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1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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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8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129화
화아악!
맹렬하게 기운을 끌어 올린 팽문이 등에 메어진 적호를 그대로 뽑아들었다.
화르르륵!
순간 팽문의 도에서 맹렬한 강기성화의 불꽃이 솟구쳐 올랐다. 그 모습에 구양과 초위들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헉! 강기성화다!”
“강기성화! 어떻게?”
무공을 잃었다고 소문이 난 하북의 천룡의 도에서 강기성화가 솟구치니 그들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놀란 눈을 치켜뜨고 있을 때 팽문이 소리쳤다.
“모두 물러나라!”
팽문의 외침에 사람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강기성화를 시전하는 고수가 이렇게 경고를 한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화르륵!
강기성화가 솟구치는 적호를 치켜든 채 팽문이 다시 외쳤다.
“나와라! 나오지 않는다면 그대로 땅속에서 죽게 될 것이다!”
외침과 함께 팽문이 그대로 적호를 땅에 내리꽂았다.
꽝!
적호가 땅에 꽂히는 것과 함께 주위의 땅들이 요란하게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퍼퍼퍼펑!
그리고 그와 동시에 땅속에서 한 인영이 솟구쳤다. 온몸에서 피를 흘리며 나타난 회의인이 그대로 몸을 날렸다.
“쫓아라!”
“잡아!”
회의인을 쫓아 백호단원들이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팽문 역시 그를 쫓기 위해 몸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팽문의 몸은 솟구치지 못했다. 호현이 자신의 손을 강하게 쥔 채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왜?”
“밑에 한 명 더 있습니다!”
그 말에 팽문이 고개를 숙였다. 이리저리 박살이 난 땅 사이로 작은 구멍이 보이고 있었는데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호현 학사가 있다고 한다면 진짜 있는 거겠지.’
속으로 중얼거린 팽문이 백호단 단장 패도 팽유철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 그자, 맡기겠습니다.
팽문의 전음에 자객의 앞을 가로막은 팽유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팽유철의 말에 팽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근추를 시전했다.
우지끈!
순간 땅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팽문의 몸이 땅속으로 파고들었다.
땅을 무너뜨리며 아래로 떨어진 팽문은 곧 작은 통로에 내려설 수 있었다.
길게 늘어진 통로에는 팽문이 한 공격에 거의 무너져 있었다.
“저기!”
호현의 말에 팽문이 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고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파파팟!
몇 번 몸을 날리지 않은 팽문은 작은 벽을 발견했다. 그에 팽문이 그대로 도를 휘둘렀다.
꽝!
굉음을 내며 벽이 부셔져 버린 곳으로 팽문이 그대로 몸을 날렸다. 도로 몸을 보호하며 나온 팽문이 주위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작은 지하 공간이라는 것을 안 팽문이 주위를 훑고 있을 때 호현이 위를 가리켰다.
“위입니다!”
그 말에 팽문이 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몸을 솟구쳤다.
꽝!
단단한 벽돌을 뚫고 몸을 솟구친 팽문은 자신이 바로 찻집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찻집 안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바닥을 뚫고 나타난 팽문의 모습에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밖에서 사람들이 싸우고 난리가 나 놀라고 있었는데 갑자기 땅에서 사람이 솟구치다니…….
사람들이 당황해 하고 있을 때 호현이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한 사람을 지목했다.
“저 사람입니다.”
호현이 가리킨 사람은 평범한 인상과 복장을 한 중년인이었는데, 그는 갑자기 호현이 자신을 가리키자 놀란 듯 자신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저, 저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치켜뜨고 있는 중년인의 얼굴은 정말 순박한 얼굴이었다. 게다가 몸의 움직임조차도 무공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듯 무방비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그런 중년인의 모습에 팽문이 자기도 모르게 호현을 바라보았다.
“진짜 저자입니까?”
팽문의 말에 호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중년인이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호현의 눈에는 그의 몸에서 흐르는 강력한 기운이 보이는 것이다.
