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천제 115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암천제 115화

무료소설 암천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1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암천제 115화

 

115화

 

 

 

 

 

 

“언제 두 분이 제왕성을 두려워했소이까?”

 

솔직히 역초강과 적충은 제왕성이 두려웠다.

 

그러나 마인걸이 그렇게 말하자 두 사람의 아랫배에 힘이 들어갔다.

 

“제왕성이 산서의 제왕이 되었다지만, 태원을 뒤집지 않는 한 우리를 어찌할 수 없소.”

 

“흥, 그들에겐 그들의 세상이 있고, 우리에겐 우리 세상이 있소. 다른 세상에 있는 그들이 뭐가 두렵단 말이오?”

 

마인걸은 비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왕성이 흑호방이나 백귀회를 끝장내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고수 십여 명만 보내서 간부들만 척살하면 될 테니까.

 

그런데도 그냥 두는 것은, 제왕성에 위협도 되지 않고,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기에 그냥 놔두는 것뿐.

 

‘그대들이 은자를 상납한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아나?’

 

자신도 한 달에 만 냥의 은자를 상납한다. 

 

두 사람 역시 그와 비슷한 금액을 보낼 것이다. 

 

그런데도 목에 힘을 주고 말하는 꼴이라니.

 

마인걸은 입가에 떠오르려는 비웃음을 감추기 위해 술잔을 들었다. 그때 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면대인이 오셨습니다, 방주!”

 

 

 

전날의 인피면구를 쓴 독고무령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그렇잖아도 싸늘하던 분위기가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

 

역초강도, 적충도 굳은 표정으로 독고무령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 마인걸의 옆으로 다가간 독고무령은 말없이 의자를 빼 앉았다.

 

독고무령이 의자에 앉자 마인걸이 입을 열었다.

 

“이제 본론을 말하겠소이다.”

 

역초강과 곽위, 적충과 호우당이 마인걸의 입을 주시했다.

 

마인걸은 탁자 아래 놓은 주먹을 움켜쥐고 말을 이었다.

 

“이분, 귀면대인께서, 우리가 통합하길 바라고 있소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초청한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순간 네 사람이 일제히 벙찐 표정을 지으며 마인걸을 쳐다보았다. 마치 미친놈 보는 눈빛으로.

 

“지금 제정신이오, 마 방주?”

 

적충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입술을 달싹였다.

 

하지만 역초강은 그와 달리 힘껏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놀리려 한 것이라면 제대로 놀렸군! 감히 나와 장난을 하자는 건가, 마인걸!”

 

그때 독고무령이 이마를 찌푸린 채 마인걸에게 말했다.

 

“내 말뜻을 잘못 이해했군, 마 방주.”

 

마인걸은 물론이고, 적충과 역초강마저 독고무령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지은 채.

 

당황한 마인걸이 눈을 좌우로 굴리며 반문했다.

 

“무슨 말을……? 분명 그렇게 말하지 않았소?”

 

독고무령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나직이 말했다.

 

“나는 그대들이 통합하길 바라는 게 아니야. 복속하길 바라는 거지.”

 

통합도 아니고 복속!

 

어이가 없으면 말도 나오지 않는다 했던가?

 

역초강과 적충은 멍한 눈으로 독고무령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신 역초강의 옆에 앉아 있던 곽위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별 미친놈을 다 보겠…….”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말을 다 내뱉지도 못했다.

 

벌떡 일어선 그를 향해 독고무령이 손을 저은 순간, 그가 입을 쩍 벌린 채 뒤로 날아갔다.

 

퍽!

 

그러고는 벽에 반쯤 박혀 버렸다.

 

독고무령은 귀월인을 펼쳐 아무렇지도 않게 곽위를 벽에 박아놓고, 무심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실 간단한 방법이 있었지. 밤에 찾아가서 간부들을 모두 죽여 버리면 간단하게 끝났을 테니까.”

 

역초강과 적충의 멍하던 표정은 어느새 창백하게 굳어 있었다.

 

마인걸은 그들의 모습에 내심 쾌재를 부르면서도 겉으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왜 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 거요?”

 

독고무령은 만년빙처럼 차가운 눈으로 역초강과 적충을 바라보았다.

 

“다 죽이는 것보다 이게 나을 것 같아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어. 반대한다면 지금부터라도 다 죽이면 되니까. 간부들 백 명쯤 죽이면 끝나지 않겠나?”

