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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162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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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혈하마제 162화

혈하-第 162 章 삼화보

 

군산(君山).

동정호의 수많은 섬 중 가장 큰 섬.

군산은 그 경광이 절경을 이룬다.

군산 강안(江岸)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하나의 장원이 있었다.

둘레가 5리가 넘는 거대함에 군산 전체가 장원으로 보이고 있었다.

이 장원이 바로 삼화보다.

화예상제 오범규는 당금 삼화보의 보주로 그 정명함과 협의심이 드높아 인근에서는 대인이라 불린다.

 

삼화보의 거대한 대청.

연무장을 끼고 있는 대청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검을 든 수많은 삼화보 고수들의 손에 흐르는 긴장감은 터질 듯이 팽팽했다.

바람 한 점도 그들의 허락이 없다면 삼화보의 하늘을 통과하지 못하리라.

삼화보 내의 한 대청 안에는 여섯 명의 인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상좌.

검은 수염을 가슴까지 기른 50대 초반의 인물이 앉았다.

그 좌우로 다섯 명에 칠순에 가까운 노인들이 앉았다.

웅혼한 기상을 보여 주는 검은 수염의 인물이 바로 삼화보주 오범규다.

그는 좌중을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고 있었다.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오늘밤 자정을 기해 패왕보의 무리들이 본보를 대대적으로 공격한다고 한다. 그들은 상관없으나 문제는 그들 뒤에 버티고 있는 세력이다.”

그의 진중한 어조에 노인 중 머리며, 수염, 눈썹까지 하얀 노인이 입을 열었다.

“단순하게 볼일이 아닙니다, 보주. 패왕보를 뒤에서 조종하는 자는 보통의 세력이 아닐 것은 분명합니다.”

번운검(飜雲劍) 안경웅(安庚雄).

이 노인이 삼화보의 장로 중 수석장로다.

그 외 네 명의 노인이 삼화보의 장로들이다.

이들을 강호인들은 군산오옹(君山五翁)이라 부른다.

그들은 각기 다른 절기를 지니고 있다.

검, 도, 장, 권, 신의 오절(五絶)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 있다.

100명의 삼화십영단을 만드는 데 가장 큰공을 세운 사람들도 이들이다.

이들은 10개조의 삼화십영에게 각각 자신들의 절기를 기꺼이 전수해 주었다.

젊은 시절 풍운을 안고 강호를 활보하던 그들은 말년을 삼화보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지금 오랜만에 받아 보는 도전에 무인으로서의 호기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흑도의 문파인 패왕보가 삼화보를 치고, 그 재화를 강탈하려 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범규는 상대가 되지 않음을 뻔히 알면서도 삼화보를 공격하게 된 계기를 준 그들의 뒤에 도사리고 있을 제 삼의 세력, 그들을 우려하고 있었다.

“패왕보와 장강수로연맹, 이들은 저마다 그 성격들이 강해서 그들이 함께 행동한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든 일이다.”

본래 흑도의 문파들은 제각각의 이익 등을 우선하기에 웬만해서는 거의 뭉치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패왕보와 장강수로연맹은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함께 움직였다.

좌중을 한 번 둘러본 오범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상대가 안 됨을 뻔히 아는 그들이 본보를 공격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는 것은 곧 저들 뒤에 또 다른 방수나 세력이 있다는 것을 뜻.”

“……”

“더욱 우리가 그들의 공격을 알아낼 수 있도록 보안을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곧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말.”

“……”

“실례로 오늘 아침에 본보에 도착한 두 딸아이를 장강수로연맹에서 납치하려 했었다는 점을 보아 이번 그들의 기습, 공격에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다른 세력이라…….”

좌중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만일 오범규의 말대로 저들 뒤에 제삼의 세력이 있다면 상황은 심각했다.

흑도의 두 방파를 움직일 정도면 제삼 세력의 힘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범규는 말을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장로분들께서는 각별히 유의하셔서 오늘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차분히 대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군산오옹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그에 따라 그들의 전신에서는 날카로운 예기가 뿜어졌다.

그들은 각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보의 경계를 한 번 더 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해야겠군.”

자리에서 일어난 그들은 오범규에게 예를 취하며 하나 둘씩 대청을 빠져나갔다.

대청 안에 혼자 남게 된 오범규의 안색은 심각하게 굳어져 있었다.

“대체 어떠한 세력이 저들 뒤에 있기에 패왕보가 우리를 넘보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는 아직 대하교를 모른다.

그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으나 대체 그 제삼의 세력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만일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뿐이겠군.”

그는 생각을 멈췄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저 준비만 철저히 하는 방법밖에는 달리 수가 없었다.

오범규는 태사의에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

“탈명혈하라고 했던가?”

그의 뇌리 속에 한 명의 인물이 떠오르고 있었다.

“비록 그의 나이가 어렸으나, 놀랍게도 그의 기도는 나조차 위압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에 대한 소문만 들었지만 역시 만나 보니 명불허전이었다.”

오늘 아침이다.

사군보는 악주쌍화와 함께 삼화보에 왔다.

