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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이계사냥기 60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5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60화


“착용.”
그러자 오딘의 손에 검정색의 아주 얇은 장갑이 끼워졌다.
오딘은 장갑을 벗어서 나에게 주었다.
“쓸 만할 거요.”
준다니까 나는 사양 없이 냉큼 받았다.
만져 보니 재질이 묘했다. 비단처럼 부드러운데 금속 같은 단단함이 함께 느껴진다.
그러면서 묘하게 살에 달라붙는 끈적끈적한 느낌도 든다.
“아라크네의 거미줄을 짜서 만든 장갑이오.”
“아라크네?”
한국 아레나 연구소에서 제공한 도감에서 본 것 같았다. 거대한 괴물 거미였다.
“마법처리로 거미줄의 끈끈한 점성을 완화시키고 장갑으로 짠 물건이오. 마법처리 때문에 비싸긴 하지만 칼도 들지 않을 정도로 내구력이 좋지.”
“아…….”
“맨손 격투에도 좋고 무기를 들고 싸워도 좋소. 특유의 점성이 남아 있어 손에 쥔 무기를 잘 안 놓치게 되거든.”
나는 설명을 들으며 장갑을 살폈다.
“아이템에 대한 설명은 석판으로 보면 되오.”
오딘이 조언을 해주었다.
그의 말대로 나는 석판을 소환한 뒤에 말했다.
“이 장갑에 대해 설명해 줘.”
그러자 석판에 글씨가 꿈틀거리며 바뀌었다.

-아라크네 장갑: 아라크네의 거미줄을 마법처리해서 짠 장갑입니다. 강한 내구력으로 손을 보호합니다. 불과 오러에 약합니다.

요즘 복싱을 배운 나에게 아주 좋은 아이템이었다. 이건 카르마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감사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오. 내 예상과 달리 라이칸스로프와 관련이 없는 시험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그땐 어찌해야 할까요?”
“실패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살아남으시오.”
오딘은 단호하게 말했다.
“살아남기만 한다면 5회차에서 실패했던 시험을 내가 도와주겠소. 실패한 시험은 다시 받는다고 하니 그때는 더 확실하게 도울 수 있지 않겠소?”
“저, 한 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왜 저를 도우시는 겁니까?”
물론 박진성 회장에게 100억을 대가로 받기로 한 게 있긴 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난 오딘이 그 100억 때문에 움직일 남자 같지 않았다.
시험자의 신분으로 아레나에서 영주까지 된 거물이었다.
그만한 실력이라면 어느 국가기관에 소속이 되어도 그만한 몸값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왜일 것 같소?”
“…….”
오딘은 또 나에게 퀴즈를 낸다.
‘좋다. 퀴즈라면 맞춰주지.’
나는 차분하게 생각을 했다.
그는 진성그룹 박진성 회장에게 부탁을 받았다.
아마 박진성 회장은 노르딕 시험단뿐만 아니라 한국 아레나 연구소 등 각국의 주요 기관을 후원하면서 관계를 구축했을 것이다.
그만큼 자기 병을 고치는 데 필사적인 것이다.
하지만 협력 관계인 박진성 회장의 부탁이라서 거절할 수 없다?
‘그건 아니야.’
오딘 같은 거물 시험자를 상대로는 천하의 박진성 회장이라도 갑을관계가 달라진다.
절박한 쪽은 박진성 회장이니까.
오딘은 박진성 회장의 유일한 거래 수단인 재물이 그리 필요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박진성 회장을 떠올리자 한 가지 답이 도출되었다.
“실례지만, 혹시 가족 분들 중에 몸이 편찮으신 분이 계십니까?”
오딘은 미소를 지었다.
“김현호 씨, 당신과는 앞으로도 좋은 관계가 될 것 같소. 그러길 원하고.”
나는 내가 정답을 맞혔음을 깨달았다.
“참 웃기지 않소?”
“무엇이 말입니까?”
“또 다른 세계, 천사, 시험, 카르마, 모든 것이 비현실적인데, 시험자인 우리나 그렇지 않은 박진성 회장이나, 혹은… 아직 어린 내 딸이나, 모두 살고 싶다는 명제로 귀결되니 이는 세상의 이치잖소.”
“따님이…….”
“아직 심각하지 않소. 하지만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와 같다더군.”
“…….”
아마도 어떤 유전적인 병인 모양이었다. 나는 굳이 캐묻지 않았고, 오딘도 더는 말을 아꼈다.
오딘은 나에게 전화번호를 하나 가르쳐 주었다.
“필요할 땐 연락하시오.”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오딘과 작별했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복도에 들어섰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어째 호텔 복도에 보이는 문이 네 개밖에 없었다. 한 층에 방이 굉장히 많아야 할 큰 호텔인데 말이다.
설마?
나는 키 카드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광활한 스위트룸의 내부 정경이 펼쳐졌다.
박진성 회장이 내 숙소로 스위트룸을 잡아준 것이다.
물론 아랫사람이 알아서 했겠지만, 그만큼 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었다.
예쁜 티 테이블이 놓인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코펜하겐의 야경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낮에 이수현과 잔뜩 쇼핑한 옷을 벽장에 정리해놓고, 보스턴백에서 대충 편히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벗어둔 슈트를 정리하려는데 문득 재킷 안주머니에 뭔가가 들어 있는 게 느껴졌다.
손을 넣어 꺼내보니 곱게 접힌 종이쪽지였다.
수성 펜으로 쓴 여자의 예쁜 손 글씨가 적혀 있었다.

