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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15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8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15화

팽가에서 떨어진 소구산이라고는 하지만 이곳도 엄연히 팽가의 영역이기에 임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공을 익히지 않은 학사라고 알려진 호현이 뛰어난 경공으로 하늘로 솟구치자 팽문을 잡을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호현과 팽문이 스스로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니 그로서는 환영을 할 일이었다.

 

‘저 학사 놈이 이상한 보법을 사용하면 골치 아프다. 단숨에 처리해야 한다.’

 

보법이 아니더라도 다시 하늘로 솟구치면 그를 잡을 재간이 없기에 칠호는 팽립을 상대하는 뇌영 육호에게 수신호를 주었다.

 

<단숨에 처리한다.>

 

칠호의 수신호에 육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검강을 솟구쳤다.

 

그들이 받은 임무 중에는 호현을 제압만 하라는 명이 있었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명은 팽문을 죽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호현과 팽문이 땅에 내려섰다. 그와 동시에 뇌영 칠호와 육호가 동시에 호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육호와 함께 호현을 향해 달려들던 칠호의 눈에 순간 이상한 것이 보였다.

 

우우웅!

 

양팔을 벌린 호현의 주위로 기운들이 빨려간다는 느낌과 함께 그 손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퍼퍼퍼퍼펑!

 

‘이, 이런 무식한!’

 

호현의 양손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강기 다발이 뿜어져 나오는 것에 경악한 칠호가 전면을 향해 삼검을 연속으로 휘둘렀다.

 

파파팟! 퍼퍼펑!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강기를 검으로 막아낸 칠호의 몸이 땅을 가르며 뒤로 튕겨 나갔다.

 

‘크윽!’

 

속으로 신음을 삼키는 것도 잠시 칠호의 몸이 다시 앞으로 달려 나갔다.

 

아니, 달려 나가려 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강기의 태풍을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

 

퍼퍼퍼퍼펑!

 

호현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몰아치는 강기 다발에 복면에 감싸인 칠호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대체 어떻게 된 내공이…….’

 

자신과 육호를 향해 미친 듯이 날아오는 강기를 피해 이리저리 뛰던 칠호의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호현이 뿜어내는 강기의 양을 본다면 자신들에 비해 고수면 고수지 하수가 아니었다.

 

그런 고수라면 자신들을 직접 상대해 제거하는 것이 나을 텐데 내공의 소모가 막대한 강기 공격만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오직 직선으로만 말이다. 게다가 그런 단순한 공격에 맞아 줄 정도로 어수룩한 뇌영들이 아니었다.

 

‘혹시 이것밖에는 할 줄 모르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든 칠호가 입술을 깨물었다. 확인할 길은 접근을 해보는 것밖에는 없는 것이다.

 

생각을 마친 칠호가 갈지자로 어지럽게 움직이며 호현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타타타탓! 퍼퍼퍼펑!

 

자신이 있던 자리가 호현의 장력에 터져나가는 것을 보며 칠호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한 방이라도 허용한다면 터져나가는 것은 땅이 아니고 바로 자신이 될 것이었다.

 

한편 호현은 자신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거리를 좁혀 오는 복면인의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러다 큰일 나겠구나.’

 

복면인이 든 검의 날카로운 빛에 눈을 찡그린 호현의 귀에 팽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립의 상세가 심각합니다. 이 자리를 먼저 벗어나야 합니다!”

 

팽문의 고성에 호현이 팽립을 보니 확실히 온몸에 난 상처들이 무척 심각해 보였다.

 

그에 호현이 장력을 뿜어내는 것을 멈추고는 팽립과 팽문을 잡았다.

 

펑!

 

발을 통해 뿜어낸 기운에 호현의 몸이 허공 높이 솟구치고는 서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 모습에 복면인들이 그 뒤를 빠르게 쫓기 시작했다.

 

제5-11장 천룡(天龍), 구름을 얻고 비를 부리다

 

소구산의 한 봉우리 위.

 

그 봉우리 위에서 백호가 수놓아진 그림을 가슴에 새긴 거한들이 주위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철제가 있었다. 싸늘하게 식은 눈으로 철제는 주위를 훑어보고 있었다.

