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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80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4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혈하마제 80화

혈하-第 80 章 패왕보주는 누구일까?

 

두어 개의 숲을 지났을까?

저만치 앞에 소제제가 걸음을 멈추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사군보는 그녀와 조금 전의 어색했던 일이 새삼 떠올라 그녀 옆을 그냥 스치고 지났다.

그런데 등으로 느껴지는 예감이 어딘가 이상했다.

‘무슨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으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넋을 잃은 사람처럼 서 있기만 했다.

사군보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크게 소리쳤다.

“낭자, 무슨 일……”

순간,

사군보의 눈에 보이는 것이 있어 말을 잇지 못했다.

칠공에서 검붉은 피를 흘린 채 아무렇게나 죽어 자빠져 있는 사람은 바로 팽성귀마 고계였다.

그가 어떡하다 이곳에서 죽었을까?

누가 죽였을까?

천외삼협이?

사군보가 소제제의 손을 잡아 끌었다.

“낭자, 어서 갑시다.”

그는 분명 패왕보주와 천외삼협이 싸움을 벌였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50여 장 정도로 달려갔을까.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피비린내를 왈칵 들이마셨다.

“피 냄새가 짙어요.”

“분명 그들이 싸웠을 겁니다.”

피 비린내가 풍겨오는 곳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었다.

숲 한쪽에 천외삼협이 눈을 무섭게 부릅뜬 채 참혹한 모습으로 죽어있었다.

“이런 일이……!”

“아……”

사군보와 소제제는 세 구의 시신을 눈앞에 보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쉽게 믿으려 하지를 않았다.

잠시 후, 소제제가 몸을 가볍게 부르르 떨고 힘없이 말을 꺼냈다.

“패왕보주가 누구일까요? 만약 천외삼협을 죽인 게 그녀라면 그녀의 무공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게 분명해요.”

“정말 보주라는 그 여인이 손을 썼을까?”

“천외삼협을 이렇게 간단히 죽일 수 있는 고수는 현 강호에 흔치가 않아요. 이분들을 죽인 자가 패왕보주가 맞는다면 그녀의 무공은 상상치 못할 정도일 거예요.”

“점점 패왕보주란 여인의 정체가 궁금해지네.”

패왕보란 방파가 개파 한다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온 자리다.

그 자리에서 팽성귀마 고계를 만났다.

팽성귀마 고계는 대하교 인물이 틀림없었다.

그가 기를 쓰고 천라삼군을 영입하려고 했던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패왕보의 당주다.

결국 패왕보는 대하교의 꼭두각시가 분명하다.

하지만, 패왕보와 대하교의 진의를 파악하기도 전 일부러 시비를 걸며 나타난 만해대학사나 천외삼협으로 인해 개파선언은 흐지부지해졌다.

더욱 천외삼협은 죽임을 당하고 만해대학사는 실종된 상태.

사군보는 패왕보주의 정체를 밝히고 싶었다.

그런 그의 심중을 읽었는지.

허공에 요사한 웃음이 쏟아져 내렸다.

“호호호……사 소협! 젊은 혈기는 가상하지만 사 소협이 밝혀야 할 것은 내 정체가 아니라 신주오보를 찾고 묵혈방을 재건하는 것 아닌가요?”

웃음이나 음성은 표현 그대로 하늘에서 생겨나 빗방울처럼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전혀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육합전성이다.

“앗!”

사군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떻게 날 알아보고, 내가 신주오보를 찾는 것을 알지?’

의혹보다 더 무겁게 덮쳐오는 것은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원래 어두운 곳에서 찔러오는 창이 더 무서운 법이다.

패왕보주에 대해서 아는 것은 하나도 없건만 그녀는 사군보를 마치 자기 손바닥 손금 들여다보듯 훤히 알고 있으니 어찌 두렵지 않으랴.

사군보는 나직이 숨을 들이켰다.

소제제가 다가와 나직이 말을 꺼냈다.

“육합전성이에요. 거기에 하나가 더 들어갔네여ㅛ.”

“뭔가요?”

