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5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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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30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50화
혈하-第 50 章 음탕한 주모
그녀는 나이에 어울리지도 않게 채의를 입고 있었다.
그것도 처녀 때 것인지 지금은 몸에 찰싹 달라붙어 비계 덩어리인 몸의 곡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더구나 화장이라고 했나보다.
분을 덕지덕지 바른 것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화가 치밀어 오를 모습이었다.
주모는 탁자에 술병과 음식 접시를 내려놓고는 사군보 옆으로 펑퍼짐한 엉덩이를 털썩 떨어뜨렸다.
삐꺽-
의자가 반쯤 기울어졌다가 간신히 제 모양을 찾았다.
“호호호……젊고 준수하고 건장한 분이셔. 난 이런 사람이 정말 좋더라. 아이! 이런 손님은 내 평생 처음이야.”
주모는 몸을 비비꼬았다.
사군보는 아무 말 없이 술잔에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
“카-”
사군보의 얼굴이 찡그려지고 입에서는 괴이한 소리가 나왔다.
주모가 상체를 바싹 갖다 대면서 물었다.
“어때요? 악양에서는 가장 맛있는 술이죠?”
가장 맛있는 술?
술인지 뜬 물인지.
아니면 그냥 맹물에 소태를 풀어 넣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사군보는 다른 말은 않고 음식을 한 젓가락 집어먹었다.
이건 또 무슨 맛인가?
시금털털하고 구린내가 물씬 풍겨지는 것으로써 속이 단번에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주모가 얼른 물어왔다.
“입속에서 스르르 녹죠?”
사군보는 음식 그릇을 그녀에게 밀어냈다.
“주모가 먹어 보구려.”
“내가요? 호호호…… 고마우셔라.”
주모는 사양하지도 않고 음식에 달려들어 큼지막한 것으로 입 속에 넣었다.
쩝쩝! 후루룩! 와작우적! 쩝쩝!
그녀는 싱글벙글거리며 맛있게 먹었다.
사군보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내가 하필 이상한 음식을 집어 먹었나 보다.’
이런 생각으로 다른 것을 집어 먹어 보았다.
그러나 조금 전과 마찬가지 맛이었다.
“호호호…… 손님, 술도 한잔 주시겠어요?”
웃음까지 헤픈 주모는 계속해서 한술 더 떴다.
술과 음식.
주모에게는 이것이 악양에서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고 있나보다.
입을 크게 벌려 쩝쩝거려가며 단숨에 술병의 반을 비우고 음식은 거의 빈 접시로 만들었다.
잠시 후 그 술 같지도 않은 술에 주모가 취했는지 혀가 돌아갔다.
“손님, 난 정말 손님 같이 생긴 분은 처음이에요. 나 말이에요 난 손님과 함께 이곳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난 손님을 매일 업고 다닐 거예요.”
어느새 상체가 사군보에게 무너져 와 있었다.
사군보는 치밀어 오르는 노기를 꾹꾹 눌러 참았다.
“주모, 뇌정보 사람은 이곳에 술을 마시러 오지 않나요?”
“그 빌어먹을 놈들! 아랫도리 물건들을 모두 뽑아낼 놈들이야. 처음에는 내 물 찬 제비 같은 몸을 탐내고 며칠 오는 것 같더니 단맛을 빼버리고는 코빼기도 보이지를 않아.”
갑자기 성을 내는 주모의 말에 사군보는 다시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곳에 그냥 남아있는 거요?”
“호호호…… 손님도 조심해야 돼. 괜히 나를 욕심내다가는 보주에게 들켜 목이 달아날 테니까.”
사군보의 침이 꿀꺽 넘어갔다.
“보주라니? 누구를 말하는 거요?”
스윽-
주모의 손이 사군보의 사타구니로 내려왔다.
“누구라니? 무슨 말이야? 국제강 어른을 아직도 모르고 있단 말이야?”
사군보는 짐짓 모른 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그런데 그 사람은 나를 죽이려 한다니 무슨 말……흑!”
사군보는 말을 하다말고 헛바람을 토했다.
이 순간, 주모의 손은 사군보의 바짓가랑이 속으로 파고들어가 그의 육봉을 힘껏 쥐었기 때문이다.
“오오……이렇게 훌륭할 수가!”
주모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사군보는 단숨에 주모를 죽여 없애고 싶었지만 꾸욱 살기를 눌러 참았다.
