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2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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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51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242화
제8장 파이슨 VS. 라이언 대공 (2)
테라인 왕국군 1군단의 모든 이들과 유실리안 제국군은 모두 지금 눈앞에서 치러지는 일기토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했다.
“정상들의 대결.”
“……꿀꺽.”
테라인 왕국군 병사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자 주위에 있던 병사들이 동시에 침을 꿀꺽 삼키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상들의 대결이었다.
라이언 대공은 대륙의 최강자라 칭송받는 인물처럼 동시에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해 쏘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파이슨은 계속해서 검을 휘둘러 자신에게 쏘아지는 오러 블레이드를 잘라버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는 최강자와 그런 최강자가 만들어낸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를 잘라버리는 마스터 무인의 대결.
정상들의 대결이라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쉬이이익!
허공을 가득 메운 채 쏘아지는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의 모습에 계속해서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오러 블레이드를 잘라버리던 파이슨이 처음으로 땅을 박차며 뒤로 물러나 자신의 검을 좌에서 우로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이익!
검신을 둘러싸고 있던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가 초승달의 형태를 지닌 채 쏘아지더니 하늘 위에서 찌르듯이 날아오는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와 부딪쳤다.
콰지지직.
콰아앙!
쇠울림을 만들며 오러 블레이드를 잘라버리던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가 처음으로 폭발했고 그 모습에 모든 이들이 멍하니 폭발한 공간을 바라보고 있을 때 파이슨이 정면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쉬이이익!
하늘 위에 생성한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낼 것이라 확신한 것인지 어느새 자신의 앞까지 다가와 검을 찌르는 라이언 대공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였다.
쉬이이익!
콰지지직!
찔러 들어오는 검을 강하게 내려치며 오러 블레이드는 물론이고 검신까지 잘라버린 파이슨이었지만 그는 라이언 대공을 향해 다음 공격을 진행하는 대신 땅을 박차며 뒤로 물러나 검을 휘둘렀다.
라이언 대공의 양쪽 어깨를 지난 오러 블레이드 두 자루가 자신의 어깨를 노리고 찔러 들어온 것이었다.
콰지지직!
연타로 검을 휘둘러 오러 블레이드를 잘라버린 파이슨이 자신의 검을 빤히 바라보는 라이언 대공의 모습에 씨익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검이 사라졌구려.”
“그렇구나. 그 무식한 오러 블레이드 때문이지.”
“다른 검을 가져오셔도 상관없소. 정령검이어도 상관없고.”
“…….”
물끄러미 검신이 날아간 자신의 검을 바라보던 라이언 대공이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파이슨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파이슨 후작이 정령검사를 양성한 이후 가장 먼저 무엇을 했는지 아느냐?”
“그걸 알면 난 테라인 왕국의 귀족이 아닌 유실리안 제국의 귀족이겠지.”
장난하는 듯이 중얼거리는 파이슨의 모습에 고개를 작게 저은 라이언 대공이 씨익 미소를 그렸다.
“정령검사들과의 대련이다. 그들과 직접 검을 맞댄 내가 정령검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큭.”
자신이 이레스와의 대련을 통해 정령술의 약점을 찾아냈듯이 역시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인물답게 이미 알고 있던 라이언 대공이었다.
작은 실소를 터트린 파이슨이 턱짓으로 그의 허리춤에 달려 있는 검을 가리켰다.
“그럼 그 검은 무엇이오?”
“……아아.”
라이언 대공이 깜빡했다는 듯이 작은 신음을 흘리더니 들고 있던 반 토막 난 검을 내팽개치고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꺼냈다.
스르르릉.
날카로운 검명과 함께 검집에 숨어 있던 정체 모를 검의 검신이 드러났고 그 순간 파이슨이 인상을 찌푸렸다.
“미스릴…….”
“미스릴 갑옷을 만드는 김에 한번 만들어달라고 했지.”
“…….”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진 검이다.”
콰아아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스릴 검의 검신에 거대한 오러 블레이드가 둘러졌고 허공으로 다시 한 번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었다.
“…….”
공간을 장악하는 듯한 거대한 마나가 느껴지는 미스릴 검을 둘러싼 오러 블레이드의 모습에 파이슨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빌어먹을이구만.”
“빌어먹을이라…….”
파이슨의 투덜거림을 작게 중얼거린 라이언 대공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감춘 것을 전부 보여야 할 것이야. 빌어먹을이라고 말하기에 아직 감춰둔 것이 있지 않은가.”
“……느꼈소?”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리며 물은 파이슨이었고 라이언 대공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검은 오러 블레이드가 나타났을 때부터 느꼈다네.”
“…….”
파이슨이 정말 대단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라이언 대공을 바라보다 천천히 검을 늘어트리는 순간이었다.
우우우웅.
