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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21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4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21화

‘이틀 후 팽문의 목이 떨어질 때에도 그렇게 단호할 수 있는지 보겠다.’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자리를 벗어나려다 문득 팽문이 사라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팽문과 같이 간 자가 호현 학사인가? 흠…… 현강 그 아이가 사람 하나는 잘 보았군.’

 

남궁현강이 호현을 남궁세가로 초빙하기 위해 방헌에 있다는 것을 떠올린 남궁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공을 잃고 폐인이 됐다는 팽문이 무공을 회복한 것을 넘어 더욱 강해져서 나타난 것을 보니 호현에 대한 소문이 거짓이 아닌 것이다.

 

‘무당학사라는 별호가 허명이 아니로군. 무당학사가 왜 팽문을 돕는지 알아야겠어.’

 

속으로 중얼거리는 남궁무진의 머리 속에서는 몇 가지 계획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

 

*

 

질풍과 같은 속도로 팽문은 소구산을 오르고 있었다.

 

타타탓!

 

단전에서 터질 것처럼 충만한 기운을 연신 발을 통해 뿜어내며 달리던 팽문은 곧 습격을 받았던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누구냐!”

 

“웬 놈이냐!”

 

팽문이 숲을 뚫고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백호가 수놓아진 무복을 입은 무인 둘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로 팽문을 찾기 위해 소구산에 투입된 백호단원들이었다. 갑자기 숲에서 뛰쳐나온 사람을 향해 달려들던 백호단원은 곧 팽문을 알아보고는 얼굴에 반색이 어렸다.

 

지금 팽문이 발휘한 경공을 봤을 때 그의 무공이 회복된 것을 안 것이다.

 

“소가주님의 대공을 축하드립니다!”

 

“소가주님을 대공을 축하드립니다!”

 

두 사람의 얼굴에 떠오른 반가운 기색을 보며 팽문이 급히 물었다.

 

“백호대 형제들이 이곳에는 무슨 일인가?”

 

“소가주님을 찾기 위해 철 봉공께서 백호대를 이끌고 오셨습니다. 저희는 이곳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남아 있었습니다.”

 

“철 숙부께서? 숙부님은?”

 

“지금 소구산 일대를 수색하고 계십니다.”

 

백호단원의 말에 팽문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크게 휘파람을 불었다.

 

“삐이이익!”

 

휘파람에 담긴 웅후한 기운을 느낀 백호단원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 무공을 잃으시기 전보다 내력이 더욱 증진하신 듯하네.

 

- 나는 소가주를 믿었네.

 

- 나 역시 마찬가지네. 하하, 이제 본가가 다시 일어서겠구만.

 

두 사람이 전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팽문이 그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철 숙부와 백호대가 도착하면 소구산 일대를 포위하고 들고 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해야 한다. 그것은 하늘을 나는 새도 소구산에 들고 나면 안 될 것이다.”

 

“존명!”

 

팽문의 명에 백호단원들이 그 연유도 묻지 않고 큰 소리로 답을 하며 부복했다. 그들의 목소리에 담긴 진심에 팽문이 쓰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회복이 된 줄 알고 이리도 좋아하다니…….’

 

속으로 중얼거린 팽문이 주먹을 꽉 쥐었다.

 

‘팽가를 모독한 자들……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팽가를 속이고 모욕한 남궁세가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느끼며 팽문이 호현을 안고는 숲으로 몸을 날렸다.

 

숲으로 사라지는 팽문의 모습을 보며 백호단원들의 얼굴에 자랑스러움이 어렸다.

 

팽가의 자랑, 천룡이 부활한 것이다.

 

호현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온 팽문은 주위를 날카롭게 훑어보았다.

 

‘철 숙부가 나를 찾기 위해 소구산에 왔다면 이 일대를 훑었을 것이다. 그 말은…… 이곳에 숨어 있던 자들의 은신술과 흔적을 지우는 실력이 무척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위를 훑어보던 팽문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자객들에게 쫓겨 움직였던 노선을 따라 몸을 날렸다.

 

타타탓!

 

그렇게 얼마를 달리던 팽문의 눈에 달려오는 일단의 무인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두 명의 중년 무인도 말이다.

