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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22화

무료소설 패왕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6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패왕전설 22화

 22화

 

후우우웅!

강무진이 크게 외치면서 들고 있던 도를 한 바퀴 휘돌리자 날아오던 죽창이 모두 두 동강이 나버렸다. 그러자 앞에서 또다시 수십여 개의 죽창이 날아왔다.

그것들을 강무진이 다시 도(刀)로 힘껏 쳐내는 순간, 이번에는 사방에서 수십여 개의 죽창이 날아들었다.

좌우, 앞뒤와 위까지 죽창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도저히 피할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들이! 하압!”

사방이 막혀 있다면 방법은 하나였다. 전력으로 한곳을 뚫고 나가는 것이다.

강무진은 있는 힘껏 앞으로 내달리며 앞에서 날아오는 죽창들을 향해 빠르게 도를 휘둘렀다. 그러자 찰나의 차이로 방금 강무진이 있던 곳에 수십 개의 죽창들이 날아와 다다닥 꽂혔다.

그 순간 강무진의 눈앞에 또다시 날아든 수십 개의 죽창이 보였다.

“하앗!”

강무진은 방금 사방에서 날아드는 죽창들을 피하느라 전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주 오는 죽창들이 더 빠르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에 몸이 조금 늦게 반응하는 바람에 죽창을 모두 쳐내지 못했고, 그 중 몇 개가 강무진의 몸에 제대로 꽂혔다.

터터터텅!

다른 사람 같았으면 죽창의 위력에 그대로 몸이 꿰뚫렸을 것이다.

그러나 강무진에게는 그런 위력이 통하지가 않았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던 몸이 죽창에 걸려 멈추고 애꿎은 옷만 찢었을 뿐이었다.

몸에 두르고 있는 묵갑과 금강불괴신공 때문에 상처를 내지는 못했던 것이다.

살수들은 죽창에 강무진이 제대로 맞는 순간 당연히 강무진이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다음 공격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강무진이 멀쩡한 것을 보고는 그제야 재빨리 다시 죽창을 날리려고 했다.

그사이에 강무진은 빠르게 주위를 훑어보았다. 자신과 유운무를 중심으로 대나무 사이사이에 검은 복면을 한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대나무 위에도 복면인들이 매달려 죽창을 날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주위가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대주님에게 가봤자다. 그렇다면…….’

뭔가 생각이 났는지 강무진은 여태까지 왔던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이 타고 왔던 말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말은 이미 죽창에 꿰뚫려 처참하게 죽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곳으로 가는 동안에도 수차례나 죽창이 날아왔고 지금도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강무진이 도를 휘둘러 날아오는 죽창들의 일부는 쳐냈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몸으로 받아냈다.

그러면서 강무진은 말에 얹어놓았던 활과 화살을 빼 들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복면인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슝!

퍽!

“큭!”

명중이었다. 사내는 대나무 위에 매달려 있다가 가슴에 화살을 맞고 그대로 떨어졌다.

그것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강무진은 벌써 다음 목표를 향해 화살을 날리는 중이었다. 다시 화살이 날았고, 또 한 명이 화살에 꿰뚫렸다.

그때 강무진에게 또다시 수십여 개의 죽창이 날아들었다.

이에 강무진은 옆으로 몸을 날려 땅을 구르며 죽창들을 피한 후, 재빨리 일어나 자세를 잡고 다시 화살을 날렸다. 그러자 또 한 명이 가슴을 움켜잡고 대나무에서 떨어져 내렸다.

그때 또다시 강무진이 있던 자리로 수십 개의 죽창이 날아와서 꽂혔다.

이에 강무진은 앞으로 달려가면서 세 대의 화살을 연속으로 날렸다. 그러자 대나무 위에 있던 복면인이 또 한 명 떨어졌다.

‘제길! 정확히 자세를 잡고 쏠 시간이 없다.’

