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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18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3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18화

‘빠르다!’

 

순식간에 자신의 앞에 다가온 팽문이 도를 치켜드는 것에 남궁유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멈춰!”

 

그리고 막 팽문이 도를 휘두르려는 순간, 팽정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정! 비키거라!”

 

“형님이야말로 비키십시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놈!”

 

팽정의 말에 팽문이 고함을 지르려는 순간, 팽가 안에서 팽극의 사자후가 들려왔다.

 

“멈추거라!”

 

팽극의 사자후에 팽문이 팽정 너머의 남궁유를 노려보다 천천히 도를 회수했다.

 

그 모습에 팽정이 급히 남궁유를 바라보았다.

 

“괜찮으십니까?”

 

“험! 내가 감당할 수 있었거늘 괜히 나서는구나.”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헛기침을 하며 별일 아니라고 말을 한 남궁유가 팽문을 슬쩍 노려보았다.

 

‘저놈이…… 언제 저 경지에.’

 

탓!

 

그리고 팽문과 남궁유 사이로 팽극이 모습을 드러냈다. 땅에서 솟구친 것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그 절정의 신법에 사람들의 얼굴에 과연 팽가 가주라는 표정이 드러났다.

 

사람들의 시선이 어떠하든 팽극은 아주 묘한 표정으로 팽문을 보고 있었다.

 

사실 방금 철제가 보낸 전서구에서 편지를 읽다가 팽문이 경공을 시전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곳으로 오면서 팽문과 남궁유가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팽문이 강기성화를 시전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말이다.

 

그래서 일단 사자후부터 지른 것이었다. 혹 팽문이 남궁유를 죽이기라도 한다면 남궁세가와 팽가는 전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전쟁이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다만…… 명분을 자신들이 가지느냐 남궁세가가 가지느냐가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전쟁이 아니었다. 팽문이… 팽가의 소가주가 무공을 회복한 것이다.

 

잠시 팽문을 보던 팽극이 입을 열었다.

 

“무, 무공을 회복한 것이더냐?”

 

작게 떨리는 팽극의 물음에 팽문의 가슴이 아파왔다. 지금 자신이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호현의 덕 때문이지 무공을 회복한 것은 아닌 것이다.

 

실마리를 얻기는 했지만 말이다.

 

- 나중에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팽문의 전음에 팽극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전음을 시전한다는 것은 무공을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팽문을 보던 팽극이 고개를 돌려 팽정과 남궁유를 바라보았다.

 

“들어가거라.”

 

“아버님!”

 

“들어가래도.”

 

팽극의 재차 하는 말에 팽정이 입술을 깨물었다. 남궁유에게 살수를 펼친 팽문에게 이렇다 할 처벌을 내리지 않으니 불만인 것이다.

 

팽정이 남궁유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팽문이 팽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외당 당주님.”

 

“말씀하시게.”

 

“팽립이 다쳤습니다.”

 

“팽립이? 어쩌다? 심하게 다친 것인가?”

 

“자객이 있었습니다.”

 

자객이라는 말에 팽만과 주위에 있던 팽가 무인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북에서 팽가 무인이 자객에게 다쳤다는 것에 분노가 이는 것이다.

 

“아니, 어떤 호래자식들이!”

 

“흠…… 그래서 소가주가 남궁유를 공격한 것인가?”

 

“헉! 그럼 남궁세가에서 소가주께 자객을?”

 

“소가주가 남궁유를 공격할 이유가 그것밖에는 없잖아.”

 

“이런 개자식들이!”

 

당장이라도 남궁세가를 공격할 듯 화를 내는 외당 무인들을 보며 팽문이 팽만에게 팽립이 있는 위치를 이야기해 주었다.

 

“출혈이 심해 거동을 할 수 없습니다.”

 

“알겠네. 내 팽궁 아우를 데리고 팽립이 있는 곳으로 가겠네.”

 

팽궁은 팽가 내에 있는 의가인 금창각의 각주로 칼에 베이고 찢어진 외상에 관해서는 중원 제일이라 할 수 있는 의술을 가지고 있었다.

 

“수고해 주십시오.”

 

“팽립 역시 우리 팽가의 아이이네. 그런 아이를 구하는 것을 어찌 수고라 할 수 있겠나.”

