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256화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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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0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256화 (완결)
허학진인의 허락에 유도관이 시비에게 눈짓을 주었다. 시비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유도관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허학진인과 호현이 이제 막 일어났는지 옷을 입고 있었다.
“간밤에 시장기가 있을까 싶어 간단히 떡과 차를 가져왔습니다.”
공손히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은 유도관이 허학진인 앞에 차와 떡을 내려놓았다.
“이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는데 수고를 하는군.”
“수고라니요. 어찌 소인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태사조께서는 아무쪼록 이곳에 머무시는 동안 자기 집처럼 편하게 생각해주십시오.”
“그리 말해주니 고맙군.”
허학진인이 고맙다고 말을 했지만 유도관은 오히려 그가 고마웠다.
본산 제자가 드나드는 것만 해도 속가문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 본산과 이렇게 친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 본산 제자도 아니고 무당파 가장 큰 어른이자 전대 천하 십대 고수 중 한 명인 허학진인이 온 것이다.
게다가 그것도 벌써 며칠째 머물면서 말이다. 그것만으로 유도관은 앞으로 십 년 동안은 북경 무가들 사이에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것이다.
그에 유도관의 대접이 극진할 수밖에…….
유도관이 따라주는 차를 받으며 호현이 물었다.
“혹 저희를 찾는 사람은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문도들에게 태사조와 호현 학사를 찾는 사람이 오면 극진히 모시라 하였으니 오면 바로 연락이 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이 차를 마시는 것을 보던 유도관이 몸을 일으켰다.
“그럼 아침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유도관의 말에 허학진인이 몸을 일으켰다.
“햇살이 따뜻하니 밖에서 먹겠네.”
“정자에 준비시키겠습니다.”
유도관이 서둘러 밖으로 나가자 허학진인도 호현을 데리고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아침 식사를 한 호현과 허학진인은 유운관의 연무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정숙하라는 지시가 있었기에 연무장은 텅 비어 있었다. 다만 그 자리에 유도관과 그의 자식들이 허학진인에게 자신들이 익힌 무공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그러다 무언가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허학진인이 설명을 해주고 그에 대한 교정을 해주니……, 그들은 황송한 마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허학진인과 같은 고수가 이렇게 무공을 봐준다고 당장 무공이 몇 배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훗날 이 가르침을 깨닫게 된다면 무공에 있어 그보다 더한 기연은 없는 것이다.
그에 그들이 무공을 펼치며 허학진인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을 때 연무장 안으로 유운관의 무인이 뛰어들어왔다.
그에 유도관의 얼굴이 굳어졌다.
‘기연을 얻고 있는 중에…….’
속으로 중얼거린 유도관이 무인을 바라볼 때 그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동창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동창이라는 말에 호현이 급히 몸을 일으키고는 서둘러 유운관의 입구로 향했다.
유운관 입구에 도착하자 중년의 사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현을 본 중년인이 공손히 포권을 해 보였다.
“동창의 이도운입니다.”
맨 얼굴로 자신의 이름까지 밝히는 이도운의 모습에 호현은 작은 의문을 가졌다. 자신들의 신분에 대해 철저히 비밀로 하는 동창의 무인이 이러고 있으니 의아한 것이다.
하지만 의문은 의문이고 호현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스승님과 사형들은 어찌 되었습니까?”
“저를 따르시지요.”
앞장서서 걸음을 옮기는 이도운의 말에 호현과 허학진인이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곧 이도운이 몸을 돌려서는 허학진인에게 공손이 포권을 해 보였다.
“호현 학사만 모시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이도운의 말에 허학진인이 호현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기운을 방출하시게.
은밀한 허학진인의 전음에 호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도운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이도운을 따라 간 호현은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이도운이 그를 안내한 곳은 바로 황궁인 것이다.
“황궁?”
“따르시지요.”
황궁을 지키는 위사들에게도 명이 갔는지 그들을 막는 사람은 없었다.
호현을 데리고 황궁 안으로 들어간 이도운은 그를 작은 전각으로 들여보냈다.
전각 안에는 내관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호현의 옷을 벗기고는 깨끗한 학사의 옷으로 갈아입혀 주었다.
그리고 호현의 얼굴에는 놀람이 어렸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한림원 학사들이 입는 복장인 것이다.
