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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251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5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251화

우두둑! 우두둑!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 고광천이 호현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호현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서로를 향해 몸을 날린 호현과 고광천은 곧 서로의 주먹이 맞닿는 곳에 근접했다.

 

둘 다 서로에게 장력과 같은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박투를 하려는 것이다.

 

퍼퍼퍼퍼퍽!

 

두 사람의 권장각이 치열하게 붙었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호현의 권은 이때까지는 부드러운 곡선과 원을 유지했었다. 그가 익힌 권 자체가 태극을 기반으로 하는 태극호신공과 태극권이었기에 곡선으로 시작해 원으로 끝이 났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호현의 권은 오직 직선과 빠름, 그리고 고광천의 치명적인 혈 자리만을 노리고 움직였다.

 

때로는 양 주먹으로, 또 때로는 손가락과 장, 또는 어깨와 머리, 팔꿈치 등 인간의 몸에서 단단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부위가 호현의 몸에서 공격적으로 변해 움직였다.

 

주먹이 움직였다 싶으면 팔꿈치가 날아오고, 팔꿈치가 지나가면 어깨가 들어오니 고광천의 얼굴에는 놀람과 경악이 어려 있었다.

 

파군성을 개방하면 이성은 줄어들고 살심과 분노가 마음을 장악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얼마나 놀랐는지 고광천은 살심과 분노보다 경악이 더 큰 것이다.

 

고광천은 태어나서 이때까지 수많은 싸움을 했다. 천하의 공적으로 몰린 일월교의 대수였던 고광천으로서는 교도들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해야 했던 것이다.

 

어느 지방의 일월교가 위험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 싸웠다.

 

그러다 보니 구파일방의 고수들을 비롯해 사파와 마도의 고수들, 거기에 동창의 고수들까지 천하에 고광천이 상대를 해 보지 않은 문파는 거의 없다 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호현처럼 온몸을 흉기처럼 사용하는 연환권은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흉험함은 파군성의 살기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그에 놀란 고광천은 파군성의 살심이 줄어들고 이성을 찾았다.

 

‘대체 이 무공은 무엇이란 말인가? 혹 북두신공의 전반부에 수록된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던 고광천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북두신공의 전반부를 보지는 못했지만, 북두신공에는 권초와 같은 내용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부웅!

 

코끝을 스치며 지나가는 호현의 무릎을 피하며 고광천의 양수가 휘둘러졌다.

 

파앗!

 

섬전과 같이 휘둘러진 고광천의 양수가 허공에 떠 있는 호현의 하체를 노리고 들어갔다.

 

하지만 곧 고광천의 양수는 다시 회수되어야 했다. 자신의 코를 스치며 지나간 무릎이 펼쳐지며 발등이 목을 노리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에 대경한 고광천이 양수를 회수하며 그대로 몸을 뒤로 눕혔다.

 

파앗! 후두둑!

 

스치듯 지나가는 발등이지만 그 여세가 얼마나 강했는지 기로 보호되고 있는 고광천의 수염들이 뜯겨져 나갔다.

 

그에 고광천은 정신을 차렸다. 호현이 펼치는 무공이 놀랍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죽을 수는 없는 것이다.

 

‘으득!’

 

입술을 깨문 고광천이 다시 파군성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화아악!

 

붉은 기운을 강하게 흘려낸 고광천의 입가에 살소(殺笑)가 어렸다.

 

진득한 살소와 함께 고광천은 자신의 가슴을 노리고 들어오는 호현의 머리를 손으로 받았다.

 

퍽! 우지끈!

 

약해진 손목뼈가 그 충격을 받고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머리가 막히자 호현이 전갈처럼 다리를 들어서는 고광천의 머리를 노린 것이다.

 

퍽!

 

“끄윽!”

 

미처 그것을 피하지 못한 고광천은 신음을 토하며 무릎 한쪽을 굽혔다.

 

그리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호현의 양수가 고광천의 관자놀이를 노리고 들어갔다.

 

“갈!”

 

일갈을 지른 고광천이 그대로 호현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고광천의 기운과 호현의 기운이 부딪히자 커다란 폭음이 터져 나왔다.

 

꽝!