‘조금만 참자!’
기실 그가 엉망진창인 술과 음식을 참아가며 먹은 이유가 있다.
이곳은 뇌정보로 오가는 길목에 있는 주막이다.
이런 주막이라면 뇌정보의 아랫것들이 종종 이용한다.
세도가의 비밀은 아랫것들 주둥이에서부터 새어나온다.
술 한 잔 하면서 상사에 대해 온갖 욕을 다하는 것이 아랫사람의 안주거리니까.
그럼 자연 주모 역시 뇌정보의 사정을 엿 듣게 되어 있다.
사군보는 주모가 알고 있는 뇌정보의 현 상황을 알아내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설마하니 이렇게 노골적인 육탄공격을 해올 줄이야.
그래도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그런데,
‘윽! 이건!’
주물주물.
무럭무럭.
주모의 손장난은 기가 막혔다.
야릇한 생각만 해도 아랫도리 육봉에 힘이 불끈불끈 들어가는 나이다.
아무리 비계 덩어리에 돼지 같은 용모라 해도 여자는 여자다.
코맹맹이 소리를 흥흥 날리면서 육봉을 만지는 손장난에 사군보의 육봉은 성을 내기 시작했고, 등골을 타고 오르는 전율에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으으……”
참으려 했지만 절로 이 갈리는 것 같은 소리가 입술 새로 새어 나왔다.
“호오~ 조아!”
주물주물.
주모는 더 노골적으로 나왔다.
한 손 가득 육봉 대가리를 마치 계란을 쥐듯 쥐어 슬슬 어루만진다.
대가리 바로 아랫부분 기둥까지 쓸어내렸다가 올리고 다시 쓸어내리는 기술은 사군보를 진저리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 그만!”
사실 속은 울렁거렸지만 전율과 희열은 어쩔 수 없다.
그는 몸을 가볍게 떨며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다.
“국, 국제강이 왜 날 죽여요?”
주물, 주물……
주모는 대답도 않고 사군보의 육봉을 잡은 채 손을 아래위로 움직여댔다.
“아우, 뜨거워. 이거 넣고 싶어.”
그녀의 손놀림은 뜨거웠다.
또한 익숙했다.
어느새 사군보의 육봉은 화를 내며 바지를 뚫고 튀어나올 듯 힘차게 커졌다.
사군보는 바지 속으로 들어온 주모의 손목을 잡았다.
“국제강이 왜 날 죽이냐고?”
손목이 잡혀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 주모는 와락 짜증을 부렸다.
“흐흐흥…… 그 분께선 며칠에 한 번씩 이곳에 나오신단 말이야.”
“어째서?”
주모는 가슴을 쑥 내밀었다.
출렁!
상의에 꽉 낀 두 개의 수박 같은 젖가슴이 사군보의 상체에 뭉클 하니 닿아졌다.
“바보, 이 몸을 안으려고 오지 왜 와.”
“뭐?”
사군보는 바싹 긴장했던 것이 일시에 허물어지는 것을 느꼈다.
‘국제강이 이 뚱뚱이 주모를 안는다고?’
아무리 제 눈에 안경이요. 남자마다 여자 보는 취향이 다르다고 하지만.
‘국제강 취향이 이런가? 에효!~’
더 들으나 마나 중년여인의 다음 말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일 것이 틀림없었다.
그때다.
주물주물.
주모는 다시 손장난을 일으켰다.
“그만하라고!”
사군보는 벌떡 의자에서 일어났다.
주모는 기급을 하면서 따라 일어나며 사군보의 팔을 잡았다.
“왜 가려고? 오늘은 나와 같이 있기로 했잖아요.”
내가 언제?
사군보는 어이가 없어 아무런 대꾸도 안했다.
말없이 그녀를 밀치고 나가려는데 주모는 막무가내였다.
“가지 말아요. 오늘 밤만이라도 나와 같이 지내요. 내가 기쁘게 해 줄 테니까.”
그녀는 벌써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여기저기에 희멀건 속살이 비집고 나왔다.
“안 돼!”
와락!
주모는 사군보의 앞길을 막으며 꽉 껴안아왔다.
“뭐야?”
사군보가 그녀를 밀치려할 때다.
덜컹.
주막의 문이 열려졌다.
