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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비서 83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4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의비서 83화

제3장 수술 (3)

 

 

그러나 사실 조윤이 마음만 먹는다면 당자휘를 아주 쉽게 이길 수가 있었다. 며칠 전 조윤은 산공독을 풀기 위해서 이자림이 준 자조신단을 먹고 내공이 크게 늘었었다.

 

또한 당효주를 치료하기 위해서 내공을 아주 세밀하게 운용하는 연습을 한 것도 무공이 진일보 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거기에 더해 당황학이 검강을 쓰는 모습을 꿈에서 몇 번이나 봤었다.

 

덕분에 검기는 이제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가 있었고, 검강에 대한 실마리까지 잡은 상태였다.

 

하지만 조윤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 여기며 실력을 계속 숨기고 있었다. 당수백조차 속여 넘길 정도니 당자휘가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아버님이 해독약과 당의환을 주셨다지?”

 

“네. 받았습니다.”

 

“먹었나?”

 

“먹긴 먹었지만 시일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내공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군요.”

 

조윤은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당자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곧 좋아질 거다. 당의환을 복용하면 최소 십 년의 내공이 는다.”

 

“알고 있습니다.”

 

“다른 말은 없으셨나?”

 

“무림대회 때 효주와의 혼인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거라 하시더군요.”

 

“아버님이 그런 말을 하셨다고?”

 

“네.”

 

“생각보다 빠르군. 네가 어지간히 마음에 드신 모양이다.”

 

당자휘가 웃으면서 조윤의 어깨를 툭 쳤다. 당수백도 그렇고 당자휘도 이제는 조윤을 한 가족처럼 대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리 기쁘지는 않습니다.”

 

“배부른 소리군. 다른 사람들은 당문에 연줄을 대려고 안달이야. 혹시 효주가 마음에 안 드는 거냐?”

 

“그런 게 아닙니다. 효주는 제게 과분할 정도로 착한 아이입니다. 당문 역시 그렇죠. 문제는 제게 있습니다. 전에 이야기했다시피 저는 무림과는 맞지 않습니다. 조용히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의원으로서 살고 싶습니다.”

 

“그렇다 해도 든든한 배경이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네 말대로 무림은 험한 곳이다. 원하지 않아도 언제 엮일지 알 수가 없지.”

 

조윤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문과 인연을 맺게 되면 받은 만큼 줘야 했고, 거기에 선택권은 없었다. 아예 연을 맺지 않는다면 피해갈 여지라도 있지, 당효주하고 혼인을 하게 되면 그마저도 없어진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입니다.”

 

“그래서 효주하고 혼인을 하지 않겠다고? 내가 너를 돕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건 나도 막을 방법이 없어. 아버님이 그렇게 놔두지 않으실 거다.”

 

“우선은 날짜를 미루도록 해주십시오.”

 

“언제까지?”

 

“지금 가주님은 효주가 건강해진 것을 보고 약간 고양되신 것뿐입니다. 조금 지나면 곧 생각을 달리하실 겁니다. 무림대회가 끝나면 곧 마교와 전쟁을 할 거고, 저도 거기에 참여를 하는 이상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걱정마라. 내가 죽게 놔두지 않을 테니까.”

 

“하하. 사람 일은 모르는 겁니다. 무엇보다 가문의 복수를 위한 싸움이 코앞인데 혼인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손세가와 마교를 무너트리고 난 이후로 미뤄주십시오.”

 

“일리가 있군. 아버님께 내가 말해보겠다.”

 

“고맙습니다.”

 

“천만에. 그보다 무공을 좀 더 열심히 수련해야겠다. 그런 실력이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 검기를 썼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야.”

 

“노력하겠습니다.”

 

당자휘가 하는 말에 조윤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 * *

 

당효주는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전에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 했었는데 이제는 홀로 후원을 거니는 정도는 가능했다. 늘 창백했던 얼굴도 혈색이 돌면서 불그스름해졌고 살도 약간 붙었다.

 

조윤이 매일 내공을 불어넣어주고 몸에 좋다는 약을 효과적으로 조제해서 복용을 시킨 덕분이었다. 아홉 개의 절맥 중 아직 하나가 여전히 막혀 있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당효주가 그렇게 건강해지니 당수백과 제갈지인이 크게 기뻐하면서 조윤을 정말 한 가족처럼 대했다. 조윤은 그게 조금 부담스러웠으나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조윤.”

 

“응?”

 

잠시 딴생각을 하고 있으니 당효주가 부른다. 최근 조윤은 그렇게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다.

 

“또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니야. 아무것도.”

 

“뭔가 근심이 있으세요?”

 

“아니. 어? 요요가 오네.”

 

때마침 막요요가 막강과 함께 오고 있었다. 조윤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반겼다. 그러자 당효주가 곱지 않은 눈으로 쳐다봤다.

