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형산파 358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 형산파 358화
358화. 악안적가 (2)
뾰로롱! 짹짹!
어디에선가 산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적운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안개가 어슴푸레 끼어 있었다.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적상영이었다.
“뭐냐?”
“아닙니다. 그냥…….”
적상영이 제대로 대답을 못하자 적운상은 관심 없다는 듯이 하던 수련을 계속 했다.
적상영은 무시당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곧 그런 생각은 금방 사라졌다. 적운상이 펼치는 풍뢰십삼식에 눈을 빼앗긴 것이다.
적운상의 풍뢰십삼식은 단순하지만 빠르고 힘찼다. 거기다 세찬 기세가 실려 있어서 태산이라도 가를 것 같았다. 잠시 감탄을 하면서 지켜보고 있던 적상영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적운상은 몇 번이나 열세 개의 초식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그 동작이 하나같이 똑같았다. 단 한 차례도 어긋남이 없었다.
그걸 보면서 적상영은 숙연해졌다. 그는 자신이 익힌 무공을 저렇게까지 펼쳐낼 수가 없었다. 십 년을 넘게 월영매화문의 무공을 익혀왔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질 수밖에…….’
“일어났네. 도련님도 있었군요.”
하품을 하며 방에서 나오던 백수연이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면서 적상영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네? 네.”
적상영은 백수연을 보며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얼결에 대답을 했다.
어제는 적운상에게 시비를 거느라 백수연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보니 선녀가 따로 없었다. 꾸미지 않은 부스스한 모습인데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형이랑 같이 무공수련하고 있었던 거예요?”
“네? 아……네……뭐 그냥…….”
적상영은 형이란 말이 어색했다. 게다가 어제의 일도 있고 해서 겸연쩍어하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한 수 가르쳐달라고 해요. 천하제일이라고 불리는 사람인데 이때가 아니면 언제 가르침을 받겠어요? 물론 어제처럼은 말고요. 호호.”
백수연이 농담을 건네면서 씻기 위해 자리를 뜨자 적상영이 적운상을 봤다.
“왜?”
“아니요. 그게…… 실은 할 말이 있습니다.”
“해봐.”
“어머님을 용서해주십시오.”
생각지도 못한 말에 적운상은 가만히 적상영을 봤다. 그러자 적상영이 침착하게 다시 말을 꺼냈다.
“어머님은…… 저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지른 겁니다. 아버님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계십니다.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그러니 어머니를 용서해주십시오.”
적상영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도 적운상은 무표정하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용서해달라는 말은 옛날에 관대평에게 돈 몇 푼을 쥐어주면서 적운상을 형산파로 보낸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일어나. 용서고 뭐고 할 것도 없어. 내가 잘못되었다면 많은 원망을 했을 거다. 어쩌면 칼을 갈며 복수를 하려고 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덕분에 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제 와서 여기로 돌아와 장남 행세를 할 생각은 없다. 네 어머니를 어떻게 할 생각도 없고. 그러니 걱정 마라.”
“저, 정말입니까?”
“나는 한 입 가지고 두말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
적상영이 형님이라고 하자 적운상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걸렸다.
“교희를 잘 챙겨줘라.”
“네. 물론이지요.”
“어? 오라버니들!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거예요?”
교희가 두리번거리다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총총거리며 달려왔다. 아침부터 시끄러워질 것을 생각하며 적운상은 다시 한 번 살짝 미소를 지었다.
* * *
“뭐라고? 정삼품의 관직을 받았다고?”
식사를 하다 말고 적문후가 놀라서 되물었다. 다 같이 아침식사를 하던 도중 백수연이 지금 황궁에 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적문후가 그 연유를 물었는데 설마 관직을 받았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더구나 정삼품이라니!
“네. 그래서 지금 거절을 하려고 황궁으로 가는 길이에요.”
“아니 거절을 한단 말이냐?”
적문후가 눈을 크게 뜨고 적운상을 쳐다봤다. 놀라기는 적상영이나 황옥정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황옥정은 어찌나 놀랐는지 그저 눈만 끔뻑이고 있었다.
이미 적상영으로부터 적운상이 옛날 일을 들추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아직도 불안하기가 마찬가지였다. 언제 적운상이 불쑥 그때의 일을 이야기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런 높은 관직을 거절한다는 말을 듣자 그런 불안감은 어딘가로 가버리고 답답한 마음이 일었다. 적운상이 관직에 올라 황궁에 있으면 적상영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물론 집안에 돈이 많기는 했지만 재력과 권력은 또 다른 것이었다.
“다시 잘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황옥정이 안타까워하며 말하자 적문후가 맞장구를 쳤다.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왜 그런 높은 자리를 거절하려는 게냐?”
“관직에 뜻이 없습니다.”
적운상이 딱 잘라 말했다. 이에 적문후와 황옥정은 안타까운 마음을 스스로 사그라트릴 수밖에 없었다. 오랜 세월을 같이 지내왔다면 뜻을 바꾸라고 종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십여 년 동안이나 떨어져 지내다가 어제 만났으니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을 완전히 정한 게냐?”
