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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73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0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73화

죽대 선생이 무당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제4-1장 무공 수련을 시작하다

 

무당산 한 봉우리 위에 있는 동굴에서 호현이 잠을 자고 있었다.

 

짹! 짹! 짹!

 

잠을 자던 호현은 산새가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일으키던 호현은 전신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작게 신음을 토했다.

 

“끄응! 왜 이리 아프지?”

 

욱신거리는 몸을 애써 일으킨 호현이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우두둑! 우두둑!

 

몸을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뼈마디 부딪히는 소리에 호현은 한숨을 쉬다 자신이 잠을 자던 곳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동굴 바닥에 마른 나뭇잎들이 깔려 있었다. 그 모습에 호현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곳에서 잤으니 몸이 아플 수밖에……. 그런데 내가 왜 자고 있는 거지?”

 

자신이 언제 잠이 들었나하는 생각을 하던 호현의 눈가가 굳어졌다.

 

‘기절을 한 것인가?’

 

허명진인의 공격을 받고 난 후의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떠올린 호현이 동굴 안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동굴 안에는 그만이 있을 뿐, 허명진인과 허학진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들 가셨나?’

 

속으로 중얼거리며 동굴 밖으로 걸어 나온 호현이 하늘을 보고는 눈을 찡그렸다.

 

‘해가 동쪽에 있군. 그럼…… 하루를 기절해 있었다는 것인가?’

 

자신이 하루나 기절을 했다는 것에 고개를 젓던 호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숲에서 태극호신공을 펼치고 있는 허명진인과 허학진인을 볼 수 있었다.

 

호현이 나오는 것을 본 허학진인이 천천히 태극호신공을 멈추었다.

 

그 모습에 호현이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잘 주무셨습니까.”

 

호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허학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딱딱하고 차가운 돌바닥이라 자네는 좀 불편했겠군.”

 

“조금 그렇습니다.”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이야.”

 

허학진인의 말에 호현이 어색하게 웃었다.

 

‘익숙해져도 안 괜찮을 것 같은데…….’

 

속으로 중얼거리던 호현이 허명진인을 바라보았다. 허명진인은 여전히 호현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태극호신공을 펼치고 있었다.

 

그것을 본 호현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적당한 자리에 가서는 양팔을 펼쳤다.

 

차가운 돌바닥으로 인해 굳어지고 욱신거리는 몸을 태극호신공으로 풀려는 것이다.

 

“흡! 후!”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은 호현이 태극호신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허명진인이 태극호신공을 멈추고는 호현을 주시했다.

 

화아악! 화아악!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허명진인의 기감에는 호현의 몸을 따라 움직이는 기운들이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무, 풀, 그리고 땅과 대기가 호현 학사에게 기운을 나누어 주고 있다. 그리고 호현 학사 역시 자신의 기운을 자연과 나누고 있다.’

 

아무 말 없이 호현의 태극호신공을 보던 허명진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모르겠구나.”

 

“뭐가 말씀입니까?”

 

“우리가 펼치는 태극호신공과 호현 학사가 펼치는 태극호신공의 차이점을 말이다. 분명 형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는 듯한데…….”

 

허명진인도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호현처럼 가져다 쓸 수는 없다는 것이 허명진인의 고민이었다.

 

게다가 자신이나 되니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자들 같으면 태극호신공을 펼친다고 해도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고 호현 학사가 나와 비슷한 경지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 있는 것인가?’

 

호현의 태극호신공을 보던 허명진인이 허학진인을 향해 말했다.

 

“호현 학사 옆에서 태극호신공을 펼쳐보아라.”

 

“알겠습니다.”

 

허학진인이 호현의 옆으로 걸어가더니 그가 펼치는 태극호신공의 흐름에 따라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현과 허학진인이 펼치는 태극호신공을 한눈에 담으며 허명진인이 그것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리 큰 차이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호현의 태극호신공은 움직임이 같은 초식을 시전해도 그 방향과 움직임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허명진인은 그것을 그저 호현이 학사라 초식 운용이 미숙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호현과 허학진인이 펼치는 태극호신공을 비교하던 허명진인이 문득 눈빛을 빛냈다.

