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천화 285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귀환천화 285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5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285화

285화

 

 

천두공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람이 말이야, 앞모습은 얼굴이 달라지면 곧잘 잊는다네. 그런데 뒷모습은 쉽게 못 잊지. 특히 자네처럼 특이한 발걸음은 더더욱 잊기가 힘들지.”

노인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랬군요.”

“삼십 년 만인가?”

“정확히 삼십이 년입니다. 제가 짓지도 않은 죄를 덮어쓰고 이곳을 떠난 지.”

“죄를 짓지 않았다? 정말인가? 내가 알기로는 모든 증거가 다 나왔다고 들었네만.”

“웅호가 저를 모함하기 위해서 만든 증거였지요.”

“그럼 지난 봄에 전 웅 장로가 죽은 건……?”

“제 손으로 직접 얽힌 매듭을 풀었지요.”

천두공의 하얀 눈썹이 송충이처럼 꿈틀거렸다.

“그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다니, 나를 죽일 자신이 있나 보군.”

“단전이 파괴돼서 무공도 겨우 일류고수 수준인 제가 웅호를 어떻게 죽였는지 아십니까?”

“글쎄?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나?”

“차를 선물했지요. 제가 만든 차를. 다만, 이것과는 조금 다른 차였지요. 약냄새가 나지 않았으니까요.”

순간,

푸아악!

천두공이 입안에서 뱃속의 찻물을 뿜어냈다.

누렇던 찻물에 붉은 핏기가 섞여 있었다.

동시에 천두공의 좌수가 노인을 향해 뻗었다.

쾅!

장력에 격중당한 노인이 날아가서 벽에 부딪치며 떨어졌다.

노인은 그 상태에서도 큭큭거리며 웃었다.

“소용없습니다. 천하의 누구도 이 차에 든 독은 알아볼 수도, 해독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어르신만큼은 차를 선물하고 싶지 않았는데…….”

쿡쿡쿡쿡.

천두공은 황급히 혈도 대여섯 군데를 찍었다. 그러고는 급히 혈맥을 점검했다.

위장에서 퍼지기 시작한 독기운이 혈맥을 타고 빠르게 퍼졌다.

천두공은 혼신을 다해서 독기운을 한 곳으로 몰아넣었다.

그 와중에도 노인이 말을 계속했다.

“조금 전에 장로회의를 소집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어제 제가 갖다 준 차를 마시고들 있을 겁니다. 크크크크크.”

분노가 서린 천두공의 시선이 노인에게로 향했다.

벽 아래에 쓰러져 있던 노인이 몸을 일으키며 웃고 있었다.

“그토록 억울했으면 차라리 나를 찾아올 것이지!”

“그럼 믿어주셨겠습니까? 그 일에 나선 장로들의 목을 다 칠 수 있었겠습니까?”

“…….”

천두공에 그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만마성은 무공을 잃은 사마곡보다 장로 몇 명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제 곧 세상은 피로 정화될 겁니다. 힘을 앞세워서 타인을 겁박하는 자들이 모조리 없어지면 저처럼 억울한 사람도 나오지 않겠지요.”

피로 정화된다?

그 말에서 뭔가를 눈치 챈 천두공의 눈이 커졌다.

“혹시 네놈이 천국승 어른의 무덤에서 혈천여록을……?”

“운이 좋았지요. 아무도 그 책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얌전히 있더군요.”

“정혈단과는 무슨 관계냐?”

“한번 맞춰보시지요.”

정혈단주는 전 정은맹주 사마진웅의 아들로 소문이 났다.

그리고 앞에 있는 자는 삼십여 년 전 만마성의 장로였던 독검자 사마곡.

‘가만? 사마진웅, 사마곡?’

천두공이 다시 물었다.

“사마진웅과는 어떤 관계냐?”

말을 할 때마다 입술에서 피가 튀었다.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힘들게 몸을 일으킨 노인이 그 모습을 보고는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문을 버리고 떠난 나를 그래도 숙부라고, 그 애가 보살펴주더이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던 혈천여록의 비밀을 말해주었지요.”

사마진웅과 사마곡은 숙질간이었다.

그래서 혈천여록이 그들에게 전해졌다.

결국 만마성의 판단 실수 한번이 지금의 정혈단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랬더니 끈질기게 조사해서 혈천여록을 찾아냈지 뭡니까. 마지막 한 권은 제가 선물했고요. 후후후, 나를 절망에 빠뜨린 만마성은 이제 신아에 의해서 피로 물들게 될 거요.”

노인, 사마곡이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그 순간!

천두공이 우수를 수도처럼 세워서 좌수의 팔꿈치를 내려쳤다.

팍!

좌수의 팔꿈치가 칼날에 잘린 것처럼 떨어져나가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크읍!”

