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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250화 (완결)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250화 (완결)

제11장 마지막 아이언 나이트 부대 (3)

 

 

콰아아앙!

 

기사의 검이 이레스가 자리하던 곳을 찌르는 순간 바람의 화살이 폭발했다.

 

“…….”

 

이레스는 쓰러진 채로 고개를 들어 바람의 화살이 폭발한 장소를 바라보았다.

 

성문이 폭발당한 상태였기에 빠른 속도로 연기가 빠져나가며 자신이 상대했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크, 크으윽.”

 

바람의 화살의 공격에 왼쪽 팔이 힘을 잃은 듯이 축 늘어져 있었고 옆구리에 구멍이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기사는 작은 신음을 흘릴 뿐 손을 들어 상처를 막아내는 대신 이레스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화, 황제를 지킨다…….”

 

“……후우.”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확실하게 황제를 향한 충성심을 알려주는 중얼거림이었다.

 

이레스가 작은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피를 흘리며 걸어오는 기사를 향해 다가가 손을 들어 올렸다.

 

우웅.

 

작은 진동과 함께 그의 손바닥에서 검은 오러구, 먹구름이 나타났고 손을 흔드는 순간 오러탄이 날아갔다.

 

콰아아앙!

 

천천히 검을 들으며 오러탄을 막아내려 한 기사였지만 이미 부상을 입은 그는 폭발과 함께 뒤로 날아가더니 목숨을 잃고 축 늘어졌다.

 

“…….”

 

땅에 쓰러진 기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과 함께 황성에 진입한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상대한 기사와 마찬가지로 제국의 모든 기사들이 큰 부상을 입고 목숨을 잃었다.

 

상대가 오러나이트 경지의 기사들이라고 하여도 아드렌 후작의 지원이 있고 그와 비슷한 무력을 가진 이들만 참여한 별동대였다.

 

단 한 번의 부딪침 이후, 단 한 차례의 위기도 없이 모든 오러나이트를 쓰러트릴 수 있었고 큰 부상을 입은 기사들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거대한 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케르취.”

 

“취익.”

 

케르취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무기를 손에 놓고 양손으로 거대한 문을 밀었다.

 

끼이익.

 

쇠가 끌리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안으로 들어선 이레스는 거대한 대전과 그 끝에 자리한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

 

이레스가 안으로 들어섰음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노인이었다.

 

“…….”

 

이레스도 똑같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노인을 계속해서 바라보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가갔다.

 

저벅, 저벅.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음에도 거대한 대전에 자리하고 있던 귀족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레스가 계단을 오르기 직전 걸음을 멈추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단 한 번이지만 만난 적이 있던 노인을 바라보았다.

 

“페이른 후작.”

 

“후후후.”

 

페이른 후작은 그저 작은 웃음을 흘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이레스는 그를 빤히 바라보다 다시 걸음을 돌려 계단을 올라 노인의 앞에 섰다.

 

“…….”

 

“…….”

 

자신이 눈앞에 서 있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노인의 모습에 이레스가 먼저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그대의 이름은?”

 

“이레스 더 그레이즈.”

 

“흠……. 많이 들어본 이름이군.”

 

이레스가 싱긋 미소를 그리며 노인의 중얼거림에 대답했다.

 

“제국과 관련된 모든 것에 끼어들었는데 모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소. 유실리안 폐하?”

 

“허허허.”

 

노인, 유실리안 황제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고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이레스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떠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해도 되겠는가?”

 

“……해보시오.”

 

다시 검을 내린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였고 유실리안 황제가 살기가 깃든 눈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헥토스 왕국 작전은 어떻게 알았지?”

 

“…….”

 

“내 이목을 피해 제국의 귀족이 다크 드림을 재배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지?”

 

유실리안 황제는 죽기 전에 반드시 알고 싶었다.

 

마치 미래를 내려다보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이레스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제국이 하는 모든 것을 방해했다.

 

“…….”

 

이레스가 물끄러미 유실리안 황제를 바라보다 천천히 허리를 숙여 그의 귀에 얼굴을 들이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소?”

 

“……큭큭큭. 믿을 리가.”

 

유실리안 황제는 그런 자신의 대답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물었고 이레스는 다시 허리를 펴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오러가 둘러진 날카로운 롱소드가 황제의 복부를 파고들었다.

 

푸우우욱!

 

 

 

 

 

에필로그

 

 

정령사를 납치하여 정령검이라는 검을 만들었던 유실리안 제국이 테라인 왕국의 검에 사라지고 2년이 흘렀다.

 

현 테라인 국왕은 그래도 전쟁이 종결된 직후의 나라를 공격했다는 책임을 안고 왕위에서 내려왔고 그 뒤를 이어 레이온 왕자가 왕위에 올랐다.