 

철제의 주위에는 이리저리 땅이 파이고 나무가 부서져 파괴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날카로운 눈으로 훑어보고 있을 때 주위를 수색한 백호단원이 다가왔다.

 

“철 봉공!”

 

“말하라.”

 

“오호단문도법이 펼쳐진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백호단원의 말에 철제가 눈을 찡그렸다. 그 정도는 이미 이 자리에 도착한 순간 철제도 알아챈 것이다.

 

“다른 것은?”

 

“습격한 인원은 둘입니다. 그 무공 수위는…….”

 

뒷말은 듣지도 않고 철제가 고개를 돌렸다. 주위에 있는 흔적들만으로도 습격자의 무위는 대충 짐작이 가는 것이다.

 

‘고수다. 나조차도 둘이 동시에 공격을 한다면 장담을 할 수 없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던 철제가 문득 한 지점을 바라보았다.

 

그 지점을 중심으로 주위의 땅이 터져나가고 황폐해져 있었다. 그 중심으로 걸어간 철제가 주위를 훑어보았다.

 

‘이곳에서 적들을 막은 모양이군. 그런데…… 대체 누가 이런 장력을 시전한 거지?’

 

장력에 터져 나간 땅과 부러진 나무들의 흔적을 보던 철제가 턱을 쓰다듬었다.

 

‘팽문과 팽립…… 그리고 같이 산에 들어갔다는 학사 한 명……. 팽립의 흔적은 저곳에 있으니 이 장력은 그 아이가 아닐 것이다. 게다가 그 아이는 이 정도 장력을 시전할 수준 또한 되지 못한다.’

 

흔적을 살피는 철제의 표정에는 팽문에 대한 걱정과 그를 도운 고수에 대한 호기심이 같이 어려 있었다.

 

철제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주위를 수색하던 백호단의 무사가 소리쳤다.

 

“이곳에 흔적이 있습니다!”

 

흔적이라는 소리에 철제의 몸이 번개처럼 소리가 들린 곳으로 몸을 날렸다.

 

“어디냐!”

 

철제의 고함에 백호단 무사가 서쪽을 가리켰다. 그와 함께 철제의 몸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서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백호단의 무사들이 따르기 시작했다.

 

*

 

*

 

*

 

팽가 호가전의 한 내실에서 팽극과 남궁무진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사위가 이번에 큰 결정을 내리셨네.”

 

남궁무진의 말에 팽극의 얼굴이 작게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팽극이 얼굴을 펴고는 고개를 저었다.

 

“가문을 위한 선택일 뿐입니다.”

 

팽극의 말에 남궁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문을 이끈다는 것은 가끔 힘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 자네의 이번 결정으로 팽가는 반석에 오르게 된 것일세.”

 

잠시 말을 멈춘 남궁무진이 미소를 지었다.

 

“또한 본가와 팽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일세.”

 

“그래야지요.”

 

“그래, 문 그 아이는 어찌 할 생각인가? 내 생각에는 가문에 남겨 두는 것은…….”

 

남궁무진의 말에 팽극의 눈살이 굳어졌다.

 

“남궁세가의 방계가 아닌…… 하북팽가의 일입니다.”

 

잔뜩 굳은 팽극의 말에 남궁무진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후후,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은 일이겠지.’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입을 열었다.

 

“팽가가 남이 아니라는 생각에 잠시 내가 실언을 한 모양일세.”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닐세. 나라도 내 가문의 일을 다른 사람이 참견하려고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야.”

 

미소를 짓고 있는 남궁무진의 모습에 팽극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능구렁이 같은 영감 같으니…….’

 

- 소구산에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귀에 들리는 전음에 팽극의 얼굴이 굳어졌다.

 

“잠시…….”

 

“그러시게.”

 

팽극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며 남궁무진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팽극이 갑자기 나간 이유가 짐작이 되는 것이다.

 

‘팽문 문제로군. 후후, 과연 하북에서 팽가의 정보력은 뛰어나군. 하지만 알았다고 해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이미 뇌령들은 안휘로 돌아가고 있을 것이고…… 본가에서 팽문을 암살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거늘.’

