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정록 95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마정록 95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4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95화

 

95화

 

 

 

 

 

 

 

사공강후는 돌아서기 전 북궁천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나는 단 형을 마인이라 생각지 않소. 다음에 만나면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에 취해 봅시다.”

 

북궁천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좋지.”

 

“그럼 이만 가 보겠소. 부디 서문 소저도 빨리 나으시길.”

 

군웅들은 걱정과 안도가 뒤섞인 표정으로 격전장을 떠나갔다.

 

북궁천은 떠나가는 그들을 분노가 얼어붙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대들은 이제부터 려려가 낫기만 기도해야 할 것이다. 내가 미쳐 버리면,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 테니까.’

 

 

 

 

 

 

 

8장. 백미신의 황유

 

 

 

 

 

유원당과 임강령이 군웅들을 재촉해서 격전장을 떠나가자마자 북궁천 일행은 치료를 서둘렀다.

 

능소소와 엽청문이 재빨리 달려들어서 이정한을 비롯한 네 사람의 상처를 치료했다.

 

마침 이정한 등에게 회룡당 무사가 상비하고 다니던 금창약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능소소가 금창약을 바르고 옷자락을 찢어 상처를 감싸자, 이정한은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도 꾹 참고 그녀만 바라보았다.

 

그사이 북궁천은 마차 안에서 헌원려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강력한 장력에 장부가 꼬이고 부어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상이 심각하긴 했지만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마차와 부딪치며 다친 머리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머리의 경맥을 살펴보니, 독맥의 풍부혈이 탁하게 막혀 있고, 뇌호혈 주위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부풀어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정신을 잃은 듯했다.

 

그는 일단 헌원려려의 장부부터 안정시키고 막힌 혈도를 뚫었다.

 

일각가량 지나자 뒤엉켰던 장부가 제자리를 되찾고, 막히고 부었던 혈도도 실낱같은 진기가 통과할 정도로 회복되었다.

 

그러나 헌원려려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진 사람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지?”

 

북궁천의 이마에 골이 파이자, 밖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공손설이 물었다.

 

“언니는 어때요?”

 

“일단 심각한 상태는 모면했다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머리를 다친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 가면서 상태를 봐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겠다.”

 

그 때 염구악이 말했다.

 

“황하를 건널 때까지 차도가 없으면 왕옥산 백의곡(白醫谷)을 찾아가세. 백미신의(白眉神醫) 황유라면 방법이 있을 거네.”

 

“백미신의 황유?”

 

“중원에서 제일가는 신의라고 할 수 있지.”

 

‘중원제일신의라면 이 정도는 고칠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이 든 북궁천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염구악은 슬쩍 그의 표정을 살피며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처음부터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이해해 주게.”

 

“신경 끄쇼. 노인장 사정은 나도 이해하니까. 그리고 꼬맹아, 너 어쩌자고 그렇게 함부로 나서냐? 그러다 정말 다치면 내가 미안하잖아?”

 

공손설이 그 말을 듣고 입술을 삐죽였다.

 

‘쳇, 그냥 고맙다고 말하면 입술에 털 나나?’

 

 

 

* * *

 

 

 

그날 밤. 호연유는 상남의 소식을 듣고 만족해했다.

 

“놈이 떠났다고? 그거 잘됐군. 죽이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 정도면 반은 성공했다고 봐야겠지.”

 

“그놈에게 삼성궁의 무사가 다수 죽고, 천무회와 무림맹 등 다른 세력과 삼성궁 사이에 간극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소존. 절호의 기회로 보입니다만.”

 

“혈뇌는 지금 적산채에 있소?”

 

“그렇습니다, 소존.”

 

단풍의 북동쪽에 있는 적산채는 연합 세력을 끌어들여 몰살시키려다 실패했던 바로 그 산채였다.

 

혈뇌 사야승은 오백의 역천군과 함께 그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혈뇌에게 연락하시오.”

 

 

 

* * *

 

 

 

공손설이 질문을 던진 것은 만 하루가 지난 후였다.

 

북궁천이 자신의 진기로 헌원려려의 내상을 다스리고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그녀가 슬며시 물었다.

 

“오빠, 이름이 진짜 장추람이에요?”

 

질문을 던진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북궁천을 바라보았다.