 

팽만이 외당 무사들에게 무언가 명령을 내리자 무사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팽만이 그런 절차를 하고 있을 때 팽극은 팽문을 데리고 가문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팽극이 팽문이 안고 있는 호현을 바라보았다.

 

“왜 호현 학사는 안고 있는 것이냐?”

 

팽극의 말에 팽문과 호현이 서로를 보다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남궁유와의 일 때문에 팽문은 호현을 안고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고, 호현 역시 자신이 팽문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호현이 급히 팽극의 품에서 나오자 고개를 살짝 저은 팽극이 팽가에 손님으로 왔다가 놀라운 장면을 보고 멍하니 있는 손님들에게 다가갔다.

 

손님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던 팽극이 포권을 해 보이자 그들도 포권을 하더니 팽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던 팽극이 팽문과 호현을 데리고는 자신의 거처인 호가전으로 향했다.

 

제5-13장 팽가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

 

호가전의 내실에서 팽극은 팽문을 흐뭇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강기성화를 시전했다 들었다. 벽을 넘은 것이냐?”

 

팽극의 말에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럼 강기성화는 어찌 된 것이냐?”

 

“그것이…….”

 

잠시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린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설명을 하기에는 무척이나 긴 것이다.

 

“무공에 관한 이야기는 제가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남궁세가와 본가의 이야기가 더 중합니다.”

 

“네 무공에 관한 일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으니 어서 이야기를 하거라.”

 

팽극의 재촉에 팽문이 호현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모두 들은 팽극이 놀란 눈으로 호현을 바라보았다.

 

‘그럼…… 이 비실비실한 학사가 자연지기를 사용하는 고수라는 말인가?’

 

그러다 팽극이 눈을 찡그렸다.

 

“그럼 네가 사용한 무공은?”

 

“호현 학사가 자연지기를 사용하게 도와주었습니다.”

 

“그 말은…….”

 

팽극이 힐끗 호현을 보고는 말했다.

 

“호현 학사가 없다면 무공을 시전할 수 없다는 것이더냐?”

 

팽극의 말에 팽문이 고개를 숙였다.

 

“송구합니다.”

 

“이런…….”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젓는 팽극을 보며 팽문이 말했다.

 

“그래도 얻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더냐?”

 

“제가 주화입마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팽문의 말에 팽극의 눈살이 굳어졌다. 팽문이 무공을 잃은 후 그의 몸은 자신을 비롯해 팽가의 장로들이 모두 살폈다.

 

또한 유명하다는 의원들도 모두 초빙을 해 팽문의 상태를 확인하게 했었다. 그리고 나온 결론이 바로 팽문의 주화입마였다.

 

그런데 지금 팽문이 자신은 주화입마가 아니라고 말을 하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주화입마가 아니라면 네 상태는 왜 그런 것이냐?”

 

“제 생각에는…….”

 

잠시 말을 멈춘 팽문이 입을 열었다.

 

“상단전이 열린 듯합니다.”

 

팽문의 말에 팽극의 얼굴이 굳어졌다. 인간의 몸에서는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이라고 칭하는 세 개의 단전이 존재했다.

 

쉽게 생각하면 단전이 하나 더 열린 것으로 보면 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쉽게 생각했을 때였다.

 

하단전과 달리 중단전과 상단전은 하는 일도 다르고 여는 것 자체도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육체 수련을 중하게 생각하는 팽가의 무공 중에는 상단전에 관련된 무공이 존재하지 않았다.

 

“본가의 무공으로 상단전을 여는 것이 가능한 것이더냐?”

 

“본가의 무공은 육체를 단련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일단 육체의 그릇을 단단하게 만들어 그릇에 내공을 담는 것이지요.”

 

“그것을 내가 몰라서 묻는 것이겠느냐?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어째서 네 상단전이 열렸냐는 것이다.”

 

“본가에서 상단전이 열린 것은 제가 유일하기에 저도 추측만을 할 수 있습니다.”

 

“추측만이라도 말을 해보거라.”

 

“제 생각에는…….”

 

“생각에는?”

 

팽극의 진지한 얼굴을 보며 팽문이 입을 열었다.

 

“제가 정신 수양이라고 할 수 있는 학문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본가 사람들과 제가 다른 점은 학문 그것이니까요.”

