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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249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64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249화

유표의 뒤를 쫓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고광천은 그들이 무섭지 않았다.

 

아니 상대를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수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고광천이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굳이 해야 할 살생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용호상단을 바라보며 생각을 하던 고광천의 눈에 밖으로 나오는 호현과 허학진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고광천이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관병들은 남은 모양이지만 저들이 나오는 것을 보니 용호상단에 대한 의혹은 풀린 모양이군.’

 

호현에게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저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동창의 무인들이 아무리 강하다고해도 고광천을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칠이란 아이가 제법 쓸 만해 보이기는 했지만…….’

 

속으로 중얼거린 고광천이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 용호상단에 문제가 없을 것 같으니 자신이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스윽!

 

순간 고광천의 몸이 안개처럼 흩어지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것은 고광천이 허학진인을 너무 쉽게 본 것이었다.

 

고광천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허학진인의 고개가 찻집 쪽으로 돌아갔다.

 

고광천이 가만히 있을 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지만 그가 몸을 움직이는 순간 기감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순간 허학진인의 몸이 땅을 박차며 솟구쳤다.

 

파앗!

 

갑자기 몸을 날리는 허학진인의 모습에 호현 역시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고광천이 사라지고 그 뒤로 허학진인과 호현이 몸을 날리는 것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바로 옆에 있던 황보당조차도 그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상황을 이해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어?”

 

갑자기 사라져버린 두 사람의 모습에 놀란 황보당이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위 그 어디에도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디를 가신 거…….”

 

의아한 마음에 중얼거리던 황보당의 얼굴에 순간 놀람이 어렸다.

 

그 옆에 어느새 칠과 팔이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허학진인과 무당학사는?”

 

빠르게 묻는 팔의 모습에 황보당이 고개를 저었다.

 

“그게 저도 잘 모르겠…….”

 

황보당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팔이 칠을 바라보았다.

 

“간다.”

 

말과 함께 칠이 몸을 날리자 그 뒤를 팔이 따라 움직였다. 칠과 팔조차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에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황보당이 급히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뭐가 어떻게 되어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것이다.

 

칠과 팔,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황보당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 중년의 거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잠시 칠과 팔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던 거지의 발이 이리저리 움직이자 땅에 이상한 도형이 깊숙이 새겨졌다.

 

그리고 거지의 몸 역시 칠과 팔이 사라진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조양의 성벽을 호현과 허학진인이 뛰어넘고 있었다.

 

파앗!

 

단숨에 오 장에 가까운 높이의 성벽 위로 솟구친 허학진인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어디냐?’

 

허공에 뜬 채 주위를 날카롭게 훑어보던 허학진인이 오른 발로 왼 발등을 찍었다.

 

탓!

 

그 반동을 빌려 다시 한 번 허공에서 오 장 이상 솟구친 허학진인이 몸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파파팟!

 

도포 자락을 요란하게 휘날리며 회전을 한 허학진인이 양손을 펼치며 사방으로 기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허학진인의 손에서 흘러나온 기운들이 사방 십 장 이내를 휘어 감았다.

 

화아악!

 

기운들을 빠르게 훑던 허학진인의 눈에 성벽을 박차며 몸을 날리는 호현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허학진인의 눈빛이 반짝였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찾은 것인가?’

 

자신이 느끼지 못한 것을 호현이 찾았다는 것에 살짝 놀란 허학진인이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호현의 뒤를 따라 빠르게 몸을 날리던 허학진인은 한 가지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호현이 자신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호현의 능력을 볼 때 자신이 그 뒤를 쫓을 수는 없는 것이다.

 

호현은 하늘을 날아서 이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에 허학진인이 호현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내 뒤를 쫓을 것이니 먼저 가거라.

 

허학진인의 전음에 호현이 그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몸을 솟구쳤다.

 

파앗!

 

순식간에 하늘 높이 솟구친 호현이 소리쳤다.

 

“제 기운을 따라오십시오.”

 

말과 함께 호현이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남쪽으로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우르릉!

 

천둥 치는 소리와 함께 남쪽으로 사라져 가는 호현의 뒤를 따라 허학진인이 빠르게 움직였다.

