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형산파 97화
무료소설 아! 형산파: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3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 형산파 97화
97화. 혈마사의 출현 (1)
호남성 북방의 석문현(石門縣).
그곳은 호북성과 호남성의 경계 바로 밑에 있는 작은 현이었다. 동정호에서 이어지는 작은 물줄기가 있어, 그 인근에 모여 소박하니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조용하니 평범한 일생을 살아가는 이들, 욕심 없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어느 날 화가 닥쳤다.
불과 이십여 명도 안 되는 이들이었다. 머리를 빡빡 밀고, 붉은 가사를 입은 스님들이건만, 가차 없이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 아녀자들을 겁탈했다.
흉악하다는 산적이나 마적들조차도 저런 식으로 마을을 짓밟지는 않는다. 그들은 적당히 겁을 주고 타협을 하며 다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붉은 가사를 두른 이들은 그런 것은 생각지도 않는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였다. 상대가 어린아이라도 망설임이 없었다.
석문현은 겨우 반나절 만에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곳곳에 시체가 즐비했고,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뒤늦게 삼십여 명의 사내들이 그곳에 도착했다. 그들은 군인이 아닌데도 상의 위에 면오갑(綿虜甲 : 솜뭉치로 된 천 갑옷)을 두르고 한 손에는 장창(長槍)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그리고 허리에는 마치 사슴의 뿔처럼 생긴 칼이 걸려 있었다.
린각도(麟角刀)라고 부르는 칼인데, 장창과 그런 칼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호남칠대세력 중 하나인 악양양가장(岳陽楊家莊)사람들밖에 없었다.
“이미 늦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죽었습니다.”
마을을 둘러본 젊은 사내 하나가 침울한 얼굴로 삐쩍 마른 노인에게 말했다. 분노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노인은 양가장의 어른들 중 한 명이었다.
이름은 양익봉으로 성격이 대쪽 같아서 절대로 불의를 보고 참지 못했다. 그런 성격이 마치 곧은 대나무와 같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를 청죽(靑竹)이라고 불렀다.
“빌어먹을 혈마사(血魔寺) 놈들…….”
양익봉의 입에서 거친 욕이 튀어나왔다.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잔혹한 풍경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뒤처리를 해! 시체들은 모두 한곳에 모아 태우고, 놈들의 흔적을 찾아라. 뭐든지 좋으니까 찾아내! 야! 이놈아! 시체 한두 번 봐! 뭔 놈의 구역질이야! 구역질이!”
한쪽에서 젊은이 두어 명이 시체를 보고 구역질을 하고 있자 양익봉이 발끈해서 그들을 나무랐다.
“죄, 죄송합니다.”
“빨리 움직여!”
양익봉이 다시 크게 소리치자 토를 하던 사내 둘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양익봉이 작게 혀를 찼다.
“쯧쯧. 어찌 저리 허약한지.”
그가 그러고 있는데 남자다운 강인한 분위기를 풍기는 중년사내가 다가왔다. 양익봉의 친척인 양조현이었다.
“숙부님, 이제는 어떻게 합니까?”
“본가로 발 빠른 애를 하나 보내서 이 사실을 알려라. 가주에게 당장에 호남에 있는 모든 문파에 서찰을 보내라고 해.”
“알겠습니다.”
양조현이 대답을 하고 본가로 보낼 사람을 찾으러 갔다.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던 양익봉이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썩을 놈들… 그동안 어째 잠잠하다 했더니…….”
* * *
산을 오르며 형산파가 가까워질수록 도지림은 심장이 심하게 방망이질 쳤다. 얼마 만에 돌아오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는 그 긴 세월을 타지에서 형산파의 재건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다시 이렇게 돌아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하지만 억지로 끌려온 도자명은 입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그는 와봐야 할 일도 없이 무료했다. 사부님이나 사형들 뒤치다꺼리나 하면서 지낼 것이 뻔했다. 그러느니 차라리 남아서 사자왕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에 덩치가 산만 하고 인상이 험악한 사내 하나가 나왔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도자명은 조금 겁을 집어먹었다.
