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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산파 186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 형산파 186화

186화. 의지대로 (4)

 

챙!

적운상이 상체를 틀면서 간신히 왕대곡의 검을 막아냈다. 그러자 왕대곡이 적운상의 좌측으로 돌며 왼팔을 공격하려고 했다. 아까 보니 그곳에 허점이 많았다.

적운상이 왕대곡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급히 몸을 돌려 백운검을 휘둘렀다.

챙!

왕대곡이 그걸 옆으로 쳐내며 다시 왼팔을 노렸다.

챙!

두 사람의 검이 그렇게 일정한 간격을 놓고 계속 맞부딪쳤다. 공격은 주로 왕대곡이 했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적운상이 밀리는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두 사람의 공방은 막상막하였다. 단지 적운상이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하고 있어서 그렇게 보일 뿐이었다.

다친 왼팔을 보호하자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왕대곡은 그런 적운상을 보면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채챙!

“큭!”

왕대곡이 힘으로 밀어붙이자 적운상이 뒤로 튕겨져 서너 걸음을 물러났다. 그러나 그냥 물러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백운검이 왕대곡의 검에 부딪칠 때 뇌기를 흘려 넣었다.

그것 때문에 왕대곡은 인상을 팍 찌푸리고 있었다. 찌릿한 뇌기가 갑자기 파고드는 바람에 하마터면 검을 놓칠 뻔한 것이다.

“이게 무슨 무공이냐?”

“형산파의 무공입니다.”

왕대곡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이기에는 네 재능이 아깝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대로 물러나라.”

“사매를 버려두고 가는 사형은 사형으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 목숨을 버려서라도 사매를 지키라고 배웠죠. 그게 남자 아닙니까?”

적운상이 씨익 웃으면서 하는 말에 왕대곡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건방지고 무례한 놈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조금씩 그 인식이 바뀌고 있었다.

최근 몇몇 후학들을 만나봤지만 적운상만 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스스로 옳다고 믿으면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있고, 그걸 뒷받침해줄 실력도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대드는 저 배짱이 마음에 들었다.

“내 검법은 천중낙화검(天中落花劍)이라 하네. 쾌(快), 중(重), 변(變), 모든 게 완벽하고 거기에 환(幻)이 더해져 있지. 한 번 받아보게나.”

“형산파의 낙연검법은 물을 차고 날아오르는 제비를 떨어트릴 수가 있습니다. 꽃잎이 흩날리는 것쯤이야 우습죠.”

“하하하. 그럼 한 번 해보게나.”

왕대곡이 크게 웃음을 터트리다 천중낙화검을 펼쳤다.

쉬이이익!

적운상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낙연검법의 절초를 펼쳤다.

챙챙챙챙챙!

두 사람의 검이 정신없이 맞부딪쳤다. 그 와중에 왕대곡의 검이 점점 흐릿하니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검첨만 희끗희끗 보였다. 그 모양이 마치 꽃잎이 흩날리는 것같이 아름다웠다. 그의 검법이 왜 천중낙화라 불리는지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적운상은 주위를 맴돌며 좁혀오는 꽃잎을 일일이 모두 갈랐다. 그걸 보고 주양악이 눈을 부릅떴다. 지금까지 낙연검법을 수없이 보아왔고, 익히기도 했지만 저런 식으로 펼치는 건 처음 봤다. 얼핏 보기에는 낙연검법의 초식을 있는 그대로 쓰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변초가 아닌 것이 없었다. 흔히들 변초를 쓰면 검로(劒路)를 튼다. 그러나 적운상은 지금 몸 전체로 변초를 쓰고 있었다. 검을 쳐올리는 동작 그대로 거리만을 조절해서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빠지면서 변초를 썼다. 그래서 초식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챙챙챙챙챙챙챙! 파각! 콰앙!

두 사람의 검에 의해 주위에 있는 탁자와 의자가 잘려나가며 주저앉았다. 그러면서 피가 튀었다. 그러나 누가 베인 건지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두 사람의 검이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쉬익! 따당!

“큭!”

적운상이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다섯 개의 꽃잎이 적운상의 머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적운상은 백운검을 휘둘러 그 중 두 개를 쳐냈다. 그리고 다급하게 품에서 단도를 꺼내 나머지 두 개를 쳐냈다.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마지막 남은 하나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파핫!

적운상의 어깨에서 피가 확 솟았다. 제때에 머리를 틀지 않았으면 머리가 쪼개졌을 것이다.

“사형!”

주양악이 놀라서 크게 소리치며 적운상을 도와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제갈호월이 뛰쳐나갔다.

“안 돼요!”

채챙!

순간 적운상과 왕대곡의 검이 한차례 부딪쳤고 그 여파로 인해 서로 두어 걸음을 물러났다. 그 사이에 제갈호월은 적운상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왕대곡이 분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무슨 짓이냐? 비켜라.”

제갈호월이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그럴 수 없어요. 저 때문에 사형을 죽게 할 수는 없어요.”