 

그 폭발의 충격이 적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그 정도에 충격을 입을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여튼 호현의 품으로 뛰어들며 그 공격을 피한 고광천의 입에서 살소가 터졌다.

 

“크크크! 더 이상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호현의 살기 넘치는 연환권에 당혹스러워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지만 고광천은 어느 정도 대책을 찾았다.

 

호현의 권을 피하기 위해 물러나면 쫓아오며 더 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차라리 이럴 경우 물러나지 말고 한발 더 앞으로 딛으면 공격을 차단하고 반격을 가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에 이렇게 가슴 안까지 파고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고광천의 착각이었다. 가슴 안까지 파고든 고광천을 향해 호현이 반 보를 밟으며 강하게 어깨를 밀어낸 것이다.

 

꽝!

 

“끄윽!”

 

막 호현의 가슴에 일 권을 가하려던 고광천은 불의의 일격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튕겨져 나갔다.

 

그와 함께 호현이 재차 뒤로 튕겨져 나가는 고광천의 뒤를 쫓아 움직였다.

 

퍼퍼퍼퍽!

 

“크으윽!”

 

한 번 자세가 흩어진 고광천은 호현의 권각을 피할 수가 없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각도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권각에 피할 방향과 틈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시작된 호현의 권은 멈추지 않았다.

 

퍼퍼퍼퍽!

 

연속적으로 터지는 호현의 권각과 사지를 이용한 공격에 고광천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고광천이나 되니 이 정도 버티는 것이지 만약 그가 익힌 파군성의 기운이 아니었다면 벌써 피를 토하고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군성의 기운이라 해도 절대는 아니었다. 고광천 본인도 인정했던 호현의 위력적인 공격을 계속 허용하다 보니 어느새 그의 몸에 깃들어 있던 파군성의 기운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

 

*

 

*

 

호현의 뒤를 쫓아 빠르게 달리던 허학진인은 앞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살기와 기운에 얼굴이 굳어졌다.

 

‘이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누가 이런 지독한 살기를 뿌리는 것인가, 의혹이 인 허학진인이 빠르게 몸을 날렸다.

 

호현이 간 방향에서 이런 살기가 느껴지니 그에 대한 걱정이 이는 것이다.

 

파파팟!

 

한 번 몸을 날릴 때마다 십 장씩 축지하듯 날아가던 허학진인은 곧 거대한 폭음을 들을 수 있었다.

 

퍼퍼퍼펑!

 

‘호현의 기운은 안 느껴지는데…….’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대한 폭음과 살기에 허학진인이 등 뒤에 메여 있는 검에 손을 가져갔다.

 

은거를 하고 난 후 검을 뽑을 일은 검을 손질할 때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두 개의 기운들은 모두 경시할 수 없다고 느낀 것이다.

 

게다가 두 기운들이 뿜어내는 살기는 그로서도 처음 느끼는 거대한 것이었다.

 

‘오늘 살계를 열어야겠구나.’

 

속으로 다짐을 한 허학진인이 서둘러 몸을 날렸다. 그리고 잠시 후 허학진인의 눈에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멈칫!

 

그리고 허학진인의 몸이 굳어졌다. 거대한 살기를 뿜어내며 싸우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호현인 것이다.

 

‘이게 대체……. 저 순한 아이가 어찌 저런 살기를?’

 

허학진인은 자신이 보고 있는 호현이 정말 자신이 알던 이가 맞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허학진인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무곡성?’

 

호현의 두 눈에 어린 은광을 본 허학진인은 정말 깜짝 놀랐다. 스승인 운학진인과 함께 일월교의 본산을 공격했을 때 부교주였던 월영신마가 지금 저런 모습으로 날뛰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그러다 허학진인의 머리에 월영신마와 함께 운학진인을 공격하던 적발의 노인이 떠올랐다.

 

‘일월교 교주 파군대제!’

 

지금 호현과 싸우고 있는 노인의 모습이 마치 당시 일월교 교주 파군대제의 모습과 똑같아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뜻하는 바를 안 허학진인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파군성! 일월교 교주!”

 

파군성을 익힌 자란 일월교의 교주를 의미하는 것이다.

