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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62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8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62화

“그 말은…… 죽고 싶지 않거나…… 고문을 당하기 싫으면…… 이곳에 쳐박혀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싸늘한 죽대 선생의 목소리에 명균은 마른침을 삼켰다.

 

‘이런…… 내가 실수를 했구나.’

 

“그런 것이 아니라…….”

 

“되었네.”

 

말과 함께 죽대 선생은 명균을 지나치며 방문으로 다가갔다.

 

“나가시면 안 됩니다!”

 

급히 다가오는 제갈현진에게 죽대 선생은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더 이상 나를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 자네들은 이곳에서 내 시신을 치우게 될 것이네.”

 

‘진심이시다.’

 

죽대 선생의 목소리에 담긴 단호한 의지를 느낀 제갈현진은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옆으로 물러났다.

 

그런 제갈현진을 보던 죽대 선생이 밖으로 걸어 나왔다.

 

뚜벅! 뚜벅!

 

방헌학관의 안에는 무단표국의 국주인 호불위와 표사들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방헌학관을 지키기 위해 무당파 고수들이 오자 그들을 돕기 위해 호불위가 표사들을 이끌고 합류를 한 것이었다.

 

물론 죽대 선생을 지키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무당파 차기 장문인인 명균에게 좋은 인상을 주자는 것이 목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학관 내부를 지키는 임무를 맡은 호불위는 문이 열리며 나오는 죽대 선생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저 고집불통 영감이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속으로 중얼거린 호불위는 일단은 죽대 선생에게 다가갔다.

 

“노사, 밖으로 나오시면 위험합니다.”

 

“비켜서시게.”

 

죽대 선생의 말에 호불위가 힐끗 명균을 바라보았다.

 

- 사형, 어찌 할까요?

 

- 일단은 물러나거라.

 

- 죽대 선생께서 어디를 가시는 것입니까?

 

호불위의 말에 명균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 밖으로 나가신다는군.

 

명균의 말에 호불위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지금 나가는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거늘. 이 노인네가 정말 죽으려고 환장을 하였구나.’

 

- 가서 경계를 강화하라고 전하거라.

 

- 알겠습니다.

 

호불위가 표사들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리자 그들이 곧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런 표사들을 보며 고개를 저은 명균은 학관 밖으로 걸어가는 죽대 선생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이렇게 된 이상 무당의 이름으로 죽대 선생을 지킬 수밖에 없겠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명균이 죽대 선생에게 다가갔다.

 

“나가시기 전에 제가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해도 되겠습니까?”

 

“안 되네.”

 

자신의 말을 거절할 줄은 몰랐던 명균이 급히 말했다.

 

“죽대 선생께서 나가시기 전에 제가 잠시만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안 되네. 나는 저런 무뢰배들이 겁나지 않네.”

 

말과 함께 죽대 선생은 굳게 닫혀 있는 대문을 강하게 밀었다.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으며 죽대 선생은 문득 문을 고정하고 있는 경첩을 바라보았다.

 

‘오 씨에게 기름칠 좀 하라고 해야겠군. 문 열리는 소리가 이리 시끄러워서야 공부하는 아이들이 불편할 것이 아니겠나.’

 

잠시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하던 죽대 선생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죽대 선생이다!”

 

“죽대 선생이 나왔다!”

 

죽대 선생이 나오자 무인들이 술렁거리며 조금씩 방헌학관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런 무인들의 모습에 명균이 급히 죽대 선생의 귀를 손으로 막고는 그대로 사자후를 질렀다.

 

“멈춰라!”

 

“크윽!”

 

“으악! 내 귀!”

 

“우엑!”

 

명균의 사자후에 다가오던 무인들 중 내공이 약한 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러자 무인들이 움찔한 얼굴로 멈추었다. 이것이 바로 명균이 노린 것이었다.

 

무인들이 집단으로 행동하기 전에 그 기세를 꺾어 버리는 것 말이다.

 

그리고 그의 생각대로 무인들은 명균과 무당파 고수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런 무인들을 보며 명균이 손을 들었다.

 

타타탓!

