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70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75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70화
혈하-第 70 章 실패한 연혼대법
“그럼?”
“새황단 단주는 묘족이에요.”
“그렇군.”
사군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율향이 문득 그의 품에서 몸을 들었다.
“어때요? 나 소율향과 합작을 하지 않겠어요?”
“합작……”
“잘하면 당신이 본교의 제이인자가 될 수도 있어요. 교주께서 본교 내에서 제이인자인 대하총사를 뽑는다고 했어요. 지금으로선 몇몇 사람이 물망에 올라 있지만 당신이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어요.”
“대하총사라……”
“잘 생각해 보세요. 잘만 하면 일인지하 만인지상뿐만 아니라 영원한 제일인자가 될 수도……”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사군보는 나직이 물었다.
“그대의 뜻은 설마?”
그는 부드럽게 음성을 바꾸었다.
소율향의 마력적인 미소가 흘렀다.
“사람은 늙으면 한 줌 흙이 되죠.”
“그 뜻은 머지않아 교주란 자가……”
“쉬! 음성이 커요.”
소율향은 섬섬옥수로 급히 그의 입술을 눌렀다.
사군보는 그녀의 육향을 맡으면서 빙긋 웃었다.
“생각해 볼만하군.”
“그럼……”
소율향은 몸을 일으켰다.
“하루의 여유를 주겠어요.”
그녀는 침실에서 나갔다.
“단!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당신의 내공은 폐쇄되었을 뿐 아니라 이곳에서는 한 걸음만 잘못 움직여도 고혼이 될 테니!”
소율향은 탐스러운 둔부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갔다.
사군보는 소율향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소율향…… 보통 여인이 아니구나.’
그는 잠시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했다.
단시간에 그의 뇌리에는 수많은 생각이 교차되었다.
문득 그의 눈이 빛났다.
***
스스슥!
지하 석부에 한 가닥 인영이 나타났다.
사군보는 바닥에 놓인 99개의 관을 바라보았다.
벽청색 약수에 담겨 있는 소녀들의 나신은 한결 푸르뎅뎅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소녀들의 대법을 파괴해야 한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이 났다.
‘내가 역혈기공을 이용해 이미 내공을 찾았다는 것을 소율향은 모른다. 내게 백일몽이란 미약을 복용시켰다 하지만 이미 혈맥이 거꾸로 돌고 있기 때문에 그 미약은 내게 통하지 않는다.’
사군보는 관을 향해 손을 쳐들었다.
‘이 소녀들이 마녀가 되면 훗날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츠츠츠……
그의 손바닥에 검은 기류가 천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묵혈사령신공의 사기다.
천하에서 가장 음한 기운.
죽음의 그 기운은 산 사람분만 아니라 죽은 사람까지 조종이 가능하다.
그는 서서히 손바닥을 뻗었다.
그러자 그 손바닥은 검은빛을 띠었다.
펑!
검은 빛 장력이 휩쓸었다.
99개의 관이 흔들렸다.
푸쉬쉬쉬……!
가공할 기세에 벽청색 약수가 김을 내며 증발해 버렸다.
삽시에 석부 안은 벽청색 증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
사군보의 안색은 긴장으로 굳어졌다.
이윽고 관속의 약수는 모두 증발하여 한 방울도 남지 않게 되었다.
사군보는 손을 거두었다.
관속의 미소녀들은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이때 그녀들의 푸른색으로 물든 피부가 차츰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를 보자 사군보는 희색을 띄웠다.
‘성공이다!’
그는 다시 신형을 날렸다.
그가 사리지고 얼마 후,
일단의 회의인들이 석부로 들어왔다.
그들 중 하나가 석실 분위기를 감지했다.
“뭔 냄새 안나?”
“이상한 냄새가 나긴 한다.”
“관 좀 살펴봐.”
한 사내가 관으로 갔다.
그는 관 안의 변화에 기겁을 했다.
“시, 시녀들 약재가 변했다!”
***
그가 막 거대한 지하 광장에 이르렀을 때다.
그의 신형을 가로막는 자가 있었다.
“웬 놈이 이곳까지 왔느냐?”
쌔애애-
두 가닥 검기가 싸늘한 한풍을 쏘았다.
