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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88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88화

그 흉폭한 기세에 기가 질린 호현이 급히 기운을 끌어올렸다.

 

화아악!

 

그러자 호현의 몸에 흡수된 염화지옥의 기운이 발작하듯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에 호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처음에는 갑자기 뜨거운 기운이 몸에 들이닥쳐 충격을 받았지만, 이 기운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운학의 기운보다 강할 수는 없었다.

 

운학의 진기 주입에도 살아남은 호현이니 이 정도 기운을 다스리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놈! 내 몸에 들어온 이상 너 역시 내 기운이다.’

 

속으로 외친 호현이 기운을 끌어올렸다.

 

우우웅!

 

낮은 진동음과 함께 호현의 몸에 깃들어 있던 기운들이 일어나더니 열양지기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화아악!

 

순식간에 일어난 기운들은 열양지기를 빠른 속도로 감싸버렸다.

 

호현의 몸에 있는 기운들은 운학과 허명, 허학의 기운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열양지기가 아무리 대단한 것이라 해도 그 셋의 기운을 견딜 수는 없는 것이다.

 

열양지기를 감싸버린 호현은 그제야 몸 안의 열기가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다른 문제도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르릉!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대별대두가 호현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 주먹은 정확히 호현의 복부에 내리꽂혔다.

 

퍼억!

 

“커억!”

 

미처 주먹을 피하지 못한 호현은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땅에 처박혔다.

 

쾅!

 

땅에 틀어박히는 것도 모자라 권격의 여력에 호현의 몸은 그대로 땅을 가르며 밀려났다.

 

구구쿵!

 

내공이 몸을 보호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호현은 이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끄윽!”

 

신음을 흘린 호현은 입술을 깨물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자신을 보고 있는 대별대두를 바라보았다.

 

땅에 내려선 대별대두는 호현을 보며 싸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금부터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될 것이니, 단단히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별대두의 음성에 호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나를 가지고 놀고 있구나.’

 

대별대두가 자신을 제압하려 했다면 이미 열양지기에 당했을 때 끝이 났을 것이다. 자신을 가지고 대별대두가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호현의 얼굴에 분노가 어렸다.

 

호현이 양팔을 부드럽게 펼쳤다.

 

우우웅!

 

그러자 호현의 기분을 대변하는 듯한 만근처럼 무거운 기운들이 그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대별대두의 얼굴에 호기심이 어렸다.

 

‘호오! 염화지옥의 기운을 버텨내고 저 정도 기운을 사용하다니…… 대체 저 녀석 뭐하는 놈이지?’

 

대별대두가 호현의 주위를 감싸고도는 기운에 살짝 놀란 모습을 보일 때, 호현은 기운을 바짝 끌어올리며 태극호신공을 펼치고 있었다.

 

휘이익! 휘익!

 

부드러운 움직임과 달리 호현의 주위로는 강맹한 기운들이 솟구쳤다.

 

‘감히 산적 주제에 나를 무시하다니! 내 너를 기필코 용서치 않으리라!’

 

천하의 대석학 죽대선생의 제자인 자신을 무시하는 대별대두의 행동에 호현은 화가 난 것이다.

 

그런 호현의 행동에 대별대두의 얼굴에 드러난 호기심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재밌네.’

 

호현을 보며 중얼거린 대별대두가 고개를 앞뒤로 천천히 흔들었다.

 

그리고 순간, 머리가 앞으로 향하는 것과 함께 대별대두의 몸이 포탄처럼 쏘아져 나왔다.

 

펑!

 

폭음과 함께 날아오는 대별대두의 모습에 호현의 양손이 원을 그리며 회전했다.

 

그러자 그 주위에 깃들어 있던 중기(重氣)들이 회오리를 치더니 그대로 대별대두를 향해 나아갔다.

 

우우웅!

 

대기를 진동시키며 조여드는 중기에 대별대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 정도로 나를 막으려고? 흥!”

 

비웃음과 함께 대별대두의 양손이 거칠게 좌우를 휩쓸었다.

 

파지지직!

 

대별대두의 손짓에 그 주위를 조여들던 중기들이 산산이 찢겨져 나갔다.

 

그와 함께 대별대두의 몸이 중기를 뚫고 호현의 앞에 나타났다.

 

“일단 그 주둥이!”

 

대별대두의 주먹이 그대로 호현의 입을 향해 날아들었다.

 

대별대두의 권격에 호현의 손은 연속으로 원을 그려나갔다.

