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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80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5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80화

허명진인이 동굴로 향하자 허학진인이 호현을 바라보았다.

 

“사형 말 들었지. 오늘은 경공을 익혀야겠군.”

 

말과 함께 허학진인이 자신의 몸을 잡자 호현이 눈을 찡그렸다.

 

‘또 나무 위인가?’

 

그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호현을 잡은 허학진인이 그를 나무 위로 올려놓았다.

 

제4-5장 심기체

 

달이 높이 뜬 밤 호현은 나무 위에 서 있었다. 이제는 몸을 가볍게 한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는지 그를 받치고 있는 나무는 곧게 뻗어 있었다.

 

그런 호현을 보며 허학진인이 말했다.

 

“이제 경공의 기초는 익혔다고 할 수 있네.”

 

“그렇습니까?”

 

호현이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나무가 출렁이며 아래로 휘어졌다.

 

아직은 다른 생각을 하면서 몸을 가볍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에 허학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후! 말하기가 무섭군.”

 

“송구합니다.”

 

“아니네. 따로 운기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 생각만으로 이 정도 해낸 것은 훌…….”

 

말을 하던 허학진인이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호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호현을 잡고 땅으로 내려섰다.

 

“사형!”

 

허학진인의 고함에 동굴 속에서 태극권을 연구하던 허명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 있느냐?”

 

허명진인의 물음에 허학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운기 문제 말입니다.”

 

“무슨 방법을 찾았느냐?”

 

“호현 학사는 운기 방법을 배우지 않고도 몸을 가볍게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상당한 무게를 말입니다.”

 

“그래서?”

 

“또한 며칠 전 사형께서 호현 학사를 시험하실 때 말입니다. 그때 호현 학사는 사형의 내공 공격을 막아내었습니다. 운기 방법을 모르는 호현 학사가 말입니다.”

 

“그 말은?”

 

“호현 학사는 운기 방법을 필요로 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호현 학사에게 필요한 것은 심상 수련입니다.”

 

“심상 수련?”

 

고개를 끄덕인 허학진인이 말했다.

 

“마음이 가면 기가 움직이고, 기가 가면 몸이 움직이는 것. 이것이 호현 학사의 상태입니다. 그러니 운기 방법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아까 태극권을 시전할 때에는 안 되지 않았나?”

 

“제 생각에 몸과 달리 기는 인지를 못 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몸이야 보이지만 기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말을 하던 허학진인이 문득 호현을 바라보았다.

 

“호현 학사 눈에는 보이겠군요.”

 

잠시 호현을 보던 허학진인이 물었다.

 

“기운이 늘 보이나?”

 

“그건 아닙니다. 보려고 집중을 할 때나 강한 기운이 있을 때만 보입니다.”

 

호현의 답에 허명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해가 가는군. 기운이 보인다고 해도 아직은 몸처럼 익숙하지 않은 것이야.”

 

“그렇습니다. 심상 수련으로 기를 통제한다면 운기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심상 수련이라……. 그게 쉽게 되겠나?”

 

“되게 해야지요.”

 

말과 함께 허학진인이 내공을 강하게 끌어올렸다.

 

화아악!

 

허학진인의 몸에서 강력한 기세가 피어오르며 그 주위로 흙먼지를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 강한 기세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문곡성이 떠지며 호현의 눈에 허학진인의 몸을 감싸고도는 기의 태풍이 눈에 들어왔다.

 

“헉!”

 

운학이 보여줬던 기의 회오리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허학진인의 주위를 맹렬하게 도는 기의 바람은 호현의 눈에는 무시무시하게 보였다.

 

“보이는가?”

 

허학진인의 물음에 호현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입니다.”

 

“그럼 자네의 몸을 보게. 자네의 몸에서 흐르는 기운이 보이나?”

 

허학진인의 말에 호현이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 주위를 흐르는 희미한 기를 볼 수 있었다.

 

‘이것이 나의 기?’

 

“보입니다.”

 

“그럼 그 기운들이 발을 통해 분출이 된다고 생각을 해 보게.”

