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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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79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91화
혈하-第 191 章 선전포고
지옥혈제는 기분이 좋은지 코를 벌름였다.
“자네가 조무라기들을 상대할 고수들을 선발하도록, 대해멸존 말마따나 쫄다구들은 중간급 고수가 맡고 중간급 고수는 대가리 큰 놈들이 맡으면 이 일은 만사 끝난 일이다.”
그런 연후 지옥혈제는 멍하니 서 있는 대해멸존을 보았다.
“이봐! 그리고 자네 그럼 못쓰네.”
“나 말인가?”
대해멸존과 지옥혈제는 동배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마종은 서로 싸늘한 눈길을 주고 받았다.
사군보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던 자들이 뭉쳤다고는 하지만 이 안에서도 작은 기 싸움은 있는 법.
사실 따지고 보면 지옥혈제와 대해멸존이 이들 중 가장 연장배다.
그래서 이인자 자리를 놓고 은연중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이다.
지옥혈제가 이번에는 선기를 잡았다는 양 으시댔다.
“이거 완전히 손 하나 안대고 코를 풀 생각이 아닌가? 왜 자네들 집안일인데 자네들이 가만히 있어? 떽! 밖에서 우리가 칠 테니 자네가 먼저 가서 동지라는 작자들과 연합해 안을 들쑤시도록! 이건 명령이다!”
“칫!”
더 할 말이 없었다.
대해멸존은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지옥혈제의 말대로 사해맹과의 일전은 대하교에 사해맹을 판 자들고, 옛 영광을 수복하고 자 하는 사해맹 옛 고수들의 싸움이기도 했다.
그런 싸움에서 옛 사해맹 사람들의 활약을 종용하는 건 마땅한 일이다.
다만 옛 사해맹 사람들의 숫자가 극히 적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군림성과 합류했는데, 아예 대놓고 선봉에 서라고 종용하는 것이다.
입맛을 썼지만 이것이 강호다.
지옥혈제가 연장배일 뿐만 아니라 그의 무공은 여기 있는 자들 가운데 가장 강했다.
어쩌면 사군보조차 그에게 대적치 못할지도 모르는 초강자인 것이다.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는 대해멸존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던 지옥혈제는 사군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동생……”
“네, 형님.”
“동생이 뇌정보를 맡게.”
달랐다.
다른 자들에게 말할 때는 완전 어름장이더니 사군보에게 말할 때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하듯 자상했다.
사군보는 씽긋 웃었다.
웃음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 역시 지옥혈제의 속을 읽었기 때문이다.
‘누가 노형님을 마종이라 할까? 완전 어린애야, 어린애.’
지옥혈제의 계획은 완벽하고 정확했다.
그의 계획대로 한다면 사해맹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군림성 측 희생도 줄인다.
사군보가 웃자 지옥혈제가 눈썹을 씰룩였다.
“그리 좋아할 일이 아니다. 소제제, 그 아이가 거기 있다.”
순간,
“헉-!”
사군보의 눈이 커졌다.
‘소제제가 뇌정보에 있다니…… 그럼 대정맹에 잡혀 있다는 그녀는 기실 대정맹 안이 아니라 뇌정보 안에 있다는 말이었구나!’
그 사실을 안 천황 송주행이 주인 없는 집과 마찬가지인 녹련을 패왕보로 무너뜨리라 명령한 것이다.
결국, 녹련은 지도자가 없는 관계로 패왕보와 함께 동귀어진 한 것이다.
사군보는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형님, 그 말이 사실입니까?”
“예끼! 내가 나이 어린 동생에게 거짓말을 하겠느냐? 이 소식은 저기 대가리 큰 놈이 한 말이다.”
대가리 큰 놈이란 천뇌사야 백리천을 말함이다.
사군보는 백리천을 바라보았다.
백리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소종사님, 소제제 소저는 지금 뇌정보에 잡혀 있습니다.”
“음……”
사군보의 눈에서 신불이 터졌다.
“국제강! 끝내 가면을 벗었구나.”
중인들의 얼굴에 이상한 기운이 번졌다.
걸왕이 물었다.
“소종사, 가면을 벗다니?”
사군보는 그의 질문을 받고는 서리서리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말했다.
“국제강은 기실 축융을 멸망시키고 벽력신패를 차지하기 위해 대하교에 붙은 백도의 변절자입니다.”
“뭣이라고!”
“그럴 일이!”
중인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국제강이 그가 대하교의 꼭두각시라니.
이미 그들은 종남파를 위시한 아미, 곤륜, 청성, 점창, 공동, 화산파 장문인이 대하교의 인물들로 바뀌어져 있는 사실을 안다.