 

고저 없는 나직한 목소리가 끝나는 순간, 살얼음이 깔렸던 방 안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사람 백 명 죽이는 걸 어떻게 저리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까.

 

당사자가 아닌데도, 마인걸은 소름이 돋아서 억지로 허리에 힘을 주었다. 

 

그는 안다. 독고무령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하기에 더욱 두려웠다.

 

‘제기랄, 내가 악마와 손을 잡은 것은 아니겠지?’

 

하물며 독고무령의 눈과 마주친 역초강과 적충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비록 흑도무리지만 단체를 이끄는 두 사람이다.

 

이를 악문 역초강이 억지로 눈에 힘을 주고 입을 열었다.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느냐?”

 

독고무령의 눈이 그에게 고정되었다.

 

“못할 것도 없지.”

 

말이 떨어진 순간, 독고무령의 우수가 흐릿해졌다.

 

동시에 가공할 압력이 역초강을 짓눌렀다.

 

역초강으로선 미처 대항할 시간도, 그럴만한 실력도 없었다.

 

쾅!

 

굉음과 함께 역초강의 커다란 몸뚱이가 곽위 옆에 박혀버렸다.

 

두 사람을 간단하게 벽에 박아버린 독고무령의 눈이 적충을 향했다.

 

“대답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 나 역시 말로만 따르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까.”

 

귀신조차 두렵지 않다는 적충의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

 

그의 인생 중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미지의 공포.

 

그랬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공포감에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그, 그런데 왜……?”

 

“나를 알려주기 위해서 부른 거지. 반대하는 자들을 다 죽이더라도, 최소한 선택할 기회는 줘야 할 것 같아서.”

 

적충은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럼…… 시간을 주시오. 본회는 나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소.”

 

독고무령이 조용히 웃었다.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살 떨리는 표정을 만들었다.

 

“여유 있게 하루의 시간을 주지. 단 제왕성의 힘을 빌리겠다든가 하는 생각은 집어 치워. 그 순간 여유의 시간이 사라지고, 백귀는 진짜 귀신이 되어서 구천을 떠돌 테니까.”

 

속으로 뜨끔한 적충은 독고무령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아, 알았소.”

 

독고무령은 적충의 대답을 들으며 역초강을 바라보았다.

 

“들었겠지? 시간은 하루, 내일 이 시간까지 만금도국의 지하 이 층으로 오도록. 오지 않을 거라면 태원을 떠나서 도망가라. 그게 유일한 살길이니까.” 

 

벽에 박혀 있던 역초강의 고개가 힘겹게 들렸다.

 

동시에 그의 입에서 한 덩이 핏물이 쏟아졌다.

 

“하, 하루도…… 필요 없소…….”

 

그는 핏물이 흐르는 입으로 몇 마디 내뱉고, 벽에 박힌 몸을 힘들게 빼냈다.

 

그러더니 쿵,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

 

“나 역초강, 비록 흑도에 몸을 담고 있기는 하오만…… 사람 보는 눈은 남 못지않다고 자부하오. 당신을…… 따르겠소.”

 

 

 

* * *

 

 

 

백귀회로 돌아간 적충은 백귀회를 이끄는 여섯 명의 간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댔다.

 

간부들은 펄쩍 뛰며, 그런 미친놈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적충이 역초강과 곽위가 단 한 수에 당한 상황을 이야기하자 모두가 입을 닫고 전전긍긍했다.

 

그때 오귀가 의견을 내놓았다.

 

“회주, 일단 놈에 대한 것을 알아보는 것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시간이 하루밖에 없다. 방법이 있느냐?”

 

“조금 비싼 게 흠이긴 합니다만, 밀호방에 의뢰하면 놈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을지 모릅니다.”

 

“밀호방? 그놈들이 알아낼 수 있을까?”

 

“강호에 소문은 나지 않았지만, 최소한 정보수집 능력에서만큼은 태원, 아니 산서 제일입니다. 어차피 알아내지 못하면 돈을 안 줘도 되니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음, 좋아. 그럼 너는 밀호방의 연락책을 만나서 놈의 정체에 대한 것을 의뢰해라.”

 

“알겠습니다, 회주!”

 

“그리고 나머지는 즉시 사람들을 모아라. 놈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행동을 하는 놈이다. 약속시간 전에 올지도 모르니 경계를 철저히 하도록.”

 

“예, 회주!”

