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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이계사냥기 16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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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6화

 

불이 피어올랐다.
“됐다!”
준호가 뛸 듯이 기뻐했다.
모아온 낙엽과 지푸라기, 마른 나뭇가지를 다 투입해서 불을 키우고 땔감을 모았다. 그렇게 동굴 앞에 모닥불을 피우는데 성공했다.
“이젠 토끼를 구울 차롄데…….”
“통구이로 구워야겠죠?”
“응. 꼬챙이로 꿰어서 돌려가면서 구워야지.”
“이거면 되죠?”
준호는 내가 만들어준 나무창을 내밀었다.
“그래. 못 쓰게 되면 또 만들어줄게.”
“네.”
나무창에 토끼고기를 꿰고 모닥불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이혜수를 손짓해서 불렀다.
“혜수 씨, 이것 좀 구워주세요.”
“……알겠어요.”
이혜수는 순순히 나무창을 잡고 토끼를 굽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말했다.
“이런 일에서 기여가 많으면 얻을 수 있는 카르마도 많을 거예요. 혜수 씨는 싸움에 불리하니까 이런 일을 더 많이 하세요.”
난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카르마를 얻어서 스킬을 익히고 강해지면 박고찬도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그녀는 고마움을 표했다.
타오르는 모닥불이 그녀의 얼굴을 비춘다.
가까이서 보니 이혜수는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인데도 예뻤다.
하얗고 고운 피부. 펌을 한 짧은 단발머리가 갸름한 얼굴과 잘 어울린다. 키는 현지랑 비슷한 165센티미터로 보이는데, 검정색 트레이닝팬츠로 감싸인 날씬한 다리가 인상적이었다.
‘이러니 박고찬이 침 흘리지.’
강천성에게 한 번 기가 꺾인 후에도 박고찬은 여전히 안하무인이었다. 강천성의 무관심한 태도를 틈타 눈치껏 행패를 부린다. 그런 뻔뻔함으로 보아, 앞으로도 이혜수를 놓고 문제를 일으킬 것은 명약관화였다.
‘당분간은 내가 지켜줘야겠다.’
강천성은 무관심하고, 준호는 착하지만 대가 약하니 나밖에 없다. 어차피 박고찬과는 이미 대립하게 되었고 말이다.
고기 굽는 냄새가 맛있게 풍겼다. 혜수가 뒤집어가며 굽던 토끼 통구이가 슬슬 익은 것 같았다.
“다 익었나요?”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제가 자를게요.”
혜수는 토끼 통구이를 모닥불에서 꺼냈다. 난 실프를 시켜 토끼 통구이를 다섯 조각으로 잘라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정말, 나이프가 없으니 사소한 것까지 실프에게 의존하게 되는구나.
토끼고기는 그럭저럭 맛이 괜찮았다. 뜨거워서 맨손으로 먹기 불편했고, 조미료도 없어서 밋밋했지만, 공복에 먹으니 그런 걸 따질 겨를도 없었다.
“아, 간에 기별도 안 가네.”
박고찬이 투덜거렸다. 그럼 그냥 굶어 죽지 그러셔?
“얌마, 한 마리 더 잡아와 봐. 이거 갖고 되겠냐?”
아, 말 섞기도 귀찮다. 나는 주머니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 박고찬에게 던졌다.
“어? 이게 뭐야?”
“보면 몰라요?”
“어디서 났어! 이런 걸 갖고 올 수 있단 말이야?”
“원래 못 갖고 온대요. 특별 서비스라나?”
“이런 씨발, 난 담배랑 라이터도 못 가져왔는데 사람 차별하는 거야 뭐야!”
그래도 사탕이 입에 들어가자 말이 사라진 박고찬이었다. 입을 다물게 하는 대가가 사탕 하나인가.
나는 사탕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나씩 나눠주었다.
“고마워요, 형.”
“감사합니다.”
준호와 이혜수가 고마움을 표했다. 여차하면 이 두 사람만 데리고 야반도주할까?
식사가 끝나고 밤이 깊었다.
“불침번을 정해야겠어요.”
잠들기에 앞서 내가 말했다.
“뭔 불침번이야.”
이 딴죽은 어김없이 박고찬이다.
“모닥불도 지켜야 하고, 습격이 없는지 경계도 해야 하니까요. 한 사람당 1시간 20분씩 돌아가면 될 것 같아요. 순서는 제가 임의로 짜도 되겠죠?”
난 일부러 강천성에게 물었다. 강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박고찬도 괜한 트집을 잡지 못했다.
불침번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이혜수-이준호-나-강천성-박고찬.
박고찬을 마지막 순서에 넣은 것은 고심 끝에 내린 신의 한수였다.
깨워도 안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전 순서로 강천성을 넣었다. 강천성이 깨우는데 지가 안 일어나면 어쩔 거야?
또한 다음 순서를 시간보다 일찍 깨울 우려도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배치했다. 이러면 불침번 문제로 행패부릴 수 없는 거다.
첫 순서인 이혜수는 동굴 앞 모닥불에서 불침번을 서고, 나머지는 동굴 안에서 잠들 청했다. 잠자리가 불편해 뒤척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토끼 가죽 안에 짚을 잔뜩 채워서 베개를 만들었다. 사냥도 해체도 내가 했으니 이 베개는 나만의 특권이었다.
옷을 따듯하게 입은 덕분에 밤의 쌀쌀한 공기에도 어느 정도 참을 만했다.
그렇게 나는 두 번째 시험의 첫날을 마감했다.

