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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천왕 166화

무료소설 절대천왕: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3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절대천왕 166화

 

166화

 

 

 

 

 

 

사령 다섯 중 넷이 능야산의 형제들과 접전을 벌인다. 헌원신우와 목영운과 누하진과 목영락이 각기 한 사람씩 맡은 상태다.

 

우열은 한순간에 드러났다. 

 

헌원신우와 목영운만이 유리할 뿐 누하진과 목영락은 오히려 사령에게 밀렸다.

 

팽팽한 상황에서 절정고수 네 사람의 발이 묶인 상황.

 

천외천가의 무사들이 더욱 강력하게 능야산의 형제들을 몰아붙였다.

 

순식간에 상황이 변하고, 그 짧은 시간에 두세 명이 신음을 흘리며 적들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좌소천은 격전이 벌어지는 양쪽 무사들 사이로 내려섰다.

 

좌소천이 날아 내리자, 천외천가의 무사들이 갑자기 나타난 좌소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건 또 웬 놈이야?”

 

“죽엇!”

 

그들은 좌소천이 누군지 알지 못했다. 하기에 염라사자가 자신들의 목에 밧줄을 걸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그들이 악을 쓰며 달려드는 순간, 소리없이 빠져나온 무진도가 어둠을 횡으로 갈랐다.

 

쉬이익!

 

좌소천은 도를 휘두름에 일말의 인정도 두지 않았다.

 

첩첩이 쌓인 도강이 전방을 휩쓸었다.

 

쩌저정!

 

도강에 부딪친 무기들이 산산이 부서지고, 일 장 내에 있던 네 사람이 물러설 틈도 없이 피분수를 뿌리며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허억!”

 

“물러서!”

 

뒤늦게 경악성이 터져 나오며 천외천가의 무사들이 썰물처럼 물러섰다.

 

하지만 그들이 물러서는 동안에도 좌소천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츠츠츠츠!

 

무진도가 어둠을 잘게 자를 때마다 대기가 요동치며 진저리를 친다. 누구도 그의 일도를 막지 못하고 자신들의 무기와 함께 베어졌다.

 

찰나 간, 십여 명이 좌소천의 도에 불귀의 객이 되었다.

 

“이놈!”

 

순우무종은 난데없는 상황에 노성을 터뜨리며 좌소천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한편, 장원 안에서 상황을 훔쳐보던 손자기는 눈을 부릅뜬 채 몸을 떨었다.

 

‘맙소사! 저자는……!’

 

전세가 뒤집어질 것처럼 보였던 것도 한순간이었다.

 

한 사람이 격전장에 내려서자 상황이 완전히 변해 버렸다.

 

그의 도가 허공을 가를 때마다 천외천가의 고수들이 밑동 잘린 보릿대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다! 좌소천!

 

뒤늦게 그가 지나간 자리에서 피분수가 솟구친다.

 

별다른 비명도 없고, 오직 진저리치는 대기의 비틀림만이 보일 뿐이다.

 

순우무종은 사령들을 믿고 있을 테지만, 상대가 좌소천이라면 더 볼 것도 없었다.

 

‘대공자, 그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하시오? 그가 바로 좌소천이오! 오제조차 눈 아래로 본다는 절대공자 말이오!’

 

그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좌소천이 나타난 이상 희망이 없다.

 

이곳에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도망쳐서 목숨을 보전해야 했다.

 

서너 걸음 물러선 그는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몸을 돌렸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그의 목덜미 옷깃을 잡아당겼다.

 

“어디 가려고?”

 

“헛!”

 

아무리 격전장에 신경을 쏟았다지만, 누군가가 바로 뒤까지 오도록 몰랐다니.

 

손자기는 창백하게 탈색한 얼굴을 돌려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해맑은 눈이 보였다.

 

작은 키, 통통한 얼굴. 얼굴에 주름만 없다면, 머리가 하얗지만 않다면 영락없이 어린아이라 생각했을 것이었다.

 

“누, 누구?”

 

“내가 먼저 물었잖아? 싸움이 한참인데 어딜 가려고 그러지?”

 

장원에서 몰래 훔쳐보는 손자기를 보고는, 빙 돌아 장원 뒤로 들어온 동천옹이었다.

 

동천옹의 순박한(?) 모습에 손자기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냥…….”

 

그때였다.

 

“제가 알아보지요.”

 

건물 그림자에 묻혀 있던 염불곡이 걸어나왔다.

 

“귀신대장, 네가? 흠, 그것도 괜찮겠군. 그럼 네가 이놈을 맡아라. 나는 저기 좀 도와줘야겠다.”

 

동천옹의 대답에 손자기도 염불곡을 바라보았다.

