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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77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0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77화

그리고 그의 눈에 호현의 손이 부드럽게 모이는 것이 보였다.

 

‘저건? 태극?’

 

호현의 손이 태극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에 놀라워하던 오절마왕의 눈에 붉은 강기가 보였다.

 

“적혈강기?”

 

호현의 손에서 뿜어진 강기는 바로 오절마왕의 독문심법인 적혈신공의 기운이었다.

 

“이놈! 대체 무슨 사술을 부리는 것이냐!”

 

오절마왕의 외침에 호현이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흥! 사술은 무슨!’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의 양손이 부드럽게 원, 아니 태극을 그렸다.

 

그와 함께 호현의 주위를 휘어 감고 있던 기운들에 섞였던 오절마왕의 기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우르릉!

 

주위를 감싸고 있던 기운 중 오절마왕의 기운들을 모두 모은 호현이 그대로 손을 내밀었다.

 

“더러운 당신의 기운이니 가져가시오!”

 

호현의 외침과 함께 태극에서 붉은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우르릉!

 

뇌성과 함께 뿜어지는 강기를 오절마왕이 급히 양손으로 막아냈다.

 

꽝!

 

폭음과 함께 뒤로 밀려나가는 오절마왕의 얼굴에는 경악과 불신이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어떻게?”

 

오절마왕이 당혹성을 뱉는 것과 함께 호현의 발이 크게 한 걸음 움직였다.

 

파앗!

 

단 한 걸음으로 순식간에 오절마왕의 코앞에 도달한 호현의 우수와 좌수가 맹렬이 움직였다.

 

파파파팟! 퍼퍼퍼펑!

 

순식간에 전신을 난타당한 오절마왕이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악! 이놈!”

 

비명을 지르며 오절마왕이 팔을 휘둘렀다.

 

부웅!

 

하지만 이미 호현의 몸은 그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 호현의 움직임을 따라 오절마왕이 몸을 돌렸다.

 

오절마왕이 몸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호현의 손이 그의 단전에 닿았다.

 

탓!

 

자신의 단전에 닿는 소름끼치는 호현의 손길에 순간 오절마왕의 몸이 굳어졌다.

 

“제…… 제길!”

 

오절마왕의 중얼거림이 끝나는 것과 함께 호현의 손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꽝!

 

강렬한 기운의 폭발과 함께 단전에서 지독한 고통을 느끼며 오절마왕이 끈 떨어진 연처럼 날아갔다.

 

‘제…… 제기랄.’

 

제8-8장 무인들을 지현에게 넘기다

 

마차 안에서 점혈이 된 채 잠을 자고 있던 죽대 선생이 천천히 눈을 떴다.

 

멍하니 눈을 뜬 죽대 선생이 작게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마차 안에 누워 있던 거지?’

 

분명 마차 밖에 있던 자신이 왜 안에 들어와 있나 하는 생각을 하던 죽대 선생의 눈에 호현의 얼굴이 보였다.

 

“스승님.”

 

잠시 멍하니 호현을 보던 죽대 선생이 정신을 차리고는 급히 물었다.

 

“무인들은 어찌 되었느냐?”

 

“그렇지 않아도 스승님께 그들에 대한 처우를 물으려 하였습니다.”

 

“처우?”

 

호현이 마차 한쪽의 휘장을 들추었다.

 

“어?”

 

들추어진 휘장 사이로 밖을 본 죽대 선생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마차 주위에 무인들이 무릎을 꿇거나 쓰러진 채 있는 것이 보인 것이다. 게다가 그런 무인들의 몸 여기저기에는 혈흔까지 보이고 있었다.

 

“이게 대체? 저자들이 왜 저 꼴이 되어 있는 것이냐?”

 

죽대 선생의 말에 호현이 입을 열었다.

 

“제가 제압하였습니다.”

 

“네가 무슨 수로 저들을 제압한다는 말이더냐?”

 

“신선 어르신께 선술을 배웠습니다.”

 

호현의 말에 의아한 얼굴로 그를 보던 죽대 선생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무당에서 만났다는 그 신선을 말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허! 기연을 만난 것이로구나.”

 

자신의 제자가 신선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에 죽대 선생의 얼굴에 흐뭇함이 어렸다.

 

‘무당의 신선도 사람 볼 줄을 아는구나. 하긴 누가 우리 호현을 싫어하겠는가.’

