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235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98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235화
제5장 각자의 준비 (2)
화르륵.
롱소드를 쥐는 순간 검신으로 거대한 불길이 솟아오르기 시작하자 데인이 다시 한 번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벅튼 님과 대련할 때와는 조금 다른 거 같습니다?”
“어쩔 수 있나. 동생이 자신의 남편이 죽지 않게 해달라고 했는데. 초반부터 확실하게 수련해야지. 중검 한 번, 롱소드 한 번.”
“……동생이라.”
눈을 가늘게 뜨며 이레스를 바라보던 데인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불의 검과 대면하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주인공을 째려보았고 그런 그의 매서운 시선에 흠칫한 상황의 주인공, 반데크가 황급히 라크를 소환했다.
“라크.”
퐁.
-끼잉.
작은 물방울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늑대의 형상을 가진 라크가 소환되었지만 라크는 눈앞에 서 있는 이레스를 바라보는 순간 작은 울음을 터트리며 귀를 축 늘어트리고 말았다.
휴식 시간이 있기는 하였지만 한 달간 계속되는 대련으로 인해 실력은 상승했지만 그만큼 정신력이 떨어져 버리니 계약자의 정신력과 집중력에 의해 능력이 결정되는 정령도 힘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더 중요한 것은 중급 정령으로 진화하며 계약자의 생각을 확실하게 읽을 수 있다 보니 반데크의 감정을 읽은 라크가 그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냈다는 것이었다.
“아이언 나이트한테 뒈지고 싶냐?”
반데크보다 3년이나 빠르게 중급 정령으로 진화시킨 이레스였다.
당연히 라크가 내보이는 행동이 반데크의 감정을 대신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라크.”
-크……릉.
라크가 작게 울음을 토하며 자세를 잡았지만 여전히 귀를 축 늘이고 있었고 반데크가 한숨을 내쉬자 데인은 그런 정령사와 정령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그보다 먼저 땅을 박차며 이레스를 향해 달려갔다.
쉬이이익!
아무리 구름 기사단이 아이언 나이트와 전투를 벌인 경험이 있다고 하여도 데인은 동방 경계선에 위치한 채 주기적으로 몬스터를 토벌하고 전쟁에 대비하여 매일같이 실전과도 같은 수련을 하고 있는 기사였다.
상황 판단력과 상대방의 약점을 찾는 것은 구름 기사단의 단장인 벅튼보다 한 수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달려오는 속도를 이용하여 빠른 속도로 찔러 들어오는 날카로운 검의 끝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작은 미소를 그리는 순간 사방에서 수십 자루의 바람의 화살이 나타나 그를 향해 쏘아졌다.
쉬이이익!
“미친!”
마나를 폭발시키며 달려가는 자신보다 더 빠르게 쏘아지는 바람의 화살의 모습에 데인이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황급히 땅을 박차 하늘 위로 도약했고 그 순간 그의 뒤에서 수십 자루의 물의 화살이 나타나 쏘아지는 바람의 화살과 부딪쳤다.
퍼버벙!
바람으로 뭉쳐진 화살과 물로 만들어진 화살이 부딪치며 작은 폭발이 연속적으로 일어났고 도약을 하며 바람의 화살을 피해낸 벅튼이 이레스의 머리 위로 떨어지며 검을 강하게 내리쳤다.
쉬이익!
쉬이익!
카아앙!
내리찍는 검에 맞추어 하늘을 향해 좌에서 우로 강하게 휘둘러 데인의 검을 튕겨낸 이레스가 반격을 하는 대신 바로 옆으로 몸을 비틀었고 데인의 공격에 맞추어 자신을 향해 찔러 들어오는 반데크의 검을 피해내는 순간 불꽃에 감싸여 있던 검신에서 불의 화살이 튀어나와 두 사람을 향해 쏘아졌다.
화르륵!
아까까지 상대방에게 접근하여 공격을 하고 있었으니 이레스와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라크!”
순식간에 자신의 앞까지 당도해 있는 불의 화살의 모습에 반데크가 황급히 소리치는 순간 그와 데인의 몸이 거대한 물방울에 감싸였다.
퍼버벙!
치이익!
불과 물이 만나 수증기를 일으키며 작은 안개를 생성했다.