 

왕자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을 때부터 백성을 위해 노력했던 레이온 왕자는 국왕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 귀족파를 왕권파로 흡수시켜 절대왕권체제를 만들었으며 대륙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나라의 사신들을 초빙해 몬스터인 오크들을 이종족으로 바꾸었으며 엘프와의 동맹을 다른 나라와 이어 엘프들을 다시 대륙에 나서게 만들려 노력하며 최초로 제국을 이긴 왕국, 엘프와 동맹을 맺은 왕국, 대륙의 최강자가 자리한 왕국의 국왕으로서 다른 나라가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백성들에게 행복한 삶을 선사해주도록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었다.

 

* * *

 

쉬이익.

 

양옆으로 길게 자라난 나무와 나뭇가지가 한데 엉켜 아름다운 길을 만들고 있는 아카데미의 후문을 걷던 검은 머리의 청년이 한 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바닥에 앉더니 나무에 등을 기대앉았다.

 

“후우.”

 

작게 숨을 고른 검은 머리의 청년, 현 그레이즈 가문의 가주이자 유실리안 제국과의 전쟁을 통해 정령의 마스터라는 별명을 얻은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뭇가지가 한데 엉켜 하늘이 완벽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구름 뒤로 숨는 태양이 눈에 들어왔다.

 

햇빛에 의해 살짝 인상을 찌푸리던 이레스가 기지개를 켜듯이 양팔을 들어 올리며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깍지를 끼고 뒷머리에 가져다 대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옛날.

 

멕케인 가문의 오러나이트인 헨들 자작에게 목숨을 잃었을 때 이레스에게 존재하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혼을 했지만 정략결혼으로 인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없었고 반드시 지키고자 다짐했던 인물도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잃어버렸었다.

 

최악의 삶이라고 볼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그 자신까지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흐으으음.”

 

천천히 눈을 감으며 회귀 전의 기억을 떠올리던 이레스가 천천히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실피아.”

 

-이얍!

 

작은 바람과 함께 바람의 정령 실피아가 소환되더니 해맑은 미소를 그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와! 아카데미다! 아카데미다!

 

오랜만에 돌아왔다는 생각 때문인지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실피아의 모습에 입가에 작은 미소를 그린 이레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노엔, 파이슨, 리아.”

 

쿠궁.

 

작은 지진과 함께 땅의 정령 노엔이 나타나 누워 있는 그의 옆에서 나타나 주위를 둘러보고 허공에서 작은 불꽃과 함께 불의 정령 파이슨이 소환되더니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실피아를 보며 웃음을 터트리고 마지막에 나타난 물의 정령 리아가 실피아의 뒤를 따르며 하늘을 날아다녔다.

 

-헤헤헤.

 

-허허허.

 

이레스가 자신이 계약한 네 명의 정령을 바라보며 미소를 그리더니 다시 눈을 감는 순간 햇빛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자 다시 눈을 떴다.

 

“또 놀러 나온 것이냐?”

 

회귀 전, 단 한 번의 실수로 잃어버렸던 인물.

 

지금은 자신이 지키고 있는 인물.

 

금발의 청년, 레이온 왕자, 아니 테라인 국왕이 자신을 못마땅한 표정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

 

물끄러미 테라인 국왕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깍지를 풀더니 자신의 옆을 두들겼다.

 

“전하도 좀 쉬시지요. 맨날 일만 하면 인생이 재미없습니다.”

 

“…….”

 

테라인 국왕은 그런 이레스를 빤히 내려다보았고 그가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자 작은 한숨과 함께 그의 옆에 앉았다.

 

국왕을 호위하기 위해 따라온 기사들이 흠칫 놀라며 다가왔지만 테라인 국왕이 손을 들어 막아내더니 이레스를 가리켰고 그들이 고개를 숙인 후에 사라지는 순간 천천히 고개를 들어 놀고 있는 네 명의 정령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10분이 흐르고 30분이 흘렀을 때였다.

 

“전하.”

 

“왜?”

 

“그거 기억하십니까?”

 

네 정령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그리고 있던 테라인 국왕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떤 거를 말하는 것이냐?”

 

“처음 만났을 때요.”

 

순간적으로 테라인 국왕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너 때문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한 50년은 때려 줘야 해! 알아!”

 

퍼퍼벅!

 

“모르지, 모를 거야. 그러니까 좀 맞자!”

 

퍼퍼벅!

 

 

 

“…….”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과 그 기억과 함께 찾아온 옛 고통에 테라인 국왕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 이레스가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

 

“그거 아십니까?”

 

“…….”

 

“예나 지금이나 전하 때문에 고생한 거 생각하면 더 때려 줘야 한다는 거.”

 

“……내 하나만 알려주지.”

 

피식 실소를 흘리며 다시 눈을 감으려던 이레스가 귓속을 파고드는 음성에 눈을 떴고 그 순간 테라인 국왕이 이를 바득 갈며 입을 열었다.

 

“난 너의 장례식을 기다리고 있다. 죽은 놈이어도 한 대 때리고 싶거든.”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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