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2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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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13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218화
제7장 변하지 않는 별명, 미친개 (2)
모든 기사들이 동시에 대답을 하며 무기를 꺼내 들었고 이레스는 바로 크리스와 바실리아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파이슨이 검은 연기를 가리키자마자 회의를 시작한 것인지 그들은 이미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고 결론이 난 것인지 크리스가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명령권을.”
“예.”
이레스가 대답함과 동시에 주머니에서 작은 반지를 꺼내 내밀었고 크리스는 그 반지를 착용한 후에 카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카인 님.”
“예.”
“안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다시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카인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크리스가 파이슨에게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레이즈 공작님.”
“신뢰가 안 가는 아들놈에게 넘기고 은퇴했다.”
“쿡, 파이슨 님.”
“그래.”
작게 미소를 그린 크리스가 다시 부르자 파이슨이 그제야 대답했고 그는 카인을 바라보았다.
“카인 님은 엘프들에게 저희가 아군이라는 것을 알려줄 유일한 사람입니다. 호위를 부탁하며 전장에 들어서는 순간 은밀하게 마을로 향해 주십시오.”
“알았다.”
“이레스 님.”
“예.”
이번엔 이레스에게 고개를 돌린 크리스가 부탁했다.
“땅의 힘과 바람의 힘만 사용하셔야 합니다.”
“예?”
“반드시요.”
“……아, 예.”
숲 속에서 불의 정령을 소환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신에게 너무 간곡하게 부탁하는 크리스의 모습에 살짝 째려본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의 머리 위로 바람의 정령 실피아와 땅의 정령 노엔이 소환되었다.
-……?
소환됨과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던 실피아가 계약자의 옆에 자리한 크리스를 발견하고는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들었다.
-크리스! 안녕!
“오랜만이에요.”
-응!
해맑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실피아가 이레스의 생각을 읽었는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을 없애고 그의 왼쪽 어깨에 앉고 노엔이 그의 오른쪽 어깨에 앉았다.
오랜만에 보이는 두 정령의 모습에 작은 미소를 그리던 크리스가 고개를 돌려 레어울프 기사단과 구름 기사단을 바라보았다.
“레어울프 기사단은 병사들을 맡아주시고 구름 기사단은 마나를 가진 이들을 제압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예.”
크리스와 함께 헥토스 왕국 반란을 잠재운 레어울프 기사단과 구름 기사단이었기에 그의 능력을 알고 있어 타 가문 귀족의 명령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망설이지 않았고 자신의 주군이 손수 명령권을 넘겼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크리스가 가장 많은 병사를 보유한 부대, 오크 라이더 부대를 바라보았다.
“케르취 님.”
“취익!”
“엘프와 가문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전부 죽이세요.”
“취익! 명을 받들겠습니다!”
주군의 친구라고 인식을 했는지 큰 소리로 대답한 케르취가 글레이브를 든 손을 들어 올리자 그의 뒤에 자리하고 있던 수백의 오크 라이더들이 동시에 자신의 무기를 앞으로 살짝 내밀었다.
모든 이들에게 명령을 내린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를 바라보고 있던 이레스가 카인을 바라보며 부탁했다.
“그럼 안내를 부탁할게요.”
“예.”
카인은 대답과 동시에 자신이 타고 있는 백마를 이끌고 숲 속으로 들어갔고 그 뒤를 따라 이레스 일행이 달려갔다.
두두두두.
이미 결계를 부수고 있는 이들에 의해 길이 만들어져 있었기에 말을 타고 달리고 있음에도 속도가 늦어지지 않았다.
두두두두.
나무를 뽑으며 움직인 것처럼 평평하게 만들어진 길과 카인의 안내를 받아 말을 이끌고 달려가던 이레스는 저 멀리서 검은색 로브를 착용한 마법사들을 발견하고 큰 소리로 외치며 롱소드에 오러를 둘렀다.
“노엔!”
쿠구궁!