천두공은 신음을 삼키고는, 옷자락을 찢어서 잘린 좌수를 재빨리 묶고 혈도 몇 군데를 짚었다.

“어딜!”

사마곡이 다급히 옆에 있는 곡괭이를 잡고 달려들며 휘둘렀다.

천두공은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곡괭이를 보면서 우수를 뻗었다.

쾅!

다시 격공장이 다섯 자 간격을 두고 사마곡의 가슴에 적중했다.

뒤로 날아간 사마곡의 몸이 나무로 된 문짝을 부수며 나가 떨어졌다.

손에서 놓친 곡괭이가 천두공의 얼굴 한 뼘 앞을 지나가며 떨어졌다.

“흥! 네놈도 늙으니 내가 천멸마군이란 걸 잊은 모양이구나!”

냉랭히 코웃음 친 천두공이 일어났다.

“끄으으으.”

쓰러진 사마곡이 버둥거렸다.

천두공은 성큼 걸음을 옮기며 재차 일장을 내쳤다.

퍽!

사마곡의 가슴이 움푹 파이며 갈비뼈가 우드득, 부러졌다.

“크억!”

비명과 함께 입에서 피가 뿜어졌다.

천두공은 죽어가는 그를 놔둔 채 밖으로 나섰다.

스스로 자른 왼팔에서 머리칼이 쭈뼛 설 정도의 극통이 몰려왔다.

하지만 악물고 걸음을 재촉했다.

빨리 가서 장로회의의 상황을 알아봐야 했다.

 

온통 피로 범벅된 천두공이 한쪽 팔이 잘린 채 나타나자 만마성 무사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태대장로님!”

“이, 이게 어찌 된……!”

하지만 천두공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비켜라! 만마대전으로 가야 한다!”

 

한편, 만마대전 안쪽도 공황상태였다.

조금 전, 시비가 차를 새로 가져왔다. 처음에 따랐던 차와 달리 은은한 약향이 풍겼다.

독마(毒魔) 시부종이 먼저 맛을 보고는 독이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맛과 향이 좋다며 칭찬을 해댔다.

천양묵과 공손락도 차를 마셔보았다.

사람들 말대로 약향이 무척 좋았다.

그런데 천양묵이 다시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다 말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바로 차를 뱉어내고 소리쳤다.

“차를 마시지 마라!”

이미 차를 반쯤 비운 자도 있었고, 이제 막 차를 마신 자도 있었다.

공손락도 두어 모금을 마신 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천양묵을 바라보았다.

다른 간부들 역시 의아해했고, 심지어 독마 시부종은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묻기도 했다.

“성주, 왜……?”

천양묵이 다시 소리쳤다.

“독이다! 모두 차를 토해내!”

그제야 만마성과 마천문의 간부들이 정신없이 차를 토해냈다.

하지만 좀 더 일찍 차를 마신 사람들은 토해낼 새도 없이 배를 붙잡고 눈을 치켜떴다.

개중에는 시부종도 있었다. 그는 급히 품속에서 단환을 꺼내더니 자신의 입에 넣었다.

자신이 죽을지 모르는 판이다. 남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끄으으윽.”

“커억!”

몇몇 사람은 급히 좌정하고 앉아서 독을 이겨내기 위해 운공을 했다.

밖에 있던 호위들이 문을 열고 안을 바라보다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때 천두공이 안으로 들어섰다.

“독과 싸우려 하지 말고, 독기를 한쪽으로 몰아넣어라!”

좌수가 잘린 그를 보고 천양묵이 눈을 홉떴다.

“증조부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죽기 싫으면 사지 중 하나를 버릴 작정하고 독을 몰아넣어라!”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만마성과 마천문의 장로 열다섯, 간부 서른한 명이었다.

그들 중 아홉이 독에 중독되어 죽거나 생사를 헤매고, 열다섯 명이 팔을, 최소한 손가락 두어 개라도 잘라야 했다.

그나마 차를 막 마셨다 토해낸 사람들, 초절정경지 이상의 고수들은 독기가 뭉친 살을 가르고 독혈을 빼낸 후 막강한 공력으로 독기를 제거할 수 있었다.

천양묵 역시 팔 안쪽의 살을 가르고 녹색 기운이 도는 독혈을 한 사발이나 빼내야만 했다.

공손락은 왼손의 약지를 잘라냈고.

그들이 잘라내거나 살을 가른 곳에서 뿜어진 독혈로 바닥이 흥건해졌다.

겨우 독을 이겨낸 천양묵이 분노에 찬 명령을 내렸다.

“만마성의 모든 무사들은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대기하라!”

공손락의 눈에서도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우리 마천문도 만마성과 함께 움직이겠네! 놈들을 쥐새끼 한 마리 안 남기고 찢어죽여야겠어!”

