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1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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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6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114화
“저기 그리고 저기에 사람이 있습니다.”
검은 복면을 쓴 뇌영 칠호는 젊은 학사가 자신들이 있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짚어대는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
자신들이 익힌 은신법인 일엽신법은 나뭇잎 하나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절정의 은신법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단숨에 짚어내다니…….
- 발각됐다. 목표는 팽문과 팽립. 학사는 죽이지 말고 제압한다.
놀라고 있던 칠호는 귀에 들려오는 뇌영 육호의 전음에 은신해 있던 곳을 박차며 몸을 날렸다.
파앗!
칠호가 몸을 날리는 것과 함께 주위에 은신해 있던 뇌영 육호가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를 떠올려야 했다. 죽이지 말고 제압해야 할 학사가…… 팽립도 알아채지 못한 자신들의 은신을 알아챘다는 것을 말이다.
*
*
*
호현이 주위 숲을 이리저리 가리키는 것을 보며 팽립이 눈을 찡그렸다.
그 기감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호현이 나서서 누가 있다고 하니 어이가 없는 것이다.
‘일개 학사가 뭘 안다…… 헉!’
속으로 중얼거리던 팽립의 기감에 갑자기 날카로운 살기들이 느껴졌다.
그리고…….
파파팟!
주위 숲에서 흑의 복면인 둘이 번개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자객!”
흑의 복면인들을 보는 것과 동시에 팽립이 도를 번개처럼 뽑아들었다.
챙!
“형님, 피하십시오!”
고함을 지름과 동시에 팽립이 번개처럼 달려오는 복면인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팽문이 달아날 시간을 벌려는 것이다.
“이놈들! 내가 바로 하북의 호랑이 팽립이다!”
자객들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팽립이 고함을 질렀다. 팽립의 외침에 달려오던 복명인 중 한 명이 그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이 팽립을 지나치며 팽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헉! 이놈들!”
그 모습에 대경한 팽립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자를 뒤로하고 팽문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그에게 다가든 복면인이 팽립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우우웅! 우우웅!
“강기?”
복면인의 검에서 솟구친 강기의 모습에 팽립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게다가 복면인의 검강은 위력적인 기세를 흘리고 있었다.
검강에서 품기는 기세만으로도 자신보다 고수라는 것을 안 팽립이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이곳에서 뼈를 묻겠구나.’
입술을 앙다문 팽립이 자신에게 도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우우웅!
그와 함께 팽립의 도에서도 강렬한 강기가 솟구쳐 올랐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자신을 덮쳐오는 자객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팽문에게 달려간 자객 말이다.
그곳에는 무공을 잃은 팽문과 무공을 모르는 호현이 있으니 자신밖에는 그 둘을 구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오호투심단천세!”
자신에게 다짐을 하기라도 하듯 강하게 외친 팽립이 도를 강하게 회전을 시켰다.
파파파팟!
필사의 각오로 전 내공을 쏟아 부은 팽립의 도세가 강하게 솟구쳐 올랐다.
한편 호현은 갑자기 나타난 복면인들이 달려오는 모습에 몸이 굳어졌다.
복면인들의 몸에서 뿜어지는 날카로운 적의와 살기에 몸이 굳어진 것이다.
평생 학사로 살아와 무림인들의 살기를 직접 받아 본 적이 없는 호현에게 이들의 살기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런 호현에게 달려오던 복면인이 그에게 지풍을 날렸다.
퓨웃!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지풍이 날아오는 것을 멍하니 보던 호현의 몸이 자기도 모르게 태극호신공을 펼쳤다.
휘익!
호현의 손이 지풍을 부드럽게 감싸며 회전을 했다. 회전을 통해 기세를 죽인 호현이 그대로 복면인을 향해 지풍을 되돌려 보냈다.
자신의 기운과 함께 말이다.
펑!
호현의 손에서 되돌아오는 지풍의 위력에 복면인이 놀란 듯 급히 몸을 솟구쳤다.
꽝!
복명인이 솟구친 자리가 터져나가는 폭음에 정신을 차린 호현이 급히 고개를 돌렸다.
“팽 소협!”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물음이 담긴 호현의 외침에 팽문이 눈을 찡그렸다.
