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35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16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35화
혈하-第 135 章 회한의 눈물
담여운은 몸의 중심부에 거대한 갱목이라도 박힌 것처럼 온몸이 크게 경련을 일으켰다.
“아악!”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마치 비명과 같은 울음소리를 목구멍 깊숙한 데에서 찌르고 있었다.
사내는 두 손을 담여운의 어깨에 대고 상반신을 일으키며 허리를 움직였다.
푹적. 푹적.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짜릿함을 느꼈다.
담여운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튀어나왔다.
“죽을 것 같아요.”
담여운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헉, 헉.
“흐으응……”
그녀의 입에서 나지막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사군보는 사타구니를 밀착시킨 채 맷돌처럼 돌려보았다.
수걱, 수걱.
그의 불두덩과 뿌리 근처의 주름에 돌기와 꽃잎을 자극당한 듯 그녀의 신음이 자지러졌다.
또한 사타구니를 돌려댈 때마다 그의 기둥 끝이 더 크게 원을 그리며 그녀의 내부를 휘저어댔다.
돌기와 꽃잎에 끼친 자극과 기둥의 색다른 휘저음.
담여운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대며 요분질을 쳐대기 시작했다.
지걱, 지걱.
“아주 좋아……아우우웅……”
기둥을 감싼 두툼한 살점이 쏟아진 음수에 뒤덮여 갔다.
서로의 첨단을 맞 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환락과 희열은 곧바로 맥박처럼 그에게 전달되었다.
***
동굴 안, 사군보는 멍하니 서 있었다.
“흑흑…… 잘못…… 했어요.”
바닥에는 담여운이 사군보의 옷을 대충 걸친 채 오열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경솔한 행동에 엄청난 결과를 불러 일으켰음을 알았다.
그녀는 사군보를 바라보기조차 부끄러웠다.
만약 사군보가 없었다면?
그녀는 고청흠에게 몸을 버렸을 것이다.
만약 와우채를 공격한 편복당 정예들에게 그녀를 인질로 잡고 고청흠이 협박을 했다면?
정예들은 어쩌면 모두 죽었을지도 모른다.
결과야 어찌 되었건 그녀의 무모한 행동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경솔했던 것이다.
“흑흑…… 저를 경박하고 못된 계집이라 욕하시겠죠.”
담여운은 옷이 커 흘러내려 뽀얀 어깨가 노출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사군보는 비로소 입을 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는 몸을 일으켰다.
“맘에 담지 마.”
“공자!”
담여운은 탄성을 지르며 그의 품에 몸을 던졌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과 감동의 물결이 번지고 있었다.
사군보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나…… 앞으로 다시는 그런 독단적인 행동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의 말투는 부드럽고도 엄했다.
“흐흑…… 네!!”
담여운은 사군보의 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고 기쁨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비록 의외의 결합이었으나 그것은 그녀가 진실로 바라던 바였기 때문이었다.
사군보는 그녀의 등을 두드려준 후 말했다.
“이만 나가자.”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그에겐 없었다.
요니 초난난.
그녀를 찾아야 한다.
**
“흐흑……!”
꿈틀……!
요니는 전신이 걸레처럼 갈가리 찢어진 육신을 흐느적거리며 일어섰다.
“흐흑……!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는데!”
요니 초난난의 눈에서 독기가 번들거렸다.
정확하게 12년이다.
묵혈방이 무너지는 날 고청흠을 따라 도주를 했다.
사랑.
그거 하나면 됐다.
그러나 고청흠은 아니었다.
그녀의 몸을 탐하고, 그녀가 갖고 있는 재산까지 탕진하게 하더니 결국 산적이 되어 버렸다.
그때부터 변했다.
부녀자들을 납치해와 강간을 하고, 실컷 갖고 놀다가 팔아 버렸다.
요니를 팔지 않은 것이 용할 정도로 타락한 자.
그런 그의 곁을 떠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이미 그에게 사육을 당한 그녀의 몸과 정신이었기에.
그렇게 처절하게 살아온 세월이다.
후회와 눈물로 점철된 세월이다.
그녀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이곳은 와우채 외곽.
편복당 정예 고수 하나를 해치우는 과정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겨우 여기까지 밖에 도망칠 수 없었다.
온몸이 부셔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가야 한다.
여기서 죽는 건 너무 억울하다.
“보기 너무 애처롭군, 요니.”
착 가라앉은 담담한 말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
“헉! 누, 누구냐.”
요니는 기겁해 돌아섰다.
그곳에 사군보가 우뚝 서 있었다.
“나는 사군보라 한다.”
“헉! 네, 네가……”
요니의 몸이 경련한다.
사군보는 요니에게 다가갔다.
“12년 전, 묵혈방을 배신하고 도망쳐서 한다는 짓이 고작 산적 질이냐? 그것도 사랑한다는 사내에게 버림받고……”
“호호호호!”
요니가 웃음을 발했다.
절규와 같은 그 웃음은 한 동안 계속되다가 돌연 뚝! 멈추어졌다.
“그래! 내가 배신했다. 사랑에 눈이 멀어서 다 버리고 도망쳤다.”
“어리석은!”
“흥! 네놈이 사랑을 알아? 아냐고!”
“그래서 행복했냐?”
“행복? 오호호호호……”
요니는 미친 듯이 웃엇다.
웃는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군보는 그녀의 웃음이 그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잠시 후, 회한의 웃음을 토해낸 요니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다 끝난 마당에 행복은 무엇이고, 후회는 또 무엇이리……”
“……”
“배신자들 찾겠지?”
“……”
“그들 중 두 사람의 행방은 안다.”
“누구냐?”
“수라묵검 사후……마창 동영문……”
수라묵검(修羅黙劍) 사후(査厚).
