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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87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1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87화

“그럼 다른 사람들은 죽인다는 겁니까?”

 

“일단 그렇게는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내가 알기로 대별대두는 사람을 죽을 지경으로 두들겨 팰 뿐 죽이지 않는다네.”

 

“하지만 위험한 것은 사실 아닙니까?”

 

“통행료 조로 성의 표시를 하면 건들지 않고 그냥 물러나니 위험하지는 않지.”

 

“통행료? 어찌 일개 야인이 대명의 영토를 가지고 통행료를 받는다는 말입니까?”

 

“관에서 관리를 하지 않으니 어쩔 수 있나?”

 

웃으며 말을 하던 막씨가 호현을 바라보았다.

 

“학사인 듯하니…… 나중에 입관을 하게 되면 그때 자네가 잘 해보게.”

 

막씨의 말에 호현이 쓰게 웃었다.

 

‘백성들이 이리도 관에 의지하는데…… 입관을 서둘러야겠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막씨에게 물었다.

 

“대별대두는 어떤 사람입니까?”

 

“어떤 사람이냐라…… 일단 대가리가 무척 크다고 하더군. 별호 자체에 일단 대두(大頭)라는 이름이 들어가잖나.”

 

“머리가 큰 사람이라…… 또 없습니까?”

 

“없기는 왜 없겠나?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별대두가 무림십왕 중 한 명인 녹림왕이라는 거지.”

 

“무림십왕 중 녹림왕?”

 

“활동하는 무림인 중 가장 강한 열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녹림왕이라는 거지.”

 

무림에서 가장 강한 십인 중 한 명이라는 말에 호현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림인 중 가장 강한 열 사람?’

 

호현이 놀라고 있을 때 막씨가 말했다.

 

“하지만 대별대두는 좀 괴상해.”

 

“뭐가 말입니까?”

 

“녹림왕이라면 수많은 부하들을 부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데 그 사람은 대별산에 혼자 산채를 꾸리고 있거든.”

 

“혼자서 말입니까?”

 

“그래.”

 

“정말 이상하군요. 산적들이라고 해서 많다고 생각했는데.”

 

“수가 적기는 하지만 대별대두 한 명이면 어지간한 산채 서너 개보다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으니 산적들이라고 해도 별 이상하지 않겠지. 이를테면 일인산채라고 할까?”

 

웃으며 말을 하는 막씨를 보던 호현이 문득 궁금한 것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렇게 강한 대별대두라면 관병들이 소탕을 하러 산에 오를 때 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호현을 포함한 일성 표국의 행렬은 점점 대별산 깊숙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

 

*

 

*

 

대별산을 오른 지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그사이 호현의 짐은 두 배로 늘어나 있었다.

 

호현이 짐을 지고 올라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고 멀쩡하자 막씨가 그 짐을 두 배로 늘린 것이다.

 

그렇게 산을 오르던 구자춘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표행을 돌아보았다.

 

“이제 곧 대별대왕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니 모두 경거망동하지 말고 조심들 하거라.”

 

구자춘의 말에 표국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호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별대두가 아니라 대별대왕?’

 

호칭이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던 호현의 눈에 숲 한쪽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응?’

 

갑자기 흔들리는 숲에 호현이 의아해 할 때 그곳에서 산과 어울리지 않게 금의를 화려하게 입은 중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용과 호랑이가 수놓아진 금의를 입고 나타난 중년인을 보는 순간 호현은 그가 대별대두라는 것을 알았다.

 

대별대두는 그 별호처럼 머리가 무척 컸다. 몸은 일반인이었는데 머리는 거의 황소 대가리만 했던 것이다.

 

‘저 사람이 대별대두구나.’

 

대별대두를 보던 호현이 슬며시 문곡성을 일으켰다.

 

화아악!

 

희미한 빛과 함께 문곡성이 개방되자 호현의 눈에 대별대두의 기운들이 들어왔다.

 

‘응? 기운이…… 평범한데?’

 

대별대두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무림십왕이라는 명성에 비해 너무 평범했던 것이다.

 

호현이 대별대두를 살필 때 그가 일성표국 쪽을 향해 손을 까닥거렸다.