 

그리고 호현이 그린 원에 흡입력이 생기더니 대별대두의 주먹들을 빨아들였다.

 

퍼퍼퍼펑!

 

자신의 주먹이 호현이 그린 원에 막히자 대별대두의 얼굴에 이채가 떠올랐다.

 

“제법!”

 

순간 대별대두의 양 주먹에서 염화지옥의 열양지기가 솟구쳐 올랐다.

 

화르륵!

 

바로 코앞에서 솟구치는 염화지옥의 열기에 호현은 숨을 들이켰다.

 

“헉!”

 

그런 와중에도 대별대두의 주먹과 호현의 손이 부딪치며 폭발이 일어났다.

 

퍼퍼퍼펑!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뿜어진 열양지기로 인해 주위에 있던 초목들에서 불길이 솟구쳤다.

 

화르륵!

 

대별대두의 열양지기를 버티지 못하고 초목들에 불이 붙은 것이다.

 

열양지기의 폭발로 인해 후끈한 기운이 몸을 덮쳐오자 호현의 얼굴은 벌겋게 익어갔다.

 

기운을 끌어올린 상태라 이나마 뜨겁다는 정도에서 멈춘 것이지, 만약 그것이 아니었으면 호현도 초목처럼 불에 타올랐을 것이다.

 

‘뜨거!’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에 속으로 비명을 지른 호현이 뒤로 물러나며 몸을 회전시켰다.

 

휘리릭!

 

회전과 함께 호현의 몸에서 생긴 흡입력에 초목들을 태우던 불길들이 빨려 들어왔다.

 

화르륵!

 

‘크윽! 뜨거!’

 

열양지기를 빨아들이자 호현의 주위는 말 그대로 염화지옥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사방에 퍼진 열양지기들을 끌어 모으는 호현을 보며 대별대두가 소리쳤다.

 

“네가 타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고성과 함께 대별대두가 그대로 양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대별대두의 손에서 열양지기가 노도처럼 쏘아져나갔다.

 

화르륵!

 

대별대두의 손에서 뿜어진 열양지기에 호현의 얼굴이 굳어졌다.

 

호현이 사방에 퍼진 열양지기를 빨아들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바로 그 기운으로 인해 초목에 불이 붙자 혹여 대별산에 산불이 날 것을 염려해 불을 끄려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대별대두가 열양지기를 멈추지 않고 더욱 강하게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신이 흡수한 기운에 대별대두가 다시 쏟아내고 있는 열양지기까지 합쳐지자, 호현은 자신이 불에 타 죽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만큼 호현의 주위에 있던 기운들이 뜨겁디뜨거웠던 것이다.

 

‘크으윽!’

 

머리가 까맣게 타들어가는 듯한 열기로 멀미가 드는 것처럼 정신이 멍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써 정신을 가다듬은 호현은 태극음양경의 내용을 떠올렸다.

 

‘음은 양을 보하고, 양은 음을 보하니, 돌고 돌아 태극이라. 양에도 음이 있고 음에도 양이 있으니…….’

 

순간 호현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서서히 호현의 몸에서 희미한 냉기가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대별대두의 얼굴에 뜻밖이라는 표정이 어렸다.

 

‘냉기? 빙공을 익힌 자였나?’

 

잠시 후 호현의 양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위를 감싸고 있는 열기에 비하면 미약하기 짝이 없는 냉기였지만, 호현의 좌수가 그 냉기를 감싸며 크게 원을 그렸다.

 

화아악!

 

그러자 호현의 손에 감싸여 있던 냉기가 주위에 있던 양기를 빨아들이며 그 세가 강해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에 뜨거운 물을 섞으면 냉기가 줄어드는 것이 이치다.

 

그런데 그와는 달리 대별대두의 열양지기를 흡수하는 호현의 냉기는 그 반대였다. 점점 더 강한 냉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대별대두의 열양지기와 대등한 기세로까지 커져 있었다.

 

화아악!

 

자신의 열양지기를 밀어내듯 커진 호현의 냉기에 대별대두가 기운을 더욱 끌어올렸다.

 

“내 염화지옥이 그까짓 냉기에 죽을 줄 아느냐!”

 

이때까지의 열양지기는 장난이라도 된다는 듯 대별대두의 몸에서 화산과 같은 열기가 솟구쳤다.

 

화르륵!

 

그 열양지기로 인해 냉기에 밀리는 듯하던 열기가 다시 위용을 갖추며 맹렬히 기세를 솟구쳤다.

