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1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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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81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118화
혈하-第 118 章 원흉의 정체
그 첫째는 대지신궁의 후예가 존재하듯 다른 제마오세의 후예가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른다는 불안이다.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
묵혈대제 사악,
바로 너의 아버지가 제마오세 가운데 하나인 백해의 후예가 아니더냐.
그렇기에 천황은 묵혈방을 붕괴시킨 것이다.
숙적 하나를 처치하기 위해서……
또 성주께서 가지고 계시는 백이령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군보야.
제마오세 가운데 하나인 금란곡의 장진도가 천황 손에 있다는 것은 결국 그가 묵혈방을 없앴듯이 금란곡 역시 없앴다는 말이 된다.
그럼 남는 것은,
거령탑(巨靈塔)!
축융(祝融)!
두 세력뿐이다.
넌 어떤 일이 있어도 금낭의 비밀을 풀어야 한다.
그리하여, 백해의 숨어 있는 힘, 성주께서 오늘을 위해 숨겨놓은 군림성을 찾고 나아가 금란곡의 비밀을 얻어 성주의 복수를 해야 하느니라.
하나 더 알려 주마.
천황 송주행이 제마오세의 후예 못지않게 두려워하는 무리가 있다.
그건 저주의 탄생이다.
-백련교!
악마의 계시를 받은 자들.
어쩐 일인지 천황 송주행은 백련교의 뿌리가 분명 강호 어딘가에 있다고 굳게 믿는 눈치였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천 년 전, 오행의 다섯 기운을 받은 제마오세가 모여 백련교를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했는데 오행이 서로 반목하는 이때 백련교가 나타난다면 세상은 영영 광명을 찾지 못하게 된다.
백련교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길 바란다.
군보야.
널 만나 네 품에서 죽을 수 있게 되어 기쁘구나.
하늘에 가면 성주님이 과연 날 용서해 주실까?
군보야……
넌 날 용서해 줄 수 있니?
***
“으-아-악-!”
하늘을 무너뜨릴 것 같은 절규!
그것은 운명이 사군보라 이름지어준 한 사나이의 절규였다.
**
우-우-우-우-
수백 마리의 늑대가 계곡을 타고 달려왔다.
그 늑대들은 누가 조종이라도 한 것처럼 사군보를 향해 덮쳐들었다.
사군보는 양지바른 곳에 비운의 여인, 귀후 문미령을 묻고 그녀의 명복을 빌어주고 있던 참이었다.
꿈틀!
사군보의 검미가 지렁이마냥 꾸물거렸다.
사군보는 살기를 일으키자 그 살기를 느낀 늑대들은 걸음을 멈추고 길게 목을 빼 울었다.
우-우-우-우-
그때 어떤 신호인 것 같은 소음이 들렸다.
삐-익! 삐-삐-삐-익!
계곡에서 강한 음이 능선을 타고 올라왔다.
그 소리는 사람이 내는 것 같았다.
이어,
휘-이-익!
하나의 인영이 빠르게 달려왔다.
그 인영을 본 사군보는 흠칫 했다.
“저게 사람이야?”
인영은 괴이했다.
일단 키가 무척 컸다.
10척(3M)에 가까운 큰 키.
덩치는 마치 커다란 곰을 보는 것 같았고, 온몸에 털이 길게 나 마치 털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얼굴에도 털투성이다.
“저건 완전히 원숭인데.”
원숭이 가운데서도 덩치가 큰 고릴라다.
두 팔을 길어서 무릎까지 내려왔고, 하체는 짧았다.
옷이라고는 아랫도리만 가린 차림.
그 고릴라 같은 자가 바람을 가르며 사뿐히 땅에 내려서는 경공신부는 절정고수도 흉내 내기 힘든 것이었다.
“커어응-!”
고릴라 인간은 괴성을 지르며 두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팡- 팡-
가슴 치는 소리가 북 치는 소리보다 컸다.
“별 걸 다 하네.”
카항-
고릴라 인간이 갑자기 두 주먹을 앞으로 쭉 뻗었다.
콰릉!
정권으로부터 엄청난 권압이 발출되었다.
“이런!”
넋 놓고 고릴라 인간을 보던 사군보는 움찔 놀라 옆으로 몸을 날렸다.
꽝!
고릴라 인간의 권격은 가히 태산이라도 뭉갤 듯 굉렬했다.