 

허학진인의 지시에 호현이 자신의 몸에 흐르는 기운들이 발밑으로 흘러간다는 생각에 집중했다. 그러자 호현의 몸에서 피어오르던 기들이 천천히 발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스스슥!

 

호현의 발밑으로 기가 흘러나가며 바닥에 희미한 먼지가 피어올랐다.

 

“역시 되는군!”

 

허학진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호현이 몸 안을 관조했다.

 

‘몸 주위에 흐르는 기운을 발을 통해 보낼 수 있다면 몸 안에 있는 기운 역시 가능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 호현이 몸 안의 기운들을 느끼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호현의 부름에 응답이라도 하는 듯 몸 안에 쌓여 있던 기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합의 깨달음으로 하나의 기운으로 합쳐진 운학의 음양지기, 허학진인과 허명진인의 기운, 그리고 청진진인과 청기진인, 화산의 현오의 진기까지 막대한 양의 내공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그 기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호현의 몸에서 강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화아악!

 

그 기운에 허명진인과 허학진인들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이게 대체?”

 

“사형? 이게 무슨?”

 

두 사람의 중얼거림에 신경도 쓰지 않고 호현은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들을 발에 모으는 것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발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호현은 드디어 발에 내공을 모으는 것에 성공했다.

 

우우웅!

 

정신없이 떨리는 발을 느끼며 호현이 그곳에 모인 내공들을 분출하는 모습을 마음으로 그렸다.

 

그리고…… 호현의 발에서 강력한 내공이 뿜어져 나왔다.

 

꽝!

 

“끄악!”

 

발에서 내공이 터지는 것과 그 반발력으로 호현의 몸이 공중제비를 돌며 뒤로 날아갔다.

 

“헉! 호현 학사!

 

그에 깜짝 놀란 허학진인이 급히 몸을 날려 호현의 몸을 붙잡았다.

 

정신을 잃은 듯 눈을 감고 있는 호현의 모습에 허학진인이 급히 그 몸을 살폈다.

 

허학진인이 호현을 살피고 있을 때 허명진인이 다가왔다.

 

“호현 학사는 괜찮으냐?”

 

“충격 때문에 기절을 한 듯하지만 몸에는 큰 지장이 없는 듯합니다.”

 

“다행이구나.”

 

슬쩍 호현의 다리를 본 허명진인이 눈을 찡그렸다. 강한 내공의 분출로 호현이 신고 있던 신발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그 발은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고개를 흔든 허명진인이 고개를 돌려 호현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호현이 있던 자리는 사람 셋은 거뜬히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큰 구멍이 파여 있었다.

 

“호현 학사를 가르치다가 우리 봉우리가 먼저 날아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덩이를 바라보던 허명진인이 문득 실소를 흘렸다.

 

“허! 사제와 내가 살기는 참 오래 살았나 보군.”

 

“무슨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은가. 내공을 발로 뿜어내 이런 구덩이를 만들 정도의 내공을 가진 아이가 무공에 대해 몰라도 어찌 이리 모를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그 반동을 이기지 못해 이 꼴이라니……. 허! 사상누각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아이는 사상누각이 아니라 수상대궐이라고 해야 할 듯하네.”

 

“물 위에 지은 대궐이라……. 후! 그 말이 맞을 듯합니다. 일단 호현 학사 발부터 치료를 해야 할 듯합니다.”

 

허학진인이 호현을 안고 동굴로 향하자 허명진인이 구덩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아! 가르치시려면 기초부터 가르치시지 그러셨습니까.”

 

선계에 갔을 운학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은 허명진인이 동굴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다음 날 아침 호현은 퉁퉁 부은 발을 약물에 담가두고 있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시커먼 약물에 담근 발에서 느껴지는 열기와 쓰라림에 호현이 신음을 토했다.

 

“끄응!”

 

호현의 신음에 정좌를 하고 있던 허명진인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어디 불편한가?”

 

“발이 아픕니다.”

 

“나으려고 하는 것이니 참게.”