그것은 걸왕이 칠대문파 가짜 장문인들과 천황 송주행이 만나는 것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호인들에게 알릴 수 없었다.
직접 봤으나 누가 걸왕의 말을 믿어주랴.
그랬는데 국제강마저 대하교도였다니.
사군보는 혼백, 즉, 소제제의 아버지가 들려준 비사를 입에 담았다.
“이 일은 강호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제마오세의 비사입니다. 백련교, 그들이 지금 강호에……그것도 대정맹 안에 있습니다.”
“헉!”
“그럴 리가! 어떻게 백련교가 대정맹 안에……”
“사실입니다. 백련교주, 그자가 누구인지는 모르나 이미 오래전부터 백도 무림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그는 엄청난 음모를 꾸민 원흉입니다.”
“……”
“……”
중인들은 침묵했다.
백련교!
그 이름이 주는 공포와 전율은 대하교보다 더했다.
“백련교주의 음모에 휘말린 것은 제마오세. 우선 백해의 후예인 묵혈방이 그러합니다. 백련교주는 알다시피 대지신궁의 후예인 천황을 이용해 묵혈방을 붕괴시켰습니다.”
“……”
“……”
그 사실은 이미 이들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닙니다. 축융(祝融), 불의 화신들 역시 묵혈방이 당했듯이 국제강에 의해 당했습니다.”
“말도 안 된다. 국제강이 강한 것은 인정하지만 어떻게 제마오세 가운데 하나인 축융을 무너뜨릴 수 있었단 말인가?”
옥성 옥붕여제는 백도의 인물이다.
그녀는 또한 국제강과 함께 백천오성으로 불린다.
그런 그녀이기에 누구보다 더 국제강에 대해 잘 안다.
사군보는 옥붕여제를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따지고 보면 국제강이 절대 축융을 이길 수 없는 일, 그러나 그 당시 축융의 최고 배분자이자 초절정고수였던 열화삼신(熱火三神)이 백련교주의 유인에 속아 축융을 비웠다면……국제강이 축융을 쳐 이길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여제.”
“그렇군……”
옥붕여제 뿐만 아니라 중인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열화삼신은 축융을 지키는 수호신들이다.
그들이 없는 축융은 술 없는 술집과 같았다.
사군보는 말을 이었다.
“국제강은 양강무공을 익힌 자, 그에게 있어서 벽력신패는 곧 자신을 최강자로 만드는 없어서는 안 될 보주였고, 그는 열화삼신이 없는 틈을 타 축융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순간이었다.
백리천이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일이군……국제강이 대하교의 꼭두각시라고 하셨는데 왜 백련교가 열화삼신을 유인했을까요?”
중인들은 그 말에 의혹을 느꼈다.
백련교주가 국제강을 도왔으면 당연히 국제강은 백련교주와 함께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대하교와 손을 잡았다.
그들은 사군보를 바라보았다.
사군보는 곧 그들의 의혹을 풀어주었다.
“그것이 백련교주의 무서운 점입니다. 기실 천황 송주행 또한 그에게 철저하게 이용만 당한 꼴입니다.”
“이용?”
“……허허……”
“그렇습니다. 국제강에게 충융의 정보를 줌과 동시에 천황에게도 정보를 주어 천황은 축융과 뇌정보가 싸우길 기다렸다가 이기긴 이겼지만 이미 지쳐 있는 뇌정보를 한꺼번에 쓸어버린 것입니다.”
“……”
“……”
“결국 국제강은 축융을 멸망시킨 대신 자신의 세력도 잃었지만 천황은 일대효마답게 벽력신패를 그에게 주며 손을 잡을 것을 제의한 겁니다.”
“아아……”
“음……”
“국제강은 그 댓가로 먼저 칠대문파의 장문인들을 죽여 대하교도들로 바꿔치기한 후, 나아가 각파의 장로들을 한 명씩 유인해 그들을 천불동(天佛洞)에 가두어 놓았습니다.”
“누가 갇혀 있다는 겁니까?”
“그들은 무당의 능운도장(凌雲道長), 아미의 항마대불(降魔大佛), 청성의 옥진자(玉進子), 화산의 불심협검(佛心俠劍), 곤륜의 고목존자(古木尊子), 공동의 공동수사(空同修士) 등입니다.”
놀라운 일이다.
지금 거론된 이름들은 한 결 같이 은거한 것으로 소문이 난 각대문파의 원로들이다.
그들이 국제강에 의해 천불동에 갇혀져 있는 것이다.
옥성 옥붕여제가 입을 열었다.
“혹시……그들 중에 불성도 아니 계시나?”
그녀는 떨리는 시선으로 사군보를 바라보았다.