 

***

 

천두공이 전한 급보는 혁무천의 표정을 굳게 만들었다.

만마성과 마천문의 피해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이야 몇 명이 독에 죽든 자신이 상관할 일은 아니었다.

천두공이 중상을 입은 건 걱정이 되었지만, 당장 자신이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중요한 건 독살을 감행한 자들이 정혈단이라는 것. 그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천두공의 말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전부터 준비했군.”

정혈단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태동한 줄 알았다.

그런데 멀리는 삼십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그때는 혈천여록을 얻지 못한 상태였겠지만.

오랜 세월 준비한 상태에서 혈천여록을 얻고 그 안의 마공을 얻었으니, 그리도 빠르게 힘을 키운 것이었다.

그리고 숨바꼭질하듯 위치를 숨기고 이동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준비가 철저했기 때문인 듯했다.

“천양묵과 공손락이 잔뜩 화가 나 있겠군.”

“그들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참지 않을 겁니다.”

“목량, 풍마루에 최대한 빨리 정혈단의 위치를 찾아내라고 해라. 그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피의 잔치를 벌이려 할 거다.”

“예, 대형.”

 

***

 

“소성주우우우!”

천화광은 소리치며 뛰어드는 통통한 몸매의 중년인을 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강 당주, 왜 그렇게 방정입니까?”

“총단에 난리가 났습니다!”

천화광의 짜증스럽던 표정이 굳어졌다.

“난리라니요?”

“성주님을 비롯해서 장로와 간부들이 독에 당했다고 합니다! 저희뿐만이 아니고 마천문 문주님과 장로들도…….”

“뭐요?!”

천화광은 찻잔을 세차게 내려놓고 벌떡 일어섰다.

“돌아가신 분만 다섯 분이 넘고…… 태대장로님께서도 독을 몰아내기 위해 한 팔을 스스로 자르셨다고…….”

천화광은 더 듣지 않고 거처를 뛰어나왔다.

마침 그의 거처로 다가오는 세 사람이 보였다. 그 중 중앙의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사람은 육십 대로 보였는데, 장로인 마호(魔虎) 파구청이었다.

천화광이 그를 향해 말했다.

“파 장로님! 이곳을 맡아주십시오! 저는 총단에 가봐야겠습니다!”

“무슨 일인가?”

“자세한 것은 강 당주께 들어보십시오. 팔마위만 나를 따라와라!”

잠깐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다는 듯 천화광은 설명마저 마선당주 강조조에게 넘겼다.

그러고는 유궁 등 팔마위만 대동한 채 옥가장을 나섰다.

 

옥가장을 떠난 천화광은 쉬지 않고 대홍산의 총단으로 향했다.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으로 맴돌았다.

대만마성이 독에 당하다니.

장로인 독마는 무얼 했단 말인가!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경공을 펼친 그는 세 시진을 달려서 대홍산 북쪽 입구에 들어섰다.

어느덧 해가 서산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가야할 길이 이백 리는 남아 있었다.

뒤쪽에서 따라가는 유궁과 팔마위는 전력을 다해서 뒤쫓아 갔지만, 천화광이 속도를 줄이지 않는 바람에 거리가 점점 벌어졌다.

분노를 씹으며 달리던 천화광은 저 앞, 고갯길이 시작되는 공터에 서 있는 자를 발견하고 눈을 가늘게 좁혔다.

그자는 바람을 막는 백색 피풍의를 두르고 있었다.

홀로 서 있는데도 고개로 올라가는 넓은 공터가 꽉 막힌 듯했다.

천화광은 그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심장이 쿵쿵거렸다.

먼 거리를 달려와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본능이 소리치고 있었다.

-위험해!

그에 반해서 투지가 솟구쳤다.

이를 악문 그는 백색 피풍의를 두른 자를 노려보며 몸을 날렸다.

“어서 와라, 천화광.”

목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너는 누구냐!”

몸을 날리며 외쳐 물었다.

“후후후후, 곧 죽을 놈이 알아서 뭐하려고.”

“개소리 마라!”

천화광은 십오륙 장을 날아가며 검을 뽑았다.

머리카락이 솟구치고 옷자락이 펄럭거렸다.

가공할 기운이 그를 중심으로 휘돌며 한 덩어리의 구처럼 뭉쳐졌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4759 무당학사 1509
4758 무당학사 1541
4757 무당학사 1487
4756 무당학사 1536
4755 무당학사 1562
4754 무당학사 1471
4753 무당학사 1621
4752 무당학사 1479
4751 무당학사 1445
4750 무당학사 1473
4749 무당학사 1431
4748 무당학사 1392
4747 무당학사 1431
4746 무당학사 1480
4745 무당학사 1451
4744 무당학사 1544
4743 무당학사 1365
4742 무당학사 1448
4741 무당학사 1554
4740 무당학사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