귀영신법으로 몸을 피한 사군보는 전면을 보며 침음했다.
“상산삼패!”
그의 앞에는 상산삼패 중 둘째와 셋째가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의혹과 불신이 가득했다.
‘놈들이 주저하는 이때가 기회다.’
사군보는 그대로 장력을 뻗었다.
꽝!
폭음과 함께 상산삼패 중 둘째와 셋째는 세 걸음이나 밀려났다.
그들은 크게 놀란 듯했다.
그 사이 사군보는 벼락같이 그들 사이를 비집으며 장력을 휘둘렀다.
“크크…… 어림없다!”
둘째와 셋째는 미끄러지며 그를 포위했다.
사군보는 다급했다.
그는 신형을 흔들었다.
놀랍게도 그의 신형은 수십 개로 갈라졌다.
콰르르릉!
“허억!”
“욱……!”
둘째와 셋째는 연달아 5보나 밀려 나갔다.
그러나 곧 그들은 자세를 잡으며 검을 고추 세웠다.
사군보는 마른 침을 삼켰다.
쌔애애액-
두 자루의 검이 사군보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왔다.
하나는 둘째가, 또 하는 셋째가 날린 검기다.
‘생사탄강!’
사군보의 손바닥 앞으로 둥근 방패 모양의 강기 막이 형성되었다.
파직!
둘째의 검이 생사탄강을 정면으로 들이받으며 뒤로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나머지 셋째의 검이 빠르게 궤도를 수정하며 사군보를 향해 떨어졌다.
변칙적이고 유연한 셋째의 검법이다.
‘적령장!’
사군보는 짧은 함성과 함께 손목을 비틀어 날아오는 셋째의 검을 받아쳤다.
콰콰콰콰!
강력한 폭발에 휩싸인 셋째의 검이 팽이처럼 튕겨 나갔다.
‘빨리 끝내야 한다.’
속전속결.
힘을 아끼면 안 된다.
소란이 일어나면 발각 당하게 된다.
마음을 굳힌 사군보는 즉시 두 사람을 향해 내달렸다.
둘째와 셋째가 거리를 좁히며 앞으로 나왔다.
‘일단 너부터!’
사군보는 셋째를 향해 급격히 방향을 틀고 적령장을 휘둘렀다.
셋째가 검을 세워 그것을 막으려는 순간, 사군보는 묵혈사령신공을 중첩시켰다.
콰지지직!
셋째는 순간적으로 증폭된 무게와 그로 인해 배가된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우둑!
검을 쥔 손목이 부러졌다.
진득한 점액질 같은 검은 피가 뭉클 솟고, 하얀 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왔다.
“크아아악!”
셋째는 괴성을 지르며 사군보를 향해 몸을 던졌다.
사군보는 반사적으로 달려드는 셋째의 가슴을 발로 찼다.
우득!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늑골이 부러지는 끔찍한 느낌이 전해졌다.
몸이 새우처럼 꺾인 셋째는 뒤로 날아가 쓰러졌다.
동시에 왼편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둘째의 검기다.
“킁! 바쁘군.”
사군보는 입술을 깨물며 몸을 회전하며 왼쪽에서 날아오는 둘째의 공격을 튕겨냈다.
채앵!
둘째는 튕겨나가는 검을 빠르게 수습하며 수직으로 다시 그었다.
‘빠르다!’
사군보는 급히 귀영신법으로 몸을 튕기며 피했다.
하지만 둘째는 사군보의 행동을 예상한 듯 허공을 가르는 검을 빠르게 당겨 찌르기로 변화시켰다.
‘너무 빨라!’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다.
사군보는 침착하게 둘째의 찌르기를 받아 내며 일단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거머리처럼 둘째의 검기는 그를 쫓았다.
챙! 챙! 챙!
검과 장이 부딪치며 불꽃이 인다.
사군보는 둘째의 검을 쳐내며 상대방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확실히 둘째의 움직임은 그가 상대했던 그 어떤 누구보다 빨랐다.
쉬익-
그때 날카로운 예기가 옆구리를 향해 다가들었다.
‘셋째!’