이레스는 물을 이용하여 몸 전체를 감싸 불의 화살을 막아낸 반데크의 모습에 작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좀 똑똑해졌는데?”
“꼬르륵.”
처음에는 불의 검에서 쏘아진 불의 화살을 방어하지 못했지만 계속되는 대련으로 인해 적응한 반데크였다.
이레스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다 자신이 만들어낸 물을 먹는 반데크의 모습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그리더니 롱소드를 쥔 손에 힘을 주며 강하게 휘둘렀다.
“하지만 생각을 잘못 했다.”
쉬이이익!
콰아앙!
불꽃이 사라지고 어느새 오러가 둘러진 롱소드가 반데크를 감싸고 있는 물방울과 부딪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폭발을 견디지 못한 물방울이 폭발을 일으키며 반데크를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퍼어억!
“아이언 나이트 부대는 오러나이트 기사도 있다.”
“크으윽.”
황급히 자세를 갖추고 착지하기도 전에 나무에 부딪치고 만 반데크가 자신의 등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자세를 잡자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데인을 바라보았다.
이레스의 시선을 느꼈는지 데인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요청했다.
“잠시 쉬어야 할 거 같습니다.”
“내가 들어갈까?”
“부상을 입었습니다.”
“네가?”
“반데크요.”
“…….”
겨우 나무에 부딪친 것이 전부였다.
이레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그리며 바라보았지만 데인은 진지한 표정을 그리며 검을 회수했다.
“뭐,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으면 계속 했겠지만 등에 부상을 입었으니 부상이 척추까지 이동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
“예. 척추가 다치면 큰일 납니다.”
“…….”
너무나 진지하게 말하는 데인이었다.
이레스가 그를 빤히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1시간 휴식.”
“아싸!”
반데크가 고통도 잊은 듯이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고 그에 맞추어 데인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려 할 때였다.
“넌 계속해야지.”
“……예?”
“부상은 반데크가 입었잖아.”
“……둘이 하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따지기냐? 그럼 니가 엘리스랑 결혼했냐?”
“…….”
“자세 잡아.”
데인이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롱소드에 오러를 두르는 이레스의 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련님.”
“왜?”
“도련님은 아마 죽으면 천계로 가실 것입니다.”
“내가?”
“예.”
반데크의 부상에 대해 언급할 때보다 더 진지한 그의 모습에 궁금함을 느꼈는지 이레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내가 천계로 간다고?”
“당연하지 않습니까.”
싱긋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인 데인이 천천히 롱소드를 꺼내 오러를 두르더니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씨발! 내가 너 죽이고 지옥 갈 거니까!”
“…….”
이레스가 정말 살기를 띠고 달려오는 데인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싱긋 미소를 그리며 자신의 롱소드에 오러를 둘렀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될 것이다.”
“하아아압!”
데인이 강하게 검을 내려쳤고 그에 맞추어 이레스가 눈을 부릅뜨며 검을 휘둘렀다.
“그 전에 내가 널 죽일 수도 있거든!”
콰아아앙!
“씨발? 씨발? 다시 해봐! 씨발!”
* * *
“…….”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휴식을 취하던 반데크가 천천히 고개를 떨어트리더니 데인의 등에 앉아 작은 서류를 읽고 있는 이레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무엇입니까?”
“우리가 상대할 적들이 줄었다는 보고서.”
“오!”
자신들이 상대할 인물들이 아이언 나이트라는 것을 알고 있던 반데크가 환호하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자 이레스가 천천히 그를 돌아보며 싱긋 미소를 그렸다.
“사백에서 삼백오십으로 줄었다.”
“그게 그거군요.”
갑작스레 환호한 것처럼 순식간에 풀이 죽으며 중얼거리는 반데크의 모습에 피식 실소를 흘린 이레스가 파이슨을 불러 보고서를 태워버린 후에 천천히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검은 갈퀴 부족의 족장 케르취를 바라보았다.
“왔냐?”
“취익! 주인을 뵙습니다!”
케르취도 이레스와 반데크, 심지어 전대 그레이즈 공작인 파이슨이 성장한 것처럼 성장했다.
3년 전보다 몸집이 두 배는 더 커졌고 검은 갈퀴 부족은 이미 육십만에 가까운 오크들을 이끄는 대부족의 족장으로 성장하며 몬스터의 숲 절반을 지배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