“제가 어찌 이 옷을? 저는 한림원의 학사가 아닙니다.”
호현의 말에 내관 중 한 명이 조용히 답했다.
“저희는 명대로 할 뿐입니다.”
“대체 누가 이런 명을 내렸다는 말입니까?”
그 물음에 내관들이 입을 다문 채 호현의 옷매무새를 정리해주었다.
그렇게 옷을 다 입고 밖으로 나온 호현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팔을 볼 수 있었다.
팔은 금의위 장수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 복장은?”
“내 위장 신분이 바로 이거지. 어때, 멋진가?”
붉은색과 청색이 적절히 조화가 된 팔의 복장을 보던 호현의 눈에 그의 잘려 나간 팔이 보였다.
그런 호현의 시선에 팔이 웃으며 말했다.
“너무 그렇게 보면 내가 다 민망하네.”
“괜찮으십니까?”
“비가 오면 좀 쑤시기는 한데 괜찮네.”
비라는 말에 호현이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팔이 잘려지고 난 후 한 번도 비가 온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런 호현의 모습에 팔이 피식 웃고는 걸음을 옮겼다.
“농일세. 그나저나 어서 따르시게 기다리는 것에 익숙한 분이 아니시니.”
팔의 뒤를 따르며 호현이 물었다.
“스승님과 사형들은 어찌 되셨습니까?”
“모두 무죄로 판정 됐네. 유표가 자네 사형들과 죽대 선생은 일월교와 관련이 없다고 한 말도 있고……, 한림원 학사들이 죽대 선생의 구명을 청하는 상소문도 한 역할 하였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미리 손을 썼다는 것이니 잊지 마시게.”
“제가 어찌 이 은혜를 잊겠습니까. 그런데 저를 보자고 한 분은 누구십니까? 혹 동창 제독?”
호현의 말에 팔이 웃었다.
“그보다 조금 더 높으신 분이지.”
*
*
*
자금성 태화전 외에 위치한 중화전 안에서 호현은 넙죽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죽대 선생과 오평서가 엎드려 있었다.
오체투지를 한 호현은 슬며시 곁눈질로 죽대 선생과 오평서를 살폈다.
다행히 팔이 잘 살펴서인지 그들의 몸에 별다른 상처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마음고생이 심해서인지 살이 좀 빠진 듯했지만 말이다.
‘고생들이 심하셨구나.’
그런 사형들과 스승님을 보자니 마음이 아픈 호현이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슬며시 닦아냈다.
“황상 폐하 납시오!”
밖에서 들리는 내관의 뾰족한 고성에 호현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
저벅! 저벅!
가벼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정면에 위치한 태사의에 사람이 앉는 기척이 들렸다.
그에 죽대 선생이 공손히 입을 열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전 한림원 대학사 죽대 박현 황상을 배알합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도찰원 첨도어사 오평서 황상을 배알합니다.”
“…….”
“…….”
사형들이 예를 표하는 것을 보며 호현도 예를 보였다.
“만세! 만세! 만만세! 호북 방헌현 방헌학관에서 수학하는 학사 호현이 황상을 배알합니다.”
그들의 예를 들으며 황제가 입을 열었다.
“모두 고개를 들라.”
고개를 들라는 말에 공손히 고개를 든 호현의 눈에 황금 용포를 입은 중년의 황제가 보였다.
“박현 학사는 오랜만에 보는군. 간혹 찾아와 정사에 관한 충언을 할 수도 있지 않았던가.”
황제의 말에 죽대 선생이 공손히 포권을 해 보였다.
“야인으로 돌아간 일개 학사가 어찌 황상께 직언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직언이라는 말에 힘을 주는 죽대 선생의 모습에 황제가 미소를 지었다. 사실 황제는 죽대 선생의 제자라고 할 수도 있었다.
태자 시절 그에게 학문을 가르친 사람 중에 죽대 선생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예전 일로 아직도 서운해하시는가.”
“신이 어찌 황상께 그런 불측한 마음을 품겠습니까.”
죽대 선생의 말에 고개를 작게 저은 황제가 입을 열었다.