사군보는 몸을 틀어 왼손 손바닥에 진기를 둘러 방어막을 형성했다.
쾨지지지직.
강막에 셋째의 검기가 튕겨나갔다.
‘금방 일어나네? 거기에 좌수검?’
사군보는 당황했다.
과연 오른팔목이 부러진 셋째는 왼손으로 좌수검을 펼쳤는데 그게 오른손으로 펼칠 때와 변함이 없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해?’
하지만 차분하게 상황을 분석할 시간은 없었다.
‘일단 저 놈부터!’
사군보는 최초 목표를 수정했다.
까다로운 둘째의 공격을 받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사군보는 둘째가 다음 공격을 위해 검을 거두는 순간을 노려 장을 크게 휘둘렀다.
구유현명장이다.
위기를 느낀 둘째는 즉시 검을 비스듬하게 기울여 목을 막았다.
쓰릉!
사군보의 손날이 마치 미끄럼을 타듯 둘째의 검날을 타고 미끄러졌다.
이 흘리기는 사군보의 주특기다.
일단 누구건 상대의 무기와 접점이 되는 순간, 그는 흘리기로 상대를 베었다.
그의 흘리기에 목을 막아 선 둘째의 검날이 옆으로 비켜나가고, 검을 타고 내려온 사군보의 손날이 막 경동맥을 파고 들었다.
“크아악!”
둘째가 입을 쩍 벌리며 비명을 토했다.
목이 반이나 갈라진 둘째의 몸은 뒤로 벌렁 자빠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 사이 셋째의 검이 사군보의 배후를 노리고 날아왔다.
쉬이익!
“젠장!”
사군보는 몸을 회전해 장을 크게 휘둘렀다.
콰콰!
셋째의 검이 사군보의 강한 힘에 밀리자 자연 셋째 역시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사군보는 그 즉시 빙글 몸을 회전하면서 손바닥에 전격을 둘러 빠르게 휘둘렀다.
쾅!
파지지직!
찌르기에 가슴이 뻥 뚫리는 셋째.
뚫린 구멍을 통해 반대편 정경이 보이고, 구멍 주변으로 파란 불꽃이 마구 튀었다.
“크아아악……”
둘을 처치한 사군보는 급히 몸을 날렸다.
‘후우~ 만에 하나 첫째까지 있었으면 머리 좀 아팠겠다.’
첫째가 없었던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
‘길을 잘못 들었다.’
사군보는 지하 석부를 헤매고 있었다.
원래 들어온 곳으로 상산삼패가 들오는 바람에 급히 빠져나오긴 했어도 다른 길을 찾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지하 석부 안은 개미굴처럼 미로였다.
그를 가로막는 자가 무수히 나타났다.
그때마다 그는 그들을 격파하고 탈출로를 찾았다.
하나 가도, 가도 출구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였다.
“호호호홋……! 감히 나를 우롱하다니!”
요사스러운 교소와 함께 그의 앞을 가로는 미부가 있었다.
바로 소율향이다.
사군보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는 정중히 말했다.
“물과 기름은 섞일 수 없다!”
“흥! 그럴 듯한 논리군.”
소율향의 눈에는 표독한 기색이 뻗었다.
“아무튼 내공을 분명 제압했는데, 그걸 풀다니! 놀랬어요.”
사군보는 진지하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악의 수렁에서 발을 빼.”
소율향의 눈이 무섭게 빛났다.
“흥! 그렇게 하면 나를 그대의 정실로라도 삼겠다는 건가요?”
“그, 그건……”
“호호호홋……! 정의 탈을 쓴 이중인격자 같으니라고!”
“소율향……!”
“닥쳐!”
찌르릉!
그녀의 손바닥이 펼쳐지며 금속음이 작렬했다.
콰쾅!
사군보는 팔이 저미는 것을 느끼며 한 걸음 물러났다.
소율향도 마찬가지였다.
“호호홋…… 제법이군! 다시 한 번 받아보시지!”
쩌엉!
그녀는 섬섬옥수를 합쳤다가 펼쳤다.
사군보의 안색이 굳어졌다.
“적령장!”
그의 우장이 흔들리며 일순 묵광이 번쩍! 했다.
콰앙! 우르르……
석벽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