잠시 멈춰 서서 활을 쏘려고 하면 그 순간 죽창이 날아들었기 때문에 강무진으로서는 계속 움직이면서 활을 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달리면서 화살을 날리면 정확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러 대의 화살로 속사를 해야 했다.

퍼퍼퍽!

“큭!”

“컥!”

강무진은 순식간에 세 대의 화살을 연속으로 날렸다. 달리면서 속사를 했기 때문에 한두 개는 빗맞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이번에 날린 화살들은 정확히 목표물로 날아가 꽂혔다.

강무진이 계속해서 복면인들을 죽였는데도 복면인들의 수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그만큼이나 복면인들은 수가 많았던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화살에 맞아 목숨을 잃으면서도 비명 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기껏 해봐야 짧은 신음뿐이었다. 그만큼 훈련이 잘된 자들이라는 뜻이었다.

한편 유운무는 아무래도 강무진이 마음에 걸려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었다. 이들의 목표는 강무진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에게 복면인들의 공격이 집중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강무진과 거리를 두고 근처로만 가지 않는다면 그만큼 강무진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이었다.

이에 유운무는 복면인들을 한 명이라도 더 붙잡아놓기 위해 자리를 뜨지 않고 싸웠다. 그래서 사방에서 덤벼드는 적들과 함께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죽창까지 신경을 쓰며 싸워야 했다.

그렇게 싸우던 중 얼핏 뒤를 보니 강무진이 의외로 잘하고 있지 않은가?

‘호랑이 밑에 늑대 새끼가 나오지는 않는 법인가?’

이에 유운무는 일단 강무진을 도외시하고 자신의 싸움에만 열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유운무의 몸이 자리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날아드는 죽창을 일부는 쳐내고 일부는 밟고 다시 뛰어올라 다른 곳으로 몸을 이동했다.

이에 밑에서 여태까지 유운무를 공격하던 복면인들은 유운무가 갑자기 그렇게 몸을 날리자 미처 그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다가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유운무는 경이적인 경공술을 발휘하며 대나무위에서 죽창을 만들어 던지던 복면인들을 무려 세 명이나 베었다.

그러면서 대나무에 발을 걸치고 매달려 슬쩍 다시 한 번 강무진을 봤다. 그러자 강무진이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화살을 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인 유운무가 이제는 완전히 안심을 한 듯 밑에서 쏘아져 올라오는 다섯 명의 복면인들과 마주쳐 가며 검을 휘둘렀다.

유운무는 그 다섯 명과 서로 부딪치며 지나쳐 땅에 내려서자마자 앞쪽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앞에 있던 대나무를 타고 올라가 그 위에 있던 복면인을 베어버렸다. 그제야 아까 베었던 다섯 명의 복면인들이 피를 뿌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것을 보고 있던 복면인들은 혀를 내둘렀다. 어찌 사람이 저리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사실 유운무의 별호가 환영검인 것은 그만큼 화려하게 검을 쓰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신법(身法)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찌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네다섯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은 말 그대로 환영(幻影)으로 보일 정도였던 것이다.

삐이이익!

그때 어디에선가 호각 소리가 울리자 강무진과 유운무를 공격하던 복면인들이 빠르게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응?”

강무진은 그렇잖아도 화살이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복면인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앞쪽에서 유운무가 땅으로 내려서는 것이 보였다.

“대주님! 괜찮으세요?”

강무진이 유운무에게 다가가며 묻자 유운무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유운무는 그 격전을 치렀는데도 어디 하나 헝클어진 곳 없이 처음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에 비해 강무진은 죽창에 의해 옷의 곳곳이 찢겨져 있었고 바닥을 굴렀기 때문에 머리가 산발이었다. 만약 금강불괴신공을 익히지 않았다면 죽지는 않았겠지만 몇 군데 상처를 입는 것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휴, 도대체 누군데 우리를 노리는 거죠?”

