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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255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3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255화

-제 희생을 헛되이 하시려 하십니까! 어서 가십시오! 어서!

 

다급한 전음과 함께 유표의 몸에서 폭발하듯 붉은 기운이 솟구쳤다.

 

‘이런 미친! 선천지기를 사용하다니!’

 

내공과 달리 생명의 기운인 선천지기는 한 번 사용하면 회복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 말은 목숨을 깎아 가며 힘을 사용한다는 것이니……, 지금 유표의 결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에 놀라 유표를 말리기 위해 몸을 날리려던 고광천의 귀에 전음이 들렸다.

 

-오신다면 제가 죽을 것입니다.

 

멈칫!

 

유표의 전음에 고광천의 몸이 굳어졌다.

 

-어서 가십시오! 한자리에서 대수 둘이 죽을 생각이십니까! 어서!

 

퍼퍼펑!

 

허학진인에게 권을 날리고 칠을 향해 탄음신공을 펼치며, 호현을 향해 장력을 뿜으며 전하는 유표의 전음에 고광천이 입술을 깨물었다.

 

-네 대의…… 전해 받았다.

 

유표에게 피를 토하는 전음을 보낸 고광천이 그대로 몸을 날렸다.

 

제11-13장 회(回)

 

고광천이 몸을 날려 도주하는 것을 본 장취삼이 달려드는 유표를 밀어내고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멈춰라!”

 

자신을 상대하지 않고 고광천을 쫓으려는 장취삼의 행동에 대경한 유표가 그를 향해 탄음신공을 연속으로 펼쳤다.

 

타타탓! 퍼퍼퍼펑!

 

무음무형의 탄음신공에 적중된 장취삼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장취삼을 쓰러뜨리기는 했지만 유표 역시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칠의 수도가 그의 어깨를 내려친 것이다.

 

우두둑!

 

파군성의 기운이 보호하여 팔이 잘리지는 않았지만 어깨뼈가 박살이 난 유표의 입에서 신음이 토해졌다.

 

그런 유표를 향해 허학진인의 검이 단전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런 허학진인의 모습에 유표가 자신의 천령개를 향해 손을 대며 소리쳤다.

 

“멈춰라!”

 

마치 자결을 하려는 듯한 유표의 행동에 허학진인의 검이 허공에 정지되었다.

 

“움직인다면 자결할 것이다.”

 

유표의 말에 잘려진 팔을 붙들고 있던 팔이 외쳤다.

 

“미친놈! 네 목숨 따위로 우리를 협박하는 것이냐!”

 

팔의 말에 유표가 그들을 노려보았다.

 

“황제가 나를 원하지 않나? 나를 살려서 데려갈 기회가 있었는데도 내 시신을 가져온 것을 안다면 황제가 너희를 가만둘 것이라 생각하느냐?”

 

유표의 말에 팔이 칠을 바라보았다. 그 말대로 유표는 살려서 데려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호현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살아야 스승과 사형들이 누명을 벗을 수 있으니 말이다.

 

“언제까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팔의 말에 유표가 고광천이 사라진 곳을 보다 입을 열었다.

 

“한 시진……. 한 시진만 이대로 있다면 자결하지 않겠다.”

 

“순순히 잡히겠다는 말인가?”

 

“그것은 너희가 알아서 해야겠지. 하지만 자결은 하지 않겠다.”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나는! 대 일월교의 교도들을 지키는 대수다.”

 

그 말에 팔이 어찌할 것이냐는 듯 일행들을 바라보자 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학진인이 쓰러져 있는 장취삼의 몸을 돌보는 것을 보며 호현은 유표를 바라보았다.

 

유표는 여전히 자신의 천령개에 손을 가져다놓은 채 경계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호현이 입을 열었다.

 

“황상의 신임을 받는 도찰원 도어사이자 존경받는 유림의 대석학께서 어째서 이런 일을 하신 것입니까?”

 

“내가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할 뿐이다.”

 

잠시 말을 멈춘 유표가 호현을 바라보았다.

 

“너도 지금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 아니더냐?”

 

“맞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네 대의를 쫓아라. 나는 내 대의를 쫓을 것이니.”

 

“그 대의에 많은 피가 흘렀습니다.”

 

“고름은 짜야 낫는 법이다.”

 

“고름이 무엇입니까?”

 

“이 나라의 부정한 정치와 관리들과 백성들을 핍박하는 그 모든 자들이다.”