그의 외침과 동시에 저 멀리 자리하고 있는 마법사들 주위로 지진이 일어나더니 수십의 흙가시가 솟아올랐다.
푸부북!
“크아아악!”
눈앞에 존재하는 투명한 엘프들의 결계에 집중해서인지 흙가시가 솟아난 이후에서야 기습을 알아차린 마법사들이 흙가시가 몸에 박히며 쓰러졌다.
“저, 적이 나타났다!”
“적이 나타났다!”
마법사들의 죽음 때문인지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흑색 갑옷의 병사가 소리쳤고 후방에 자리하고 있는 병사들이 똑같이 소리치며 동료들에게 전달하며 몸을 돌리는 순간 다크 울프를 타고 있는 오크 라이더 수백 명이 그들을 집어삼켰다.
크아아앙!
“으아아악!”
다크 울프의 울음소리가 울리고 그 뒤를 따라 오크들이 무기를 휘두르자 습격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병사들이 방어도 해보지 못하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촤아악!
“크아악!”
병사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에 맞추어 결계를 두들기던 충격음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전방에서 결계를 공격하던 이들도 적들의 습격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방어진을 갖추고 적들의 돌격을 막아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결계와 가장 가까이 자리한 곳에서 거대한 외침이 울려 퍼졌고 그 외침과 동시에 병사들이 한데 모이며 방어진을 형성하자 오크들과 함께 돌격을 하던 이레스와 저 멀리서 전장을 바라보던 크리스가 동시에 소리쳤다.
“유실리안 제국!”
“유실리안 제국!”
거대한 장창을 앞으로 내밀고 장창 아래로는 대검을 가로로 누이며 만든 그들의 방어진은 대륙에서 유명한 방어진이었다.
파이어 드레이크 병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유실리안 제국이 자랑하는 장창진이 그들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방어진이었기 때문이었다.
깜짝 놀란 두 사람이었지만 이미 헥토스 왕국을 도와 반역을 잠재우며 유실리안 제국과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다리를 건넌 테라인 왕국이었다.
“케르취, 멈춰!”
“취익! 정지!”
크아아앙!
이레스의 명령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케르취가 소리쳤고 그를 따라 그를 태우고 있던 다크 울프가 울음을 토하며 명령을 전달했지만 이미 가속도가 붙은 오크 라이더들은 그대로 장창과 대검으로 만들어진 장창진에 돌격하고 말았다.
푸부북!
크아앙!
오크 라이더들이 가로로 뉘어진 대검에 의해 다리가 베이고 다크 울프 위에 앉아 있던 오크들이 장창에 의해 몸이 관통당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수십의 오크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 모습을 본 이레스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자신의 롱소드를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익!
롱소드에 씌워진 오러 소드가 장창진을 유지하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쏘아졌고 그 뒤로 실피아가 만들어낸 수십 개의 바람의 화살이 뒤를 따라 날아갔다.
콰앙!
콰아앙!
연속적인 폭발이 일어나며 장창진의 한 부분이 무너졌고 이레스는 오크들보다 앞서 그 안으로 달려가더니 병사들 머리 위로 보이는 흑색 갑옷으로 무장한 채 군마 위에 앉아 있는 기사를 발견하고 롱소드를 던졌다.
“하아압!”
적이 습격함과 동시에 적들을 경계하고 있던 흑색 갑옷의 기사였기에 그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날아오는 롱소드를 발견하고 강한 기합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쉬이익!
콰아앙!
오러가 씌워진 채 날아오는 롱소드와 양손으로 잡은 채 휘둘러지는 롱소드가 부딪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아악!”
이미 오러나이트 경지에 올라 있던 이레스였지만 상대는 아직 오러나이트 경지에 오르지 못한 것인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확실하게 사살한 것은 아니지만 지휘관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고 확신한 이레스가 군마 위에서 도약하며 땅에 착지하더니 등에 매달고 있던 중검을 양손으로 잡고 강하게 휘둘렀다.
촤아아악!