 

허명진인의 말에 호현이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았다. 그렇게 해가 중천이 될 때까지 약물통에 발을 담그고 있던 호현은 마침내 그 안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고통은 있었지만 약물의 효과는 뛰어났는지 퉁퉁 부어 있던 호현의 발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물론 약물에 물이 들어 발 색깔이 시커멓게 변색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기만 해도 화를 내시는데 발이 이렇게 됐으니 스승님이 보시면 화를 내시겠구나.’

 

혹 지워질까 싶어 근처에 있는 마른 나뭇잎으로 박박 발을 문지르던 호현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저었다. 쓰라리기만 하고 지워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에 하던 짓을 멈춘 호현이 한숨을 쉬고는 허명진인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허학진인은 어디에 가신 것입니까?”

 

“태극권보를 가지러 본문에 갔다.”

 

“태극권보? 허학진인께서 태극권 비급을 가지러 가셨다는 말입니까?”

 

“그렇다.”

 

허명진인이 눈을 뜨고는 호현을 바라보았다.

 

“왜 보고 싶으냐?”

 

“제가 보아도 되는 것입니까?”

 

“태극권을 배울 사람이 태극권 비급을 본다고 달라질 것은 없겠지.”

 

“헉! 감사합니다.”

 

고개를 정신없이 숙이는 호현을 보며 허명진인이 짐짓 얼굴을 굳혔다.

 

“단! 태극권 비급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아니 될 것이다.”

 

허명진인의 말에 호현의 얼굴에 고민이 어렸다. 스승인 죽대 선생이 묻는다면 답을 하지 않을 자신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곧 호현의 얼굴에 고민이 사라졌다.

 

‘그렇지! 사부님께서 도가의 태극권을 물어볼 일이 없잖아.’

 

유학만이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는 죽대 선생이 태극권에 관심을 가질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 호현이 허명진인을 바라보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허명진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련 시작하도록 하자꾸나.”

 

“알겠습니다.”

 

허명진인이 동굴을 나서자 호현이 그 뒤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허명진인이 호현을 향해 말했다.

 

“어제 경험을 해봤으니 내공이라는 것이 함부로 뿜어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잠시 말을 멈춘 허명진인이 어제 호현이 만들어놓은 구덩이를 가리켰다.

 

“저게 뭔 줄 아나?”

 

“어! 저런 것이 언제?”

 

“어제 자네가 내공을 뿜어냈을 때 생긴 것이네.”

 

“제가?”

 

“그렇네. 땅이었으니 망정이지 혹여 사람에게 내공을 뿜었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은가?”

 

허명진인의 말에 호현이 침을 삼키며 구덩이를 바라보았다.

 

‘꿀꺽! 땅이 이렇게 파일 정도라면…… 사람은…….’

 

그 생각만으로 몸이 떠는 호현을 보며 허명진인이 입을 열었다.

 

“태극권은 자네가 기를 조절하는 것에 성공한 후 전수 할 것이네.”

 

“알겠습니다.”

 

“호현 학사는 인간의 몸 중 어느 곳이 가장 사용하기 편하다고 생각하나?”

 

허명진인의 물음에 호현이 생각을 하다가 답했다.

 

“손 아닙니까?”

 

“맞네. 밥을 먹을 때에도 일을 할 때에도 심지어 잠을 잘 때에도 손은 움직이네. 그래서 몸 중 인간이 가장 많이 인지하고 익숙해하는 것 역시 바로 손이네. 오늘은 손으로 내공을 방출하는 것을 연습할 것이네.”

 

그 말에 호현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이라…….’

 

우우웅!

 

호현이 손을 보고 있을 때 허명진인이 기세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호현의 문곡성이 저절로 떠지며 주위의 기를 읽기 시작했다.

 

“보이나?”

 

“보입니다.”

 

호현의 말에 허명진인이 천천히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고는 전자결을 운용해 장력을 뿜어냈다.

 

휘리릭!

 

가볍게 뿜어낸 장력이 회전을 하며 허명진인의 손에서 나오는 것을 보며 호현도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몸에 깃들어 있는 기운들을 불러들였다.

 

우우웅!

 

호현의 몸에 깃들어 있던 기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몸에서 느껴지는 강한 기운들을 느끼며 호현이 그들을 팔로 인도했다.

 

호현의 팔에 모이는 기들의 기세를 본 허명진인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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