‘이자들 고수다. 그것도 정통 무공을 익힌……. 대체 누가 나를?’
팽문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몸을 솟구쳤던 복면인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생각에 빠져 있는 팽문을 향해 검을 치켜들었다. 그 모습에 놀란 호현의 발이 그대로 구궁보의 개문을 밟아 나갔다.
화아악!
개문을 밟는 것과 함께 호현의 몸이 팽문의 옆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여 나갔다.
호현의 발이 개문에서 상문을 밟아 나갔다.
휘이익!
상문을 밟는 것과 함께 호현과 팽문의 주위로 날카로운 기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기의 바람이 주위를 날카롭게 쓸어가는 것에 복면인이 급히 검을 휘둘렀다.
파파파파팟!
복면인이 기의 바람을 검으로 쳐내는 것과 함께 호현의 발이 상문에서 휴문으로 옮겨갔다.
우우웅!
진동음과 함께 호현의 주위에 있는 기운들이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크윽!”
갑자기 주위의 기운이 무거워지며 자신의 움직임에 제약이 걸리는 것에 복면인이 침음성을 흘리며 검을 강하게 땅에 박아 넣었다.
“타앗!”
꽝!
복면인의 공격에 주위를 감싸고 있던 묵직한 기운들이 흩어져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호현의 발이 휴문에서 두문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쿵!
묵직한 소리를 내며 호현의 발이 땅에 강하게 박혀 들어갔다.
꽈꽈꽈꽝!
그와 함께 주위에 있던 복면인의 몸이 뒤로 밀려나갔다.
주루룩! 주루룩!
땅에 긴 흔적을 남기며 뒤로 밀려난 복면인들의 눈빛에는 경악이 어렸다.
‘이게 대체? 방술인가?’
단지 호현이 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 이런 현상이 벌어지니 그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복면인이 침을 삼키고는 호현을 향해 덮쳐갔다.
호현을 제압하기 전에는 팽문을 죽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복면인의 모습을 보며 호현이 두문에서 경문으로 보법을 옮겨갔다. 아니 옮기려 했다.
복면인이 팽문을 향해 던지는 암기를 보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런!’
지척에 다가온 복명인과 팽문에게 날아드는 암기 둘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호현이 순간 손을 내밀어 팽문을 잡았다.
묵직한 팽문의 무게를 느끼며 호현이 소리쳤다.
“타핫!”
기합과 함께 호현이 팽문을 잡고는 발을 통해 기운을 강하게 뿜어냈다.
펑!
호현의 발에서 뿜어진 기운과 함께 그와 팽문의 몸이 솟구쳐 올랐다.
휘이익!
순식간에 십 장 이상 솟구친 호현이 중심을 잡기 위해 양손으로 기운을 뿜어냈다.
하지만 이때까지 혼자 허공에 뜰 때와는 달리 그 손에는 팽문이 들려 있었다.
팽문의 무게에 순간 호현의 몸이 흔들렸다.
휘청!
‘이런!’
그리고 호현이 어떠한 행동을 하기도 전에 그 둘의 몸이 빠르게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휘이이익!
둘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에 복면인이 그 낙하지점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던 팽문은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복면인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바로 팽립을 말이다.
팽립은 정신없이 도를 휘두르며 복면인과 싸우고 있었는데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것이 무척 위험해 보였다.
펑!
팽문이 팽립을 보고 있을 때 폭음과 함께 다시 몸이 솟구쳤다. 호현이 다시 장력을 방출해 몸을 솟구친 것이다.
그 행동에 팽문이 급히 소리쳤다.
“립이 위험합니다!”
팽문의 고함에 사방으로 손을 흔들며 중심을 잡던 호현이 급히 팽립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에도 팽립의 모습은 무척 위험해 보였다. 그 모습에 호현이 손으로 장력을 뿜어냈다.
펑!
그 반동에 의해 호현의 몸이 빠르게 팽립이 있는 곳으로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그와 함께 팽문을 노리던 복면인도 팽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에 복면인을 상대하던 팽립의 얼굴이 굳어졌다. 호현이 십 장이나 솟구치는 절세 경공을 가진 것이 의문이기는 했지만 그 정도 경공이라면 팽문을 데리고 도망가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리고 팽문을 안아 든 호현이 허공에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복면인을 피해 움직이는 것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까지 쉬었다.