 

호현의 주위를 맴돌던 기운들이 양손으로 몰려드는 것을 느낀 것이다.

 

“사제.”

 

“알고 있습니다.”

 

허명진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현의 손에서 강력한 장력이 뿜어져 나왔다.

 

펑! 우르릉!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뿜어지는 호현의 장력이 허학진인을 향해 쇄도했다.

 

그에 허학진인이 가볍게 양손을 회전시키고는 장력을 맞받아쳤다.

 

꽝! 우지끈!

 

허학진인이 막아낸 장력의 여파로 주위에 있던 나무 두 그루가 허리가 부러지며 천천히 넘어갔다.

 

우지끈! 꽝!

 

주변 나무들의 가지를 부러뜨리며 바닥에 쓰러지는 나무를 보고 허명진인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전에 장생각에서 호현이 태극호신공을 펼쳤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모을 줄만 알고 사용할 줄은 모르는군.’

 

사용할 줄 안다면 최소한 사람이 없는 곳으로 장력을 방출했을 터이니 말이다.

 

장력을 방출한 자세 그대로 굳은 듯 서 있는 호현에게 허명진인이 말했다.

 

“호현 학사가 태극호신공을 시전할 때마다 이렇게 장력을 뿜어냈다가는 나무들이 남아나지를 않겠군.”

 

“송구합니다.”

 

“되었네. 일단 아침부터 먹고 자네 상태를 확인해야겠네.”

 

말과 함께 허명진인이 동굴이 있는 곳으로 향하자 호현이 슬며시 허학진인에게 다가갔다.

 

“허학진인.”

 

“왜 그러나?”

 

“제 상태를 확인하다는 말이 혹…… 어제처럼 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맞네.”

 

“꿀꺽! 그럼 또 기절을?”

 

“그거야…… 사형 마음이니 나는 모르겠군.”

 

웃으며 걸음을 옮기던 허학진인이 호현을 돌아보았다.

 

“배나 든든히 채워두시게. 오늘 하루는 무척 긴 하루가 될 것이니.”

 

허학진인의 불길한 말에 호현이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동굴로 향했다.

 

동굴 안에서는 허학진인이 아침을 차리고 있었다. 아침이라고 해봐야 벽곡단 한 알과 물 한 잔이 고작이지만 말이다.

 

“우리는 익숙해져서 한 알만 먹어도 괜찮지만 자네는 허기가 심할 것이네.”

 

벽곡단을 건네주며 허학진인이 하는 말에 호현이 손에 들린 것을 바라보았다.

 

토끼 똥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벽곡단을 보던 호현이 허학진인을 향해 물었다.

 

“이것 한 알만 먹는 것입니까?”

 

“그렇네. 어서 먹어보게. 씹다 보면 고소한 것이 그런 대로 괜찮다네. 으드득! 으드득!”

 

뼈 씹어 먹는 소리를 내고 있는 허학진인을 물끄러미 보던 호현이 벽곡단을 입에 넣었다.

 

슬쩍 이로 깨물어본 호현은 꿈쩍도 하지 않는 벽곡단에 눈가를 찡그렸다.

 

‘뭐가 이렇게 단단하지?’

 

그대로 씹었다가는 이가 부러질 것 같은 불길함에 호현은 침을 내 벽곡단을 살살 혀로 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혀로 녹이자 벽곡단이 조금 말랑말랑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이로 살살 깨물며 부수던 호현이 문득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냥 삼키면 되는 것 아닌가? 씹어 먹나 그냥 삼키나 뱃속에 들어가면 다 같을 텐데?’

 

그런 생각에 호현은 대충 침을 모아 벽곡단을 꿀꺽 삼켰다.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것에 호현이 입맛을 다시자 허명진인이 미소를 지었다.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 배가 많이 고플 것이네. 하지만 벽곡단을 오래 먹으면 몸에 쌓여 있던 탁기들이 사라지고 몸 안이 깨끗해지니 건강에는 아주 좋다네.”

 

허명진인의 말에 어색하게 웃은 호현이 문득 물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물을 것이 있습니다.”