“짐은 이번 도찰원 도어사 유표의 일로 너희가 입은 고초에 대해 이미 들었다. 또한 호현이 스승과 사형들을 구하기 위해 천 리를 멀다 하고 달려 유표를 잡은 것에 대한 것도 들었다. 명의 관에 있는 역당들을 잡은 공을 치하하며 짐은 포상을 결정하였으니 따를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죽대 선생이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이자 황제가 말했다.
“전 한림원 대학사 죽대 박현은 금일부로 한림원 대학사로 복직을 시킬 것이다. 또한 첨도어사 오평서는 도어사를 임명하기 전까지 도어사 대행으로 도찰원을 맡아라.”
황제의 말에 죽대 선생과 오평서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한림원 대학사라는 지위도 그렇지만 정4품 첨도어사에 불과한 오평서가 아무리 임시라 하나 어찌 품계를 두 개나 뛰어넘는 도어사의 지위를 맡을 수 있다는 말인가.
“황상, 어찌 그런…….”
죽대 선생의 말에 황제가 고개를 저었다.
“유표를 비롯한 일월교의 잔당들이 황궁과 관에 도사리고 있다.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죽대 선생이 필요하고 자네의 성품을 그대로 배운 제자들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니 더는 말하지 말라.”
황제의 말에 죽대 선생이 더는 말을 하지 않고 포권을 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런 죽대 선생을 보며 황제가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호현 무림에서는 무당학사라 부르며 대적할 자가 없는 고수라지?”
“과한 소문일 뿐 저는 일개 학사일 뿐입니다.”
“겸손이 과해 자신의 능력을 깎아 말하는 것은 짐에 대한 불충이다. 말하라. 내가 들은 소문이 과한 것인가?”
황제의 물음에 잠시 말이 없던 호현이 포권을 해 보였다.
“무당학사라 불리는 것은 맞습니다.”
“무공은?”
“저도 제가 익힌 무공에 대해 잘 모르나…… 만근거석 정도는 부술 만하고 만 리를 하루 만에 이동할 수는 있습니다.”
호현의 말에 사람들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호현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나 신선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에 황제도 잠시 놀란 눈으로 그를 보다 미소를 지었다.
“죽대 선생의 제자라면 거짓은 없겠지.”
“신이 어찌 황상의 앞에서 거짓된 혀를 놀리겠나이까.”
마음에 든다는 듯 호현을 보던 황제가 말했다.
“학사 호현은 들으라. 학사 호현을 금일 한림원 정육품 수찬학사로 임명한다.”
수찬학사라는 말에 호현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아직 국시를 치르지도 않은 자신에게 수찬학사라니……. 하지만 아직 황제의 말은 끝이 나지 않고 있었다.
“또한 황궁 금의위 천호의 지위를 제수하니 황궁을 지키며 나라와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금의위 천호라면 종5품에 해당하는 고위 무관의 신분이다. 또 금의위가 황제를 위한 군대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같은 종5품 신분의 무관들이라 해도 호현의 명을 따라야 하는 막강한 자리였다.
더 놀라기도 힘든 호현이 멍하니 있다가 포권을 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
*
황제와의 대면을 끝낸 호현과 죽대 선생과 그 사형제들은 오가장에 있었다.
누명이 벗겨져 오가장의 봉인은 풀리고 노복들과 총관 방윤이 돌아온 상태였다.
그리고…… 호현과 사형제들은 죽대 선생 앞에 오체를 투지하고 있었다.
그런 사형제들을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던 죽대 선생이 입을 열었다.
“못난 놈들…….”
앞뒤 없이 못났다 하는 죽대 선생의 말에 오평서가 고개를 푹 숙였다.
“송구합니다.”
“무엇을 잘못하였기에 송구하다 하는 것이냐?”
죽대 선생의 말에 오평서의 목소리가 떨려 왔다.
“송구합니다.”
“이놈! 송구할 줄 알면서 어찌!”
순간 고성을 지르던 죽대 선생이 부들부들 몸을 떨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나를 떠난 것이냐.”
죽대 선생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에 오평서를 비롯한 사형제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송구합니다!”
그런 다섯을 보던 죽대 선생이 호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평서가 준 부채를 주어라.”
죽대 선생의 말에 호현이 품에서 오평서가 보낸 부채를 꺼내 들었다.