강무진이 한숨을 쉬며 물었지만 늘 그렇듯이 유운무에게서는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전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강무진은 그런 유운무를 놔두고 말이 있던 곳으로 갔다. 말이 죽었으니 물건들을 챙겨서 직접 메고 가야 했던 것이다.

“끙차!”

그런 강무진을 보면서 유운무가 말했다.

“그들이 또다시 올 것이다. 무기하고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

“네? 아! 네, 그렇게 할게요.”

유운무의 말에 강무진이 불필요한 것들은 그대로 놔둔 채 이것저것 챙길 것만 챙겨서 유운무를 따랐다.

 

그렇게 두 사람이 대나무 숲의 안쪽으로 좀더 들어갔을 때였다. 아까 격전을 치른 지 겨우 반 시진도 되지 않았건만, 또다시 그 복면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복면인들은 사방을 에워싸고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 오다가 두 사람과 어느 정도 거리가 되자 멈추어 섰다. 그리고 대나무 위에도 아까와 마찬가지로 복면인들이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까 매달려 있던 복면인들처럼 죽창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란 쇠사슬 끝에 갈고리가 달려 있는 무기를 빙빙 돌리고 있었다.

윙윙!

윙윙!

그것을 보고 유운무가 검을 뽑아 들었고 강무진은 활에 화살을 걸치며 언제라도 화살을 날릴 준비를 했다.

‘쉽지 않겠군.’

유운무는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특히 대나무 위에서 빙빙 돌리고 있는 저 무기를 상대하는 것이 굉장히 까다로울 것 같았다.

‘먼저 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유운무의 몸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러자 대나무 위에 있던 복면인들이 유운무를 향해 갈고리 같이 생긴 무기를 날렸다.

후우우웅!

휘우우웅!

까까깡!

유운무는 사방에서 날아드는 갈고리들을 검으로 쳐내면서 몸을 움직였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갈고리처럼 생긴 무기의 위력이 생각보다 좋은데다 갈고리뿐만 아니라 거기에 매달린 쇠사슬까지 유운무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공중으로 몸을 튕겨 오르자 복면인들이 방금 던졌던 갈고리에 달려 있는 쇠사슬을 쭉 잡아당겼다. 그러자 갈고리들이 역방향으로 당겨져 빠르게 유운무를 향해 날아갔다.

“흡!”

까까까깡!

그것을 유운무가 간신히 검으로 쳐내는 순간 갈고리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유운무의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이에 유운무가 슬쩍 아래를 보니 강무진이 화살을 날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방금 강무진이 날린 화살 때문에 갈고리가 공격해 오는데 틈이 생겼고, 그래서 유운무가 그렇게 피해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공중도 안 되겠군.’

유운무는 땅에 내려서 강무진에게 왔다. 그러자 강무진이 말했다.

“화살이 안 통해요.”

그랬다. 강무진이 벌써 몇 번이나 화살을 날렸지만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그 갈고리처럼 생긴 무기에 맞고 모두 방향을 잃고 튕겨 나갔던 것이다. 어쩌다 화살이 틈새를 뚫고 복면인이 있는 곳까지 날아가도 복면인들은 너무나 쉽게 피해버렸다.

그들은 대나무 위에 매달려 있다가 화살이 날아오면 체중을 이용해 몸을 옆으로 젖혔다. 그러면 대나무가 휘면서 그들의 몸도 같이 기울었기 때문에 대나무 위에서도 화살을 쉽게 피해낼 수가 있었다.

게다가 복면인들은 강무진이 화살을 날릴 때의 자세를 보고 이미 어디로 화살을 날릴지를 바로 파악해 내었다. 그러니 쉽게 화살을 쳐내거나 피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강무진의 판단으로 이들은 아까 죽창을 날리던 복면인들보다 훨씬 고수들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강무진은 어차피 이제 화살도 몇 대 남지 않았기 때문에 활 대신 등에 비스듬히 메고 있던 자신의 키만큼이나 커다란 도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 유운무의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제가 길을 뚫겠습니다. 뒤를 막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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