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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188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혈하마제 188화

혈하-第 188 章 풍운의 서막

 

‘천황, 잔인하구나…… 이럴려고 패왕보를 만들었다니……’

잔인하다는 것은 눈앞의 광경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천황 송주행에게 있어서 패왕보는 단지 이용물일 뿐이다.

패왕보주 천염벽봉 매설란은 수라묵검 사후의 딸이다.

그런 그녀가 패왕보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음모의 희생양으로 써먹기 위한 포석이다.

천황은 그녀를 이용해 수라묵검 사후가 묵혈방을 배신하게끔 했다.

또한 그녀를 이용해 강호에 떠도는 흑도인들을 패왕보 안에 영입케 했다.

수라묵검 사후가 천황을 배신한 채 사군보를 빼돌리자 천황은 그 즉시 패왕보를 버렸다.

그것도 그냥 버린 것이 아니다.

거령탑의 후예인 녹련을 공격케 한 것이다.

결국 녹련과 패왕보는 동귀어진했다.

천황의 뜻에 의해 이용만 실컷 당하고 만 것이다.

사군보는 시체들 사이를 이리저리 다녔다.

사군보는 녹련 인물들의 시체 중에 혹시나 소제제의 시신이 끼어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다행이도 그녀는 안보였다.

패왕보 인물들의 시체들 중에서도 천염벽봉의 시신으로 보이는 것 역시 없었다.

그가 시체들을 살피고 있을 때였다.

“흥!”

가까운 숲에서 얼음처럼 차가우면서 살기가 담긴 코웃음이 들려왔다.

그것은 사군보가 들으라고 보내온 것이었다.

그의 몸은 코웃음이 들려온 곳으로 날아갔다.

 

숲 속,

20 장 앞 숲속에서 한 인영이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

사군보는 귀원만상신법을 펼쳐 한 마리 천룡이 허공을 헤집고 움직이듯 앞으로 쏘아나갔다.

휘리릭-!

앞의 인영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이런 상태로 몇 개의 숲을 지난다면 인영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사군보는 그 인영이 누군지 궁금했다.

사군보는 죽림을 막 벗어나는 곳에서 끝내 인영을 앞질렀다.

“멈춰!”

벽력같은 외침과 함께 인영이 앞으로 내려서며 살초를 펼치려 했다.

“흥! 찢어죽일 놈!”

상대가 먼저 앞으로 덮쳐들며 쌍장을 쭉 뻗어냈다.

꽈르릉……!

“앗!”

사군보는 놀람의 외침과 함께 다급히 옆으로 몸을 피해 냈다.

인영이 재차 손속을 나누며 괴괴하게 웃었다.

“사군보! 잘 만났다. 전날 네놈을 놓치는 바람에 우리들만 박살이 났다. 허나, 오늘 네놈의 시체를 가지고 가야겠다.”

휴류류륭……

그의 손속은 날카로웠다.

사군보는 대번에 그가 대하교의 인물임을 알았다.

그는 그를 일장에 죽여 없애고 싶었다.

막 진기를 끌어올리려는 순간이다.

“흐흐흐……사가 애송이 놈! 소문에 듣던 대로 살인마로구나.”

오른쪽 죽림 속에서 음침한 웃음이 들려왔다.

사군보는 대뜸 12성의 공력을 끌어올려 반격의 태세를 갖추었다.

“흐흐……우선 이것이나 받아라!”

슈아앗-!

숲속에서 말이 끝나면서 하나의 물체가 날아왔다.

앞에선 무시무시한 장력이 날아오고 뒤에선 시커먼 물체가 날아왔다.

“승(昇)-!”

사군보의 몸이 허공을 박차 올랐다.

그를 향해 짓쳐오던 장력은 그 대신 뒤에서 날아오던 물체에 부딪쳐갔다.

파팍-!

피가 튀고 살점이 날았다.

허공에 뜬 상태에서 그 광경을 본 사군보는 흠칫했다.

뒤에서 날아왔던 물건은 놀랍게도 어느 여인의 머리통인 것이다.

투툭툭!

반 쯤 박살난 머리통은 땅바닥에 떨어져 몇 번 굴렀다.

“……!”