“네.”
“그래. 뭔가 이유가 있겠지. 허허.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구나.”
“시일이 촉박해서 오후에는 떠날까 합니다.”
“며칠 더 머물지 않고?”
“아닙니다. 해룡방과의 일이 완전히 마무리가 되면 떠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들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래도 혹시 찾아온다면 제 이름을 대십시오. 그럼 최대한 양보를 할 겁니다.”
“알았다. 그건 걱정하지 말거라.”
“그럼 갔다가 다시 이리로 오는 거냐?”
적문후가 불안해하며 물었다. 이대로 가서 다시 오지 않을 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아닙니다. 황궁의 일이 끝나면 곧바로 형산파로 갈 겁니다.”
“그, 그래…….”
적문후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십여 년 만에 만난 아들을 이리 보내야 하는 것도 내키지 않은데 일이 끝난 후에도 오지 않겠다니, 섭섭함이 마음을 채웠다.
“혼례……를 하려고 합니다.”
적운상이 어렵게 말을 꺼내자 적문후가 백수연을 봤다.
“맞아요. 아버님. 그러니 그때는 꼭 형산파로 오세요.”
“혼례? 백 소저와 말이냐?”
“호호. 한 명 더 있어요. 주양악이라고 하는데 아버님이 보시면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하하하하. 처를 두 명이나 얻었단 말이냐? 물론이다. 가고말고. 당연히 가야지.”
적문후가 크게 기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에 백수연이 미소를 지으면서 적운상을 봤다.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 * *
점심때가 지나자 적운상과 백수연은 적가장을 나섰다. 적문후는 말을 내주면서 두둑하니 여비까지 챙겨주었다. 그리고 정문에 서서 적운상과 백수연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을 했다. 두 사람을 떠나보내는 그의 마음이 어떤지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역시, 오기를 잘했지?”
“응.”
백수연이 하는 말에 적운상은 짧게 대답했다.
어렸을 때조차도 그들을 그리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어쩌다가 가끔 생각이 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언제고 한번은 만나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적교희로 인해 이렇게 되었으니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족이 있다는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아니었다. 이제 적운상도 가정을 이루기 때문이었다.
“가자.”
적운상이 말에 박차를 가하자 백수연이 그 뒤를 따라 달렸다.
황궁까지의 여정은 특별한 일이 없었다. 말을 타고 가다가 힘들면 쉬고 배가 고프면 식사를 했으며 밤이 되면 객잔에서 묵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이동하자 드디어 황궁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백수연은 인근의 객잔에 방을 하나 잡고 포목점에 가서 옷을 사왔다. 황제와 대면을 해야 하는 만큼 나름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적운상은 깔끔한 백색무복에 백색의 포를 걸치고 머리를 뒤로 넘겨 질끈 묶었다. 그리고 허리 약간 뒤쪽에는 태룡도와 백운검을 차니 누가 봐도 귀공자라 여길 정도로 태가 났다.
“갔다 와. 나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응.”
적운상이 백수연을 향해 살짝 웃어 보이고는 객잔을 나왔다.
길을 가는 동안 몇몇 여자들이 적운상을 힐끔거리며 지나쳐갔다. 잘생긴 얼굴에 깔끔한 옷차림, 거기에 풍기는 기세까지 예사롭지 않다 보니 자연히 시선이 갔던 것이다.
“흠…….”
황궁의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그런데도 가끔 고풍스러운 마차가 한 대씩 지나가는 것 말고는 아무도 출입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관직이 낮거나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문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관대작들이나 마차를 타고 정문으로 등청을 한다.
적운상이 다가오자 문을 지키던 병사 두 명이 창을 교차해서 길을 막았다. 그리고 그들의 상관으로 보이는 병사가 적운상에게 용무를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말투는 정중했으나 눈은 적운상을 아래위로 빠르게 훑고 있었다. 생긴 것이나 옷차림이 범상치 않고 풍기는 기세까지 그러니 자연히 말은 조심을 했지만 정체를 모르니 그렇게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관직이 높은 사람들이 가끔 관복을 입지 않고 이렇게 등청을 하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니 이런 식으로라도 파악을 해야 했다.
“나는 적운상이라고 하오. 형산파에서 왕명을 받고 왔소.”
“와, 왕명을 받고 오신 겁니까?”
“그렇소.”
“실례이지만 혹시 그걸 증명하실만한 것이 있습니까?”
병사가 적운상의 눈치를 보며 다시 정중하게 물었다. 그러자 적운상이 품에서 옥패를 하나 꺼내서 보여줬다. 전군도독부의 도독첨사인 이기혁이 왕명을 전하면서 줬던 정삼품의 관직을 증명하는 패였다.
그걸 본 병사가 다급하니 허리를 꺾었다.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진즉 말씀하셨으면 되셨을 텐데…….”
“아니오. 그보다 물을 것이 있소.”
“네. 뭐든지 물어보십시오.”
“황제 폐하를 알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오?”