 

팽정이 팽가의 소가주가 되기로 된 이상 남궁세가에서 팽문을 암살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남궁세가가 의심을 받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물론…… 심증은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사실들을 하나 둘씩 떠올리며 남궁무진의 얼굴에는 느긋함이 어렸다.

 

‘하하, 게다가 무당학사까지 얻겠군. 가주가 무척 좋아하겠군.’

 

밖으로 나온 팽극은 초조한 얼굴로 서 있는 유원대를 볼 수 있었다.

 

- 무슨 일인가?

 

팽극의 전음에 유원대가 그가 나온 방을 한 번 보고는 전음을 보냈다.

 

- 소구산에서 전투를 한 흔적을 발견다는 전서구가 날아왔습니다.

 

유원대의 전음에 팽극의 얼굴에 분노가 어렸다.

 

- 문, 그 아이가 죽은 것인가?

 

- 그건 모르겠습니다. 현재 전투 흔적을 추적중이라 합니다.

 

‘으득! 철 동생의 예감이 맞았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팽극이 유원대에게 전음을 보냈다.

 

- 자네가 소구산으로 직접 가주게.

 

- 알겠습니다.

 

유원대가 등을 돌리고 사라지는 것을 물끄러미 보던 팽극이 남궁무진이 있는 방을 바라보았다.

 

입술을 깨문 팽극이 남궁무진이 있는 방을 노려보았다.

 

‘으득! 모든 것을 잃은 문이를 그냥 둘 수는 없던 것이오.’

 

방을 노려보던 팽극이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덜컥!

 

큰 소리를 내며 안으로 들어간 팽극이 차를 마시고 있는 남궁무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쿵! 쿵! 쿵!

 

그러고는 남궁무진의 앞에 선 채 그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 행동에 남궁무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인지는 장인어른께서 더 잘 아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팽극의 말에 남궁무진이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행동에 가증스러움을 느낀 팽극이 입술을 깨물었다.

 

“팽가는…… 은혜는 가슴에 담고 원한은 뼈에 새깁니다. 이번 일……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말과 함께 등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던 팽극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럼 쉬십시오, 장인어른.”

 

말과 함께 밖으로 나가버리는 팽극의 모습에 남궁무진이 눈을 찡그렸다.

 

‘허! 팽가를 너무 쉽게 생각했나 보구나.’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팽극이 자신에게 적대감을 보일 줄은 몰랐기에 남궁무진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움이 어렸다.

 

자신이 누구던가? 대남궁세가의 전대 가주였다. 게다가 그의 장인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자신에게 이런 적대감이라니…….

 

잠시 생각을 하던 남궁무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심증만을 가지고 이런 적대감이라면 혹 물증이라도 나타난다면…….

 

‘본가와 팽가가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겠군. 내가 팽가의 철혈을 너무 우습게 생각한 모양이군.’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소구산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어느 이름 모를 산길… 위를 호현이 날아가고 있었다.

 

펑!

 

발에서 뿜어진 기운에 몸을 솟구친 호현이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파파팟! 파파팟!

 

뒤에서는 예의 흑의 복면인들이 미친 듯이 그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팽문과 팽립 두 사람을 동시에 안고 도망을 치고 있어 추격자들을 떨어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저자들이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큰일이구나.’

 

펑!

 

다시 한 번 발로 기운을 뿜으며 몸을 솟구친 호현이 힐끗 팽립을 바라보았다.

 

정신을 잃은 듯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팽립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고 입고 있는 옷에서는 그가 흘린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더 이상 쫓기기만 해서는 팽립 소협이 죽겠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팽문을 향해 소리쳤다.

 

“방법이 없겠습니까?”

 

호현의 고함에 팽립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던 팽문이 그를 바라보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호현 학사가 저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저는 저들을 상대로 싸울 방법이 없습니다.”

 

호현의 말에 팽문의 얼굴에 답답함이 어렸다.

 

‘자연지기라는 그 강대한 내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른다니……. 마치 지렁이가 여의주를 가지고 있는 격이 아닌가.’

 

자신이라면 자연지기를 이렇게 낭비하지 않을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하던 팽문의 얼굴에 한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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