침묵의 수라검이라 불리는 검마.
그는 묵혈방의 원로인 묵혈팔겁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가 왜 묵혈방을 배신했는지 아는 자 아무도 없다.
마창(魔槍) 동영문(東英門).
묵혈방 외성을 지키는 수성호위무사들의 총영반.
묵혈방이 무너지는 날, 그는 묵혈방으로 통하는 팔달통문의 위사들을 모조리 죽이고 가짜를 내세워 묵혈방 안으로 원수들이 쳐들어 올 수 있게 했다.
“그들이 대하교에 있다!”
“대하교!”
사군보는 흠칫했다.
요니는 사군보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슬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후련한 것을……부디 날 용서하지 말아라. 윽!”
주르르……!
스스로 심맥을 끊었는지 요니의 입과 코로 피를 뿜어 나왔다.
그녀의 고개가 푹 꺾였다.
“요니……!”
사군보는 급히 그녀를 흔들었으나 이미 그녀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다.
사군보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하늘은 뿌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
강소성(江蘇省) 태현성(太顯城).
강남의 여름은 후덥지근하고 습하다.
열래객잔(悅來客棧).
이곳은 태현성에서 술맛 좋기로 소문난 주루다.
정오 무렵,
사군보는 열래객잔으로 들어서 창문에 편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무얼 드릴까요?”
점원의 주문에 사군보는 간단히 말했다.
“죽엽청 하고 먹을거리 몇 가지를 가져다주게.”
“네.”
잠시 후 음식이 나오자 그는 자작을 하면서 식사를 했다.
그의 얼굴은 큰 근심이 있는 듯 표정이 밝아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그는 여러 가지 일로 머리가 복잡했다.
‘난 묵혈의 후예이거늘 내가 나서서 어지러운 강호의 정기를 바로 잡을 자격이 있을까?’
태음봉을 내려온 지 벌써 2년이다.
그는 자신의 지난 행보를 돌아보았다.
지난 2년 동안 복수를 하기는커녕 계속 이상한 일에 꼬였다.
심지어 묵혈방과는 적대관계라 해도 무방한 구대문파와도 원하지 않았는데 엮여 버렸다.
그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그런데 마치 물 흐르듯, 운명이 시킨 듯 자연스럽게 그 자신이 흘러갔다.
당시는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신부오보로 인해 뇌정보와 금란곡과 인연을 맺었다.
그 과정에서 원수가 대하교라는 신비 방파임을 알아낸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
지난 2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특히 대하교와 엮인 것은 더더욱 그렇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강했다.
당금 무림을 휩쓰는 세력만 해도 엄청나거늘 그것은 고작 빙산일각에 불과하다.
그 사실을 아는 자가 없다는 게 더 무서운 점이다.
그 뿐만 아니다.
강호는 뜨거운 물처럼 끓었다.
패왕보(覇王堡)!
꽃가마를 타고 다니는 천염벽봉(天艶璧鳳) 매설란(梅雪蘭)이 이끄는 곳.
동백산에서 개파를 한 이후 끊임없이 고수들을 끌어 모은 패왕보는 묵혈방이 사라진 이후 흑도무림에서 가장 거대한 방파로 부상했다.
사해맹(死海盟)!
100년 전, 야망을 품은 채 대륙에 상륙했다가 대천불존 지불성승이 이끄는 천불련과 중원 백도 연합맹에 의해 그 꿈이 좌절되었던 바다의 제왕.
그들이 100년 만에 다시 대륙에 상륙했다.
100년 전 이루지 못한 야망을 불태우는 사해맹은 사해마제(死海魔帝) 금룡해(金龍海)의 지휘를 받으며 복건(福建)과 광동(廣東)을 장악했다.
대정맹(大正盟)!
백도 무림의 연합맹.
그 시작은 구대문파와 사대세가의 모임인 대정회였으나, 지금은 백도 무림맹으로 탈바꿈하였다.
천불련을 비롯한 백도 200여 대소문파가 부응해 창궐시킨 정의연맹.
패왕보와 사해맹에 맞서 강호를 수호하기 위한 거보였다.
녹련(綠聯)!
녹림(綠林).
산적, 화적, 마적, 수적은 물론 하오잡배에 이르기까지 어둠을 다스리는 자들.
그들이 백도가 뭉치고, 흑도 무림을 패왕보와 사해맹이 마구 헤집자 위기의식을 느끼며 결성시킨 단체가 바로 녹련이다.
절정고수는 적지만 그들이 수적 세력은 그 어떤 방파보다 월등했다.
더욱이 소문에 의하면 녹련 뒤에는 천년전설이 어린 거령탑이 존재해 있다고 한다.
특히 녹련의 총표파자(總表巴子)인 패후(覇后)의 무공은 강호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비무류였고, 녹림에 그와 같은 초절정고수가 있었다는 소문조차 없이 홀연히 등장한 자이다.
그만한 고수를 배출해 낼 곳은 오직, 천년전설인 거령탑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뿐이었다.
군림성(君臨城)!
당금 무림을 헤집는 무리 가운데 가장 신비스러운 곳.
조직원이 몇이고 어떤 세력을 지니고 있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단지 그들이 묵혈방의 생존자들이며, 그들은 대정맹의 일에 사사건건 나서 훼방을 놓는다는 것과 사해맹의 무리라면 쥐새끼 한 마리 남기지 않고 깡그리 죽여 없앤다는 혈겁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들이 지나친 자리엔 오직 피와 시체만이 남았다.
하여 그들이 누구인지 아는 자가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에……
군림성은 당금 무림을 헤집는 무리 가운데 가장 신비스러우며 가장 무서운 곳으로 강호인들 뇌리에 깊게 박혀져 있었다.
그러나 강호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