병사가 혹시 자신을 놀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눈으로 적운상을 쳐다봤다. 정삼품에 올라 있는 자가 황제를 만나는 방법을 모른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 병사의 눈초리를 알아챈 적운상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오늘 처음으로 이곳에 왔소. 그래서 아는 것이 없소.”
“아, 그러십니까? 그럼 제가 안내를 하겠습니다.”
병사가 앞장서자 적운상이 그를 따라 걸었다.
한참을 가니 커다란 전각이 하나 나왔는데 병사는 적운상을 거기까지 안내하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잠시 후에 관복을 입은 사내 한 명이 나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황제 폐하를 알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까?”
“그렇소.”
“따라 오십시오.”
그는 적운상을 전각 안으로 안내한 후에 신상명세를 기록하고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보통은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서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래서 멀리서 오는 경우에는 먼저 서찰을 보내는 것이 의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정삼품의 관직에 있고, 이렇게 직접 왔으니 그냥 돌아가라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중요한 일로 왔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다리라 한 것이다.
적운상은 그곳에서 반나절 가까이 기다렸다. 그런데도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에 자리를 비운 관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돌아왔다.
“한 달 뒤에 날짜가 잡혔습니다.”
“한 달 뒤?”
“그렇습니다.”
너무 길었다. 도독첨사인 이기혁의 말로는 이달 안으로 와서 정식으로 관직을 받아야 하고, 거절도 그때 할 수가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한 달이나 기다리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용무를 잘 전했소?”
“황제 폐하를 알현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맞소.”
“그럼 한 달 뒤에 오시면 됩니다.”
관리가 약간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방에서 온 관리들은 더러 이렇게 어벙하게 행동할 때가 있었다. 그는 적운상도 그런 관리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투는 정중했지만 약간은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알았소. 그럼 그때 다시 오겠소.”
“살펴 가십시오.”
적운상은 찝찝한 마음으로 황궁을 나와 객잔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백수연이 웃으면서 반겼다.
“어떻게 됐어?”
“한 달 뒤에 다시 오라는군.”
“뭐? 이유가 뭐래?”
“원래 절차가 그런가 봐.”
“그래? 하긴 황제 정도 되면 만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겠지. 하지만 한 달이라니 너무 늦는데.”
“어쩔 수 없지. 일단 형산파에는 서찰을 써서 보내고 여기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어.”
“그럼 근처의 절경이라도 구경하고 다닐까?”
“생각해보고.”
“흥! 튕기기는.”
백수연이 짐짓 새침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 * *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었다. 황제로부터 직접 업무태만이라는 죄명으로 다스리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그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억울했다. 특별한 일은 전혀 없었다.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이었다.
뒤늦게 그의 직속상관이 안타까워하면서 넌지시 이유를 알려줬다.
“어제 적운상이라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았었나?”
“마, 맞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직접 사람을 보내 관직을 먼저 내리고 이달까지 오라고 한 사람일세.”
“그런…….”
그제야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그저 지방에서 온 어벙한 관리인 줄로만 알았다. 관직은 높아도 가끔 그런 사람들이 한두 명씩 왔었다.
그럴 때면 으레 그렇게 대했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된 것이다.
적운상이 왔다는 보고서를 읽은 관리가 그것을 황제에게 전했다. 그러자 황제는 적운상을 한 달 뒤에 오라고 한 것에 크게 화를 냈다.
그 화를 감당하기 위해서 몇몇 관리들이 관복을 벗어야만 했고, 적운상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 천여 명에 달하는 병사들이 궁을 나섰다.
적운상은 백수연과 함께 맛있기로 유명한 식당에서 교자를 먹고 있었다. 그러다 병사들이 우르르 들어오자 그들을 바라봤다.
“이곳에 적 대인이 계십니까?”
병사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크게 소리치며 식당 안을 두루두루 살폈다. 그러면서 용모파기를 한 두루마리를 펼쳐서 식당 안에 있는 사람들과 대조를 해보았다.
그러다 적운상을 보고는 잠시 미간을 좁히다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혹시 이번에 무령통보사가 되신 적 대인이 아니십니까?”
“맞소.”
“하아…… 늦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어제 오셨다가 그냥 가시게 한 걸 알고 황제 폐하의 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속히 입궁해주십시오.”
“하지만 식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소.”
“한시라도 빨리 입궁하라는 황제 폐하의 엄명이 있었습니다.”
“그럼 조금 늦게 발견한 걸로 하시오.”
적운상이 그렇게 말하면서 교자를 집어서 입에 넣었다. 그러자 병사들의 수장은 속에서 불이 났지만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서 꾹 눌러 참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는 병사들에게 황궁에 먼저 연락을 하게 하고 한쪽에 서서 적운상이 식사를 마치기를 기다렸다.
“나는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봐.”
“아니야. 저들도 나를 기다리게 했으니 나도 한 번은 기다리게 해야지.”
적운상이 웃으면서 하는 말에 백수연도 입을 가리고 웃었다.
식사가 끝나자 적운상은 백수연을 객잔까지 데려다주고는 병사들을 따라 황궁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