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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산파 106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3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 형산파 106화

106화. 첫 대결 (3)

 

적운상의 말에 백수연이 황당하다는 듯이 그를 봤다. 그렇게 무공이 대단한데 경공을 모른단 말인가?

“위험!”

적운상이 옆에서 달리던 백수연을 당겨서 품에 안고 뒤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한 자(약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박도(朴刀) 서너 개가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혈마승들이 주로 사용하는 혈도(血刀)라는 무기였다. 도신(刀身)의 중간이 구부러져 있어서 이렇게 던지면 크게 원을 그리며 다시 돌아왔다.

“이대로 가시오!”

적운상이 백수연을 던지다시피 앞으로 밀며 몸을 돌렸다. 그러자 십여 명의 혈마승들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하기도 전에 백수연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악!”

고개를 돌려보니 백수연이 두 명의 혈마승들과 싸우고 있었다.

“쳇!”

적운상이 그리로 달렸다. 혈마승 하나가 백수연의 어깨를 향해 혈도를 휘두르려는 것이 보였다.

후웅! 따앙!

적운상이 뽑아서 던진 사자도를 혈마승이 쳐냈다. 그 사이에 백수연이 몸을 빼내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자 다른 혈마승이 몸을 날려 백수연을 공격해 갔다.

다급해진 적운상은 백운검마저 뽑아서 던졌다. 그 바람에 뒤에서 쫓아오던 혈마승이 휘두른 혈도에 등을 살짝 베였다.

“크윽!”

적운상이 들고 있던 단도를 뒤로 휘둘렀다.

챙!

혈도로 공격을 막아낸 혈마승이 다시 공격을 해오려고 했다. 하지만 적운상이 먼저였다. 몸을 바짝 낮추며 그의 팔을 그어 올리고 어깨를 찍었다. 그리고 목을 베면서 좌측 손바닥으로 가슴을 가격했다.

퍼억! 빠지지직!

“크헉!”

혈마승이 피를 뿜으며 뒤로 날아갔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혈마승들이 옆으로 피하며 혈도를 날렸다. 보통은 이런 경우 동료를 받아야 정상이건만 그들은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적운상이 날아오는 혈도를 피하면서 백수연이 있는 곳을 힐끔 봤다. 무사히 빠져나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그때 허벅지에 뜨끔하면서 통증이 일었다. 아주 잠시 시선을 돌렸건만, 그 사이에 혈도 하나가 허벅지를 베고 지나간 것이다.

“크윽!”

적운상이 고통 때문에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자세를 바로 잡고 미소를 지었다.

“큭큭. 지금부터 제대로 한번 해볼까?”

적운상이 뿜어내는 기세에 잠시 주춤했던 혈마승들이 일제히 괴성을 지르며 덤벼들었다.

“후오오옷!”

“흐아아앗!”

* * *

 

“헉헉!”

백수연은 필사적으로 경공을 펼쳤다. 그런 백수연의 뒤를 두 명의 혈마승들이 쫓았다. 그들은 마치 먹잇감을 쫓는 이리와 같았다. 혈마승 하나가 더욱이 속력을 내며 손을 뻗었다. 잡힐 듯 말 듯 하던 그의 손이 급기야는 백수연의 옷깃을 잡았다.

“꺄악!”

옷이 찢겨져 나가면서 백수연이 땅을 굴렀다. 그 와중에 그녀는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혈마승들은 그녀가 이렇게 반격을 해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급히 몸을 띄웠지만 한 명은 다리를 베였다.

“크아아악!”

다리를 베인 혈마승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을 때 다른 혈마승이 백수연을 덮쳤다. 백수연은 다급하니 팔을 들어 앞을 막았다. 그러자 혈마승이 그녀의 팔을 잡고 밀어붙였다. 뒤로 밀리던 백수연이 발이 엉키면서 혈마승과 함께 넘어졌다. 그 바람에 골목길을 완전히 벗어나 큰길로 나왔다.

“꺄아아악!”

“크헤헤헤!”

백수연 위로 올라탄 혈마승이 미친 듯이 그녀의 옷을 벗기려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로인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지나가던 장정 한 명이 혈마승에게 소리치며 다가갔다.

“백주 대낮에 이게 무슨 짓인가?”

빠악!

혈마승이 보지도 않고 옆으로 휘두른 주먹에 그의 머리가 훽 돌아가며 나가떨어졌다. 즉사였다.

“으헉!”

“꺄아아아!”

사람 하나가 그렇게 죽자 오가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자리를 피했다.

백수연은 절망했다. 대로로 나오면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랬건만 도움을 줄줄 알았던 행인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혈마승들은 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백수연의 옷이 마구 찢겨져 나가며 벗겨졌다. 필사적으로 발악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였다.

쉬이이익!

바람을 가르며 누군가의 검이 혈마승의 목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헉!”

혈마승이 다급하니 몸을 날렸다. 그러자 휘둘러진 검이 그의 가슴을 스쳤다.

“괜찮아?”

이은성이었다.

“이 자식!”

후우우웅!

이은성의 뒤에서 창 하나가 쭉 날아와서 혈마승을 향해 날아갔다. 혈마승이 제자리에서 몸을 띄워 회전시키며 그 창을 피해냈다. 그 사이에 진웅이 혈마승을 향해 적룡창을 찔러갔다.