“흠…… 그럼 나와 함께 가자. 그럼 된다.”

제갈호월이 또 한 번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그럴 수는 없어요.”

“그럼 그를 죽이겠다.”

왕대곡이 그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소란이 일더니 웬 젊은 사내가 소리를 지르며 안으로 들어왔다.

“비켜! 비키라고!”

비싼 비단옷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그는 구보지성의 아들인 구보일옥이었다. 생긴 것은 괜찮았으나 얼굴에 오만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를 본 제갈호월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어디 있어? 어디야? 아! 여기 있구나!”

구보일옥이 제갈호월을 보더니 대뜸 다가와서 그녀의 팔을 잡으려고 했다. 그 손을 적운상이 잡았다. 그러자 구보일옥이 적운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넌 뭐야? 저리 비켜!”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군.”

“뭐야? 네가 뭔데 참견…….”

말을 하던 구보일옥이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처음에야 뭣 모르고 소리쳤지만 적운상을 똑바로 쳐다보자 그에게서 느껴지는 박력에 몸이 움츠러든 것이다.

“누구냐?”

“나, 나, 나는…… 나는 저 여자의 남편…… 이오.”

구보일옥이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서 대답했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었다. 적운상이 제갈호월을 봤다. 그러자 제갈호월이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그렇군. 네가 그놈이로군.”

“뭐?”

적운상이 구보일옥의 팔을 꺾으면서 다리를 발로 찼다. 그러자 그의 몸이 그 자리에서 빙글 돌더니 얼굴을 바닥에 처박았다.

쾅!

“크아악!”

구보일옥이 비명을 질렀다. 적운상은 그런 구보일옥의 목을 밟았다.

“커억! 끄으…… 살려줘! 살려줘! 뭣들 하는 거야? 아버지한테 다 이야기하겠…… 꺼억…….”

“발을 떼게.”

보다 못한 왕대곡이 나섰다. 그도 구보일옥이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냥 모른 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여기에 있는데 구보일옥이 죽으면 구보지성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적운상은 들은 체도 안 하고 밟고 있는 발에 힘을 줬다.

“끄윽…….”

“발을 떼라고 했네. 그자는 저 여자의 남편일세. 그가 왔으니 자네나 나나 끼어들 여지가 없네. 발을 떼고 물러나게.”

“누가 누구의 남편이란 말이오? 사매! 이자가 누구냐?”

적운상이 제갈호월을 향해 소리쳤다.

“그는…… 그는…….”

제갈호월이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적운상이 다시 한 번 소리를 버럭 질렀다.

“이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이자가 정말 네 남편이냐?”

제갈호월이 움찔하며 적운상을 봤다. 그리고 그의 발아래 깔려 있는 구보일옥을 봤다. 한심했다. 침을 질질 흘리면서 구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구보일옥의 모습은 너무나 형편없었다. 저런 사내에게 지금까지 그런 꼴을 당했던 것인가?

제갈호월은 스스로가 비참하게 여겨져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사람들은 갑자기 제갈호월이 눈물을 흘리자 이유를 몰라 의아해했다.

“아니요. 그는 제 남편이 아니에요. 밤마다 저를 겁탈하고…… 칠 년 동안 가둬놓은…… 짐승 같은 자예요…… 그는…… 그는…….”

제갈호월은 목이 메여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이제야 그동안 받은 설움이 물밀 듯이 북받쳐 올랐다.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도 깨달았다. 도망가고자 했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맞서고자 했으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데도 수그리고 복종한 것은 자신이었다. 그것이 너무나 후회가 됐다.

사람들은 제갈호월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흐느끼는 애처로운 모습에 자신들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 너무나 불쌍하고 안 돼 보여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를…… 그를 살려주세요.”

제갈호월이 적운상을 보며 뜻밖의 말을 했다. 그러자 적운상이 제갈호월을 봤다. 그녀의 눈에는 간절함이 없었다. 대신에 독기가 가득했다. 그 의미를 알고 적운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적운상이 구보일옥의 목을 밟고 있던 발을 뗐다. 그러자 구보일옥이 켁켁거리면서 일어나더니 후다닥 왕대곡의 뒤로 숨었다.

제갈호월이 그런 구보일옥을 무섭게 노려봤다. 그녀의 눈빛에는 그동안의 한이 서려 있었다.

“당신은……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지옥 같은 곳에서 갇혀 지냈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나요?”

“나는…… 나는……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 다른 놈들이 보는 것이 싫었을 뿐이오. 나는…… 그저…….”

구보일옥이 멍하니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 있던 제갈호월이 품에서 단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자신의 얼굴을 그어버렸다.

“무슨 짓이야!”

적운상이 놀라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놀란 건 적운상뿐만이 아니었다. 객잔 안에 있던 모두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봤다.

“이제 됐죠? 얼굴이 이 꼴이 되었으니 다시는 나한테 상관하지 마세요. 그동안 당신과 당신 아버지가 내게 한 짓은 절대로 잊지 않겠어요. 받은 만큼 당신들에게 반드시 돌려줄 거예요.”