그는 혹시 양사가 오지 않았을까 해서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양사도 오현경도 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쪽으로 이곳이 위기가 전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삼화보에 일어나는 심상치 않는 분위기를 간파한 그는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노릇인지라 오범규가 부탁하기앞서 스스로 삼화보 경계에 한 몫을 하겠다고 말을 하였다.

오범규는 그와 같은 절세 고수가 돕는다 하니 하늘을 얻은 듯 기뻐했다.

그는 삼화보에서 가장 중지이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보당(護寶堂)의 경비를 그에게 일임하였다.

호보당은 삼화보의 조사전이다.

외인에게 조사전을 맡긴다는 것은 그 집안의 심장을 맡기는 것과 같다.

모두 사군보를 믿고 그리 한 것이다.

오범규는 걸음을 옮겨 문 쪽으로 향했다.

“오늘밤 그와 같은 절대고수가 본보에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오범규는 대청을 나갔다.

곳곳에 달빛이 무색할 정도의 정광을 뿜어 대는 고수들이 형형한 시선으로 사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

 

자정이 그다지 멀지 않은 시각.

삼화보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곳.

호보당.

이곳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횃불이 무수히 켜져 있는 곳에 100 명의 검사들이 사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검사들이 지키고 있는 가장 안쪽.

휘영청 밝은 달빛이 쏟아져 내리는 암벽이 하나 있었다.

그 절벽에 하나의 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문이 조사전인 호보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

“……”

그 입구에는 세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사군보와 악주쌍화였다.

그들은 오늘 아침, 이곳 삼화보에 도착했다.

패왕보 등이 삼화보를 공격한다는 얘기를 전한 뒤 삼화보는 임전태세에 들어갔다.

사군보는 바닥에 앉아 그의 애검인 명왕검을 닦고 있었다.

그 모습을 두 명의 미녀는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천하에 신검이군요.”

오손주가 눈을 반짝이며 사군보의 명왕검을 빤히 쳐다보았다.

“빛이 아주 독특해요.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검광이 너무 아름답군요.”

“이놈은 좋아하는군요.”

정말이지 검에서 빛이 났다.

“호홋! 공자님도 참, 어떻게 쇠로 만든 것을 살아 있는 사람처럼 대해요?”

오손주는 그의 말이 우스운지 교소를 터뜨렸다.

사군보도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손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했다.

“신검은 그 주인을 알아보고 검명(劍鳴)을 낸다고 하던데…… 명왕검도 그런 적이 있나요?”

사군보는 고개를 저었다.

“가끔 가다 심심하면 울긴 하지만 이놈이 우는 것을 듣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힘들죠.”

사군보는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를 보며 오연수는 내심 감탄했다.

‘대부분의 신병이 우는 것은 그 주인을 위협할 정도의 살기나 적이 나타나야만 공명한다. 달리 말하면 공자를 해할 인물을 지금껏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인데…… 과연 공자의 진정한 무공은 어느 정도일까?’

오연수는 내심 그것이 궁금했다.

그런 그녀와는 달리 오손주는 사군보에게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하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사군보는 여전히 명왕검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로 명왕검을 손질하는 사군보를 보며 오손주의 두 눈이 꿈에 젖어 들고 있었다.

낮에 명왕검을 휘두르며 장강수로연맹의 선단을 궤멸시키는 모습은 그녀의 뇌리에 아주 강렬한 느낌으로 박혀 있었다.

아련한 눈빛을 던지던 오손주가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다가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그녀의 평소 성격과는 정반대의 행동이었다.

머뭇거리던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저기…… 공자님, 뭐 하나 물어 보아도 되요?”

사군보가 오손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재차 질문을 했다.

“공자님은 신녀방주와 각별하다고 큰 언니에게 얘기를 들었는데, 진짜예요?”

“각별하다?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사군보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불현듯 신녀방주 소비와의 불같았던 정사가 떠오른 것이다.

덩달아 소소의 얼굴도 떠올랐다.

쌍둥이면서도 서로 완전히 성격이 다른 두 자매.

사군보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오손주의 눈빛이 반짝였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설마 두 사람이 벌써 성혼을 약속한 것은 아니겠지.’

오손주는 입이 바싹 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아직 사군보와 신녀방주 소비의 사이를 자세히 모르고 있기에 사군보를 마음 깊은 곳에 꼭 담아 가고 있는 것이다.

오연수는 그런 동생을 보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

‘막내가 사 공자님에게 푹 빠졌구나.’

동생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녀의 얼굴이 묘한 빛을 발했다.

‘사 공자라면 천하의 다시없는 남자라 할 수 있으니 막내가 반할 만 하지.’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조용히 동생의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우물쭈물 하고 있는 오손주를 보며 사군보가 고개를 갸웃했다.

“내게 할 말이 있나요?”

“음, 내 말은 그러니까…… 공자님과 신녀방주가 혼례를 올릴 것이냐고요.”

어렵사리 오손주의 입에서 나온 말에 사군보는 가볍게 미소만을 지었다.

“후훗! 혼례라…….”

사군보는 묘하게 웃었다.

그것이 더욱 오손주를 불안하게 하였다.

이때 그녀의 귀로 오연수의 전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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