[이수현 010-****-****]

‘헉.’
이건 설마!
그 유명한, 전설의, 그동안의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줄 알았던…….
‘나 지금 유혹당한 거야? 전용기 스튜어디스한테?’
나는 이수현을 떠올렸다.
진성그룹 회장 전용기의 스튜어디스. 쇼핑할 때 보니 명품을 고르는 안목도 센스도 있었고, 여러 언어를 마스터한 능력 있는 여자였다.
그런 여자한테 유혹을 받다니! 내 29년 인생에 이런 날이 올 줄이야!
깊은 감동을 느낀 나는 그 쪽지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서 민정에게 메신저로 전송했다. 인증 샷!

[나: 오빠가 이 정도야.]

반응은 곧바로 나타났다.

[유민정^^*: (화난 이모티콘) 뭐예요 이거! 언년이야!]

화난 이모티콘과 함께 노발대발하는 민정이 너무나 귀여웠다.
나는 낄낄거리며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나: 아, 외로운 코펜하겐의 밤이다. 너무 외로워서 유혹에 빠질 것 같아]
[유민정^^*: 안 돼요! 빠지지 마요 ㅠㅠ]
[나: 그럼 내가 흔들리지 않게 네 매력을 어필해 봐 기대할게^^]
[유민정^^*: 잠만 기다려요!]

이윽고 민정은 귀여운 셀카 사진을 보내왔다. 웃는 모습이 귀엽긴 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하지.

[나: 겨우 이거야?]
[유민정^^*: 안 귀여워요?]
[나: 귀여운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니……]
[유민정^^*: -_-^ 잠만 기다려요]

그때부터 민정은 옷을 하나씩 벗은 셀카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헉!’
끝내는 엄청난 수위의 사진이 도착했다. 본인도 부끄러웠는지 한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렸다.
보고 있기만 해도 아찔해서 하마터면 코피를 쏟을 뻔했다.
사진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민정이 메시지를 보냈다.

[유민정^^*: 현지한테 이를 거예요 ㅠㅠ]
[나: 헐 ㅡㅡ]
[유민정^^*: 너무 수치스러워서 더는 여자로 살 수가 없어요]
[나: 갑자기 왜 이러니 -_-]
[유민정^^*: 협박해서 야한 사진 찍게 강요했다고 고자질할 거예요]
[나: 그건 제발! 원하는 게 뭐니?]
[유민정^^*: 오빠도 똑같은 사진 보내요]
[나: ……]

그래, 상대가 어떤 내공을 가진 여자인지 깜빡했구나.
그날 밤, 나는 험한 꼴(?)을 당했다.