사군보는 그 물체를 본 순간 숨이 콱 막혀지는 것을 느꼈다.

그 물체는 천염벽봉 매설란의 머리였다.

그녀는 처참하게 목이 잘려 죽은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로 마치 사군보를 원망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놈! 네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죽음을 당했다!

 

사군보는 발 밑 패왕보주의 머리를 내려다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매설란……사후가 천황을 배신하자 천황은 그 즉시 그녀를 죽인 것이다. 미리 그녀의 정체를 알았다면 어쩌면 악의 구렁텅이에서 구했을 지도 모르는데……’

후회가 됐다.

이미 그녀는 죽은 몸이다.

숲 속에서 한 명의 백발노인이 나는 듯이 달려 나왔다.

사군보는 안력을 돋우어 상대를 보았으나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백발노인은 사군보의 바로 2장 정도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어깨를 으쓱 했다.

“사군보! 저년이 누군지 알겠느냐?”

사군보는 그 물음에 대꾸를 않고 엉뚱한 것을 물었다.

“넌 누구냐?”

백발노인은 독사처럼 번뜩이는 눈빛으로 사군보의 아래 위를 훑어보았다.

“저년은 패왕보주다. 그녀는 주군께 큰 죄를 지었기에 주군께서 일찍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이다.”

역시 짐작대로였다.

사군보는 나직이 말을 꺼냈다.

“천벌을 받을 놈!”

“흐흐흐……천벌은 네놈이 먼저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사군보가 먼저 노기를 터뜨렸다.

“노물! 네놈이 흉마의 수하라면 내손에 먼저 죽어라!”

그는 백발노인을 향해 덮쳐 들어갔다.

백발노인은 능글맞고 침착했다.

“흐흐흐……”

소름이 오싹 끼쳐질 정도의 괴소를 길게 꺼내면서 양쪽 어깨를 가볍게 좌우로 움직였는데 어느새 2장 뒤로 물러나 있었다.

“흥!”

허공에 코웃음이 퍼졌을 때 사군보는 벌써 백발노인의 머리위에 이르렀다.

“아!”

백발노인은 순간적으로 웃음을 버리고 놀람의 소리를 나직이 꺼냈다.

펑! 펑!

사군보의 장력이 여지없이 백발노인의 몸을 후려치면서 땅을 움푹 파놓았다.

분명 그 장력에 백발노인이 휘말려 들었었다.

죽음을 면할 수 없으리라.

“흐흐흐……”

어찌된 일인지 사군보의 뒤쪽에서 백발노인의 그 특이한 괴소가 들려온 것이다.

사군보는 가슴이 철렁했다.

‘놈이 사공을 사용하고 있구나.’

그는 뒤로 홱 돌리면서 상대를 무섭게 쏘아보았다.

3장 정도의 앞에 백발노인이 우뚝 서 있었다.

그는 사군보를 조롱하듯 히죽히죽 웃는 얼굴이 세 개가 되었다가 다시 하나가 되고, 다시 여섯 개로 나누어지고 했다.

“흐흐흐…… 사가 애송이 놈! 네놈은 사팔극공(四八極功)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사군보의 눈빛이 시퍼렇게 변해졌다.

“그럼 네놈은 혈제란 놈이냐?”

“흐흐……본 혈제를 알고는 있으니 가상하다.”

사군보는 침을 꿀꺽 삼켰다.

 

-혈제(血帝)!

 

대하교의 고수 가운데 세 명의 삼제(三帝)가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혈제다.

사군보는 놀란 눈초리로 제일 먼저 나타났던 자를 바라보았다.

“그럼 넌?”

“후후후……천제(天帝)가 바로 노부다!”

천제.

혈제에 이어 천제까지 나타나니 만약 이 자리에 사해맹을 조종하는 사해마제까지 나타나면 대하교의 삼제가 모두 나타나는 것이다.

사군보가 놀란 표정을 지우지 못할 때였다.

“호호호……여기도 있다. 본 여제가 대하교 쌍존 가운데 지존(地尊)이시다.”

“후후후……본존도 있다.”

한 소리 우렁찬 외침과 함께 두 개의 인영이 사군보 앞으로 나란히 내려섰다.

그들은 홍사를 둘둘 말아 몸을 가린 괴인들이었다.