그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주모와 사군보가 껴안고 있는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쯧…… 밤이 깊다 하지만 무슨 짓들인가?”
혼잣말처럼 말을 꺼내는 사람은 비렁뱅이 늙은이였다.
누덕누덕 기어 입은 옷인데도 몇 군데가 헤져있었다.
걸친 것은 분명 백의였는데 때가 어찌나 묻었는지 완전히 흑의처럼 보였다.
옆구리에는 쪽박을 두 개씩이나 차고 있어 흔들거렸다.
반백의 수염은 손질을 한 것이 아니라 제멋대로 자라 있었다.
주모는 돌연한 훼방꾼에게 눈을 까뒤집었다.
“빌어먹을 놈! 이거나 먹고 썩 꺼져라!”
그녀는 먹다 남긴 음식 접시를 비렁뱅이 노인에게 던졌다.
휙-
음식 찌꺼기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빙글빙글 접시는 비렁뱅이 노인의 얼굴로 사정없이 날아갔다.
“허허, 음식을 마구 버리면 쓰나?”
비렁뱅이 노인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
그러자 거침없이 날아가던 음식 접시가 비렁뱅이 노인의 얼굴 앞에서 뚝 멈추었다.
뿐만 아니라 마치 무언가가 잡은 듯 사방으로 흩어지던 음식 찌거기들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에 두둥실 뜬 채 멈춰졌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데.
비렁뱅이 노인이 손을 다시 흔들자 멈추어졌던 음식 찌꺼기들이 다시 움직이더니 허공에 멈춰 있는 음식 접시 위에 착착착 안착을 했다.
“흠! 잘 먹을 게.”
침을 꼴깍 삼킨 비렁뱅이 노인은 접시를 끌어당기는 시늉을 했다.
스르르.
음식이 담긴 접시가 천천히 비렁뱅이 노인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사군보는 직감적으로 비렁뱅이 노인이 개방의 고수임을 알았다.
그러나 주모는 상대를 아직까지 하잘 것 없는 비렁뱅이로 보고 있었다.
“이놈! 어디서 재주는 하나 배웠나보구나! 그럼 이거나 먹고 나가라!”
이번에는 의자를 번쩍 들어 비렁뱅이 노인에게 던졌다.
휙-
거침없이 날아가는 의자.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 법이야.”
펑!
날아가던 의자가 어떤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치기라도 한 양 허공에서 박살이 났다.
의자가 수십 토막의 나무 조각으로 변해지면서 밑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이놈의 늙은이!”
주모는 그래도 무언가를 깨닫지 못했나보다.
죽어도 놓치지 않을 것 같던 사군보의 팔을 놓으면서 비렁뱅이 노인에게 비계 덩어리 몸으로 덮쳐갔다.
그녀의 주먹이 비렁뱅이 노인의 가슴에 무디게 격중 되려는 순간이다.
비렁뱅이 노인은 들고 있던 음식 접시로 그녀의 주먹을 막았다.
쨍그랑!
접시가 깨지고 음식이 널려졌다.
주모는 손에서 피가 나는지 손을 감싸 쥐면서 죽는다고 펄쩍펄쩍 뛰었다.
“아이고! 나 죽는다! 아이고…… 나 죽으면 누가 슬퍼할꼬. 육시랄 놈의 늙은이! 너 죽고 나죽자!”
주모는 다시 비렁뱅이 노인에게 달려 들려다가 멈칫했다.
없다!
비렁뱅이 노인이 보이지를 않는 것이었다.
“퉤! 퉤! 평생을 빌어먹어라!”
주모는 열려져 있는 문으로 침을 뱉고 악담을 퍼붓더니 사군보에게 몸을 돌렸다.
“어?”
그리고는 다시 멍청해 졌다.
언제 없어졌는지 사군보의 모습도 보이지를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굶주린 맹수가 맛있는 먹이를 잡아 놓았다가 독수리에게 빼앗겼을 때의 그런 모습이었다.
‘침이 저절로 입안 가득이 배어졌던 애송이였는데……’
주모는 홧김에 술병을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그런데 술을 마시는 그녀의 눈빛.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경망스럽고 끈끈하기만 했던 눈빛이 이 순간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더욱 그녀는 의자도 없건만 마치 의자에 앉은 것 같은 자세로 술을 마셨다.
그녀의 눈빛과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
결코 범인이라면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