 

그와 함께 호현이 좌수와 우수로 크게 원을 그리더니 가슴 앞에 모았다.

 

“양과 음은 하나다! 음양교합(陰陽交合)! 태극합일(太極合)!”

 

호현의 외침과 함께 냉기가 빠르게 회전을 하며 열양지기들과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붉은 열기와 푸른 냉기가 회오리치듯 회전을 하며 합쳐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자신이 방출한 열양지기가 호현의 기운과 합쳐지는 광경에 대별대두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태극?”

 

열기와 냉기가 합쳐지는 모습이 흡사 태극도(太極圖)를 보는 듯했던 것이다.

 

화아악! 화아악!

 

음기가 있는 곳에 양기가 스며들고, 양기가 있는 곳에 음기가 스며들었다.

 

그렇게 음기와 양기가 기운을 나누자, 이제 그 기운은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닌 그저…… 태극이 되어 있었다.

 

우우웅!

 

자신의 손길을 따라 진동하는 기운들을 쓰다듬으며 호현이 대별대두를 바라보았다.

 

대별대두는 자신이 기운을 다스리는 것에 놀란 표정으로 굳은 듯 손을 내민 채 서 있었다.

 

그런 대별대두를 향해 호현이 손을 내밀었다.

 

“당신의 것이었으니 돌려주겠소!”

 

호현의 손짓을 따라 태극의 기운이 대별대두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화아악!

 

자신을 향해 나아오는 기운에 대별대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태극을…… 다스려? 이 어린놈이 설마 신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태극을 다루는 호현의 모습에 내심 경악을 한 대별대두지만, 그의 몸은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바로 호현이 쏘아낸 태극지기를 향해서 말이다.

 

“초열지옥(超熱地獄)! 개(開)!”

 

화르르륵!

 

순간 대별대두의 몸에서 엄청난 불길이 솟구쳤다. 사람이 저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염화지옥과는 비교도 안 되는 불을 뿜어내며 대별대두의 양손이 번개처럼 사방을 점하기 시작했다.

 

“수라지옥(修羅地獄)!”

 

대별대두의 외침과 함께 솟구치는 불길이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별대두와 호현의 태극지기가 부딪쳤다.

 

꽝!

 

천지가 떠나갈 듯한 폭음과 함께 거친 폭발력이 일대를 휩쓸었다.

 

우르릉! 우지끈! 우당탕탕!

 

폭발의 여파로 인해 주위에 있던 나무가 박살이 나 사방으로 날려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던 호현은 뒤로 튕겨 나가고 있었다.

 

“끄윽!”

 

충격에 신음을 토하던 호현이 기운을 끌어올리며 몸의 중심을 잡으려는 순간, 대별대두의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

 

“헉!”

 

그에 놀란 호현은 양손을 원을 그리며 내밀었다. 몸이 움직이자 기가 따라 일어나더니, 대별대두를 향해 위력적인 장력이 뿜어졌다.

 

우르릉!

 

뇌성 치는 소리와 함께 몰아치는 호현의 장력을 향해 대별대두가 권을 날렸다.

 

꽝!

 

폭발과 함께 호현의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우지끈! 꽝꽝!

 

호현의 몸과 부딪친 나무들이 산산이 부서져 흩어졌다. 그 충격으로 호현의 입에서 피가 솟구쳤다.

 

“우엑!”

 

*

 

*

 

*

 

서둘러 대별산을 넘어가던 표국 사람들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들이 바라보는 곳에서는 폭음과 거대한 폭발이 연신 일어나고 있었다.

 

꽝! 꽝! 꽝!

 

그 우렁찬 폭음과 폭발을 멍하니 바라보던 막씨가 고개를 저었다.

 

‘쯔쯔쯔! 애꿎은 젊은이 하나가 저렇게 죽는구나.’

 

뒤에 남아 대별대두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고 있을 호현을 생각하던 막씨의 귀에 구자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대별산을 넘어야 한다! 서둘러라!”

 

구자춘의 명을 따라 표행 행렬은 빠르게 산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혹시나 호현 하나로는 화가 풀리지 않은 대별대두가 쫓아오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말이다.

 

제9-2장 대별대두의 장원

 

대별산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대별대두가 달리고 있었다. 절벽을 마치 평지라도 되듯 달리는 대별대두의 어깨에는 정신을 잃은 호현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표국에서 빼앗은 육포가 든 상자가 들려 있었다.

 

휘익! 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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