사군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림의 불성 역시 그곳에 갇혀 있습니다.”
“맙소사……!”
중인들은 해연히 놀랐다.
-불성(佛聖) 대천불존(大天佛尊)!
백도 무림의 영원한 성불인 그 역시 금제를 받고 있었다.
사군보는 말했다.
“국제강을 그 누가 의심했겠습니까?”
그 말이 정답이다.
누가 국제강을 의심했겠는가?
“이 얘기는 오래전부터 백련교의 행적을 추적해온 한 가문의 노력 덕분에 알게 된 일입니다.”
“그들이 누구입니까? 아무도 모르게 백련교를 쫒은 무가는?”
“거령탑!”
“오오……! 제마오세 가운데 푸른 잎사귀라는 그들이……”
“위대한 가문은 따로 있었군.”
중인들은 설마하니 강호인들이 천대시하는 녹림도의 하늘.
거령탑이 진정으로 강호를 걱정해 백련교를 천년 동안 추적해 왔다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
사군보는 부언했다.
“기실 ……소제제는 거령탑의 마지막 후예이며……강호에 알려진 녹련패후주가 바로 그녀입니다.”
“오……”
“그랬었군……그래서 천황은 패왕보를 이용해 녹련을 쳤군. 그럼……오행 가운데 남은 것은 우리뿐인가?”
백리천이 고개를 저었다.
제마오세.
이젠 그 명맥을 잇는 곳은 두 군데 뿐이다.
대지신궁의 대하교와 백해의 군림성.
소제제가 살아 있고 북해 금란곡의 마지막 여전사들이 있다고는 하나 기실 그들 두 세력은 근근이 맥만 이을 뿐이다.
축융은 완전히 멸망했다.
강호의 숱한 혈풍은 따지고 보면 제마오세 사이의 혼란이요, 그것을 지켜보며 웃음을 짓고 있는 백련교의 음모였다.
사군보가 중인들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할 일이 정해졌습니다. 사해맹을 침과 동시에 천불동에 갇혀 있는 배도 원로들을 구하는 겁니다.”
백리천이나 지옥혈제, 철궁마종 등 흑도인들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을 뭐 하러 구합니까?”
정(正)과 사(邪)-
오랜 세월동안 세불양립이 아니던가.
묵혈의 후예인 그들이 백도인들을 구한다는 것은 어딘가 이상했던 모양이다.
사군보의 의견은 달랐다.
“그들을 구하는 것은 대하교와 백련교를 완전히 없앤 후의 강호를 위함이요, 우리 제마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우리가 백도인들을 구하면……우리가 나서서 강호를 구하면 누가 우릴 흑도라 부르겠습니까? 강호를 구한 영웅들이 바로 우리인데……”
지옥혈제가 박수를 쳤다.
“야! 이거 통쾌한 일이다. 그러니까 우리 손으로 강호를 구한 다음 어깨를 피고 살고……반대로 백도 놈들은 우릴 구세주로 여긴다 이거군. 까짓 구하자!”
“음……그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소종사, 피를 안 흘리고 묵혈의 위대함을 보일 수 있군요.”
백리천은 사군보의 깊은 뜻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군보는 말했다.
“이제부터 본진을 두 개로 나눕니다. 우선 백도 원로들을 구하는 일은 옥붕여제님과 검성, 걸왕이 맡아 주시고……”
“알겠습니다.”
“허허허……이 거지에게 맡겨 주시오.”
옥붕여제, 검성, 걸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군보는 지옥혈제를 보았다.
“형님께서 사해맹을 맡아 주십시오.”
“동생은?”
“소제는 뇌정보를 맡겠습니다.”
“큭큭큭! 내 그럴 줄 알았다. 계집이 좋긴 좋구나. 그래, 넌 계집이나 구하러 가라, 이 형님이 다 알아서 하겠다. 언제 갈까?”
“내일! 내일 아침이 밝자마자 출발합시다.”
“좋아! 쇠뿔도 잡은 김에 뽑자 이거군. 그럼 언제 대하교를 박살을 내지?”
“보름 후, 대하교 총교에서 합세하도록 하겠습니다.”
“음……바쁘군. 바다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오려면 다리 세 개로도 부족하겠군.”
“부탁합니다.”
“염려마시게. 이봐, 천지쌍괴, 대해멸존, 자신 있지?”
“……”
“……”
천지쌍괴와 대해멸존은 말이 없었다.
대신 불타는 투지만을 풀풀 날릴 뿐이었다.
사군보는 태사의에 몸을 깊게 묻으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국제강……제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면……그땐 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나 사군보의 분노를……”
드디어 사군보가 대하교를 향한 선전포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