 

기분 좋은 얼굴로 호현을 보던 죽대 선생이 몸을 일으켜서는 마차 밖으로 나왔다.

 

스윽!

 

마차 밖에 무릎을 꿇고 있는 무인들을 보며 죽대 선생이 호통을 쳤다.

 

“네놈들은 이제 대명천하의 지엄한 국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죽대 선생의 말에 호현이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들을 포박하고 관아에 넘길 것이다.”

 

죽대 선생의 말에 호현이 난감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스승님, 그렇지 않아도 이들을 포박하려 했으나 묶을 밧줄이 없습니다.”

 

“그래? 어찌한다. 포박을 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관아까지 데리고 가기 어려울 것인데.”

 

무인들이 도망갈 것을 염려하는 죽대 선생을 보며 현오가 말했다.

 

“굳이 포박을 하지 않더라도 제가 점혈을 하면 저들의 신체를 구속할 수 있습니다.”

 

“호! 무인들은 신기한 방법을 많이 알고 있군. 그럼 그렇게 하시게.”

 

“알겠습니다.”

 

현오가 무인들에게 다가가 점혈을 하다 죽은 듯 누워 있는 한 무인을 바라보았다.

 

바로 오절마왕이었다. 오절마왕은 호현의 공격에 단전이 파괴돼 내공을 잃고 지금은 기절을 해 있었다.

 

그런 오절마왕을 보며 현오가 고개를 저었다. 사파의 마두이기는 하지만 같은 무인으로서 그 신세가 불쌍한 것이다.

 

‘차라리 죽는 것이 속 편할 것인데…….’

 

속으로 중얼거린 현오가 오절마왕을 점혈하려다 손을 멈추었다. 이제는 오절마왕에게 점혈이라는 것 자체가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무인들을 점혈한 현오가 죽대 선생에게 다가왔다.

 

“저들의 무공을 금제하였으니 도망을 치지 못할 것입니다.”

 

현오의 말에 죽대 선생이 무인들을 바라보았다.

 

‘무공을 금제했다고 하지만 두 다리가 멀쩡한데…… 저런 흉악한 자들이 도망을 가면 안 되는데.’

 

미심쩍은 눈으로 무인들을 보던 죽대 선생이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긴 신선에게 선술을 배운 우리 현아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겠는가.’

 

속으로 중얼거린 죽대 선생이 마차 위로 올라갔다.

 

“가자꾸나.”

 

죽대 선생이 마차 위로 올라가자 호현이 무인들을 바라보았다. 호현의 눈빛에 무인들이 급히 고개를 돌리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무림에 유명한 마두인 오절마왕이 단전이 파괴되는 것을 본 그들로서는 호현이 두려운 것이다.

 

“모두 일어나라.”

 

호현의 말에 무인들이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혹 호현이 화가 나 자신들의 단전까지 파괴하면 큰일이니 말이다.

 

무인들이 일어나자 호현이 현오에게 말했다.

 

“저는 마차를 몰아야 하니 현오 도사께서 이들을 인솔해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잠시 후 호현과 죽대 선생을 태운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그닥! 다그닥!

 

그리고 그 뒤를 제압된 무인들과 이제는 폐인이 된 오절마왕이 사람들에게 업혀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

 

*

 

*

 

방헌현으로 가는 호현 일행의 규모는 이제 오십에 가깝게 늘어나 있었다.

 

죽대 선생을 잡기 위해 오는 무인들을 오는 족족 호현이 잡다보니 이렇게 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호현은 멀리 숨어서 자신들을 관찰하는 무인들까지 귀신처럼 찾아서는 그들까지 모두 잡아들였다.

 

지금 당장 공격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역시 방헌학관을 공격한 자들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호현의 생각은 먼저 잡혀 있던 무인들이 확인을 해 주었다.

 

지금도 숲 한쪽에 숨어 있던 무인 둘을 호현이 잡았다.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

 

“저희는 그냥 한 끼 식사 해결하려고 숲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저희는 방헌학관과 죽대 선생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변명을 하는 무인의 모습에 호현에게 이미 제압이 되어 끌려가던 무인들 중 한 명이 고함을 쳤다.

 

“아닙니다. 저것들도 방헌학관을 공격했습니다.”