그런데 그 둘이 다시 자신에게 오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급박해 호현에게 존칭을 쓰는 것도 잃은 팽립이 고함을 질렀다.
“호현! 형님을 데리고 이곳을 탈출하시오!”
서걱!
호현에게 신경을 쓰다 뒤를 놓쳤는지 복면인이 휘두른 검에 그의 등을 길게 가르고 지나갔다.
“크윽! 이런 비겁한!”
신음을 흘리며 무릎을 꿇던 팽립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강하게 쳐내고는 바닥을 굴렀다.
파파팟!
자신이 있던 자리에 박히는 검기들의 모습에 팽립의 얼굴이 굳어졌다.
방금 전까지 자신을 죽이기 위해 검강을 휘두르던 자가 지금은 검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제길! 내가 미끼구나!’
팽문을 잡기 위해 자신을 생포하려는 복면인의 의도를 안 팽립이 고함을 질렀다.
“함정입니다!”
하지만 이미 팽문과 호현의 신형은 팽립이 있는 곳 바로 위에까지 도달해 있었다.
팽립을 향해 날아드는 검의 모습에 다급함을 느낀 팽문이 호현을 향해 소리쳤다.
“저들을 제압할 수 있겠습니까?”
“싸우는 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까 복면인과 싸웠잖습니까!”
“그건 보법입니다!”
호현의 외침에 팽문이 눈을 찡그렸다.
‘대체 어느 보법이 고수를 밀어내고 주위에 기의 칼날들을 뿌릴 수 있다는 말인가?’
파파팟!
팽문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파공음이 일더니 호현을 향해 암기들이 날아들었다. 그에 호현이 급히 장력을 뿜어냈다.
펑!
폭음과 함께 몸을 솟구치는 호현의 모습에 팽문이 이를 악물었다. 지금 상황을 보니 자신과 호현은 도망을 칠 수 있을 듯했지만 그렇게 되면 팽립은 필사였다.
한 편 호현도 팽립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조급함을 느끼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팽립도 팽문처럼 잡고는 하늘로 솟구치고 싶었다.
하지만 조금만 밑으로 내려가도 날아드는 복면인의 암기 공격에 밑으로 내려갈 수가 없으니…….
다시 한 번 땅을 향해 장력을 뿜으려던 호현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머리 위로 장력을 뿜어냈다.
펑!
그와 함께 호현과 팽문의 몸이 빠르게 지상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파파팟!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암기들의 모습에 호현의 기를 뿜어냈다.
화아악!
자신의 기운이 주위를 감싸는 것을 느끼는 것과 함께 호현이 마음속으로 그 기운들이 회전을 하는 것을 떠올렸다.
휘리릭!
생각과 동시에 기운들이 회전을 하며 호현과 팽문의 주위를 휘감았다.
그와 함께 복면인들이 날린 암기들이 호현이 뿜어낸 기운들에 휘감기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탓!
지상에 내려서는 것과 동시에 날아오는 검들의 날카로운 모습에 호현이 침을 삼켰다.
자신이 생각한 바대로라면 복면인들과 싸울 수 있을 듯했지만, 막상 날카로운 검들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니 긴장과 함께 겁이 나는 것이다.
‘꿀꺽! 하지만 해야 한다.’
자신이 하지 않는다면 팽문과 팽립 둘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에 호현이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그러자 순간 호현의 눈에 다가오는 검의 기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에 담긴 붉은 기운들의 모습에 호현의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검이 무섭다면 검을 보지 말자. 대신 나에게 친숙한 기운을 보자. 기운이라면 내가 늘 보는 것이 아니던가.’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빨랐다. 양손을 활짝 펼친 호현이 다가오는 검, 아니 기운들을 향해 그대로 장력을 갈겨대기 시작했다.
퍼퍼퍼퍼펑!
호현의 양손에서 뿜어지는 장력들이 주위를 순식간에 덮어버리기 시작했다.
뇌영 칠호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호현과 팽문의 모습에 내심 환호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