 

축지술이라도 사용하듯 빠르게 달려 나가던 고광천이 뒤를 돌아보았다. 정확히는 뒤쪽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지만 말이다.

 

우르릉!

 

북쪽 하늘에서 들리는 천둥 치는 소리에 고광천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이거…… 내가 무당학사라는 이름을 너무 쉽게 보았나 보군.’

 

북쪽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거대한 기운을 느낀 고광천이 힐끗 자신이 가던 방향을 바라보았다.

 

조양에서 남쪽으로 이백 리쯤 떨어진 마가산에서 유표 일행과 만나기로 했다.

 

지금 그가 있는 곳이 조양에서 백 리 정도 떨어진 곳이니 반절 정도 왔다고 볼 수 있었다.

 

‘어쩐다?’

 

남쪽을 바라보며 생각을 하던 고광천의 몸이 멈췄다.

 

질풍처럼 쏘아지던 고광천의 몸이 그 자세 그대로 멈추자 주위에 강한 바람이 휘몰아쳤다.

 

우르릉!

 

빠르게 움직이던 신형이 갑자기 멈추자 그 여세로 인해 바람이 분 것이다. 좀 강한 광풍이 말이다.

 

주위에 솟구치는 흙먼지들을 바라보던 고광천이 북쪽을 바라보았다.

 

‘육로로 이동하기로 한 이상…… 꼬리를 달 수는 없겠군.’

 

속으로 중얼거린 고광천이 북쪽을 향해 번개처럼 몸을 날렸다.

 

전력을 다해 하늘을 나는 호현의 주위로는 천둥 치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우르릉!

 

그렇게 빠르게 남쪽을 향해 날아가던 호현은 강렬한 기운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고 어르신?’

 

그 기운의 정체가 자신에게 고 어르신이라 부르라 한 노인의 것과 같다는 것을 안 호현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우르릉!

 

뇌성 치는 소리와 함께 땅으로 떨어져 내리던 호현의 눈에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노인, 고광천의 모습이 보였다.

 

탓!

 

호현이 땅에 내려서는 동안 말없이 그것을 지켜보던 고광천이 입을 열었다.

 

“내 뒤를 쫓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내가 너를 너무 쉽게 본 듯하구나.”

 

“제 일행을 쉽게 본 것이겠지요.”

 

호현의 말에 고광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더 이상 우리 뒤를 쫓게 할 수는 없네. 그만 돌아가게.”

 

“저는 여전히 유 대인이 필요합니다.”

 

“그럼…… 힘으로 멈추게 해야겠군.”

 

말과 함께 고광천이 주먹을 그러쥐었다. 그 동작과 함께 고광천의 몸에서 패도적인 기운이 흘러나왔다.

 

우우웅!

 

그 모습에 호현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거문성?”

 

호현의 놀람이 채 끝나기도 전 고광천의 발이 땅을 강하게 박찼다.

 

꽝!

 

단지 땅을 박찬 것에 불과했지만 그 여파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고광천의 발이 닿은 곳을 중심으로 삼 장 이내의 땅이 둥글게 터져 나간 것이다.

 

후두둑! 후두둑!

 

터져 나간 흙과 돌들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며 호현이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꿀꺽!’

 

호현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며 고광천이 웃었다.

 

“이 정도로 놀랄 것이라면서 뭐하러 이리 찾아온 것인가?”

 

고광천의 말에 자신의 실수를 안 호현이 입술을 깨물었다.

 

“으득!”

 

그리고 양팔을 펼치며 기운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우우웅!

 

호현의 주위로 빠르게 모여드는 자연지기의 모습에 고광천의 얼굴에 작은 놀람이 어렸다.

 

‘자연지기를 사용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라니…….’

 

호현의 주위에 모이는 기운에 감탄을 하던 고광천이 재밌겠다는 듯 주먹을 끌어올렸다.

 

‘어디 한 번 해보아라. 네가 터득한 북두신공……이 어느 정도인지 보아야겠다.’

 

북두신공의 정통 계승자라 할 수 있는 호현의 무공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이다.

 

우우웅!