 

“야! 너희들 이리 와봐.”

 

시정잡배처럼 건들거리며 손을 까닥거리는 대별대두의 모습에 구자춘이 급히 앞으로 가 포권을 했다.

 

“대별산의 주인 대별대왕을 뵙습니다.”

 

“인사는 됐고…… 내 법은 알고 있지?”

 

“물론입니다.”

 

말과 함께 구자춘이 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스윽!

 

마음에 드는 듯 주머니를 품에 넣은 대별대두가 말했다.

 

“또 있을 텐데.”

 

“그야 물론이지요. 막씨.”

 

구자춘의 부름에 호현의 옆에 있던 막씨가 메고 있던 짐 중 하나를 꺼내서는 급히 다가와 내밀었다.

 

“최고급 육포입니다.”

 

구자춘이 건네주는 상자를 연 대별대두가 웃으며 그 안에서 육포 한 다발을 꺼내 입에 넣었다.

 

“흠…… 최고급이군. 전에 놈들은 건방지게 이 육포를 준비하지 않아서 내가 손을 써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도 되겠군.”

 

“한두 번 해 보는 것도 아닌데 참으로 미련한 놈들이 왔었나 봅니다.”

 

“그러게 말이야. 그럼 잘들 가게.”

 

말과 함께 표행을 스윽 한 번 쳐다본 대별대두가 몸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대별대두가 몸을 멈추고는 일성 표국 사람들을 다시 쳐다보았다.

 

“어?”

 

고개를 갸웃거린 대별대두가 표국 사람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에 순간 표국 사람들의 얼굴에 긴장으로 어렸다.

 

‘저 사람이 왜 이리 와?’

 

‘받을 것 받았으면 그냥 가지, 왜 저래?’

 

구자춘 역시 대별대두가 표행으로 다가가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 인간이 대체 왜?’

 

점점 표행에 다가가는 대별대두에게 구자춘이 급히 다가갔다.

 

“대별대왕, 왜 이러십니까?”

 

“이상한 것이 있는데…….”

 

그 말에 구자춘이 급히 대별대두의 앞을 가로막았다.

 

“무언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알아서…….”

 

“비켜.”

 

대별대두의 말에 구자춘이 급히 옆으로 물러났다. 자기도 모르게 무림십왕 중 일인의 앞을 막은 것이다.

 

그렇게 표행 속으로 들어온 대별대두는 곧장 호현에게 다가갔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대별대두의 모습에 호현이 슬며시 짐을 내려놓았다.

 

그런 호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대별대두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뭐냐?”

 

“뭐가 말입니까?”

 

“왜 자연지기가 네 몸속을 들락날락 거리냐는 말이야?”

 

쿵!

 

대별대두의 말에 호현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이때까지 자신이 자연지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본 사람은 없는 것이다.

 

“대별대두 당신이 어떻게?”

 

호현의 말에 순간 대별대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주위에 있던 표사들과 쟁자수, 구자춘의 얼굴에는 사색이 어렸다.

 

대별대두가 없을 때는 그를 대별대두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가 있는 곳에서는 대별대왕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대별대두는 자신의 머리를 두고 붙여진 대별대두라는 별호를 극도로 싫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림인들은 그에게 결코 대별대두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것은 금기이니 말이다.

 

‘이런 제길!’

 

‘우린 다 죽었다.’

 

표사들과 쟁자수가 속으로 중얼거릴 때 구자춘은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털썩!

 

‘이…… 이런 내가 사신을 표행에 합류시켰구나.’

 

주위 사람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든 말든 멍하니 호현을 보던 대별대두가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까닥였다.

 

“야…… 너 좀 맞아야겠다.”

 

제9-1장 너 좀 맞아야겠다

 

표국 사람들이 사색이 된 얼굴로 대별대두와 호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저런 미친놈, 어떻게 대별대두에게 대별대두라고 말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대별대두의 별호가 대별대두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대별대왕이라 불렀다.

 

대별대두는 자신의 별호에 들어간 큰 머리라는 의미인 대두를 극도로 싫어했던 것이다.

 

그런 대별대두의 역린을 지금 호현이 건드린 것이다.