“흐아아압!”

타앙!

혈마승이 좌측 손바닥으로 적룡창을 옆으로 쳐냈다. 그러자 진웅이 적룡창을 당겨서 어깨에 걸치며 몸을 회전시켰다.

후우우웅!

적룡창이 무섭게 회전하며 혈마승의 목을 노렸다.

“하압!”

텅!

혈마승이 이번에도 손바닥으로 적룡창을 쳐냈다. 그러면서 진웅의 가슴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진웅이 그것을 막는 순간 다른 발이 그의 턱을 노리고 올라왔다.

타타탁!

진웅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자세를 고쳐 잡으며 혈마승을 향해 적룡창을 겨눴다.

‘강하다!’

적룡창을 잡고 있는 손이 살짝 떨려왔다. 방금 몇 번 부딪친 충격 때문이었다.

혈마승에 대한 건 소문으로만 들었지 직접 싸우는 것은 처음이었다. 시간을 끌며 버틸 수는 있지만, 이길 자신은 없었다.

진웅이 그러고 있을 때 이은성은 백수연에게 다리를 베인 혈마승을 상대하고 있었다. 만약 혈마승이 방심해서 다리를 베이지 않았다면 이은성과 호각을 이루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버티는가 싶더니 곧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혈마승들의 무공은 상당히 패도적이었다. 쾌(快)나 변(變)은 무시하고 오로지 중(重)을 위주로 한 무공이었다. 거기다 방어보다는 공격에 치중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맞받아쳐도 이쪽이 손해일 때가 많았다.

이에 이은성은 혈마승의 주위를 돌며 계속 측면을 노렸다. 정면 공격은 모두 흘리고, 확실하게 기회가 왔을 때만 반격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끄니 당연히 상처를 입은 혈마승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 이은성의 검이 그의 어깨를 뚫었다.

“끄아아악!”

혈마승이 비명을 지르며 어깨를 잡고 주춤거렸다. 이은성은 그를 죽이지 않고 제압해서 정보를 캐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백수연이 앞으로 나서면서 단숨에 그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걸 보고 이은성이 잠시 놀란 눈으로 그녀를 봤다. 하지만 곧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대로에서 사람들이 다 보는데 겁탈을 당할 뻔했으니 분노가 치솟았으리라.

저렇게 죽이지 않고는 수치심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은성이 고개를 돌려보니 진웅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를 돕기 위해 달려가려는데 옆으로 누군가가 스쳐 지나갔다. 사자왕이었다.

“흐아아압!”

후우우우웅!

사자왕이 내려치는 칼에 진웅과 싸우던 혈마승이 깜짝 놀라서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사자왕의 칼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횡으로 휘둘러졌다.

혈마승이 급히 뒤로 몸을 눕혔다. 그러자 칼바람이 일며 사자왕의 칼이 그의 코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상태에서 혈마승은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사자왕이 냅다 주먹을 질러왔기 때문이다. 피할 길이 없었다. 자세가 불안해도 맞받아치는 수밖에 없었다. 혈마승은 손바닥을 뻗어 사자왕의 주먹을 받았다.

빠악!

“크윽!”

혈마승이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그 순간 사자왕의 칼이 그를 세로로 긋고 내려갔다. 그러자 피가 확 튀어 올랐다.

“쳇! 이것들이 혈마승인가? 생각보다 약하군.”

사자왕이 싱겁다는 듯이 하는 말에 진웅과 이은성은 할 말을 잊었다. 결코 혈마승이 약한 게 아니었다. 사자왕이 너무 강한 거였다.

“괜찮습니까?”

사자왕과 함께 온 운학이 도포를 벗어서 백수연에게 걸쳐줬다. 그러자 백수연이 얼굴을 살짝 붉혔다. 부끄러운 꼴을 보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 적운상이 생각나자 다급하니 입을 열었다.

“적 공자가 위험해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추적대를 지금 모두 불러 모아야 해요. 이 골목 끝에 유곽이 있어요. 그곳에 혈마승들이 있어요.”

“모두 몇이나 있습니까?”

“몰라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수십 명이었어요. 적 공자가 나를 살리기 위해서 혼자 남았어요. 어쩌면 지금쯤…….”

백수연이 말을 하다 말고 얼굴을 감싸 쥐었다.

“나쁜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적 형이 쉽게 당할 리가 없습니다. 싸우다가 안 되면 몸을 피할 겁니다.”

“아니요. 적 공자는 경공을 쓰지 못해요.”

“에?”

“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렇게 무공이 뛰어난데 경공술을 쓰지 못한다니 어찌된 일일까?

쉽게 믿기지 않는 말이었지만 백수연이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리도 없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요. 그래서 나 혼자 도망쳐 온 거예요.”

“알겠습니다. 일단 세 사람은 추적대를 모두 모아서 그쪽으로 오십시오. 우리 둘이 먼저 그곳으로 가보겠습니다.”

말을 하면서 사자왕에게 눈짓을 준 운학이 곧바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사자왕이 그 커다란 몸을 가볍게 띄워 그 뒤를 쫓았다.

“우리도 가자.”

이은성이 앞장서서 객잔으로 뛰었다. 진웅이 뒤를 따랐다. 잠시 골목을 바라보던 백수연도 두 사람을 따라 경공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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