 

고광천의 몸에서 강렬한 투기가 솟구치더니 호현을 압박해 가기 시작했다.

 

그에 호현의 몸이 절로 움직였다.

 

화아악!

 

양손이 펼쳐지며 자연스럽게 태극호신공을 펼쳤다.

 

우르릉!

 

뇌성 치는 소리와 함께 호현의 양손에서 강기가 솟구치더니 그대로 고광천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 강기들은 고광천이 가볍게 휘두른 손길에 사르륵 사라졌다.

 

그에 호현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고광천의 손길에 강기들이 사라진 것에 놀란 것이 아니다.

 

호현이 놀란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장력이 고광천의 손에 닿는 순간 말 그대로 연기처럼 흩어지는 것을 본 것이다.

 

무당파에서 운학의 충격파에 당면해 위기에 처한 명균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했던 그것, 기의 실타래를 풀어 흩어지게 하는 것을 고광천이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문곡성?’

 

호현이 놀라 속으로 중얼거릴 때 고광천의 신형이 순간 사라졌다.

 

‘헉!’

 

갑자기 사라지는 고광천의 모습에 호현의 양손이 반사적으로 뒤쪽으로 움직였다.

 

우르릉!

 

손에서 뿜어진 강대한 장력에 호현의 뒤에 있던 땅 일 장 이내가 박살이 나며 흩어졌다.

 

꽈꽈꽝!

 

땅이 터져 나가는 것과 함께 호현의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다 공격을 하는 것이냐?”

 

“헉!”

 

갑자기 들리는 고광천의 음성에 다급성을 지른 호현이 급히 몸을 회전시켰다.

 

턱!

 

몸을 회전시키던 호현은 자신의 허리에 가볍게 닿는 고광천의 손길을 느꼈다.

 

‘이런!’

 

그에 호현이 고광천의 손길을 피해 움직이려는 순간! 고광천의 손이 가볍게 밀어졌다.

 

펑!

 

“크아악!”

 

폭음과 함께 호현의 몸이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꽈꽈꽈꽝!

 

땅을 가르며 뒤로 밀려 나가던 호현이 손으로 땅을 강하게 후려쳤다.

 

쾅!

 

폭발과 함께 그 기운의 여파를 빌린 호현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땅을 가르며 뒹굴어서인지 호현의 옷자락은 여기저기 찢기고 흙먼지를 둘러쓴 낭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느새 그 옆으로 다가온 고광천의 발이 호현의 턱 끝을 노리고 날아들고 있었다.

 

‘헉!’

 

헛바람을 집어삼킨 호현이 발차기를 피해 고개를 뒤로 젖혔다.

 

부우웅!

 

묵직한 바람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고광천의 발을 보며 호현이 양손을 빠르게 흔들었다.

 

화아악!

 

호현의 손짓에 따라 뿜어진 자연지기가 고광천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이것 봐라?’

 

자신의 몸을 감싸는 자연지기에 고광천의 얼굴에 황당함이 어렸다.

 

자신과 같은 고수를 기운으로 감싸려고 하는 것이 우습게 여겨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기운을 사용하는 비효율성까지 말이다.

 

차라리 그였다면 이 기운을 가지고 장력을 한 번이라도 더 날렸을 것이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니 말이다.

 

우우웅!

 

하지만 점점 자신을 압박하는 기운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에 고광천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회전을 하는 고광천의 옷자락이 부풀어 오르며 호현의 기운들을 흩어놓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호현의 기운을 흩어버린 고광천이 호현을 향해 장력을 날렸다.

 

우르릉!

 

웅후한 소리를 내며 날아드는 장력과 함께 호현의 눈빛이 강해졌다.

 

문곡성의 기운이 강해지자 고광천의 장력의 흐름이 눈에 들어왔다.

 

화아악!

 

‘강하다. 하지만…… 신선 어르신의 기운보다는 약해!’

 

입술을 깨문 호현이 양손을 둥글게 감싸며 고광천의 장력에 맞섰다.

 

호현의 양손에서 흘러나온 태극지기가 자연스럽게 고광천의 장력을 감싸더니 회전을 시작했다.

 

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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