원을 그리며 중검을 휘두르자 중검에 씌워진 오러가 동그란 고리를 만들며 병사들을 베어버렸고 그가 걸음을 멈추더니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며 강하게 내딛는 순간 사방에서 다시 한 번 수십의 흙가시가 솟아올랐다.
푸부북!
“크아아악!”
순식간에 지휘관을 제압하고 근처에 있던 동료를 베어버리더니 이번엔 장창진을 유지하고 있던 병사들의 등 뒤로 흙가시가 솟아나 그들의 몸을 꿰뚫었다.
병사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며 장창과 대검으로 만들어진 장창진이 무너졌다.
유실리안 제국과 화친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테라인 왕국은 유실리안 제국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 준비 중 하나가 유실리안 제국이 자랑하는 장창진을 와해시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장창진은 장창을 비스듬하게 올려 군마 위에 자리한 기사들을 공격하고 대검을 든 병사들이 무릎을 굽히고 숙인 채 대검을 가로로 뉘여 군마의 다리를 노리는 기병 제압형 방어진이었다.
보병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방어진이었기에 기마병들에게는 최악이라 불릴 수 있는 진형이었지만 그 장창진의 약점은 안쪽부터 공격을 하면 무거운 장창과 대검을 든 병사들이 제때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허나 테라인 왕국이 유실리안 제국에 대해 준비를 한 것처럼 유실리안 제국도 테라인 왕국의 공격에 준비를 했다.
평범한 왕국으로 보고 무시하기에는 테라인 왕국은 인간으로서 불가능하다는 정령과의 다중 계약을 한 이가 자리하고 있었고 헥토스 왕국, 정확하게는 헥스 가문이 키운 미스릴 갑옷으로 무장한 아이언 나이트를 제압하는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오크와도 교류를 하고 있었다.
너무 강력한 무력을 소유하여 어디에서는 인구의 차이가 있을 뿐 개개인의 무력은 제국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받는 왕국이 테라인 왕국이었다.
“미친개 이레스가 나타났다!”
“…….”
다시 한 번 중검을 휘둘러 병사들을 공격하려던 이레스가 자신의 양쪽 귀로 정확하게 파고드는 한 병사의 외침에 멈칫하더니 땅을 박차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쉬이익!
잔상을 만들어낼 정도의 엄청난 속도로 소리친 병사의 앞에 도착한 이레스가 그의 멱살을 움켜잡고는 강하게 잡아당겨 얼굴을 가까이하게 만들었다.
“켁!”
목이 꺾이는 고통 때문인지 병사가 작게 기침을 했고 눈을 뜨는 순간 흉악한 이레스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사색이 되고 말았다.
“니미 씨발! 누구보고 미친개래!”
가문의 사람들이 숨겼기에 이레스는 3년간 모르고 있었지만 현재 대륙에 알려진 이레스의 별명은 정령검사도 아니고 테라인 왕국의 검도 아닌 아카데미에서부터 이어져 온 미친개였다.
처음에는 세 속성의 정령을 다루어 정령검사라 불렸지만 헥토스 왕국에서 일어난 반역을 잠재우며 들려온 이레스의 전투 방식과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 지금은 사라진 기마민족이 동방 경계선을 습격했을 때 외교관으로 수행했을 때의 소문이 퍼져 미친개라는 별명이 확정된 것이었다.
헥토스 왕국.
그 전투에서 일어난 이레스의 소문은 정령검사, 즉 검을 사용하는 검사임에도 검을 던지는 것도 서슴지 않고 일대일 대결이면 검을 던져 상대를 교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박치기, 급소 공격 등의 아주 비겁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기마민족과의 외교에서는 칸의 아들을 납치해 협박을 했다는 소문이었다.
검사임에도 검을 던지고 박투술을 잘하며 위험하면 납치하고 협박을 한다.
그게 현재 대륙에 알려진 이레스였고 그런 그였기에 사람들은 이레스에게 정령검사, 또는 왕국의 검이라는 별명이 아닌 미친개라는 별명을 붙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