 

“야…… 너 좀 맞아야겠다.”

 

자신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대별대두를 보며 호현이 눈을 찡그렸다.

 

“사람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다니…… 무례하기 이를 데가 없군요.”

 

“무례? 허! 사람에게 대두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놈이 어디서 무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냐? 이때까지 내 앞에서 너처럼 대놓고 대두라고 지껄이는 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구나.”

 

호현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린 대별대두가 표국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도 맞기 싫으면 어서 사라져라.”

 

대별대두의 말에 구사일생을 한 사람처럼 얼굴이 변한 구자춘이 서둘러 일행들에게 소리쳤다.

 

“어서 출발한다!”

 

구자춘의 말에 표국 사람들이 자신들의 짐을 챙기고는 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표행을 따라 움직이던 막씨가 불쌍하다는 듯 호현을 한 번 바라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하루이기는 하지만 성실하기도 하고 말도 잘 들어 좋게 봤는데, 이렇게 두고 가려니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일이 이리될 줄 알았으면 대별대두의 금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것을…… 하아!

 

속으로 한숨을 쉰 막씨는 고개를 젓고는 서둘러 표행의 뒤를 따랐다.

 

호현이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까지 위험해지면서 도울 정도의 정리는 없는 것이다.

 

*

 

*

 

*

 

표국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자 대별대두가 목을 비틀었다.

 

우두둑!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가볍게 몸을 푼다는 의미로 보였는데, 그 모습이 상당히…….

 

순간 호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풋!”

 

목을 비틀 때 그 큰 머리가 회전을 하는 것이 무척 웃겼던 것이다.

 

하지만 곧 호현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타인의 신체에 대한 것으로 웃음을 터뜨렸다는 것은 아주 큰 무례인 것이다.

 

그에 사과를 하려던 호현이 급히 땅을 박찼다. 그와 함께 호현이 있던 곳에 대별대두의 몸이 내리꽂혔다.

 

꽝!

 

대포알처럼 꽂힌 대별대두의 몸에 땅이 산산이 쪼개지며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 모습에 호현이 놀라 그를 볼 때, 땅에 주먹을 박고 있던 대별대두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호현을 바라보았다.

 

“미……친놈!”

 

분노에 젖은 음성과 함께 대별대두의 몸이 다시 솟구치더니 허공에 떠 있는 호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사부님께서 살생을 하지 말라고 하신 말이 오늘처럼 원망스러운 적이 없구나!”

 

호현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다가든 대별대두의 양손에 순간 불과 같은 기운이 솟구쳤다.

 

“염화지옥(炎火地獄)!”

 

화르륵!

 

염화지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별대두의 손에서 뿜어지는 화기는 지독했다.

 

불길에 닿은 것도 아닌데 후끈한 열기가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것이다.

 

“헉!”

 

깜짝 놀란 호현은 자연지기를 흡수하여 몸 주위에 막을 치려 했다.

 

하지만 순간 호현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악!”

 

자연지기를 흡수하는 순간, 몸에 엄청난 열양지기가 물밀듯 들어온 것이다.

 

그 뜨거운 기운에 호현은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그런 호현을 향해 대별대두가 비웃음을 흘렸다.

 

“네놈 주위에는 온통 내 염화지옥의 기운이 불길처럼 흐르고 있다. 끓는 기름을 몸 안으로 받아들인 격이니 네놈도 무식하기 짝이 없구나!”

 

그와 함께 대별대두가 호현을 덮쳐왔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대별대두의 주위로 천둥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우르릉!

 

호현은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정신이 없었다. 자연지기를 익숙하게 사용하게 된 지금은 마음이 가면 기가 움직이게 된 호현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에게 독이 되었다. 대별대두의 공격을 막겠다는 생각에 자연지기를 흡했을 때, 방대한 기운이 한꺼번에 호현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방대한 기운이 바로 염화지옥의 기운이란 것이다.

 

‘대별대두가 화신(火神)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어찌 인간이 이런 열기를…….’

 

몸속에서 요동치는 열기에 신음을 토하던 호현의 귀에 천둥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르릉!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호현이 고개를 드니 자신을 향해 짓쳐들어오는 대별대두의 거대한 머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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