***

-오빠, 일어나요. 아침 7시예요.
민정의 목소리에 나는 부스스 눈을 떴다.
창문의 열린 커튼 사이로 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충전 중인 스마트폰에 민정의 얼굴이 보였다.
-오빠~ 굿모닝?
생글생글 웃고 있는 민정의 얼굴.
‘아, 그랬지.’
민정이 자는 내내 날 감시하겠다며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영상통화를 켜놓고 자라고 했다.
밤중에 몰래 이수현을 만나 바람을 피울까 봐 이런 일을 한 것이다.
“응, 굿모닝. 뭐 하고 있었어?”
-오빠 자는 얼굴 감상하고 있었죠.
“7시간 내내?”
-네, 저 정말 지극정성이죠?
“…….”
-히히, 공부 중이었어요.
“공부?”
-요리 공부요. 오빠 맛있는 거 많이많이 해주려고요.
어쩜 저렇게 듣기 좋은 말만 쏙쏙 골라서 할까.
“그냥 참한 여자 코스프레하는 줄 알았더니 정말 열심히 하네?”
코스프레라는 말에 민정은 깔깔 웃었다.
-오빠한테 잘 보이려고 시작한 건 맞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좋은 아내 되겠어.”
-저 데려갈래요?
“어허, 아직 모르지. 나 비싼 남자야.”
-쳇.
민정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대신 선물 사갈게.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그러자 민정은 반색을 했다.
-있어요!
“뭐?”
-식칼 세트 좋은 것 좀 사다주세요.
“식칼?”
-식칼 되게 비싸요. 근데 좋은 거랑 나쁜 거랑 정말 다르더라고요.
“…민정아.”
-네?
“조신한 척 그만하고 솔직하게 얘기해. 가방 사줘?”
민정은 자지러져라 웃었다.
그러나 끝까지 민정은 식칼 세트를 요구했다.
얘가 정말 조신한 여자로 변신한 건지, 아니면 아직도 나한테 잘 보이려고 연기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영상통화를 마치고 박진성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볼일 끝났어? 그럼 돌아가지?
“네? 관광할 시간 좀 주셔야죠. 기껏 온 코펜하겐인데.”
-코펜하겐에 볼 게 뭐가 있어? 그 시간에 나중에 스페인이나 가.
“매일 회장님께 불꽃을 드려야 하는데 스페인에 어떻게 가요?”
-아차차, 그도 그렇구먼? 에이, 그럼 8시에 호텔 앞에서 봐.
“관광시켜 주게요?”
-그래, 코펜하겐을 상징하는 중요한 거 하나만 보고 돌아가자.
“…알았어요.”
적당히 샤워한 나는 어제 쇼핑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
8시가 되자 정확하게 박진성 회장이 나왔다.
수행원들 몇 명과 함께 나타난 박진성 회장은 나에게 고갯짓했다.
“가자.”
“예.”
“원, 촌놈이나 코펜하겐 와서 관광하겠다고 하지.”
“…….”
차를 타고 시내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 걸었다. 걷는 길에 코펜하겐 왕궁과 처칠 공원, 항구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코펜하겐의 상징이자, 그 존재 하나로 매년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대표적인 관광지.
바로 인어공주 동상이었다.
바위 위에 앉은 인어공주의 동상은 많은 관광객을 감동시켰다.
…라고 어느 블로거가 쓴 글을 본 것 같았다.
“이게 뭐예요?”
“뭐긴 뭐야?”
모여서 열심히 사진 찍는 관광객들의 숫자가 무색하게, 거기에는 그냥 인어공주 동상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다.
“이거 보려고 관광객이 그렇게 많이 몰려든다고요?”
“그래, 이게 코펜하겐의 상징이야. 볼 게 없지.”
“…….”
“자, 됐지? 이제 가자. 나 바쁜 사람이야.”
‘요즘은 일이 없어 한가하다면서요?’
…라는 말이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기운 빠져서 축 늘어진 채 박진성 회장과 함께 돌아섰다.
그래도 공원은 동화처럼 아름다웠다.
어느새 근처까지 온 차량을 타고 코펜하겐 공항으로 갔다.
면세점에서 일본제 고급 식칼 세트를 하나 사고 전용기에 탑승했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기자가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박진성 회장을 귀찮게 하는 무리가 없었다.
“얘기는 잘됐어?”
“예.”
“다음 시험 괜찮겠어?”
“모르죠.”
“그게 뭐야? 확실히 말해봐. 내가 뭘 더 해주면 돼?”
“이 이상 해주실 수 있는 건 없어요. 이제 제가 하기 나름이죠. 걱정 마세요. 느낌은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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