“뭐요? 아! 초 사형. 이제 오는 겁니까?”
“그래. 별일 없지?”
“물론입니다. 하하. 그런데 이분은 누굽니까?”
“계속 장사에 계셨던 도 사숙조님이시다.”
“헛! 몰라봤습니다. 흑곰이라고 합니다.”
흑곰이 포권을 취하면서 허리를 꺾었다. 그러자 초사영이 웃으면서 도자명도 소개를 시켜줬다.
“이쪽은 나이는 어리지만 네 사형이다.”
“아,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사형.”
흑곰은 도자명에게도 인사를 넙죽 했다.
“아… 네. 하하.”
“어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그러자꾸나. 허허.”
도지림은 흑곰의 덩치나 인상이 껄끄럽기는 했지만 생긴 것과는 다르게 싹싹하게 굴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건 도자명도 마찬가지였다. 나이도 많고 힘깨나 쓸 것 같은 흑곰이 사형이라 부르며 대접을 해주자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안으로 들어가자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형산파의 모습에 도지림과 도자명은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예전에는 여기저기 잡초가 무성했고, 사람들이 없어 썰렁하니 찬바람만 불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잡초는커녕 얼마나 빗자루질을 해댔는지 바닥에 작은 돌멩이 하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부서진 전각이나 담의 지붕들도 깔끔하니 수리가 되어 있었다.
더구나 한쪽에서는 우렁찬 기합 소리에 맞춰 근육이 우락부락한 사내들이 웃통을 벗고 힘차게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조금 더 가자 조용하니 자리에 앉아서 내공을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고개를 돌려 우측에 있는 전각을 보니 거기에는 여인들 몇몇이 재잘거리면서 빨래를 널고 있었다.
“허허. 이제야 좀 제대로 된 문파처럼 테가 나는구나.”
도지림이 눈시울을 붉히면서 하는 말에 초사영이 미소를 지었다.
도지림과 도자명은 대청으로 들어서자 또 한 번 크게 놀랐다. 예전에는 곳곳에 먼지가 뿌옇게 쌓여 있고 탁자나 의자는 다 부서진 허름한 것들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먼지 한 톨 보이지 않았고, 탁자와 의자는 새것과 같았다. 거기다 유명한 화공의 그림은 아닐망정 은은한 멋을 내는 족자가 여러 개나 벽에 걸려 있어서 한층 분위기가 살았다.
도지림이 그같이 바뀐 대청을 둘러보며 잠시 멍하니 서 있는데 임옥군과 구혁상이 나왔다.
“도 사숙!”
“오오… 그래. 오랜만이구나.”
임옥군이 도지림에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포목점이 쉽게 정리가 되지 않더구나.”
“이제라도 이리 오셨으니 아주 기쁩니다. 하하하.”
오랜만에 도지림을 본 임옥군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부님, 다녀왔습니다.”
“오, 그래. 수고했다.”
임옥군이 도자명의 어깨를 두드려주는데 도지림이 구혁상을 부르며 다가갔다.
“사형…….”
도지림은 반가움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구혁상을 얼싸안았다.
“끙. 놓아라. 답답해.”
“허허. 못 본 사이에 더 늙었구려.”
“너도 마찬가지다, 이놈아.”
“예나 지금이나 그 말투는 여전하군요. 장사에서 사형이 키웠다던 운상이를 만났습니다.”
“그래?”
“아주 훌륭하더이다.”
구혁상은 도지림이 적운상을 칭찬하자 마치 자신이 칭찬을 들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클클. 그런데 어째서 같이 안 왔냐?”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았다고 하더군요.”
“그래? 저놈이 네 아들이냐?”
“네. 그렇습니다. 어서 인사드리어라.”