“저자가 확실합니다.”
호현의 말에 팽문이 적호를 앞으로 내민 채 중년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팽문이 달려드는 모습에 겁을 먹은 표정을 짓던 중년인이 자신의 머리로 떨어져 내리는 도를 보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빌어먹을!’
속으로 중얼거린 중년인이 그대로 몸을 회전하며 솟구쳤다.
파앗!
중년인이 있던 허공을 가르며 지나가는 적호의 모습에 팽문이 소리쳤다.
“역시 한패구나!”
고성을 지른 팽문이 그대로 허공으로 솟구치며 중년인의 몸을 쫓았다.
제6-6장 팽가의 소가주
팽가의 거대한 대연무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팽가 무인들뿐만 아니라 팽가 소가주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하북 인근의 지주들과 명숙들이 모두 모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팽가의 대연무장은 발을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그런 대연무장 한쪽에는 작은 비무대가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비무대의 한쪽에는 팽극과 남궁무진 등이 착석을 한 채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스윽 훑어보며 남궁무진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외적인 모습일 뿐, 그의 속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한 상황이었다.
‘뇌영 일호에게서 연락이 없다. 대체 무슨 일이지?’
자신의 호위 무사이자 최측근 심복이라고 할 수 있는 뇌영 일호에게서 연락이 없는 것이다.
‘설마…… 잡힌 것인가? 아니야 뇌영 일호가 누구인데 잡힌다는 말인가?’
뇌영 일호는 남궁삼영으로 통하는 남궁세가의 숨겨진 무인들과 현 남궁세가의 모든 무인들을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절대고수인 것이다.
‘뇌영은 팽가주와 겨루어도 뒤질 아이가 아니다.’
뇌영 일호에 대한 믿음을 가지며 남궁무진이 슬쩍 팽정을 바라보았다.
팽정은 화려한 금의에 금강석이 박힌 영웅건을 쓴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팽정을 보던 남궁무진이 팽극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식은 언제 진행하실 생각이신가?
남궁무진의 전음에 팽극이 눈가를 찡그렸다. 그런 팽극의 모습에 남궁무진이 미소를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 그런데…… 증거를 가지고 오겠다는 팽문 그 아이는 왜 안 보이나?
- 돌아올 것입니다.
- 그래, 돌아와야지.
팽극의 차가운 전음에 남궁무진이 속으로 웃었다.
‘그래, 돌아와야지. 그래야 우리 팽정의 앞길에 걸림돌이 없어질 것이니.’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은 팽극의 옆에 앉아 있는 남궁미소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가서 네 남편에게 소가주 취임식부터 하자고 전하거라.
남궁무진의 전음에 남궁미소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팽극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보, 손님들 기다리시는데 식을 거행하시지요.”
“아직 문이가 오지 않았소. 문이가 오면 식을 거행할 것이니 기다리시오.”
“하지만 문이가 언제 올 줄 알고…….”
“올 것이오. 기다리시오.”
단호한 팽극의 말에 남궁미소는 아미를 찡그렸다.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비무대 밑에서 한 중년인이 올라왔다.
“형님.”
비단으로 만들어진 황의 무복을 멋지게 차려 입은 잘생긴 중년인의 등장에 팽극의 얼굴이 굳어졌다.
“육제.”
팽극의 부름에 육제라 불린 팽가의 오대봉공 중 다섯째이자 황궁 수비대 대장을 맡고 있는 금황기린 유진이 포권을 해 보였다.
“황궁에 일이 있어 오늘에야 오게 되었습니다.”
“왔으니 되었네.”
팽극의 무뚝뚝한 모습을 이상하다는 듯 보던 유진이 옆에 있는 남궁미소에게 포권을 해 보였다.
“형수님은 갈수록 미모가 빛을 더해 가십니다. 황궁 안에서 수많은 귀인들과 비들을 봤지만 그 여인들도 형수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것입니다.”
유진의 아부에 남궁미소가 입을 가리며 웃었다.