“섭공이예요. 천축(天竺)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200년 전의 천축제일고수 사라대불이 연공한 적이 있는 거지요. 저 전음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빼앗기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에게 심성까지 빼앗겨 상대의 명에 따르게 되는 것이죠.”

다시 허공에서 괴성이 들려왔다.

“소제제! 네년이 백년 묵은 여우처럼 요사한 짓을 하고 있다만 그 짓도 이제는 끝이다.”

사군보가 12성의 공력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패왕보주, 신비스럽게 굴지 말고 모습을 나타내라!”

쩌렁- 저렁-

그의 음성이 산천을 흔들었다.

탈명귀음이다.

“호호호…… 사 소협께서는 나를 구미호 취급을 하시는데, 왜 진짜 백년 여우인 계집과 같이 다니는 것이죠?”

사군보는 소제제를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소리쳤다.

“보주가 천외삼협을 죽였냐?”

“그 노물들은 스스로 죽기를 원했어요.”

사군보가 무어라 대꾸를 하려는데 그보다 먼저 소제제가 불쑥 입을 열었다.

“이제 알았다! 네년이 누군지!”

“호호호호……너무 늦게 안 것 같은데?”

“네년이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내가 아니다. 그러나 뜻대로 안될 것이다.”

“내가 뭘 바라는지 안다고? 호호호……”

패왕보주의 웃음이 간드러졌다.

“그것을 알고 있다면 훗날 내가 다른 소식도 전해 줄 테니 그때를 기다리거라. 물론 내 수중에 있는 만해대학사를 살리고 싶다면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지.”

“흥!”

소제제는 코웃음을 쳤다.

패왕보주의 음성이 점점 멀어져갔다.

“호호호……내가 조만간 다시 찾아갈 것이다. 여우, 그때까지 죽지 마라.”

“내가 두렵나 보군. 멀리서 주둥이만 나불거리고 나타나지 않는 게.”

“두렵냐고? 솔직히 두려워, 너무, 너무 무서워……호호호호!”

비아냥이다.

“그리고 사 소협은 여우에게 홀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호호호호……”

그리고는 다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질 않았다.

소제제가 발악을 하듯 소리쳤다.

“도망가지 못한다!”

휘익-!

그녀는 방향도 모르면서 무작정 앞이 보이는 숲으로 솟구쳐 나갔다.

“낭자!”

사군보가 어느새 옆으로 바싹 따라 붙으며 참견했다.

“소용없는 일이요. 이미 찾을 수 없어. 아마도 그 전음은 100리 밖에서 들려온 것 같아요.”

“난 단념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찾아낼 거예요!”

“소용없다니까요.”

“흥! 공자는 공자가 해야 할 일이나 해요!”

“낭자……”

사군보는 소제제의 손목을 잡았다.

“낭자, 대체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패왕보주 정체가 뭔데 그래요?”

사군보는 패왕보주와 소제제의 짧은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소제제가 그녀의 정체를 알아낸 것을 눈치 챘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휙-

소제제는 손목을 잡은 사군보의 손을 거칠게 털었다.

“미안해요, 공자! 일단 난 저 계집을 쫓아야 해요!”

“낭, 낭자!”

채 그녀를 막기도 전에 이미 소제제는 쏘아진 화살처럼 몸을 날렸다.

“공자, 조만간 제가 다시 찾아 갈게요. 보중하세요.”

“낭, 낭자……”

사군보는 그녀를 쫓을까 하다가 이내 맘을 돌렸다.

따라간다 해서 달리 변할 게 없다.

패왕보주의 정체를 알려주고 싶었다면 벌써 말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알려주기 싫어 그녀를 따라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한 것 같기도 했다.

뭔가 가슴 한 편이 뻥 뚫린 것처럼 아쉬운 그였지만 곧 그는 가슴을 털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이다.”

그녀와의 인연은 이렇게 끊길 것 같지 않았다.

 

**

 

휘이이이잉---

굳게 닫힌 창문을 스쳐가는 바람은 마치 짐승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은빛을 뿌리는 달빛만이 무지개처럼 자욱하게 밀려와 어둠을 조금 밀어낸 이 방은 한 겹의 비밀을 지닌 듯 흐릿했다.

방 우측에는 양털로 씌운 침대가 있었다.