“처음 뵙습니다. 도자명입니다.”
“그래. 생긴 게 아주 제 아비를 빼다 박았구나. 클클.”
“제 아들인데 당연한 일 아닙니까?”
두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임옥군이 끼어들었다.
“두 분 이제는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사영이랑 자명이도 그쪽으로 앉아라.”
“네. 사부님.”
모두가 자리를 잡고 앉자 도지림이 만면에 웃을 가득 띠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
“사형, 아주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무슨 소식? 네놈이 그리 웃는 것을 보니 보통 일은 아니겠구나.”
“하하. 아무렴요.”
도지림이 여전히 웃음을 지으면서 초사영을 봤다. 그러자 초사영이 품에 간직하고 있던 비급을 꺼내 임옥군에게 건넸다.
“이게 뭐냐?”
“잃어버렸던 명옥심법입니다.”
“뭐라?”
임옥군이 깜짝 놀라서 자신이 받아 든 명옥심법을 봤다. 그러다 놀란 눈으로 구혁상을 봤다. 구혁상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
구혁상이 묻는 말에 초사영이 그간에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 그러자 임옥군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랬구나. 그랬어. 장하다. 정말 장하다.”
“아닙니다. 모두가 사숙조님 덕입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도 사숙.”
“결국에는 이뤄냈구나.”
임옥군과 구혁상이 감격해하면서 하는 말에 도지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형에게 조금이나마 면목이 서니 다행입니다.”
“그래. 아주 큰일을 해냈다.”
구혁상이 도지림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그동안 서로 쌓인 회포를 풀고 있는데, 박노엽이 왔다.
“어! 사형! 돌아왔군요.”
“그래.”
“갔던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잘됐다.”
“정말입니까?”
“그래. 그분이 남긴 비급을 찾았다.”
“하하하하. 사형이라면 해낼 줄 알았습니다.”
“훗! 네 도움이 컸다. 아, 인사해라. 여기는 도 사숙조님과 네 다섯째 사형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박노엽이라고 합니다.”
“재주가 출중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초사영은 이곳으로 오면서 도지림에게 박노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보는데도 왠지 친근감이 느껴졌다.
“과찬이십니다.”
“바쁠 텐데 여기는 어쩐 일이냐?”
임옥군이 묻는 말에 박노엽이 손에 들고 있던 서찰을 건네며 말했다.
“양가장에서 서찰이 왔습니다.”
“양가장?”
임옥군이 박노엽이 내민 서찰을 받아 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음…….”
“무슨 안 좋은 일이냐?”
서찰을 보는 임옥군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지는 것을 보고 구혁상이 물었다. 그러자 임옥군이 구혁상에게 서찰을 넘겨줬다.
“한번 읽어보십시오.”
서찰을 읽는 구혁상의 얼굴도 임옥군과 마찬가지로 점점 심각해졌다.
“사형, 왜 그러는 겁니까? 양가장이라면 칠대세력 중 하나인 악양에 있는 그 양가장을 말하는 겁니까?”
“그래. 그곳에서 무림대회를 열어 모두가 모이자고 하는구나.”
“그게 정말입니까? 그럼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인데 왜 그런 표정입니까?”
예전에는 무림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이런 서찰을 받는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형산파에 굳이 서찰을 전하면서 참여하라고 할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칠대세력 중 하나인 양가장에서 서찰을 보냈다는 건, 그만큼 형산파가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럼 당연히 기뻐해야 하건만 왜 저런 표정을 한단 말인가?
“혈마사가 나타났다고 하는구나.”
“헛! 그게 정말입니까?”
생각지도 못한 구혁상의 말에 도지림은 크게 놀랐다. 그리고 그제야 왜 임옥군과 구혁상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었었는지 이해가 갔다.
혈마사는 몇십 년마다 한 번씩 나타나서 호남을 뒤흔들어놓는 사악한 집단이었다. 혈마승(血魔僧)이라 불리는 그들은 진짜 중들처럼 머리를 빡빡 밀고 붉은 가사를 입고 다녔다.