 

그러자 방헌학관의 담 위로 백의 도복을 휘날리며 무당파 고수들 십여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방헌학관의 문으로 제갈세가의 무인들이 뛰어나오더니 죽대 선생의 주위를 감쌌다.

 

그런 무당과 제갈세가 무인들의 행동에 방헌학관을 포위하고 있는 무인들의 기세가 줄어들었다.

 

아무리 수가 많다고 해도 상대는 무당파와 제갈세가인 것이다. 그런 무인들의 모습에 명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 저들이 사태 파악을 했으니, 흥분만 하지 않는다면 혼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나 전 한림원 대학사인 죽대 박현에게 전진도해에 대해 묻고 싶은 자는 앞으로 나서라! 내 거리낌 없이 모두 밝혀 줄 것이니!”

 

쿵!

 

죽대 선생의 말에 명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런! 간신히 저들을 눌러놨는데 어쩌자고 저런 말을!’

 

무당의 이름으로 간신히 진정을 시킨 무인들에게 전진도해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하다니…… 마른 짚더미에 불길을 가져다 댄 것과 같았다.

 

명균의 짐작대로 죽대 선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인들의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전진도해!”

 

“역시 죽대 선생이 전진도해에 대해 알고 있었어!”

 

“죽대 선생, 나에게 말을 해 주시오!”

 

“아니, 다른 사람 말고 나에게만 말을 해 주시오!”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죽대 선생을 향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명균이 급히 소리쳤다.

 

“태극팔괘진을 펼쳐라!”

 

파파팟!

 

명균의 외침에 무당파 고수들이 죽대 선생 주위로 모여들더니 검진을 형성했다.

 

그 모습에 제갈현진이 제갈세가 무인들을 향해 외쳤다.

 

“북두천강진!”

 

“존명!”

 

제갈현진의 외침에 제갈세가 무인들이 빠르게 흩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하더니 무당파 고수들 옆에 검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화아악!

 

순간 두 집단의 검진에서 무형의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그 기운에 앞장서서 달려들던 무인들이 급히 멈추었다.

 

“헉! 무, 물러서!”

 

“멈춰!”

 

“멈추라고!”

 

하지만 그것은 공허한 외침밖에는 되지 않았다. 멈추려는 무인들 뒤에 있는 자들은 멈출 생각이 없는 것이다.

 

아니, 그들은 더욱 빨리 앞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들의 머리에는 전진도해라는 네 글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전진도해!”

 

“죽대를 잡으면 전진도해를 얻을 수 있다!”

 

다가오는 무인들을 향해 명균이 강하게 일갈을 질렀다.

 

“갈!”

 

명균의 전력을 다한 일갈에 무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하지만 곧 그들은 뒤에서 달려오는 무인들에 짓밟히며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졌다.

 

‘이런 제길! 완전히 정신을 놓았구나!’

 

입술을 깨문 명균은 자신의 뒤에 있는 죽대 선생을 바라보았다. 죽대 선생은 갑자기 밀려오는 무인들의 모습에 놀란 듯하기는 했지만 얼굴엔 침착함이 어려 있었다.

 

‘누구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속으로 중얼거린 명균은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무인들을 보며 소리쳤다.

 

“출수하라!”

 

“존명!”

 

명균의 외침과 함께 무당파 고수들의 검에서 검기가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그 주위로 비명소리가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크악! 내 팔!”

 

“으악!”

 

“살려줘!”

 

무당파 사람들 주위로 순식간에 쌓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시신과 팔 다리에 명균은 나직하게 도호를 외웠다.

 

“무량수불.”

 

한편, 방헌학관이 보이는 죽림 속에는 회색의 무복을 걸친 평범하게 생긴 소녀가 있었다.

 

“크악!”

 

“으아악!”

 

방헌학관에서 벌어진 싸움을 지긋이 바라보던 소녀는 무당파 사람들에게 보호 받고 있는 죽대 선생을 응시했다.

 

‘전진도해를 얻어야 한다.’

 

죽대 선생을 응시하며 전황을 살피던 소녀의 옆으로 대머리 노인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윽!