 

“무언가?”

 

“태극권은 언제 익힐 수 있는 것인지요?”

 

호현의 물음에 허명진인이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태극권은 본문의 무학의 정수가 담겨져 있는 것이네. 무당의 무학에 정통한 자가 아니라면 쉽게 익힐 수 없는 것이지.”

 

허명진인의 말에 호현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럼 익힐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런 호현의 생각을 읽었는지 허명진인의 말이 이어졌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호현 학사는 본문의 태극권을 그대로 배울 수는 없네.”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나와 사제가 자네가 익힐 수 있도록 본문의 태극권을 수정할 생각이네. 하지만 수정을 한다고 해도 그 본의는 태극에 있을 것이니 자네가 익히고 싶어 하는 태극권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을 것이야.”

 

잠시 말을 멈춘 허명진인이 생각을 하다가 말을 이었다.

 

“태극권을 익히기 전에 자네는 보법과 경공, 그리고 운기에 대해서 배우게 될 것이네.”

 

“그것을 다 익혀야 하는 것입니까?”

 

“기초를 다지지 않고 집을 지을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허명진인의 말에 호현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대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것이다.

 

“그럼 무엇부터 시작을 하는 것입니까?”

 

“흐흠, 일단 자네의 몸부터 알아야겠지.”

 

“제 몸을 어떻게 아시겠다는 것인지……?”

 

“자네의 기맥…….”

 

호현에게 자신이 하려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하려던 허명진인은 문득 그가 학사라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저었다.

 

‘학사에게 혈도와 단전들에 대해 설명을 해도 모를 것이다.’

 

“호현 학사는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되네.”

 

말과 함께 허명진인이 호현에게 다가와 손목을 잡았다. 허명진인이 손목을 잡자 호현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그 모습에 허명진인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긴장할 것 없네. 그저 내 기운을 편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야.”

 

허명진인의 말에 호현이 심호흡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네.”

 

말과 함께 허명진인이 호현의 손목을 통해 자신의 내공을 부드럽게 밀어 넣기 시작했다.

 

‘호현 학사가 단전의 벽이 사라졌다고 했으니, 단전의 상태부터 확인을 해야겠군.’

 

전에 호현이 했던 말을 떠올린 허명진인의 내공이 천천히 단전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간 허명진인은 자신의 내공이 압박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호현 학사의 내공이 나를 거부하는 것인가?’

 

그에 허명진인이 내공을 더 넣으려고 할 때 압박을 해 오던 기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타났다고 여기는 순간 사라지는 그 기운에 허명진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내가 잘못 느낀 것인가?’

 

너무나 순식간에 사라져 자신이 잘못 느꼈나 하는 생각을 하던 허명진인은 단전으로 자신의 내공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던 허학진인이 슬며시 동굴 밖으로 나왔다. 동굴 밖에서 인기척을 느낀 것이다.

 

스윽!

 

동굴 밖으로 나온 허학진인은 청운진인과 청수진인, 그리고 명균과 명인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예를 올리는 제자들을 보며 허학진인이 입을 열었다.

 

“다들 무슨 일이냐?”

 

허학진인의 물음에 명인이 들고 있던 보따리 두 개를 내밀었다.

 

“무엇이냐?”

 

“하나는 부서진 장생각에서 꺼낸 호현 학사의 물건들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호현 학사가 먹을 쌀입니다.”

 

“벽곡단이 있으니 쌀은 필요 없다.”

 

허학진인의 말에 청수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호현 학사는 곡식을 먹으며 살던 일반인입니다. 하루아침에 식단을 벽곡단으 바꾸기 어려울 것입니다.”

 

“몸에 좋은 것이니 호현 학사도 참을 수 있을 것이다. 호현 학사의 훈육은 우리가 알아서 할 것이니 신경 쓰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허학진인이 쌀이 든 보따리를 명인에게 돌려주고는 청운진인을 바라보았다.

 

“스승님이 남기신 태극음양경은 살펴보았는가?”

 

허학진인의 물음에 청운진인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운학 사조께서 남기신 책이라 한 자, 한 자 심중을 기울여 살펴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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