 

염불곡을 본 손자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왜 그런지는 자신도 몰랐다. 그저 염불곡의 눈을 본 순간 속이 울렁거리고, 등줄기에 얼음물이 쏟아진 기분이 들었다.

 

그때 동천옹이 친절하게 염불곡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사람들이 귀마종이라고 부르는 놈이지. 아마 네가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네 입이 다 말하게 될 거야.”

 

‘허억! 귀마종 염불곡!’

 

그제야 소름의 정체를 깨달은 손자기는 사색이 되어 동천옹에게 다급히 물었다.

 

“뭘 알고 싶으신 겁니까?”

 

동천옹이 씩 웃으며 말했다.

 

“네가 아는 것은 뭐든지.”

 

 

 

 

 

* * *

 

 

 

 

 

“죽어라!”

 

순우무종이 분노의 일성을 토하며 날아든다.

 

좌소천은 그를 향해 무진도를 들어 올렸다.

 

번쩍! 어둠 속에서 묵빛 번개 한줄기가 솟구쳤다.

 

무애삼식 중 무애일정이 펼쳐진 것이다.

 

콰광!

 

허공에서 폭발하듯이 터져 나가는 검강과 도강!

 

순우무종은 숨이 턱 막혔다.

 

내장이 목구멍으로 딸려 나오는 기분!

 

이 장을 날아 내려선 그는 뒤로 주르륵 물러나서 겨우 몸을 세웠다.

 

“크윽!”

 

멀리서 볼 때와는 천양지차였다.

 

천외천가의 정예 중 정예인 상천단 무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무너지는 것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직접 부딪쳐 본 지금은 그들이 왜 그렇게 힘없이 무너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순우무종의 입에서 가래 끓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좌소천은 대답 대신 도를 앞세우고 앞으로 나아갔다.

 

피가 튀고, 사지가 잘리고,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판이다. 무공이 약한 사람은 지금도 목숨을 지키기 위해 기를 쓰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가하게 질문에 답할 시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

 

쒜엑!

 

시커먼 도강이 어둠을 난도질하며 전방으로 몰아쳤다.

 

“허억!”

 

“크어억!”

 

절공참의 일 도에 서너 명이 비명을 지르며 낫에 베인 짚단처럼 무너졌다.

 

“사령! 저놈을 막아라!”

 

순우무종이 다급히 소리쳤다.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누하진과 목영락을 몰아붙이던 두 사령이 갑자기 몸을 돌려 좌소천에게 달려들었다.

 

다른 두 사령도 헌원신우와 목영운에게서 억지로 몸을 빼내 좌소천을 향해 몸을 날렸다.

 

절정고수 넷이 자유로워졌다. 

 

게다가 도유관과 공손양 등 호법들이 분전하고, 잠깐 사라졌던 동천옹을 비롯해 장로 셋이 마침내 전장에 뛰어들었다.

 

장난처럼 손을 휘두르는 동천옹. 대꼬챙이 같은 무기로 허공을 콕콕 찌르는 죽귀. 사령 하나를 붙잡아 전신혈도를 두들겨 패고, 그것도 안심이 안 되는지 항상 손목에 감고 다니던 줄로 꽁꽁 묶어놓고 전장으로 뛰어든 무영자. 그리고 비천사룡.

 

그들은 결코 천외천가의 무사들이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피를 토하며 튕겨지고, 이마에, 목에 구멍이 뚫려 쓰러지고, 목뼈가 으스러진 채 무너진다.

 

천외천가 무사 이십여 명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힘없이 죽어갔다.

 

이제 사령만 처리하면 상황은 완전히 기울 터. 좌소천은 달려드는 두 사령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가 갑자기 두 사람 사이로 파고들자 사령들이 멈칫했다.

 

좌소천은 멈칫한 두 사령을 향해 좌수로 일 권을 쳐내고, 무진도를 내려쳤다.

 

떠덩! 쾅!

 

팔성의 공력이 실린 일 권 일 도에 두 사령이 일 장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곧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일어서는 것이, 언뜻 보면 조금도 충격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좌소천은 상대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았다.

 

처음에 부딪친 사령에게서는 강력한 반탄력이 느껴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격이 완전히 반탄 되지 않고 상대의 몸으로 스며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령은 곧바로 달려들지 못했다. 하긴 제아무리 동장철벽의 몸을 지녔다 해도 그 충격을 곧바로 해소할 수는 없었다.

 

그때 다른 두 사령이 뒤쪽에서 소리없이 공격해 왔다.

 

좌소천은 무진도에 금라천황공을 구성까지 밀어 넣으며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단숨에 상황을 결정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그들이 일 장의 거리에 들어왔다 싶은 순간, 빙글 몸을 돌리며 무진도를 뻗었다.

 

일순간, 도강이 회오리처럼 휘돌며 두 사령을 휘감았다.

 

천망회류참(天網回流斬)!