사군보가 서 있던 땅이 사람이 들어가도 될 정도로 움푹 파일 정도다.
쾅! 쾅!
카우우우-
첫 공격에 실패한 탓에 고릴라 인간은 더 흥분하고 분노해 가슴을 때리며 괴성을 질렀다.
우- 우- 우-
그 괴성에 반응하며 400여 마리의 늑대들이 길게 울었다.
그것이 시작이다.
휙- 다다다닥-
잠시 물러서 있던 늑대들이 일제히 달려 들었다.
‘늑대 떼가 저 괴물의 조종을 받고 있다.’
사군보의 눈은 고릴라 인간에게 향해졌다.
고릴라 인간.
분명 인간과 원숭이가 수간(獸奸)을 하여 낳은 것이다.
산중의 화전민들 사이엔 그리 흔치는 않지만 간혹 소녀가 원숭이에게 납치되어 갔다가 원숭이 씨를 배어 낳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렇게 따진다면 저런 괴물의 출현도 넘어갈 수 있으련만.
그게 아니다.
고릴라 인간이 무공을 익혔다는 것도 놀랍거니와 늑대들이 고릴라 인간의 명령에 따른다는 건 더욱더 놀라운 일이었다.
‘대체 저런 괴물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이곳은 장안성과 가까운 북망산이다.
늑대 떼들이야 그렇다 하지만 고릴라 인간이 사람들이 많은 대도시 근처에 등장했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혹시 아까 도망친 강신웅, 그 자가 저 괴물을 부리는 게 아닐까?’
대놓고 보이는 적의.
사군보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의 눈에선 새파란 독망이 일어났다.
강신웅!
문미령에게 접근했던 가짜 아버지이며 대하교 총관인 자,
조금 전, 수하들을 이끌고 문미령과 그녀가 갖은 금낭의 장진도를 되찾으려다 오히려 사군보에게 수하들을 모두 잃고 꽁지 빠지게 도망쳤던 자.
지금 사군보는 총관 강신웅이 다른 조력자를 이끌고 다시 이곳에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군보는 강신웅이 나타나길 기다리기로 했다.
그가 나타나건 아니건 이깟 늑대 떼에 당할 그가 아니기에.
하지만 늑대들은 그가 생각한 것처럼 만만치가 않았다.
우- 우- 우- 우-
크르르릉!
죽기를 무릅쓰고 덤비는 늑대들은 끝이 없고 한이 없었다.
사군보는 날아드는 늑대들을 향해 일장을 격출했다.
펑!
그의 장력에 격중 당한 늑대들을 떨어지는 낙엽처럼 날아갔다.
캥-! 캥-! 캥-!
사지가 날아가고 내장이 터지는 데도 늑대들은 물러설 줄을 몰랐다.
‘차라리 한꺼번에?’
거목 가지에 걸터앉아 생각을 굳힌 사군보는 몸을 날렸다.
그러자 늑대들이 길게 울었다.
우-우-우-우-
그 울음소리가 그치는가 싶을 때였다.
휘-이-익!
하나의 흑의인영이 계곡에서 날아오고 있었다.
그 인영은 커다란 백호의 등에 타고 있었다.
백호는 작은 집채 만해 한 사람을 등에 태우고서도 섬광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고릴라 인간이 갑자기 괴음을 내질렀다.
크-아-악!
그러자 늑대들의 눈빛에 파란 불꽃이 피어올랐다.
우-우-우-우-
늑대들이 장음을 내지르며 사군보를 향해 짓쳐들고 있었다.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은 표독스럽게 번뜩였다.
‘허허……!’
사군보는 늑대들이 이처럼 무섭게 덤벼들 줄은 미처 몰랐었다.
그는 겹겹으로 둘러싼 늑대들을 향해 쌍장을 격출시켰다.
꽝-꽈-앙!
캥-! 캥-! 캥-!
4, 50마리의 늑대가 죽거나 사지가 부러져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창자가 터지고 골이 빠개진 곳에서는 뜨거운 선혈이 길게 분출되어 솟구쳤다.
그래도 늑대들은 물러설 줄을 몰랐다.
그의 장력이 찢을 듯이 덮쳐오는 늑대들을 날려 버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군보는 주위를 쓸어보았다.
이제 남은 늑대들은 절반 밖에 안 되었다.
그는 굳게 이를 악물었다.