하지만 하는 짓은 악귀처럼 악랄했다. 거리낌 없이 살육을 저지르며 여자들을 겁탈했다.
그들은 죽음을 통해서 극락으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불쌍한 중생들을 해탈시켜 준다며 서슴없이 사람들을 죽였다.
또한 여자를 안는 쾌락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여자를 탐하며 환희에 젖어 있을 때에야 비로소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며 닥치는 대로 여자들을 겁탈했다.
그 같은 맹신은 뿌리가 깊어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았다. 더구나 그들은 무공이 뛰어났다. 십여 명만 모여도 웬만한 문파 한두 개쯤은 손쉽게 무너트릴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그래서 혈마사가 한 번씩 나타날 때마다 호남의 문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손을 잡고 그들을 상대했다.
“서찰을 안 받았다면 모를까 받은 이상 모른 체할 수가 없겠구나. 그러면 다른 문파의 지탄을 피할 수가 없을 거다.”
구혁상이 하는 말에 임옥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하지만 무림대회에 참여해도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혈마사를 상대하고 성세를 유지하며 살아남은 문파가 몇 개나 됩니까? 문파의 고수들이 대거 죽어나가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들어 망한 곳이 수두룩합니다. 본문이 이리된 것도 백여 년 전에 그들과 싸우는 데 제일 앞장섰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사실이 그랬다. 형산파가 이리 세가 기우는 시초가 된 사건이 바로 혈마사와의 전쟁이었다. 그 당시 형산파는 호남에서 세가 제일 강했었다.
이에 혈마사가 출현하자 어쩔 수 없이 앞장서서 문파들을 규합하고 그들에게 맞섰다. 그 결과 가장 큰 피해를 입고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그런데 이제 다시 웅지를 펴며 세를 확장해 나가려는 이때에 그들이 다시 나타났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가면 열에 아홉은 죽는다. 그러니 누구를 보내야 할지 막막했다.
“음… 내가 가마.”
“사형!”
“사숙!”
구혁상이 하는 말에 도지림과 임옥군이 동시에 그를 불렀다. 그러자 구혁상이 웃으면서 말했다.
“클클. 이미 산 만큼 산 목숨이다. 지림이 너는 아들이 있지 않느냐? 그리고 장문사질은 문파를 지켜야지. 그러니 내가 가는 게 맞다. 가는 길에 장사에 들러서 운상이를 데려가마. 형산파에 서찰을 보낸 것은 운상이의 명성 때문일 게야. 그 녀석이 빠지면 말들이 많을 테니 어쩔 수가 없구나.”
“저도 가겠습니다. 사숙조님.”
초사영이 각오를 다진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구혁상은 고개를 저었다.
“죽으러 가는 길이나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라도 더 남아야지 어딜 가겠다는 거냐? 더구나 본 문은 지금 한창 바쁠 때가 아니더냐? 운상이와 나면 충분하다. 운상이가 가면 그들도 뭐라 하지 못할 게야. 그렇다고 그 녀석 혼자 보낼 수는 없으니 나와 운상이면 충분해.”
“사형…….”
도지림이 걱정스런 얼굴로 그를 불렀다. 이제야 만났는데 이렇게 헤어져야 한다니 답답한 마음에 뭐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괜찮아. 운상이 그놈을 만나봤으면 알 거 아니냐? 그놈 보통 물건이 아니야. 내가 그렇게 키웠어. 그리고 나도 그리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아. 걱정 마라. 꼭 살아서 돌아올 테니.”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사숙. 늘 어려운 일만 맡아서 하시는 것 같습니다.”
임옥군이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말하자 구혁상이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걱정 말라지 않느냐? 오랜만에 지림이가 왔으니 이틀 정도 회포를 풀고 출발하마.”
“네. 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