 

쩌저정! 따당!

 

사령의 손에 들렸던 검과 도가 부서지며 사방으로 튕겨지고, 뒤이은 벽뢰참광의 도강이 주춤주춤 물러서는 사령의 몸을 휩쓸었다.

 

퍼버벅!

 

신음도, 비명도 없었다.

 

두 사령의 몸이 갈기갈기 찢기고, 목과 허리가 잘렸다.

 

구성의 금라천황공과 어우러진 무진칠도는 결코 사령의 육신으로 막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단숨에 두 사령을 처리한 좌소천은 순우무종을 향해 다가갔다.

 

그 모습이 순우무종에게는 지옥의 사신처럼 느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귀사령(鬼邪靈)의 십팔 사령 중 다섯이면, 절대의 고수라 해도 상대할 수 있다. 그런 사령이 제대로 힘도 못쓰고 무너졌다.

 

어찌 인간의 힘이 저리도 강할 수 있단 말인가!

 

얼굴이 창백해진 순우무종은 발악하듯이 악을 썼다.

 

“몸으로라도 놈을 막아라, 사령!”

 

처음에 튕겨진 두 사령 중 하나가 무진도를 향해 뛰어들었다.

 

찰나, 벼락처럼 뻗어간 무진도의 도강이 사령의 몸을 가르며 옆으로 흘렀다.

 

그때 또 다른 사령이 무진도가 흐르는 동선으로 뛰어들었다.

 

푹! 무진도가 사령의 옆구리를 파고든 순간이었다.

 

사령이 두 손으로 무진도의 도신을 움켜쥐었다. 사령 하나를 베며 도세가 약해진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찰나간 무진도의 흐름이 멈췄다.

 

그 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순우무종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좌소천의 좌측을 노리며 달려들었다.

 

“죽어라, 이놈!”

 

사령에게 도가 잡힌 이상 쉽게 피하지 못할 것이다. 하다못해 도를 놓고 물러설 것이다.

 

일단 그거면 충분하다. 상대에게 시커먼 도강이 뿜어지는 공포의 도만 없다면 조금 전처럼 형편없이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놈! 도망가더라도 네놈의 팔다리 하나는 잘라놓고 가겠다!’

 

그것이 순우무궁의 계획이었다. 그래야만 자존심이 덜 상할 것 같았다.

 

그러나 좌소천은 도를 놓지도, 머뭇거리지도 않았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무진도를 비틀어서 도신을 움켜쥔 사령의 손을 터뜨렸다.

 

퍼벅!

 

그러면서 좌권을 말아 쥐고는, 신검합일한 채 달려드는 순우무종을 향해 뻗었다.

 

그사이 순우무종이 석 자의 검강을 앞세워 지척에 이르렀다.

 

“헛! 주군! 조심……!”

 

“위험해!”

 

여기저기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찰나, 순우무종을 향해 뻗은 좌소천의 주먹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걸 본 비천사룡이 멈칫한 순간, 어둠이 뻥 뚫렸다.

 

전력을 다한 건곤통천의 일 권!

 

쾅!

 

어둠이 폭발하며 굉음이 울림과 동시, 달려들던 순우무종의 몸이 삼 장 밖으로 튕겨졌다.

 

“커억!”

 

서걱!

 

좌소천은 자유로워진 무진도로 사령의 목을 베고는, 털썩, 먼지를 일으키며 땅바닥에 곤두박질 친 순우무종을 직시했다.

 

순우무종은 두어 바퀴를 더 굴러가서야 멈추었다. 

 

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키는 순우무종의 얼굴에는 공포가 떠올라 있었다.

 

막바지를 향해 치달리는 격전. 살아남은 천외천가의 무사들조차 능야산의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좌소천은 무진도를 늘어뜨린 채 순우무종을 향해 다가갔다.

 

겨우 몸을 세운 순우무종이 핏발 선 눈을 부릅뜨고 좌소천을 노려보았다.

 

“네, 네놈이!”

 

입을 열자 순우무종의 입에서 검붉은 선혈이 덩어리째 쏟아졌다.

 

“웩!”

 

쏟아진 핏덩이에서 부서진 내장 조각마저 보였다.

 

내부가 으스러졌다는 말.

 

순우무종은 푸들푸들 몸을 떨며 안간힘을 다해 입을 열었다.

 

“대, 대체… 너는 누구……?”

 

“좌소천.”

 

핏발 선 눈이 한껏 커졌다. 금방이라도 눈구멍에서 핏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네, 네가… 좌… 소천?”

 

“순우무종, 당장 너의 목숨을 끊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 앞으로는 누구에게도 오만을 부릴 수 없을 것이다.”

 

일순간, 좌소천의 좌권이 순우무종의 단전을 향해 뻗었다.

 

퍽!

 

“끄어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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