“호호호! 황제 폐하를 모시는 귀인과 비들의 미모에 어찌 저를 비교할 수 있겠어요.”
남궁미소의 말에 유진이 급히 손을 저었다.
“어찌 제가 형님과 형수님 앞에서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저는 이때까지 단 한 번도 형님과 형수님 앞에서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호호호! 하여튼 잘 오셨어요. 오늘 같은 날 오숙이 안 계시면 날이 살지 않아요.”
“그래서 특별히 휴가까지 내서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황궁은 제가 없으면 일이 돌아가지를 않습니다.”
유진의 말에 남궁미소가 맞는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미소와 유진의 대화를 듣고 있던 팽극이 입을 열었다.
“유제에게는 인사 하였느냐?”
“바로 이곳에 오느라 아직 인사를 못했습니다.”
말과 함께 유진이 주위를 둘러보다 이상한 듯 팽극을 향해 물었다.
“그런데 셋째 형님이 안 보이시네요. 응? 다른 형님들도 안 보이는군요. 다들 어디 가셨습니까?”
“아직 유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모양이구나.”
“셋째 형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유진의 말에 팽극이 고개를 저었다.
“호가전에 가면 형들이 있을 것이다. 다녀오거라.”
“호가전에요? 아!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유진이 비무대를 내려갔다.
그런 유진을 보며 팽극은 한숨을 쉬었다. 그들 의형제 중 유독 유원대를 따르던 유진이니…… 그가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픈 것이다.
그런 팽극을 보며 남궁미소가 슬며시 말했다.
“이숙의 장례는 어찌 하실 생각이신가요?”
남궁미소의 말에 팽극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것이오?”
“그럼 제가 왜 묻겠어요?”
그런 남궁미소를 보던 팽극의 마음은 착잡했다. 팽문의 말대로 그를 암살하려 했던 자들이 남궁세가와 관련이 있다면, 유원대의 죽음 역시 남궁세가와 관련이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은…… 남궁미소 역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잠시 그녀를 보던 팽극이 입을 열었다.
“장례는 유제를 해한 범인을 잡는 날이 될 것이오.”
“언제 잡힐지 알고…….”
“유제를 해한 자의 목이 없다면…… 유제의 장례도 없소.”
단호한 팽극의 말에 남궁미소가 알아서 하라는 듯 고개를 돌려 버렸다.
웅성웅성!
“그런데 취임식은 언제 하는 거야?”
“그러게. 이러다 해 떨어지겠네.”
“저녁에 하려는 건가?”
“저녁에 할 거였으면 저녁 때 불렀겠지. 이거 아침부터 추운 날씨에 계속 서 있었더니 다리가 다 아프군.”
날이 저물어가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입에서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팽가 소가주 취임식이 있다고 해서 먼 길을 왔는데 별 다른 설명도 없이 이렇게 기다리게 하니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남궁무진이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궁무진이 일어나는 것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집중이 되었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남궁무진이 팽극에게 다가갔다.
“사위.”
남궁무진의 말에 굳은 얼굴로 앉아 있던 팽극이 입을 열었다.
“남궁 대협, 공식 석상입니다.”
팽극의 말에 남궁무진과 남궁미소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무리 공식 석상 자리라고 해도 장인인 남궁무진에게 남궁 대협이라니…….
“당신!”
“조용히 하시오.”
남궁미소의 말을 막은 팽극이 남궁무진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남궁무진이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좋아, 공과 사는 구분해야겠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팽 가주 취임식은 언제 할 생각인가? 자네 말대로 공과 사는 구분을 해야 한다면…… 이 많은 손님들을 모셔두고 취임식을 미루는 것은 공적인 일인가, 아니면 사적인 일인가?”
“으득!”
이빨을 깨무는 팽극을 보며 남궁무진이 말을 이었다.
“내 말이 틀렸다면 이야기 하시게. 내 말이 틀린 것인가?”
남궁무진의 말에 팽극은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자 남궁무진이 팽정에게 시선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