 

“일월교 역시 백성들을 현혹시키기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호현의 말에 유표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본교에 대해서 모른다. 본교의 가장 큰 덕은 일월의 사랑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사교가 아니다. 너는 모르겠으나 본교의 교도들은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하며 효를 행하고 예를 지킨다. 불쌍한 이는 돕고 악한 이는 벌하는 것……. 이것이 사교라면 좋은 교는 무엇이냐?”

 

“정말 그리 생각하십니까?”

 

“네 사형들이 왜 나를 따른다 생각하느냐?”

 

유표의 물음에 호현이 입을 다물었다. 지금 잘못 말했다가는 옆에 있는 동창의 사람들에게 꼬투리를 잡히게 되는 것이다.

 

아무 말이 없는 호현을 보며 유표가 말했다.

 

“내가 일생을 통 털어 사적으로 양민들에게 피해를 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또한 양민들을 핍박하는 관리들을 보고만 있던 적도 없다. 나는 도찰원의 도어사로서 최선을 다했고 네 사형들은 그것을 알기에 나를 따라 일을 한 것이다.”

 

“도찰원의 도어사로서 최선을 다했고, 사적으로 양민들을 도왔다면…… 일월교의 대수라는 직위로는 어떠하셨습니까?”

 

호현의 말에 유표의 얼굴이 작게 굳어졌다. 대수로서 일월교를 위해 안 좋은 일을 한 적이 없다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역시…… 일월교의 대수로서 최선을 다했다. 나는 내 선택에 아무런 후회도 없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때 하늘을 보던 팔이 몸을 일으켰다.

 

“한 시진이 다 되었다.”

 

팔의 말에 유표 역시 하늘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라면 스승님께서 성녀를 만나 떠나셨을 것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유표가 천령개에 대고 있던 손을 떼었다.

 

“일월교 대수로서 최선을 다해 상대하겠소.”

 

유표의 말에 호현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허학진인이 그를 막아섰다.

 

“장취삼이 할 것이다.”

 

허학진인의 말에 어느새 몸을 회복한 장취삼이 유표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에 호현과 팔이 급히 허학진인을 바라보았다.

 

“장 대협은 유표를 죽일 것입니다.”

 

“진인께서도 개방보다 저희가 먼저 유표를 찾아야 한다 하셨잖습니까?”

 

유표를 죽이지 않으려고 한 시진이나 기다렸는데 장취삼이 나선다면 그 보람이 없는 것이다.

 

그런 둘의 말에 허학진인이 장취삼을 바라보았다.

 

“유표를 죽이지 않겠다 했다. 그렇지 않나?”

 

허학진인의 말에 잔뜩 얼굴을 찡그린 장취삼이 그를 바라보고는 낮게 중얼거렸다.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팔다리는 두고 가야 한다.”

 

말과 함께 장취삼의 몸이 유표를 향해 덮쳐 갔다.

 

화르륵!

 

그와 동시에 유표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 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꽝!

 

강렬한 폭음과 함께 유표의 몸이 땅에 떨어졌다. 장취삼의 선언대로 유표의 사지는 너덜너덜해져 있었고 두 팔은 터져 나가 살점만이 붙어 있을 뿐이었다.

 

“우엑!”

 

피를 토하는 유표에게 칠이 급히 다가갔다. 상세가 심해서 이대로는 죽을 것 같은 것이다.

 

칠이 급히 그의 몸을 점해 출혈을 막고는 품에서 환약을 꺼내 그의 입에 집어넣었다.

 

안 먹으려 드는 유표의 아혈을 강제로 점해 약을 넘기게 한 칠이 장취삼을 바라보았다.

 

장취삼 역시 파군성을 개방한 유표와의 싸움이 쉽지 않았는지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팔은 골절되었는지 뒤틀려 있었다.

 

문책을 하는 듯한 칠의 싸늘한 시선에 장취삼이 코웃음을 쳤다.

 

“죽이지는 않았다.”

 

“으득!”

 

장취삼을 노려보던 칠이 유표를 치료하기 위해 팔과 함께 몸을 날렸다. 그런 둘의 모습에 호현이 그 뒤를 따랐고 허학진인은 장취삼을 향해 다가갔다.

 

“먹게.”

 

자신이 주는 환을 입에 넣는 장취삼을 보며 허학진인이 말했다.