***

“일어나라.”
우릴 깨운 것은 강천성의 목소리였다.
“으윽.”
나는 피로에 신음하며 잠에서 깼다. 석판을 소환해 시간을 확인해 보니, 내가 불침번을 마치고 교대한 지 채 40분도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세요?”
“놈들이 왔다.”
그 말에 번쩍 정신이 뜨인다. 다른 이들도 놀라서 각자 무기를 들었다.
“실프, 무장, 착용.”
나 역시 전투태세를 마친 후에 실프에게 지시했다.
“실프, 적이 있니?”
-냥.
고개를 끄덕이는 실프.
“원숭이처럼 생기고 털이 붉은색인 놈들이니?”
-냥.
이번에도 실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그 새끼들이네.”
박고찬은 장검을 꼬나 쥐었다.
실프는 땅에 숫자 21을 새겼다.
“21마리?”
“그, 그렇게 많이!”
21마리라는 말에 준호가 기겁을 했고, 이혜수의 안색도 창백해졌다. 나무창을 쥔 그녀의 양손이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헹, 동굴 입구만 지키면 그만이야. 몇 놈이든 오라 그래.”
박고찬이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하지만 내가 반박했다.
“아니에요. 모닥불을 지켜야 해요.”
“뭐?”
“일부러 밤에 습격해 왔어요. 저놈들은 어둠 속에서 자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마 가장 먼저…….”
가장 먼저 모닥불을 노릴 것이라고 말하려는 찰나였다.
“끼엑!”
“키엑!”
레드 에이프들이 숲 속에서 괴성을 지르며 돌멩이를 던졌다. 돌멩이들이 모닥불을 맞추며 불똥과 재가 사방으로 비산했다.
모닥불이 꺼지면 우리가 급격히 불리해진다!
난 급히 납구슬탄을 한 주먹 꺼내고 총구에 하나를 넣었다.
“실프, 조준 부탁해.”
-냥!
나는 개머리판을 어깨에 견착(肩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투웅- 퍼억!
“껙!”
납구슬탄이 발사되자 수풀 속에서 레드 에이프 한 마리의 짧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목이나, 머리, 심장에 맞았을 것이다. 실프가 그렇게 조준했으니까.
계속해서 빠르게 납구슬탄을 집어넣고서 곧바로 사격했다. 실프가 있으니 조준은 필요 없었다.
퉁, 퍽!
“케엑!”
반발마법이 납구슬탄을 강하게 밀어낼 때마다, 어김없이 수풀 속에서 들리는 비명.
“우와…….”
이준호는 넋을 놓았다.
“어떻게 보이지도 않는데 다 맞추는 거야?”
박고찬은 말도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순식간에 6마리째를 죽였을 때였다.
“키에에엑!”
“끼에엑!”
성난 고함 소리가 숲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주먹도끼를 쥔 레드 에이프들이 참지 못하고 대거 튀어나온 것이었다.
노도처럼 밀려오는 15마리의 레드 에이프.
“뒤에서 지원할게요!”
내가 소리쳤다. 그러자 가장 먼저 동굴 밖으로 뛰어나간 사람은 강천성이었다.
순간적으로 진각을 밟나 싶더니, 앞으로 쏘아져 나가며 오른손을 뻗었다.
뻐어억!
단 일격이었다.
손바닥에 맞은 레드 에이프의 머리가 180도 돌아갔다. 목뼈가 부러진 소리가 여기까지 들릴 정도였다.
“끼엑!”
옆에서 다른 놈이 주먹도끼를 휘둘렀다. 보는 우리는 아찔한 기분이 되었다.
뻑!
먼저 공격한 건 레드 에이프인데, 강천성의 주먹이 먼저 턱에 도달했다.
강천성은 다시 반대 방향으로 몸을 회전하며 다른 놈의 목과 다리를 붙들고 그대로 집어던졌다. 던져진 놈이 다른 녀석들과 부딪쳐 나동그라졌다.
‘세상에!’
힘으로 던진 게 아니었다. 균형을 무너뜨려서 적은 힘으로 나가떨어지게 만든 것이다. 저게 팔괘장인 모양이었다.
정말로 강했다. 강천성 혼자서도 전부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대로 구경만 할 수는 없지.’
나는 다시 장전한 뒤에 방아쇠를 당겼다.
투웅- 퍽!
한 마리의 머리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졌다.
총성에 비로소 넋을 잃고 강천성의 싸움을 구경하던 일행도 정신을 차렸다.
이준호가 슬금슬금 방패와 나무창을 쥐고 앞으로 나아갔다.
“카르마 따려면 싸워야지!”
박고찬도 소리치며 달려나갔다.
“흐윽, 흐으윽……!”
이혜수만이 공포에 젖어 꼼짝도 못할 뿐이었다.
싸움은 빠르게 정리됐다.
내가 9마리를 죽였다.
이준호는 나름 열심히 싸웠지만 한두 마리에게 부상을 입히는 것으로 그쳤고, 박고찬은 열심히 장검을 휘두르며 설친 것에 비해 성과는 1마리 사살·1마리 부상뿐이었다.
나머지는 거의 다 강천성이 처치했다. 그는 거의 한 방에 한 마리씩 일격필살로 사살했다.
“케에엑!”
“끼이익!”
남은 두 마리가 겁에 질려 달아났다. 내가 소리쳤다.
“실프! 전부 목을 베어 죽여!”
-냥!
실프가 쏜살같이 날아갔다. 이윽고 레드 에이프들의 단말마의 비명이 숲 속에서 짧게 울려 퍼졌다.
그렇게 싸움은 우리의 대승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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