침대 위에는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사내는 50대 후반 가량 되어 보였다.

나이에 맞지 않게 근육질이 잘 발달된 장대한 체구는 젊은이 부럽지 않았다.

멋들어진 구레나룻.

툭 불거진 관자놀이와 세모난 눈이 음침해 보이긴 하나 제법 수려한 얼굴이었다.

그 사내 앞에 까무잡잡한 피부와 작고 갸름한 얼굴을 지닌 미녀가 그림 같은 자태로 서 있었다.

혈사마녀(血死魔女).

대하교 지존(地尊)이란 직위에 있는 절대 여고수.

원래 나이는 60이 넘었지만 주안술로 인해 20대로 보였다.

막 목욕을 마쳤는지 물기 젖은 그녀의 피부가 반질거렸다.

그녀의 몸에서 싱그런 냄새가 풍겨 나오는 듯 했다.

얇은 옷에 가린 살과 가슴.

은밀하게 감추어진 소중한 곳의 꽃잎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불끈 아랫도리가 솟구치는 것을 사내는 느꼈다.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 때문에 그의 얼굴은 달아올랐다.

“호호호……! 뭘 그리 빤히 쳐다봐요?”

혈사마녀는 요염하게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헐렁한 상의 옷자락을 비집고 튀어나온 젖가슴의 계곡이 사내의 눈에 아리게 파고든다.

분홍빛의 잘 익은 사과와도 같은 탐스런 가슴이 반쯤이나 드러나 있었다.

“이게 뭐에요? 어디 아파요? 망부석처럼 서 있으면 어떻게 해요?”

바싹 침대로 다가선 혈사마녀가 배시시 웃었다.

사내는 침대 모서리에 앉아 있었다.

혈사마녀는 그 앞에, 손만 대면 그 즉시 살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서 있었다.

“아잉~ 오랜 여행으로 여자 구경도 못했다더니만, 그 맛을 못 봐 어떻게 하는 것도 까먹었나봐? 호호호호……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요?”

툭툭!

그녀는 상의의 단추를 하나, 둘 풀기 시작하였다.

상의가 그녀의 발 아래로 떨어졌다.

잘 익은 복숭아 같은 젖가슴이 사내 앞에 불숙 솟아났다.

그녀는 가슴 가리개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벗은 상반신이 그대로 드러났다.

“내 가슴 더 예뻐지지 않았나요? 얼마 전 파자사국(巴刺斯國: 페르시아) 상인에게서 산 오일인지 뭔지 하는 미끌미끌한 물로 매일 문질러줘서 탄력이 탱탱해요. 한 번 만져 봐요.”

호들갑스럽게 웃던 혈사마녀는 명주 고름처럼 부드러운 손을 뻗어 사내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사내의 손을 벌어진 상의 옷 사이로 가져갔다.

물컹!

그녀의 가슴에 닿는 순간 손이 닿는 순간 사내는 온몸이 감전된 듯하였다.

“으음…… 정말 처녀 젖 마냥 탱탱해졌군.”

사내의 두 눈이 벌겋게 충혈이 되었다.

그의 아랫도리는 터질 듯이 커져 있었다.

혈사마녀는 눈을 빛냈다.

“그렇죠? 그건 비싼 거라 피부가 십년은 젊어진다고 했어요. 자, 제가 옷을 벗겨 드릴 게요.”

그녀는 손을 뻗어 사내의 상의를 벗기고 있었다.

사내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하는 대로 몸을 맡길 뿐이었다.

그녀의 손은 사내의 허리로 다가와 허리끈을 풀고 있었다.

바지가 벗겨지고 마침내 사내는 그녀 앞에 속바지만 걸친 알몸이 되었다.

“호호호…… 이 안에 뭐가 숨어 있을까?”

그녀의 손이 속바지 안으로 들어왔다.

검은 풀이 우거진 숲에서 잠시 맴돌던 그녀의 손은 아래로 내려가 사내의 발기된 육봉을 살며시 잡았다.

“으음……!”

따뜻하고 부드러운 혈사마녀의 손길에 사내의 이성은 욕망의 늪 속으로 하염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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