 

“일월교가 다시 움직이는 모양일세.”

 

“이 모양이 된 내가 모르겠나?”

 

“개방이 움직여야겠네.”

 

“흥!”

 

코웃음을 친 장취삼이 고광천이 사라졌던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지금이라도 고광천의 행적을 추적하려는 것이다.

 

그런 장취삼을 보던 허학진인이 호현들이 간 방향으로 경공을 시전했다.

 

*

 

*

 

*

 

유표를 잡은 호현 일행은 그를 데리고 북경에 도착했다. 다행히 산동성에서 북경에 도착할 때까지 유표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호현이 그가 죽지 않도록 계속 자연지기를 주입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팔과 칠은 유표를 데리고 심문을 하기 위해 동창으로 향했고, 호현과 허학진인은 주작대로로 향했다.

 

“유표를 잡았으니 자네 사형들과 스승님은 곧 풀려날 것이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오평서 대인의 장원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계시게.”

 

팔의 말을 따라 소식이 올 동안 오평서의 장원에서 그들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주작대로에 도착한 호현은 곧 한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역모에 휘말린 오평서이다 보니 그의 집인 오가장은 관의 봉인으로 잠겨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역모라는 혐의다 보니 오가장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까지 모두 관에 끌려가는 통에 장원 내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있지 않았다.

 

장원의 문을 열지 못하도록 붙여져 있는 관의 붉은 봉인을 호현이 보고 있을 때 허학진인이 말했다.

 

“안 들어가느냐?”

 

허학진인의 말에 호현이 고개를 저었다.

 

“봉인이 되어 있는데 어찌 들어가겠습니까.”

 

“그야 담을 넘어서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

 

단순한 것을 왜 묻느냐는 허학진인의 모습에 호현이 재차 고개를 저었다.

 

“관이 봉인을 한 곳에 사사로이 드나드는 것은 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승님과 사형들이 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이 시기에 제가 죄를 짓는다면 그분들에게 누가 될 것입니다.”

 

호현의 말에 허학진인이 문에 붙어 있는 봉인을 바라보았다.

 

“그럼 어찌하려느냐?”

 

허학진인의 물음에 호현도 난감한 듯 머리를 긁었다. 스승님과 사형들이 풀려나면 팔이 연락을 주겠다고 했고, 그가 이곳에 있으라 하였기 때문이다.

 

그 말은 가장 빠르게 연락을 받기 위해서는 이곳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호현이 어찌해야 하나 생각하며 오가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허학진인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고관들이 많이 사는 주작대로라면 동창의 무인들이 몇 있을 것인데…….’

 

주위를 살펴보던 허학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멀리 한 지붕 위에서 은신을 한 채 자신들을 보고 있는 무인의 기척을 읽은 것이다.

 

파앗!

 

오가장을 보던 호현은 갑자기 몸을 날리는 허학진인의 모습에 고개를 돌렸다.

 

-기다려라.

 

허학진인의 전음에 호현이 다시 오가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허학진인이 돌아왔다.

 

“가자꾸나.”

 

“여기서 동창의 연락을 받아야 합니다.”

 

“내 동창의 무사에게 우리가 머물 곳을 이야기하였으니 죽대 선생과 네 사형들이 풀려나면 그쪽으로 이야기가 전해져 올 것이다.”

 

“그럼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북경에도 우리 무당파의 속가문이 있다. 그곳에 가서 며칠 유하면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마라.”

 

말과 함께 허학진인이 앞장서서 걸음을 옮기자 호현이 그 뒤를 따랐다.

 

오가장 밖에서 계속 서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

 

*

 

*

 

북경 무당파 속가문인 유운관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유운관의 관주 백령검협 유도관이 문도들에게 절대 정숙을 명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도관에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큰 손님이 왔으니 말이다.

 

바로 무당파 제일 큰 어른인 허학진인과 요즘 무림의 신성이라 불리는 무당학사가 온 것이다.

 

아침 일찍 유운관의 별채에 유도관이 옷매무새를 정갈히 한 채 시비와 함께 들어서고 있었다.

 

별채의 입구에 선 유도관이 시비가 들고 있던 쟁반을 받아 들었다. 쟁반 위에는 차와 떡이 올려져 있었다.

 

작게 심호흡을 한 유도관이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유도관입니다.”

 

유도관의 말에 안에서 허학진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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