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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천하 프롤로그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하 프롤로그

귀환천하

 

장담 신무협 장편소설

 

서(序)

 

 

남에게 큰소리 한 번 치지 못했던 순박한 아버지.

아버지에게만 독할 뿐 선녀 같았던 어머니.

세상물정 모르고 해맑은 얼굴로 뛰놀던 형제들…….

명문정파의 무사라는 자들이 떼로 몰려와서 그런 양떼 같던 가족들을 악의 화신, 악의 종자라며 몰아붙였다.

“네놈이 광천마 혁진학의 자식이라고 들었다. 설마 부정하지는 않겠지?”

“내가 그분의 자식인 것은 맞소. 하지만 나는 부친과 십 년 전에 헤어져서 도자기나 굽는 도공이 되었소. 나는 죽여도 좋으나, 내 아내와 자식들은 살려주시오.”

“흥! 광천마의 피를 이어받은 자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 수라귀나 다름없는 마인의 핏줄을 이어받았으니 결국 너희도 마인이 될 터,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모두 죽여라!”

그들은 사정하는 아버지의 목을 치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심장에 검을 박았다.

힘없는 형제들을 개미 밟아죽이듯이 죽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만난 것은 그때였다.

광풍을 일으키며 나타난 조부는, 피눈물을 흘리며 죽음을 기다리는 나를 안고 그 지옥을 탈출했다.

“너희들은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이 아이가 세상에 다시 나오는 날, 강호는 붉게 물들고, 혈야에선 시체를 뜯어먹는 까마귀의 울음소리만이 울릴 것이다!”

 

***

 

조부는 나를 수천 리 떨어진 촉산의 광천곡으로 데려갔다.

그로부터 이십 년 후.

내 심장에서 지옥화(地獄火)가 피어났다.

초인지경의 힘을 얻은 나는 세상에 나와 피와 복수로 점철된 대장정에 나섰다.

지옥의 불길이 담긴 무공은 무자비하고 강했다.

천하를 호령하던 마도고수들이 내 발아래에 무릎을 꿇었다.

 

세상에 나온 지 사백 일 후,

대마천(大魔天)이라는 이름 아래에 일천의 마도고수가 모였다.

그리고 일천일 째 되던 날,

복수의 발걸음이 사천성 마운평에서 멈췄을 때, 강호에는 만인의 피를 머금은 혈화가 가득 피어나 있었다.

정파의 무인들은 나를 혈천의 아수라라 부르며 두려워하고 저주했다.

세상에서 가장 악한 자라며 욕을 해댔다.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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