 

“철 숙부! 유 숙부!”

 

두 무인은 바로 질풍마도 철제와 무적도객 유원대였다. 그들도 앞에서 달려오는 팽문을 봤는지 얼굴에 반가움과 경악이 어려 있었다.

 

갑자기 휘파람 소리가 들려서 무슨 일인지 달려오다가 팽문을 보게 된 것이다.

 

“팽문!”

 

팽문을 부르며 그 앞에 내려선 철제와 유원대가 급히 그의 몸을 어루만졌다.

 

“자네 대체 이게……?”

 

“무공을 회복한 것인가?”

 

철제의 말에 유원대가 웃으며 소리쳤다.

 

“하하하! 철 동생, 방금 팽 조카가 경공을 시전한 것을 보지 못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인가!”

 

유원대의 말에 철제가 팽문을 향해 다시 물었다.

 

“저는 조카의 입에서 그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습니다.”

 

“하긴 이렇게 좋은 이야기는 당사자에게 직접 듣는 것이 더 좋겠지. 팽문, 시원하게 말을 하거라. 무공이 회복이 되었다고 말이다! 하하하!”

 

기분 좋게 대소를 하는 유원대를 보며 팽문이 입술을 깨물었다. 현재 그가 무공을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호현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무공을 회복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둘을 위해 거짓을 말하는 것도 어려운 팽문이 고개를 숙였다.

 

“아직은 회복을 했다 할 수 없습니다.”

 

“하! 방금 네가 보인 경공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거늘…… 설마 지금보다 더 발전할 여력이 있는 것이냐?”

 

자신의 말을 오해한 유원대를 보며 쓰게 고개를 젓던 팽문이 급히 말했다.

 

“그보다 소구산에서 수상한 자들을 보지 못하였습니까?”

 

“자객들 말이군.”

 

“그렇습니다.”

 

“자객의 시신 하나가 있던데, 소가주가 한 것인가?”

 

철제의 입에서 나온 소가주라는 말에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이제 소가주가 아닙니다.”

 

“아니, 무공을 회복한 이상 소가주 자리는 자네뿐이네.”

 

“그럼 그렇고말고. 문이가 무공을 회복했는데 어떻게 팽가에 다른 소가주가 있을 수 있겠나.”

 

철제와 유원대의 말에 팽문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두 사람을 향해 급히 말했다.

 

“자객들 흔적은 찾으셨습니까?”

 

급한 듯해 보이는 팽문의 모습에 철제가 고개를 저었다.

 

“시신 한 구 외에는 찾지 못했네.”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팽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지금 소구산 일대에 천라지망을 펼쳐 주십시오.”

 

“소구산? 소가주는 자객들이 아직 이곳에 있다고 보는 건가?”

 

그 말에 유원대가 팽문을 향해 말했다.

 

“소가주가 습격을 당하고 난 지 시간이 많이 지났네. 자객들은 이미 소구산을 벗어났을 것이야. 그래서 지금 소구산 일대에 있는 무가들에게 연락을 해 처음 보는 무인들이 나타나면 구속을 해 달라 부탁했네.”

 

“유 형님의 말이 옳아. 팽가의 소가주를 암살하려 했던 놈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계속 이곳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지. 게다가 그놈들은 암살에 실패까지 했으니 말이야.”

 

두 사람의 말에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허허실실입니다.”

 

“뭐?”

 

“하여튼 두 분께서는 소구산에서 아무도 내려오거나 올라오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팽문의 부탁에 서로를 본 유원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가주를 믿겠네.”

 

말과 함께 유원대가 철제를 데리고 빠르게 산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 두 사람을 따라 몸을 날리려던 백호단원들이 팽문의 앞에서 멈추었다.

 

그러고는 일제히 포권을 해 보였다. 그 모습에 팽문이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포권을 했다.

 

“걱정을 끼쳐 미안하네.”

 

정중한 팽문의 목소리에 백호단원들이 싱긋 웃고는 서둘러 유원대와 철제를 따라 몸을 날렸다. 그들에게 그 말이면 족한 것이다.