 

그녀에게 있어서 조윤은 하늘이었다. 그 기나긴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해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더구나 곧 혼인을 할 사이였다.

 

조윤이 뭔가 숨기는 것 같았지만 그걸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저 서운한 마음을 달랠 뿐이었다.

 

“오라버니!”

 

막요요가 달려와서 조윤에게 덥석 안겼다. 그러자 함께 오던 막강이 인상을 팍 썼다.

 

막요요는 체구는 작아도 열다섯 살이었다. 그에게는 아직도 아기나 다름없었지만 어쨌든 성인이었다. 한데 조윤에게 그리 안기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 잘 지냈어?”

 

“네. 보고 싶었어요.”

 

조윤은 당효주를 치료하느라 한동안 막요요를 만나지 않았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자리에 앉히고 바로 맥을 짚어봤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좋아졌다. 꾸준히 복용시키고 있는 약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었다.

 

“요즘 가슴이 답답하거나 하지는 않지?”

 

“네. 전보다 더 좋아요.”

 

막요요가 웃으면서 대답을 하자 조윤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언니.”

 

“응. 어서와. 막 대협도 오셨네요.”

 

당효주가 인사를 하자 막강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병 다 나았다면서요?”

 

“어? 아니야. 아직은.”

 

“오라버니가 구음절맥을 치료했다고 만천하에 소문이 다 났는걸요.”

 

“그래?”

 

“네.”

 

수술을 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소문이 돌고 있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소문을 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조윤은 그게 당수백 아니면 당자휘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교와 전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뛰어난 의원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반길 일이었다.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막강의 말에 조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짐작이 갔다.

 

별채의 뒤뜰로 간 막강은 멀리서 당효주와 놀고 있는 막요요를 힐끗 한 번 본 후에 입을 열었다.

 

“저 아가씨를 치료했다던데.”

 

“네. 다행히 치료가 잘되었어요.”

 

“요요는 언제쯤 치료를 할 거냐?”

 

“조금 더 있어야 알아요. 효주는 병세가 확실해서 바로 치료할 수가 있었지만 요요는 경우가 달라요.”

 

“혹시 일부러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냐?”

 

“하하. 제가 그럴 이유가 뭐가 있어요. 지금까지 기다려왔잖아요.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오늘 요요를 진맥해보니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더라고요. 그건 막 대협도 알고 있죠?”

 

막강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조윤이 당효주의 구음절맥을 치료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치료는 막요요가 먼저 아니던가?

 

그런데 당문에 오자 마음이 변했는지 당효주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마디 해주고 싶었으나 막요요가 날로 건강해지는 것을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막요요를 치료할 수 있는 건 조윤밖에 없었다.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좋을 것이 없었다. 때문에 지금도 최대한 감정을 누르면서 조심조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 거냐?”

 

“만약 지금처럼만 계속 좋아진다면 약만 써도 치료가 가능할 거예요. 그럼 굳이 제가 없어도 될 겁니다.”

 

“정말이냐?”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 확실한 건 아니에요.”

 

“알았다.”

 

“당문에서 지내는 건 어떠세요? 불편하지는 않으세요?”

 

“밥은 잘 먹고 있다.”

 

마교와의 전쟁이 코앞이었다. 이에 당문은 한사람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고, 당연히 막강 같은 거물은 특별히 더 정성을 들여 대접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단지 밥을 잘 먹고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조윤도 그걸 알기에 그저 웃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당자휘라는 애송이가 찾아왔었다.”

 

“당 공자가요?”

 

“마교와 한판 붙게 되면 도와달라고 하더군.”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꺼지라고 했다.”

 

“예? 그런 말을 했어요?”

 

“그래.”

 

조윤이 놀라서 되물었으나 막강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야 당문이라고 하면 한 수 접어주지만 막강은 그렇지 않았다. 당문이 아니라 소림사나 무당파라 해도 똑같이 대했을 것이다.

 

“당 공자가 가만히 듣고만 있었어요?”

 

“웃더구나. 그러면서 자신은 안 도와줘도 되니까 너를 도와달라고 했다.”

 

“저를요?”

 

“그래. 네가 죽으면 곤란하니까 그러겠다고 했다.”

 

“그럼 함께 가는 건가요?”

 

“요요가 완치가 될 때까지 네가 살아있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꼭 그 때문만은 아니었으나 조윤이 죽으면 막요요가 슬퍼하기 때문이라고 막강은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고마워요.”

 

“고마운 줄 알면 요요의 치료에 신경 써라.”

 

“그럴게요.”

 

지금은 누구의 도움이든 필요한 때였다. 더구나 막강은 무공이 뛰어난 고수였다. 단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크게 도움이 된다.

 

“곧 무림대회를 한다던데, 거기에도 참여를 할 거냐?”

 

“아니요. 그냥 구경만 하려고요.”

 

“알았다. 그럼 그때 보자.”

 

할 말을 다한 막강은 막요요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에 조윤은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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