허공으로 수십 자루의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었다.
물끄러미 허공에 떠 있는 수십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를 바라보던 라이언 대공이 작은 미소를 그렸다.
“감춘 것이 아니라 훔친 것을 선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군.”
“훔쳤다기보다는 깨달음을 엿보았다는 말이 옳은 것이오.”
3년 전이었다.
검은 오러 블레이드가 완성됨과 동시에 파이슨은 라이언 대공과의 대결을 계속해서 상기하다 라이언 대공의 깨달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러탄보다 강력한 검에 두른 오러 블레이드와 같은 힘을 지닌 오러 블레이드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검신을 둘러싼 같은 오러 블레이드까지 파괴하는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와 그 오러 블레이드와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추측되는 허공에 떠 있는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를 빤히 바라보던 라이언 대공이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그럼 한 번에 끝내야겠군.”
라이언 대공은 부상을 입었다.
그것도 마나를 채우는 단전에 작은 구멍이 뚫린 것이었다.
처음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요양을 할 경우 회복할 정도의 부상이었지만 일기토가 점점 진행되며 작았던 구멍이 점점 거대해졌고 그 결과 일기토가 몇 시간이 진행되면 다시는 마나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부상으로 이어질 정도의 중상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렇기에 라이언 대공은 일기토를 빨리 끝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는 게 좋겠구려.”
파이슨도 마찬가지였다.
허공에 만든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는 겨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얻을 깨달음을 통해 만들어진 기술이었다.
당연히 라이언 대공이 만드는 오러 블레이드보다 마나의 소모성이 컸고 새로 만든 기술인 검은색 오러 블레이드는 마나는 물론이고 정신력을 너무 소모시키는 기술로 몇 시간 뒤면 기절할 정도로 정신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스슥.
라이언 대공이 왼발을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자세를 잡았고 그를 따라 파이슨도 왼발을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자세를 잡았다.
우우웅.
두 사람이 자세를 잡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허공에 떠 있는 파이슨의 오러 블레이드와 라이언 대공의 오러 블레이드가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이 땅을 박차며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순간 허공에 떠 있던 오러 블레이드가 상대방을 향해 쏘아졌다.
쉬이이익!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땅을 울릴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다. 하지만 테라인 왕국군은 물론이고 플레티안 제국군도 두 사람이 부딪친 장소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러나이트 이상의 기사들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였지만 두 사람이 부딪치며 일어난 파괴력이 평범한 병사들에게도 마지막 공격이라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지진이 일어날 정도의 폭발과 함께 공간을 가득 채운 흙먼지는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1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났을 때 흙먼지가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
“…….”
라이언 대공이 서 있었고 파이슨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지만 플레티안 제국군은 그 광경을 지켜보았음에도 환호를 지를 수가 없었다.
라이언 대공은 여전히 검을 들고 있었지만 파이슨은 검을 잃어버렸고 그의 검은 라이언 대공의 복부를 꿰뚫었기 때문이었다.
정상들의 대결.
그 승자는 같은 오러 블레이드까지 파괴하는 강력한 오러 블레이드를 탄생시킨 파이슨의 승리였다.
“흐음.”
고통을 잊은 듯이 자신의 복부를 꿰뚫은 파이슨의 검을 바라보던 라이언 대공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미소를 그리고 있는 파이슨을 바라보았다.
그저 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마지막 부딪침으로 인해 자신은 복부를 꿰뚫렸지만 파이슨은 왼팔이 잘려나가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치료하지는 못하겠구나.”
“……크크.”
라이언 대공의 말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파이슨이 잘려나간 자신의 왼쪽 팔을 붙잡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싸게 먹혔다고 생각하오.”
“…….”
“그래도 왼팔 하나로 대륙의 최강자 자리에 오르지 않았소.”
“크크크. 그럼 전 대륙의 최강자로서 하나 부탁을 해도 되는가?”
“말해보시오.”
털썩.
파이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힘을 잃어버린 것처럼 털썩 주저앉은 라이언 대공이 파이슨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며 피가 흐르는 입술을 강제로 떼어내며 부탁했다.
“폐하는 용서해 주어라.”
“크하하하하!”
광소를 터트리는 순간 잘려나간 팔에서 피가 쏟아졌지만 파이슨은 오히려 눈을 부릅뜨며 라이언 대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쳤소? 적을 살려두는 바보 같은 짓을 하게?”
“…….”
“우리는 선국이 아니고, 평범한 왕국이지. 그리고 그런 평범한 왕국은 적을 살려두지 않소. 다시 일어날 전쟁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맞는 말이었다.
테라인 왕국은 선국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전쟁이 종결된 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았고 그 명분을 이용하여 적들의 힘이 약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했다.
테라인 왕국.
테라인 왕국은 분명 선국이 아니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평범한 왕국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