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123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0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123화
“저는 학사가 그렇게 대단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무당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믿지 않는 듯한 남궁미소의 모습에 남궁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그 이야기를 전부 믿지 않았으니 남궁미소의 말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눈으로 팽문을 보기 전이다.
무공을 잃었던 팽문이 무당학사와 함께 산에 들어가고 나왔는데…… 잃었던 무공을 회복해 돌아온 것뿐만 아니라 더 강해져서 왔으니 말이다.
그것을 직접 본 이상 무당학사라는 소문을 믿을 수밖에.
“무당학사가 팽가에 돌아오면 되도록 적대하지 말고 잘 대해주거라.”
“그 학사는 팽문 편이에요. 그런 자를 어떻게 잘 대해주나요?”
“팽문이야 어차피 목이 잘릴 녀석이다.”
팽문의 목이 잘린다는 말에 남궁미소의 얼굴이 굳어졌다. 잠시 얼굴이 굳어져 있던 남궁미소가 슬며시 말했다.
“정말 팽문의 목을…….”
“잘라야지.”
“하지만…….”
머뭇거리는 남궁미소의 모습에 남궁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팽문 문제에 관해서는 하지만이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다. 팽문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잠시 말을 멈춘 남궁무진이 남궁미소를 바라보았다.
“너도 보았지 않느냐. 그 아이가 무공을 회복한 것을 본 팽가 무사들의 눈빛을 말이다.”
남궁무진의 말에 남궁미소가 아까 보았던 팽가 무인들을 떠올렸다. 그런 남궁미소를 보며 남궁무진이 말했다.
“팽가 무인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소가주 임명식에 대한 것은 사라졌다. 그들의 마음속에 팽문이라는 소가주가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팽문의 무위를 보았지 않느냐. 우리 유아를 단숨에 밀어붙인 무공이다. 아마 후기지수 중 팽문 그 아이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팽가에서 팽문이 아닌 팽정에게 소가주 지위를 줄 것이라 생각하느냐?”
남궁무진의 말에 남궁미소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 말대로 팽문이 무공을 잃었다면 모를까 그가 무공을 회복했다면 팽가에서는 소가주 자리를 팽정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무공으로 정해지는 것이 바로 무가이니 말이다.
*
*
*
호현이 넣어주는 자연지기를 가득히 받아들인 팽문은 나무를 향해 신중하게 다가갔다.
팽문의 눈에는 주위와 전혀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나무들이었지만 자연지기를 보는 호현이 이상하다고 한 이상 분명 이상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팽문은 호현을 전적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신중하게 나무를 향해 다가가는 팽문과 손을 잡고 그 뒤를 따르던 호현이 순간 발을 통해 기운을 뿜어냈다.
꽝!
폭음과 함께 호현과 팽문의 몸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팽문이 왜라는 표정을 짓는 것과 함께 호현이 소리쳤다.
“자객들입니다!”
호현의 외침에 놀란 팽문이 급히 아래를 바라보았다.
호현이 발을 통해 기운을 뿜어낸 곳에는 큰 웅덩이가 파여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장검 한 자루가 위를 향한 채 놓여 있었다.
그제야 팽문은 호현이 왜 급히 솟구쳤는지 알 수 있었다. 발밑에 숨어 있던 자객이 그들의 발을 향해 검을 찔러 넣으려 했던 것이다.
‘살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만약 호현이 아니었다면 검에 발을 꿰었을 것을 생각하니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놀란 것은 팽문만이 아니었다. 호현 역시 놀라고 있었다.
갑자기 땅 밑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느껴져 놀라 몸을 솟구쳤는데, 그 밑에서 검이 튀어나와 있으니 말이다.
주루룩!
호현이 밑을 보고 있을 때 검이 튀어나와 있는 땅에서 붉은 핏줄기가 흘러나왔다.
“피?”
그리고 호현의 눈에 땅 여기저기서 기운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방금까지는 보이지 않던 기운들이 말이다.
파파팟!
순간 땅에서 열 명이 넘는 흑영들이 솟구쳐 올랐다. 그러고는 사방으로 흩어지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팽문이 그대로 휘파람을 불었다.
“삐이이익!”