 

네 명의 간부가 밖으로 나가자, 적충은 옆에 남은 호우당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자넨 어떻게 생각하는가?”

 

호우당은 묵묵히 탁자만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제 솔직한 마음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 봐. 이 마당에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

 

“그자는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자가 아닙니다, 회주.”

 

적충은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내듯이 대꾸했다.

 

“그건 나도 알아. 역초강이 한 수도 버티지 못하고 당했어. 나보다 강할지 모르는 그가 말이야.”

 

“역 방주가 당한 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에게 없는 뭔가가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절대자의 위엄과 같은…… 암중에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기세 같은 거 말입니다.”

 

“절대자의 위엄? 흥, 그가 천검무왕 위지천백이라도 된단 말인가?”

 

“차라리 절대자의 위엄이라면 덜 두렵겠지요.”

 

적충은 이를 악물고 물끄러미 허공을 응시했다.

 

호우당의 말대로였다.

 

자신이 느낀 것은, 절대자의 위엄이라기보다 순수한 공포였다. 

 

단지 그의 눈빛과 말 몇 마디 그리고 단순한 행동에 공포를 느끼고 움직이지도 못한 것이다.

 

적충은 당시 상황을 생각할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그의 모습이 떠오르면 몸이 떨렸다.

 

‘제길, 대체 그놈은 누구란 말인가? 끄응, 밀호방이 놈에 대해 알아내면 무슨 수라도 내보겠는데…….’

 

 

 

다음 날 아침, 밀호방으로부터 답이 왔다.

 

생각보다 빠른 답이었다. 하지만 적충은 오귀로부터 그 답을 듣고 더욱 힘이 빠졌다.

 

“돈만 주면 귀신과도 거래한다는 밀호방이 몰살당하고 싶지 않다면서, 해약금 오백 냥과 함께 그에 대한 의뢰를 반환했습니다.”

 

“밀호방이…… 해약금을 보냈다고?”

 

“밀호방 역사상 처음으로 내는 해약금이라 했습니다.”

 

공짜로 오백 냥이 생겼다. 평소라면 기분 좋게 그 돈을 수하들에게 분배해주며 한턱 썼을 적충이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대체 그놈이 누구야? 누군데 돈귀신인 밀호방이 해약금을 내고 의뢰를 거부한단 말이야?”

 

해결책을 모색하려다가 더욱 큰 두려움에 짓눌린 꼴이 되었다. 적충은 미칠 것 같은 기분에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

 

그 바람에 그러잖아도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매가 더욱 날이 섰다.

 

 

 

오후 늦은 시각.

 

석양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적충이 나직이 말하며 이를 뿌드득 갈았다.

 

“그냥 한번 붙어봐?”

 

뒤에 서 있던 호우당이 슬며시 옆구리의 칼을 잡았다.

 

‘죽으려면 회주만 죽으시오.’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흑도의 의리보다는 자신의 목숨이, 가족들의 목숨이 더 중했다.

 

마인걸도, 역초강도 그자의 수하가 되기로 했는데, 무슨 수로 백귀회 단독으로 그와 싸운단 말인가?

 

다행히 적충도 죽고 싶은 마음은 없는 듯했다.

 

“제길, 나도 모르겠다. 호우당, 우리 맘 편하게 숙이고 들어가자. 그게 낫겠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는 우리가 대적할 수 있는 자가 아닙니다. 게다가 그자의 뒤에 어떤 자들이 있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잘 생각하셨습니다.”

 

적충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묻고 눈을 감았다.

 

순간 자신을 노려보던 독고무령의 두 눈이 떠올랐다.

 

적충은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흔들었다.

 

“후우, 제기랄, 기껏 한 번 대하고 이런 꼴이라니…….”

 

그 말에 호우당의 눈빛이 잘게 떨렸다.

 

잡았던 칼을 놓은 그의 손이 땀으로 흥건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욱 무섭다오, 회주.’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4759 무당학사 1507
4758 무당학사 1540
4757 무당학사 1486
4756 무당학사 1535
4755 무당학사 1561
4754 무당학사 1470
4753 무당학사 1618
4752 무당학사 1474
4751 무당학사 1444
4750 무당학사 1471
4749 무당학사 1430
4748 무당학사 1390
4747 무당학사 1430
4746 무당학사 1479
4745 무당학사 1449
4744 무당학사 1540
4743 무당학사 1364
4742 무당학사 1447
4741 무당학사 1553
4740 무당학사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