 

“숨어 있던 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의 말에 소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방헌학관을 공격하고 있는 자들은 대부분 일류도 되지 못하는 무인들이었다.

 

물론 그 속에 무공을 숨기고 있는 자들도 있었지만, 지금 가장 위험한 자들은 이 죽림에 숨어 전황을 살피고 있는 자들이었다.

 

물론 소녀와 그 부하들도 그에 속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주의해야 할 자들이 있나요?”

 

“대두쌍웅과 형산마응, 오절마왕.”

 

“오절마왕? 그 마두가 감히 무당파가 있는 호북에 발을 들였다는 말인가요?”

 

“혼자라면 감히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무당파도 어쩌지 못할 것입니다.”

 

“일이 어렵게 되는군요.”

 

소녀의 말에 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성녀께서 명을 내리신다면 저 철갑법왕과 철갑호교단은 죽음을 불사할 것입니다.”

 

성녀라 불린 소녀가 노인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본교의 기둥을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월신 사자는 못 찾았습니까?”

 

“대수 쪽 세력만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는 듯합니다.”

 

“으득!”

 

철갑법왕의 말에 성녀가 이빨을 갈았다.

 

‘대수가 전진도해를 순순히 교에 넘긴다면 이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을 것인데…… 제길! 대수를 미리 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성녀가 철갑법왕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죽대 선생을 데려갈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확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성녀가 명하시면…… 저와 철갑호교단은 반드시 임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믿음직스러운 철갑법왕의 말에 미소를 지은 성녀는 슬쩍 방헌학관 쪽을 바라보았다.

 

“양쪽이 지치고…… 숨어 있는 자들이 움직이고 난 후, 저희들이 움직입니다.”

 

성녀의 말에 철갑법왕이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안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움직일 것이라면 지금 움직여야 합니다.”

 

“네? 지금 움직이게 되면 숨어 있는 자들이 우리를 노릴 거예요.”

 

“맞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숨어 있는 자들도 성녀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됩니다.”

 

“아!”

 

무언가 알겠다는 듯 감탄성을 뱉는 성녀를 보며 철갑법왕이 학관을 바라보았다.

 

“죽대라는 자를 데려 올 거라면 지금 혼잡할 때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뒤는 철갑호교단이 지킬 것입니다.”

 

쿵!

 

철갑법왕의 말에 성녀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지금 철갑호교단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입니까?”

 

“희생이 없이는 얻을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철갑호교단은 본교의…….”

 

“본교의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망설이는 듯 말이 없는 성녀를 보며 철갑법왕이 강하게 말했다.

 

“마교를 보십시오. 모두가 지탄하는 사악한 무리이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전진도해는 본교에 그와 같은 힘을 줄 것입니다. 우리 대에는 안 되겠지만 후대의 교인들은 양지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말과 함께 철갑법왕이 손을 들자, 순간 그들이 있는 곳에 수십 명의 회의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 말 없이 부복하고 있는 회의인들을 보던 성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죽대 선생을…… 데려오세요.”

 

성녀의 말과 동시에 회의인들이 고개를 숙였다.

 

“존명!”

 

“존명!”

 

태극팔괘진을 운용하며 무인들을 막아내던 명균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죽림에서 일순간 강한 군기(軍氣)가 솟구친 것을 느낀 것이다.

 

‘숨어 있던 자들이 움직인다.’

 

- 사형!

 

명백의 전음에 명균이 힐끗 그를 돌아보았다.

 

- 은신한 자들이 옵니다.

 

- 알고 있다. 만약…… 상황이 불리해지면 네가 죽대 선생을 데리고 피하거라.

 

- 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사형이 죽대 선생을 모시고 피하십시오.

 

- 네가 간다.

 

단호하게 명백에게 명을 내린 명균이 죽림 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희의인 수십 명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제7-13장 죽대 선생의 위기

 

꽝! 꽝!

 

“크악!”

 

“뭐, 뭐야!”

 

“이것들이!”

 

죽림에서 뛰어나온 회의인들은 앞을 가로막는 무인들을 닥치는 대로 베어 넘기며 학관을 향해 무인지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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