 

북궁천은 착잡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뭘 알고 싶은 거냐?”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왜 아닐 거라고 생각한 거지?”

 

“언니를 미치도록 좋아한 사람이 북천마제 말고 또 있다는 게 신기해서요.”

 

“신기하긴 뭐가 신기해? 다른 사람이 좋아하면 안 되냐?”

 

“안 될 것은 없는데, 북천마제가 좋아한 사람을 다른 곳도 아닌 북천궁의 또 다른 사람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돼요. 제가 아는 북천마제는 절대 그걸 허락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북천마제가 허락하든 말든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북천마제가 가만두겠어요?”

 

“북천궁으로 안 가면 되지.”

 

“그럼 어디로 가실 건데요?”

 

“태행산 깊숙이 숨으면 못 찾겠지.”

 

“정말 북천궁으로 가지 않을 거면, 차라리 우리 철군성으로 가요. 어때요?”

 

“싫다. 나는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

 

“그럼 저도 같이 가요.”

 

“너 같은 꼬마 데리고 가서 뭐하게? 헛소리 말고 얌전히 돌아가. 공손 성주가 너 찾는다고 들쑤시면 나만 괴로우니까.”

 

“데리고 가지 않으면…… 북천궁에 사람을 보내서 북천마제에게 이를 거예요.”

 

북천마제에게 이르는 것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사대원로가 알고 득달같이 쫓아오는 것은 조금 껄끄러웠다.

 

“그럼 더 깊숙이 숨어야겠군. 아예 강남으로 도망갈까?”

 

시무룩해진 공손설이 북궁천을 힐끔거리며 다시 물었다.

 

“오빠, 진짜로 솔직히 말해 봐요. 장추람 아니죠?”

 

“그걸 왜 자꾸 물어?”

 

“혹시…… 오빠가 진짜 북천마제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 포악하고 무시무시한 사람처럼 보여?”

 

“하긴 그건 그러네요. 북천마제는 인정머리도 없고, 무식하고, 못생긴 데다가 살만 돼지처럼 찐 포악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여자들도 싫어하고요. 그러고 보면 언니가 북천마제를 싫어한 것도 당연해요.”

 

북궁천이 슬쩍 고개를 돌려서 공손설을 째려보았다.

 

“네가 뭘 안다고?”

 

“저도 알 건 다 안다니까요?”

 

“네가 북천마제를 봤어?”

 

“보진 못했지만 다들 그렇게 알고 있잖아요. 때지도 않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겠어요? 그런데 왜 오빠가 화내세요?”

 

“야 인마! 너에게 얼굴도 못생기고, 성질은 사갈 같고, 살만 돼지처럼 찐 멍청한 계집애라고 하면 좋겠냐?”

 

공손설은 눈도 깜박이지 않고 북궁천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묻긴 했다. 슬쩍슬쩍 약 올린 것도 다 목적이 있어서다.

 

하지만 단화린이 진짜 그 무시무시하다는 북천마제 북궁천이라니.

 

북궁천은 손을 뻗어서 공손설의 머리를 확 흐트러뜨리고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알았으면 조용히 돌아가. 나는 려려 때문에 정신이 없으니까. 알았어?”

 

하지만 공손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북궁천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 반쪽만큼도 없었다.

 

‘오빠가 아무리 그래도 전 포기하지 않아요.’

 

“왜 대답이 없어?”

 

“전 그만 나가 볼게요.”

 

공손설은 배시시 웃으며 마차를 나왔다.

 

염구악과 엽청문, 능소소가 얼이 빠진 표정으로 마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도 공손설과 북궁천의 대화를 모두 들은 것이다.

 

 

 

* * *

 

 

 

북궁천 일행이 황하 변의 송하진에 도착한 것은 상남을 떠난 지 사흘째 되던 날 신시 초였다.

 

마음이 급한 북궁천이 마차를 밀면서 속도를 높인 덕에 예정보다 이틀이나 빨리 도착한 것이다.

 

헌원려려는 그때까지도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겉으로 표를 내진 않았지만 북궁천은 말할 수 없이 답답했다.

 

송하진까지 오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의 진기로 헌원려려를 치료했다. 덕분에 내상은 완전히 나아서 정신만 차리면 당장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대체 어디가 어떻게 되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걸까?