1남1녀는 60정도의 나이들인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신은 꽃신이었고 다정스레 손을 잡은 모습이었다.

 

-신존 천년사종(千年邪宗).

-지존 혈사마녀(血絲魔女).

 

천황 다음으로 강하다는 대하교의 제인인자들.

거기에 혈제와 천제까지 기세했으니 사군보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사군보는 그들 네 사람을 쭉 흩어 보고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빙그레 웃었다.

“흐흐흐……찾아 나설 필요가 없이 죽음을 찾아 왔군.”

쌍존의 머리에서 연기가 풀풀 났다.

그들로서는 미칠 일이었다.

“이……이놈! 이빨을 모두 빼놓을 테다!”

천년사종은 노기에 치를 부르르 떨더니 동시에 괴이한 몸짓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사군보에게 미끄러지듯 덮쳐 들었다.

“흐흐흐……귀혼장(鬼魂掌)을 구경해 보겠느냐?”

사군보는 12의 공력으로 적령장을 시전 할 태세를 갖추었다.

양쪽의 몸이 서로 맞부딪칠 듯 가까워졌을 때,

“죽어라!”

“잘 왔다!”

제각기 날카로운 외침을 터뜨리며 장력을 뻗어냈다.

펑!

펑!

천지를 진동시키는 굉음이 처음에는 엄청나게 크게, 다음은 그보다 조금 낮게 그리고 더 낮게, 또 이렇게 메아리처럼 계속 윙윙 울려지기를 얼마쯤,

그 사이 근처 너덧 장 안에 있는 풀이란 풀은 산산조각이 되어 어지럽게 흩날렸고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났다.

사군보는 미간을 약간 찡그리고 있었다.

‘역시 소문대로 무서운 자군. 내 내력이 2성 정도만 낮았더라도 저놈들에게 화를 당할 뻔했다.’

천년사종은 입가에 검붉은 피를 흘리면서 몸을 쓰러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이런 때 사군보가 다시 손을 쓴다면 그를 죽이는 것이야 여반장보다도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사군보는 그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천년사종은 묘한 굴욕감 같은 것을 느꼈다.

“찢어 죽일 놈!”

천년사종은 겨우 몸을 바로 잡자마자 다시 사군보에게 몸을 날렸다.

그 순간 도저히 천년사종 혼자서는 사군보를 당해내지 못한다 생각한 나머지 다른 자들 역시 사군보를 몸을 띄웠다.

“아수라혈강(阿修羅血剛)-!”

“타래독선(打來毒旋)!”

“빙백설천강(氷白雪天剛)-!”

“천붕비폭멸(天崩飛瀑滅)-!”

우르르르릉……

츄츄츄츅-슈슈슈슈슉-!

버-언-쩍-!

그들의 몸이 허공으로 솟구치는 순간 천지가 광풍의 도가니 속으로 박혔다.

“으음!”

사군보는 침음했다.

‘속전속결! 안 그러면 내가 당한다. 내공의 소모가 극심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는 혼신을 다해 쌍장을 내뻗었다.

그는 온몸을 생사탄강으로 보호하며 만약에 대비했다.

꽈아아아--!

천지개벽을 알리는 것 같은 굉음이 터졌다.

굉음 속에서도 분명히 들려오는 다섯 마디의 신음성이 있다.

“으악!”

“케에엑!”

“으으……이토록 강하다니……”

대하교의 네 거마들은 제각기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쿵!  쿵!

연후 썩은 나무처럼 그들은 다시 움직이지를 못했다.

사군보는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며 신형을 비틀했다.

“하마터면 내가 당할 뻔 했다……”

만약 소제제의 아버지가 그에게 본신내공을 주지 않았다면 쓰러진 자는 그들이 아니라 사군보, 본인이었을 것이다.

사군보는 죽은 네 거마들의 시신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힘든 상대였다. 안되겠다. 더 시일을 보다가는 대하교와 백련교에 의해 강호가 피폐해진다. 우선 대하교부터 정리하자!”

스팟-!

사군보의 눈에서 새파란 독광이 일렁였다.

“천황 송주행! 먼저 널 친후 고개를 내미는 백련교를 없애겠다.”

사군보의 결정은 풍운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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