‘살아 있어봐야 나약한 짐승이나 헤치고, 지나는 사람을 헤치는 미물들, 원한다면 모조리 날려 보내주마!’
그는 전신의 공력을 단전으로 모았다.
쓰으으으으……
그의 전신에서 흑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크-아-악-!
고릴라 인간이 다시 길게 괴음을 내질렀다.
200여 마리의 늑대들이 발광하듯 사군보를 향해 일제히 덮쳐왔다.
“차핫!”
사군보의 입에서 산천을 뒤덮을 것 같은 일갈이 터져 나왔다.
꽝-! 꽈아아앙-!
꽈르릉-!
그의 쌍장에서 흑무가 쏟아지며 무섭게 폭발했다.
그 폭발음은 벽력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캐캥! 캐애앵!
수십, 수백 줄기의 비명성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허공을 꿰뚫었다.
그 비명성과 함께 무수한 피 보라가 일었다.
털썩! 털썩-!
4, 5장 방원 내는 늑대들의 시체로 뒤덮였다.
늑대의 혈관을 파하고 흐르는 선혈은 어느덧 하나의 시내를 이루고 있었다.
“으…… 저 죽일 놈!”
백호를 타고 온 흑의노인이 이를 부드득 갈았다.
집채만 한 백호가 길게 울었다.
어-흥!
백호는 황소의 뒷다리만한 앞발을 쳐들었다가 지면을 후벼 팠다.
지면이 두 자 가량 파여 먼지를 뿌렸다.
“흥!”
사군보는 코웃음을 날리며 주위를 쓸어보았다.
이미 죽은 400여 마리의 늑대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겨우 이런 짐승들로 날 죽일 수 있다고 믿나? 누구냐? 강신웅의 끄나풀이냐?”
사군보가 비웃으며 흑의노인을 노려보았다.
흑의노인은 육순이 넘어 보였다.
얼굴에는 무수한 맹수의 발톱자국이 나 있었다.
눈꺼풀이 맹수의 발톱에 찢겼는지 반쯤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흉측한 얼굴이 허연 공막 때문에 더욱 흉측하게 보였다.
“애송아! 내가 누군 줄 아느냐?”
흑의노인이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고작해야 말 못하는 짐승들이나 부리는 늙은이겠지.”
사군보는 싸늘하게 뱉어냈다.
“찢어진 입이라고 지껄이면 다 말인 줄 아느냐?”
흑의노인이 몹시 화가 치민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럼 넌 누구냐?”
“대하교 사대천왕 가운데 백호천왕(白虎天王)이시다!”
“백호천왕이라……그럼 너 말고 청룡, 주작, 현무천왕이 또 있겠군?”
“그렇다.”
“호오라! 이제 보니 대하교는 모조리 짐승들만 모인 곳이군.”
사군보의 말 속에는 다분히 경멸이 내포되어 있었다.
“저, 저런 죽일 놈이?”
백호천왕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부르르 몸을 떨었다.
대하교 사대천왕 가운데 한 사람인 백호천왕은 맹수를 다루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후후후……백호건 고양이건……강신웅이 시켰느냐? 나를 죽이고 장진도를 찾아오라고?”
사군보가 비아냥거리자 백호천왕의 눈에서 새파란 불똥이 튀었다.
“크크크……지금은 웃지만 조만간 염라대왕을 만나거든 본 천왕이 보냈다고 해라. 그럼 그 눈에서 피눈물이 나오게 해 줄 것이다.”
백호천왕은 잔인한 미소를 입가에 흘리더니 길게 휘파람 같은 파공음을 내질렀다.
삐익!
그러자 어디서 어떻게 날아들었는지 무수한 새들이 나타났다.
끄-악!
부엉! 부엉!
파다다닥! 파다다닥!
수백 마리가 넘는 새들.
그 가운데는 독수리, 솔개, 매, 까마귀, 참새, 심지어 납에는 잠을 자는 부엉이까지 있어 새들이 날개를 회칠 때마다 깃털들이 비처럼 떨어졌다.
새들이 하늘을 빽빽이 메우자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천지가 어두워졌다.
‘백호천왕, 짐승들을 마음대로 다루는 인물이구나! 설마 하니 날으는 새까지 조종할 줄이야. 그러나……후후후……넌 사람을 잘못 봤다.’
세들이 사군보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하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