제갈호월이 독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말하자 구보일옥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 왕대곡조차도 소름이 오싹 돋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그녀의 한이 얼마나 깊은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오죽했으면 선녀같이 아름다운 얼굴을 스스로 그어버렸겠는가?

제갈호월이 왕대곡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저를 데려갈 건가요?”

“음…… 약속한 것이 있어서 그래야 할 것 같구나.”

왕대곡이 측은한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 그도 그러기는 싫지만 구보지성과 약속을 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럼 저는 이곳에서 죽겠어요.”

제갈호월이 단검을 자신의 목에 댔다. 그러자 왕대곡이 몸을 움찔했다. 제갈호월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단검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쳐서 제지를 할 생각이었다.

“어르신…….”

제갈호월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저는 칠 년 동안 구보세가의 후원에 갇혀서 남편이라는 사람과 시아버지라는 사람의 욕구를 풀어줘야 했어요.”

“…….”

제갈호월이 하는 충격적인 말에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구보일옥이 그런 거야 남편이니까 어쩔 수 없다 해도 구보지성까지 그런 짓을 하다니 믿기지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얼굴을 칼로 긋고, 죽기를 각오한 채 말하고 있는 제갈호월을 보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게 그동안의 시간은 지옥이었어요. 깜깜한 어둠 속에 갇혀서 늘 죽음을 꿈꾸어왔어요. 죽는 것이 제겐 자유라 여겨졌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이제야 벗어났는데 어르신이 다시 절 그곳으로 데려가려고 한다면 이대로 죽는 수밖에 없어요.”

“음…….”

왕대곡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어찌 이리 기구한 인생을 살았단 말인가?

끓어오르는 연민의 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에 저도 모르게 천천히 다가가 단검을 목에 대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됐다. 그만 하거라. 내 아무리 체면이 중요하고 약속이 중요하다지만 한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그동안 내가 친구를 잘못 사귀었었군. 그가 그런 금수만도 못한 자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왕대곡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구보일옥의 왼팔을 잘라버렸다.

“으아아아악!”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말리고 뭘 할 틈도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구보일옥과 왕대곡을 쳐다봤다. 저런 짓을 했으니 이제 왕대곡은 구보세가의 적이었다.

“목을 베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라. 가라. 가서 네 아비에게 전해라. 이것으로 그동안의 인연을 끊겠다고. 네 팔을 자른 것은 나를 속인 것에 대한 대가다.”

“아아아악! 아아아아!”

구보일옥이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비명을 지르면서 뒹굴자 보다 못한 곽록번이 나서서 그를 기절시키고 응급처치를 했다.

“자네들은 어떻게 할 텐가? 만약 이 아이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내가 가만있지 않겠네.”

서릿발 같은 기세로 왕대곡이 팔대고수를 향해 소리쳤다. 그는 구보일옥의 팔을 잘라 자신의 의지를 보였다. 팔대고수라 해도 봐줄 생각이 없었다. 그걸 모르지 않기에 금정신이 포권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하아…… 저도 이제 대성상단을 떠날 때가 된 것 같군요.”

“그러는 것이 좋을 걸세.”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게.”

금정신이 모두를 데리고 객잔을 떠나자 왕대곡이 적운상을 보며 물었다.

“상처는 좀 어떤가?”

“버틸 만합니다.”

왕대곡은 품에서 작은 상자를 하나 꺼냈다. 그걸 열자 둥근 환이 하나 나왔는데 향기가 굉장히 좋았다.

“내상약일세. 먹게나.”

“귀한 거 같은데 제가 먹어도 되는 겁니까?”

“그래야 내 마음이 좀 편할 것 같군.”

“그럼 먹겠습니다.”

적운상이 그렇게 말하면서 환을 반으로 잘라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제갈호월에게 줬다.

“저는…….”

“아무 말 말고 먹어.”

“네.”

제갈호월이 환을 받아먹자 적운상이 남은 반 조각을 입에 넣었다. 입 안에 향기가 돌며 뱃속이 뜨뜻해지는 것이 확실히 보통 내상약은 아닌 것 같았다.

“좋군요.”

“어디로 가는 길이었나?”

“형산파로 가고 있었습니다.”

“같이 가세나.”

“그럴 필요 없습니다.”

“아닐세. 구보지성 그 친구, 아니 그자는 생각보다 독한 사람일세. 내가 그 아들놈의 팔을 잘라 보냈지만 이대로 물러나지는 않을 게야.”

“그럼 따르겠습니다.”

적운상이 포권을 취하면서 말하자 왕대곡이 허탈한 듯 웃음을 터트렸다.

“처음부터 이리 고분고분했으면 그리 다치지는 않았을 게야.”

“덕분에 한 수 배웠잖습니까?”

“그런가? 하하하하.”

갈수록 적운상이 마음에 드는 왕대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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