 

멍하니 호현과 파군성을 사용하는 노인을 보던 허학진인은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안력을 집중했다.

 

노인조차도 호현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강대한 살기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던 허학진인이 일단 사태를 지켜보았다.

 

‘허! 한 명은 파군성이요, 또 한 명은 무곡성이라…….’

 

게다가 어찌 된 일인지 호현의 권은 자신이 상대를 했던 것과 천지 차이였다. 마치…… 무당산에서 봤던 투선술의 영체가 시전하던 권처럼 말이다.

 

그에 생각이 미치자 허학진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호현의 말에 의하면 투선술은 운학진인이 남긴 유지를 보다 생긴 일이란 것이 떠오른 것이다.

 

‘설마하니…… 스승님께서 남긴 유지가 저런 살권이란 말인가?’

 

하지만 곧 허학진인은 고개를 저었다. 무공에 치우쳐 살기는 했지만 운학진인은 평생을 도사로 살아온 인물이다.

 

무공이 사람을 해하고 죽이는 것이라 하나 도가의 무공은 활을 위주로 한다.

 

죽이기보다는 제압하고, 손을 쓰기보다는 도로써 상대의 마음을 승복하게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 운학진인이 저런 살기 어린…… 아니 일 수 일 수가 치명적인 권초를 만들어낼 일은 없는 것이다.

 

퍼퍼퍼퍼펑!

 

허학진인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에도 호현의 권은 연신 고광천을 두들기고 있었다.

 

일단 호현이 왜 저리 살기 어린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허학진인은 상황을 지켜보았다.

 

게다가 호현이 일월교 교주로 보이는 자를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고 말이다.

 

문제는…… 호현의 저 살기 어린 모습이었다.

 

‘호현이 사람에게 저렇게 살기를 뿜을 아이는 아니고…… 저리 살기가 어린 것은 아마도 지금 사용하는 권법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대체 무슨 권법인지 모르겠구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살초의 연환식은 허학진인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허학진인에게 의아함 그 자체였다. 보통 살초라는 것은 상대를 죽이는 초식이다.

 

즉 치명적인 초식이란 말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초식이란 일격필살을 노리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호현의 권법은 일 초 일 초가 일격필살의 기운을 담은 살초들이었다.

 

만약 상대가 파군성을 개방한 고천광이 아니었다면 이미 상대는 피 떡이 돼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에 당혹감까지 든 허학진인이 호현의 권법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허학진인의 눈에 이채가 발했다.

 

‘설마?’

 

허학진인의 머리에 무림에 전설로 내려오는 하나의 무공이 떠올랐다.

 

“생사박?”

 

무림에는 많은 야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생사박이란 무공이었다.

 

소림이 낳았으나 소림이 버린 무공 생사박, 그 누구도 본 적이 없으나 생사박이란 이름은 전해져 왔다.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이유는 단 하나……. 본 사람은 다 죽었기 때문이다.

 

몇 초로 이루어졌는지, 어떠한 형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생사박이 창안되었다는 소림사에서도 누가 만들고 전승이 되고 있는지 아닌지조차도 모른다.

 

다만 무림야설 중 생사박에 관한 내용이 있었으니…….

 

한 번 펼쳐지면 상대가 죽기 전에는 멈추지 않고, 멈출 때 상대가 죽었을 때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소림이 낳고 버린 죽음의 무공 생사박이다.

 

제11-11장 고광천을 쫓아라

 

성녀와 유표는 마가산에서 고천광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조한 눈으로 북쪽 하늘을 바라보던 성녀가 옆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는 유표와 월신사자를 힐끗 바라보았다.

 

무언가 심각하게 전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둘의 모습에 성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대체 또 무슨 꿍꿍이를 부리려는 거지?’

 

성녀의 눈빛을 느꼈는지 유표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 성녀를 보던 유표가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성녀께서도 이리 앉으시지요.”

 

“되었습니다.”

 

쌀쌀맞은 성녀의 목소리에 유표의 얼굴에 씁쓸한 웃음이 어렸다.

 

“할 말이 있어서 그러니 앉으십시오.”

 

유표가 재차 권유하자 잠시 그를 보던 성녀가 그 옆에 앉았다.

 

“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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