날카롭게 울리는 팽문의 휘파람 소리가 소구산 구석구석을 휘돌며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팽문의 지시대로 소구산을 포위하고 있던 유원대는 갑자기 날카롭게 울리는 휘파람 소리를 듣고는 번개처럼 몸을 날렸다.
소구산 일대에 흩어져 있던 팽가의 인력들이 모두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일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제6-3장 믿을 수 없는 배신
“삐이이익!”
휘파람을 크게 부는 것과 동시에 팽문의 몸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흑의인들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파앗!
공기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팽문의 몸이 번개처럼 흑의인 중 한 명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헉!”
팽문이 다가오는 것에 놀란 흑의인이 헛바람을 삼키고는 급히 방향을 바꾸었다.
팟!
전력으로 달리던 방향에서 거의 직각으로 꺾이며 달려가는 흑의인의 모습에 팽문의 얼굴에 감탄이 어렸다.
“대단한 경공.”
하지만 그렇다고 적에게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팽문이 땅을 강하게 박찼다.
파파팟!
그와 함께 땅에 있던 돌멩이 몇 개가 허공으로 솟구쳤다.
“암기다!”
외침과 함께 팽문이 적호를 강하게 휘둘렀다. 적호와 부딪힌 돌멩이들이 빠르게 흑의인의 등을 향해 날아갔다.
파파팟!
앞에서 빠르게 도망을 치던 흑의인은 뒤에서 맹렬한 소리를 내며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에 기겁을 한 듯 급히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와 동시에 흑의인의 발밑으로 돌멩이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돌?”
암기라는 소리에 놀라 회피했는데 돌이라니……. 하지만 고수가 날린 돌이니 그 위력은 암기와 비교해도 뒤진다 할 수 없었다.
어쨌든 흑의인이 허공에 잠시 주춤한 사이 어느새 따라 온 팽문이 그의 목을 향해 도를 휘둘렀다.
파앗!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휘둘러지는 도의 모습에 흑의인이 질끈 눈을 감았다.
저항을 하지 않고 눈을 감아버리는 흑의인의 모습에 팽문이 놀라 급히 도를 회전시켰다. 팽문은 흑의인을 잡으려는 것이지 죽이려는 것은 아닌 것이다.
퍽!
“끄윽!”
도를 등에 맞은 흑의인이 한쪽으로 튕겨 나갔다.
우지끈! 우지끈!
흑의인의 신형이 나무 두 그루를 부러뜨리며 날아가는 것을 본 팽문이 신음을 토했다.
“이런! 죽으면 안 돼!”
경공 실력을 보고 고수라고 생각해 공격에 힘을 주었는데 이렇게 쉽게 당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일갈을 지른 팽문이 급히 쓰러져 있는 흑의인에게 다가갔다.
울컥!
도날이 아닌 도등으로 때렸다고 하지만 그 충격이 워낙에 커서인지 흑의인의 복면은 이미 그가 토한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에 놀란 팽문이 적호를 땅에 꽂고는 복면을 찢어 내렸다. 피에 물든 복면이 호흡을 방해할까 싶은 것이다.
찌익!
거친 소리를 내며 찢겨지는 복면 사이로 중년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입가에 피를 흘리는 중년인의 머리를 잡은 팽문이 급히 물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팽문의 고성에 피를 토하던 중년인이 그를 보다가 웃었다. 그러다 순간 그의 입에서 진한 약향이 흘러나왔다.
“독? 이런!”
그에 놀란 팽문이 급히 중년인의 목을 잡았다. 어떻게든 독약이 그 목을 넘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죽고자 하는 중년인을 막지는 못했다.
꾸루루룩!
순간 중년인의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더니 고개를 떨구기 시작했다.
“제길!”
중년인의 목숨이 절명한 것을 안 팽문이 급히 몸을 일으켰다.
“다른 자를 찾아야 합니다!”
말과 함께 팽문이 몸을 솟구쳤다. 그런 팽문의 손에 잡혀 하늘로 솟구치던 호현이 고개를 숙여 방금 죽은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온 자객이 무슨 대의와 명분이 있기에 목숨까지 버리면서 비밀을 지키려 한다는 말인가.’