 

제6-2장 자객들을 찾아라

 

팽문의 품에 안겨 움직이던 호현이 힐끗 주위를 보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여기는 소구산이 아니지 않습니까?”

 

호현의 말에 팽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호현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객을 잡으려고 소구산을 포위한 줄 알았는데…….’

 

그에 호기심이 생긴 호현이 물었다.

 

“소구산에서 자객들을 잡는 것 아니었습니까?”

 

“엉켜진 매듭을 풀려면 끝에서부터 해야 하는 것입니다.”

 

팽문의 말을 듣는 순간 호현은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

 

“마지막으로 자객들과 싸운 곳에서 시작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대화를 하면서도 팽문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자객과 마지막 싸움을 벌였던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객 중 한 명이 죽임을 당했던 그 자리에 도착하니 호현의 머리에 그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꿀꺽!’

 

“헉! 호현 학사!”

 

갑자기 몸에 들어오던 기운이 흔들리는 것에 팽문이 다급성을 뱉으며 땅에 내려섰다.

 

“갑자기 기운을 흔들면 어찌 합니까.”

 

책망성이 담긴 팽문의 목소리에 호현이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 오니 가슴이 울렁거려서……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에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호현 학사에게 도움을 받는 처지에 제가 심했습니다.”

 

“도움이라니…… 제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아닙니다. 무공을 잃은 무인에게 무공을 찾아주셨는데…… 은인에게 제가 말을 잘못 하였습니다.”

 

팽문의 말에 호현이 미소를 짓고는 그 품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흔적을 찾을 생각이십니까?”

 

“아무리 흔적을 지운다고 해도, 사람이 들고 나갔다면 그 어떠한 흔적이라도 남기 마련입니다. 그 흔적을 찾으면 자객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호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호현의 눈에는 별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호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팽문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물증을 찾지 못하면 이틀 후에…….”

 

호현의 말에 팽문이 웃었다.

 

“그러면 제 목이 떨어지겠지요.”

 

“웃음이 나오십니까?”

 

“남아로 태어나 제 입으로 한 말에 책임도 지지 못한다면 그 어찌 당당한 사내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천룡 팽문입니다.”

 

당당한 팽문의 목소리에 호현의 얼굴에 감탄이 어렸다.

 

‘자신의 목숨이 달린 일에 이렇게 초연하다니, 정말 팽 소협은 대장부 중에 대장부구나. 내 이런 대장부를 죽게 할 수 없으니 최선을 다해 팽 소협을 도와야겠구나.’

 

팽문을 도와야한다는 결심을 한 호현이 짐짓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 호현의 모습에 팽문이 속으로 웃었다. 호현이 왜 이러는지는 대충 짐작이 되지만, 그가 아는 호현은 추적술에 대해서 알 사람이 아니었다.

 

‘도움은 안 되겠지만 마음만은 감사하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팽문이 주위를 훑어보았다. 처음 습격을 받았을 때 호현이 주변을 가리켰던 수를 떠올리며 말이다.

 

‘분명 호현 학사께서는 은신자를 열 이상 지목하셨다. 하지만 정작 우리를 공격을 한 것은 단둘……. 그 말은 다른 자들은 자객들을 지원하기 위해 온 자들일 것이다.’

 

자객들의 생리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 말고는 다른 추측을 할 수 없었다. 지원이 아니라면 그들도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나섰을 것이니 말이다.

 

‘하긴 나를 공격했던 자객들과 비슷한 자들이 셋만 더 있었다면 호현 학사가 아무리 나를 도와주었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팽문이 숲으로 들어갔다. 자객들이 자신들을 공격할 때 다른 자들이 나서지는 않았지만 그들도 이곳 어딘가에 있었을 것이다.

 

‘분명 우리를 살피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쫓겨 달아난 자들이라면 급하게 떠났을 것이니 무언가 흔적을 남겼을 것이라 생각한 팽문이 나무들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 팽문의 모습을 따라 호현도 주위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현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저 평범한 나무들의 모습일 뿐, 다른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나무들을 보던 호현이 주위를 보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팽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객들의 흔적을 찾으면 되는 겁니까?”

 

“맞습니다.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십니까?”

 

팽문의 말에 호현이 눈을 감으며 정신을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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