를 강하게 가격했다.
퍼억!
“악!”
“돌대가리냐? 병사들에게 구입하라는 소리잖아.”
“아…….”
“전장에서 뒈지면 아무것도 안 남기는데 가족한테 돈이라도 보낼 테니 분명 팔 거야.”
“알겠습니다.”
데인은 대답과 동시에 두 사람 곁에서 사라졌고 이레스는 고개를 돌려 달려가는 그의 등을 바라보다 크리스에게 물었다.
“뭐 때문에 아티팩트가 필요한 겁니까?”
“작전에 사용하기 위해서죠.”
“작전이요?”
크리스가 걸음을 멈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성도를 함락하기 위한 작전이요.”
“…….”
“뭐 아직은 먼 미래를 위한 작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