 

“흠! 학문이라……. 과연 너와 본가 사람들의 차이라면 그것이 유일하겠지. 하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제갈세가 사람들은 모두 상단전이 열려야 하는 것이 아니더냐?”

 

지략으로 유명한 제갈세가이지만 그 무공 수준도 무림에서는 일절로 쳐주는 것이다.

 

무공과 학문을 동시에 익히는 제갈세가를 예로 드는 팽극을 보며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심각한 얼굴로 팽문을 보며 팽극이 말했다.

 

“정신 수련을 중하게 생각하는 도가와 불가에서는 상단전의 개통을 기연이라 생각할지 모르나…… 본가 입장으로서는 상단전의 개통이 좋은 일이라고만은 생각할 수 없구나.”

 

“맞습니다.”

 

“그럼 상단전 때문에 내공이 사라진 것이더냐?”

 

팽극의 물음에 팽문이 고개를 저었다. 그에 놀란 팽극이 급히 물었다.

 

“내공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더냐?”

 

“확실한 답은 할 수 없지만…… 제 몸 어딘가에 천왕심법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무슨 말이더냐?”

 

“설명보다는 보는 것이 빠를 것입니다.”

 

말과 함께 팽문이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호현 학사, 내공을 보여주시겠습니까?”

 

“내공을 어떻게?”

 

“자연지기를 흡수한 후 그것을 부드럽게 몸 밖으로 배출한다고 생각을 하시면 되실 것입니다.”

 

팽문의 말에 호현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자연지기를 흡수했다.

 

우우웅!

 

작은 진동과 함께 호현의 옷자락이 작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팽극의 얼굴에 호기심이 어렸다.

 

팽문에게 자연지기를 사용하는 고수라는 말은 들었지만 무공을 익힌 듯한 흔적이 없는 호현이라 내심 반신반의했던 것이다.

 

‘자연지기라니…….’

 

팽극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호현의 주위로 우윳빛의 청아한 기운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기운을 본 팽극의 얼굴에 놀라움이 어렸다. 호현이 뿜어내는 우윳빛 기운들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정심함과 청아함을 동시에 느낀 것이다.

 

‘이런 기운이라니…….’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팽극을 보며 팽문이 말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호현 학사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도가 계열로 보입니다.”

 

‘도가 고수들 중에도 이런 정심한 기운을 가진 사람은 몇 되지 않겠지만…….’

 

속으로 뒷말을 삼킨 팽문이 호현을 향해 말했다.

 

“이제 되었습니다.”

 

“알겠습니다.”

 

호현이 기운을 갈무리하자 팽문이 다시 말했다.

 

“저에게 자연지기를 넣어 주시겠습니까.”

 

팽문의 부탁에 호현이 그에게 자연지기를 넣어주었다.

 

우우웅!

 

몸을 터뜨릴 듯 가득 들어오는 자연지기를 느끼며 팽문이 손을 들어 보였다.

 

화아악!

 

순간 팽문의 손에서 붉은색의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천왕심법?”

 

팽문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기운에서 천왕심법 특유의 느낌을 받은 팽극이 그를 바라보았다.

 

팽극의 시선에 팽문이 기운을 갈무리했다. 물론 순식간에 흩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와 호현 학사는 자연지기를 흡수해 뿜어냈지만 그 결과는 달랐습니다. 호현 학사는 도가 계열의 내공으로 발현이 되었고, 저는 본가의 천왕심법의 기운이 발현이 되었습니다.”

 

“그 말은?”

 

“자연의 순수한 기운을 흡수해 사용한다고 해도 그 발현 효과는 그 본인이 익힌 내공에 따라 다르게 발현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팽문의 말에 팽극이 그 의미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공이 없다면 천왕심법이 발현되지 않았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제 몸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내공이 자연지기와 함께 발현이 된 듯합니다.”

 

“하지만 그 말들은 모두 가정들이로구나.”

 

“송구합니다.”

 

한숨을 쉬며 팽문을 보던 팽극이 말했다.

 

“그럼 호현 학사가 없으면 무공을 시전할 수 없는 것이더냐?”

 

“지금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마리를 잡았으니 곧 제 스스로 자연과 저를 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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