그러다 호현의 얼굴이 작게 굳어졌다. 처음 받았을 때에는 은은한 광택이 나는 깨끗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싸움에 휘말리고 깨져 부채라고 할 만한 모습이 아닌 것이다.
그런 호현의 손에서 부채를 받아 든 죽대 선생이 부채를 펼쳤다.
드드득!
아귀가 맞지 않아 잘 펼쳐지지 않는 부채를 펴자 그 안의 그림과 글이 보였다.
회(回)
그림과 글을 보던 죽대 선생이 말했다.
“고개를 들라.”
죽대 선생의 말에 제자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것을 보던 죽대 선생이 단숨에 부채를 반으로 부숴버렸다.
와직!
대나무라 잘 쪼개지지 않아 이리저리 힘을 주고 비틀어버린 부채를 반으로 부수는 죽대 선생의 모습에 오평서를 비롯한 제자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스승님께서 정녕……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시구나.’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죽대 선생이 자신의 허리를 매만졌다.
파앗!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허리에서 죽대가 튀어나오더니 그의 손에 잡혔다.
자신의 손에 잡힌 죽대를 허공에 휙휙 몇 번 휘둘러 본 죽대 선생이 오평서들을 바라보았다.
“십 년 치 매를 모두 맞으려면 각오들 해야 할 것이다.”
죽대 선생의 말에 오평서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제자에게 매를 아낀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죽대 선생이니 자신들에게 매를 든다는 것은…… 용서를 한다는 것이었다.
“십 년 치가 아니라 백 년 치라도 맞겠습니다!”
“매우 세게 때려주십시오.”
제자들의 외침에 죽대 선생의 얼굴에 싸늘하지만 기분 좋은 미소가 어렸다.
‘이놈들……. 그동안 내 속 썩인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세게 라는 말이 안 나올 것이다.’
아주 세게 제자들을 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죽대 선생의 죽대가 휘둘러졌다.
하지만…… 그 생각과는 다르게 죽대 선생의 매는 가볍게 움직일 뿐이었다.
그날…… 죽대 선생과 제자들은 그렇게 한자리에 모였다.
<후기(後記)>
무당산의 한 봉우리 위에 백발의 노학사가 지긋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휘이익!
한 줄기 바람이 노학사의 백의를 휘날렸다.
펄럭!
바람에 휘날리는 백의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누른 노학사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스승님과 선인께서 같이 계실지 모르겠구나.’
하늘을 올려다보던 노학사, 호현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살아생전 죽대 선생은 호현이 무공을 익힌 것을 늘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저 몸 건강할 정도로 익혔다 생각했던 무공을 두고 사람들이 천하제일 무인이라 칭하고 받들어대니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훗날 죽대 선생이 임종할 때에도 호현을 탓하였으니…….
“천하제일 학사라는 말이면 모를까 천하제일 고수라니……. 내 죽어 하늘에 간다면 너에게 그 망할 것을 가르친 선인인가부터 조져놓을 것이다.”
죽대 선생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호현의 얼굴에 어린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그러다 무당파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 호현이 손을 들었다.
화아악!
호현의 손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무당산을 감싸며 무언가를 찾듯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무언가가 무당산에서 솟구쳐 오르더니 호현의 기운을 타고 날아왔다.
탓!
허공을 날아오는 것을 가볍게 받아 든 호현이 부드러운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한 자루의 검이었다.
운학
검자루에 적힌 이름을 읽은 호현이 검신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우웅!
자신의 손길에 기분이 좋은 듯 울음을 토하는 운학을 보며 호현이 미소를 지었다.
“제가 너무 늦게 찾아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우웅!
너무 늦게 왔다는 듯 우는 운학을 보며 호현이 그것을 가볍게 내려놓았다.
손에서 놓인 운학은 땅에 떨어져야 할 테지만 그것을 거부하듯 호현의 무릎 쪽에 두둥실 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호현이 가볍게 운학의 위에 올라탔다.
화아악!
순간 하늘이 갈라지며 다섯 개의 신묘한 색을 띤 구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채지운…….”
운학이 등선을 할 때 보였던 오채지운을 가만히 보던 호현이 무당파를 향해 합장을 해 보였다.
“무량수불.”
무당학사(武當學士)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