 

“맞습니다. 저놈들은 막가쌍서라는 놈들입니다.”

 

사람들의 외침에 막가쌍서 중 형인 대서 막부가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채 소리쳤다.

 

“아니 이것들이 지금 누구를 모함하는 것이야! 우리가 언제 방헌학관을 공격했다고 그따위 소리를 하는 것이냐!”

 

“개 방귀 같은 소리 하지 마라! 학관을 공격할 때 분명 내 옆에 있던 것을 보았는데 지금 어디서 그따위 소리냐!”

 

“이…… 이놈이!”

 

사람들과 막가쌍서가 고함을 지르며 싸우는 것을 보던 호현이 현오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러자 현오가 다가와서는 막가쌍서를 점혈했다.

 

“헉!”

 

“우리는 죄가 없소!”

 

죄가 없다고 소리를 치는 그 둘도 결국은 마차 뒤에서 사람들과 함께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다그닥! 다그닥!

 

마차 바퀴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죽대 선생이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마차 뒤로는 이제 백에 가까운 무인들이 제압이 된 채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 무인들을 보고 있자니 죽대 선생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어렸다.

 

‘우리 현아가 저리 강하구나. 문무겸전이란 바로 이런 것이겠지.’

 

제압된 무인들을 보고 있자니 그들이 모두 호현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산물들 같았다. 흐뭇한 눈으로 무인들을 보던 죽대 선생이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니 마차를 몰고 있는 호현의 등이 보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호현의 등을 보던 죽대 선생이 문득 눈을 찡그렸다.

 

‘그나저나 현아가 문이 아닌 무에 더 신경을 쓰게 되면 큰일인데…….’

 

호현이 학문이 아닌 무공에 더 집중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 죽대 선생이 입을 열었다.

 

“현아야.”

 

죽대 선생의 부름에 호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말씀하십시오.”

 

“칼은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무서운 물건이다.”

 

죽대 선생이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려 한다는 것을 안 호현이 고개를 숙여 보였다.

 

“명심하겠습니다.”

 

“아직 말 끝나지 않았느니라.”

 

잠시 말을 끊은 죽대 선생이 호현의 옆 자리로 가 앉았다. 그러고는 품에서 붓을 꺼내들었다.

 

“이 붓을 칼이라 생각하거라.”

 

호현의 앞에 붓을 들어 보인 죽대 선생이 그것으로 앞으로 내밀었다.

 

스윽!

 

가볍게 내민 붓을 앞과 옆으로 몇 번 움직여 보인 죽대 선생이 호현에게 말했다.

 

“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이 정도에 불과하다. 허나…….”

 

말을 끊은 죽대 선생이 붓을 호현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 붓으로 쓰여진 글과 생각은 명의 백성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붓에서 나온 글과 생각이 좋은 것이라면 백성들의 삶은 편해질 것이며, 붓에서 나온 글과 생각이 악하다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잠시 말을 멈춘 죽대 선생이 말을 이었다.

 

“너는 학사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호현을 보며 죽대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말을 했으면 알아듣겠지.’

 

속으로 중얼거린 죽대 선생이 다시 마차 뒤로 옮겨갔다.

 

*

 

*

 

*

 

방헌현의 지현 유벽은 자신이 이곳 방헌현에 부임한 것이 이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죽대 선생께서 이리 오고 계시다니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유벽의 고민은 바로 이것이었다. 지금 방헌현 입구에서 죽대 선생이 무림인들을 데리고 관아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사실 방헌학관을 무림인들이 포위했을 때부터 유벽은 방헌현에 부임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무림인들과 엮이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기에 유벽은 차마 방헌학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관병들을 보낼 수가 없었다.

 

혹 무림인들과 원한이라도 맺게 된다면 그들이 밤에 담이라도 넘어 암살하러 올 것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림원 대학사까지 지낸 죽대 선생의 위기를 모른 척할 수만도 없었다.

 

결국 유벽이 선택한 것은 호북성 절도사에게 파발을 띄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절도사의 답이 오기도 전에 죽대 선생이 납치를 당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죽대 선생이 학관을 공격한 무림인들을 잡아 관아로 오고 있는 것이다.

 

‘분명 학관에 관병을 보내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실 것인데…… 하아! 게다가 무림인들은 어찌한다는 말인가. 수도 백에 육박한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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