 

이상이 있는 곳을 알면 어떻게든 해 보겠는데, 알 수가 없으니 속만 탔다.

 

더구나 물이야 어떻게 먹인다지만 음식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얼굴이 말라 가는 게 눈으로 보이는 듯했다.

 

그래도 간혹 발생하는 멋쩍은 경우는 능소소가 그녀의 수발을 들어 주어서 다행히 해결되었다.

 

 

 

북궁천 일행은 마을을 가로질러 선착장 쪽으로 갔다.

 

그들은 일단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객잔에 자리를 잡고 도선이 언제 오는지 알아보았다.

 

굳이 밖으로 나가서 알아볼 것도 없었다. 점소이에게 묻자 걱정할 것 없다는 투로 말했다.

 

“아무 걱정 마십쇼. 빠르면 일각, 늦어도 반 시진이면 배가 들어옵죠. 천천히 식사를 하시고 배가 들어오면 그때 나가서 타시면 됩니다요.”

 

그렇다면 걱정할 것 없었다. 그들은 몇 가지 요리를 주문하고 오랜만에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그사이 북궁천은 이 층의 방을 하나 빌려 헌원려려를 눕혔다.

 

마차 안은 아무래도 불편했다. 반 시진 정도에 불과하지만, 잠깐만이라도 편하게 눕혀 놓고 싶었다.

 

그는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 올려 주고 나직이 뇌까렸다.

 

“려려, 조금만 기다려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깨어나게 할 테니까.”

 

잠시 헌원려려를 내려다보던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올렸다.

 

피부가 너무 부드러워서 만지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네가 원치 않으면 북천궁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다. 어디든 네가 원하는 곳에서 살자. 전에 아기 열 명 낳아 달라고 말한 거, 취소다. 생각해 보니까 네가 너무 힘들 것 같아. 그래도 셋은 낳자. 하나면 너무 심심할 것 같고, 둘은 매일 싸울 거 같아. 말릴 수 있는 애가 중간에 하나는 있어야지.’

 

잔잔한 미소를 지은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잠들어 있는 것처럼 고요한 표정의 헌원려려가 바로 눈앞에 보였다.

 

갑자기 고막이 웅웅거렸다. 심장 박동이 열 배는 빨라진 것 같았다.

 

이러다 심장이 터지는 것 아닐까?

 

그런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필사의 노력(?)으로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댔다.

 

솜처럼 부드러운 헌원려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이 닿은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듯했다.

 

 

 

* * *

 

 

 

황하를 건넌 북궁천 일행은 곧장 왕옥산 백의곡으로 향했다. 염구악이 백의곡의 위치를 알고 있어서 찾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백의곡은 오백여 년 전 구화자라는 도인이 세운 의문(醫門)으로 그동안 수많은 신의를 배출했다.

 

현재의 곡주는 백미신의 황유. 그의 이름 뒤에는 중원제일신의라는 명예로운 호칭이 항상 따라붙었다.

 

북궁천은 그가 헌원려려를 깨울 수 있기만 바랐다.

 

그조차 못 한다면 천하에서 누가 헌원려려를 깨울 수 있단 말인가.

 

그의 표정이 한시도 펴지지 않자 공손설이 그를 위로했다.

 

“오빠, 너무 걱정 말아요. 신의 어르신이라면 언니를 깨울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제발 그래야 했다.

 

만약 그녀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면 자신은 다시 황하를 건널 것이다. 그리고 맹세한 대로 중원을 피로 물들일 것이다.

 

그 일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오직 한 사람, 헌원려려뿐이었다.

 

 

 

백의곡으로 향하는 길은 마차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도록 평탄하게 닦여 있었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4759 무당학사 1507
4758 무당학사 1540
4757 무당학사 1483
4756 무당학사 1535
4755 무당학사 1561
4754 무당학사 1469
4753 무당학사 1618
4752 무당학사 1473
4751 무당학사 1444
4750 무당학사 1471
4749 무당학사 1429
4748 무당학사 1390
4747 무당학사 1429
4746 무당학사 1479
4745 무당학사 1448
4744 무당학사 1540
4743 무당학사 1364
4742 무당학사 1447
4741 무당학사 1553
4740 무당학사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