호현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대 선생 역시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충언을 했고 그 대가로 황상의 노여움을 사 파직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죽어 있는 자객은 팽문을 죽이려 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지금 스스로 독약을 먹고 자살을 한 것이다.
결코 대의나 명분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대의와 명분도 없거늘 어찌 이리도 목숨을 함부로 한다는 말인가. 자신의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효의 근본이자 시작이거늘 이들은 낳아준 부모도 없단 말인가.’
호현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그는 팽문의 손에 잡혀 숲을 질주하고 있었다.
지상과 이(二)자 형태가 될 정도로 붕 뜬 호현은 팽문의 손에 잡혀 덜렁거리고 있었다.
팽문이 얼마나 자객들에 대해 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런 호현의 모습에 신경을 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호현 역시 자살을 한 자객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자신이 그런 낭패한 모습인지 모르고 있었고 말이다.
하여튼 숲을 빠르게 내달리던 팽문의 귀에 고성이 들려왔다.
“수상한 놈이다!”
“잡아!”
고성을 듣는 순간 그것이 백호단원들의 외침이라는 것을 안 팽문이 소리쳤다.
기운을 극성으로 끌어 올리며 사자후를 토했다.
“독약을 입에 물고 있다!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
팽문의 사자후를 들었는지 사방에서 백호단원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존명!”
“존명!”
사방에서 외쳐오는 고성을 들으며 팽문이 빠르게 몸을 날렸다. 자신이 명을 내린 이상 백호단원들은 상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사방으로 흩어진 자들을 모두 상대할 수는 없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돼.’
속으로 중얼거린 팽문이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호현 학사, 주위에 가장 가까운 자객이 어디입니까?”
팽문의 외침에 죽은 자객에 대해 생각하던 호현이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호현이 한쪽을 가리켰다.
“저쪽!”
호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팽문의 신형이 번개처럼 쏘아져나갔다.
그렇게 번개처럼 몸을 날리던 팽문과 호현의 눈에 한 흑의인을 공격하고 있는 유원대의 모습이 보였다.
“이놈!”
분노에 어린 외침을 토하며 유원대의 도에서는 맹렬한 도강이 솟구치고 있었다.
도강을 뿜어내며 고성을 지른 유원대가 흑의인을 향해 맹렬하게 공격을 하고 있었다.
유원대로서는 자신의 제자라고 할 수 있는 팽문을 암살하려 했던 자를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모습에 팽문이 다급히 소리쳤다.
“배후를 밝히기 전에는 죽여서는 안 됩니다!”
“알고 있다! 허나 팔다리 하나쯤은 잘라야겠다!”
고함과 함께 유원대가 몸을 숙이더니 빠르게 회전을 했다.
파파파팟!
팽이처럼 회전을 하는 유원대의 주위를 날카로운 도풍이 휘어감았다.
유원대의 절기인 지당도법이 펼쳐진 것이다.
파파파팟!
유원대의 주위를 휘어감은 도풍이 순간 흑의인의 사지로 뿜어져나갔다.
그에 놀란 흑의인이 몸을 솟구치려는 순간 그의 머리 위로 날카로운 도풍이 날아들었다.
“헉!”
그에 놀란 흑의인이 몸을 웅크리는 순간, 그의 몸을 도풍이 베어 들어갔다.
서걱! 푸화악!
“크악!”
오른팔과 오른다리가 잘려 나가며 피가 솟구치고 흑의인이 쓰러졌다.
흑의인이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유원대가 손가락을 퉁겼다.
타타탓!
유원대의 손가락에서 퉁겨진 지풍이 흑의인의 몸을 점하는 것과 함께 그 앞에 내려선 팽문이 급히 몸을 숙였다.
우직!
거칠게 흑의인의 입을 틀어 쥔 팽문이 손가락을 그 안에 집어넣었다.
팽문의 손가락이 흑의인의 어금니를 통째로 뽑아내었다.
우두둑!
“끄으윽!”
생니가 뽑히는 고통에 흑의인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하지만 이미 유원대에 의해 점혈이 된 상태이기에 흑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흑의인의 입에서 뽑힌 어금니를 팽문이 바라보았다. 어금니 뒤쪽에는 작은 금색의 환이 붙어 있었다.
바닥에서 돌을 주어 그것을 으깨자 그 안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