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호위 129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무적호위 129화

무료소설 무적호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10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적호위 129화

54장: 세 번째 부탁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장천운의 보고를 받은 사마경은 겨울아침에 내린 서리처럼 차가운 눈빛을 반짝였다.

“천은방이 사절방과 손을 잡았다는 게 확실해?”

“현재로썬 확실합니다.”

“골치 아프게 됐군. 우리 구천성 무사들이 아무리 개인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인원수에서 두 배나 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어. 그럼 남는 게 없게 돼.”

정확한 판단이었다.

피해가 너무 크면 이겨봐야 남에게 어부지리만 준다. 어부지리 얻는 대상이 공손백과 나극 쪽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긴 게 아니라 패배나 마찬가지가 됐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제 생각대로 하려면 소성주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말해 봐.”

“제가 석청산에 다녀오겠습니다.”

사마경의 봉목이 커졌다. 기다란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장천운의 말뜻을 이해해서였다.

“너무 위험해. 천운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적은 삼백이나 돼.”

“흑월대 이조와 삼조를 데리고 가죠. 저들의 힘을 빼놓는 정도라면 그들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사마경은 이마를 찡그리고 생각해 봤지만 지금 당장 그보다 나은 방법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사절방 무리에게 타격을 주면 천은방까지 동요할 것이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셈이 되는 것이었다.

“정말 괜찮겠어?”

장천운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마경도 그의 안전에 대해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장천운이 마음만 먹으면 천하의 누구도 그를 붙잡아 놓을 수 없다는 걸 잘 알지 않는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소성주께선 계획대로 움직이십시오.”

이번에는 사마경이 장천운을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알았어. 조심해.”

더 말해봐야 미련만 남을 뿐. 장천운은 말없이 포권을 취하고 돌아섰다.

입구 쪽에 서 있던 연송하가 쓴웃음을 지으며 전음을 보냈다.

<조심해요, 높으신 대주님.>

<오빠 다녀오마. 오후에 보자. 그때까진 조우할 수 있을 거야.>

 

사마경의 방을 나온 장천운은 사공명신과 구산을 불러들였다.

두 사람은 장천운의 말을 듣고 눈빛이 번들거렸다.

스무 명이 삼백 명이나 되는 적을 공격하러 간다는 데도 겁먹기는커녕 답답하던 차에 잘 됐다는 표정이다.

“그럼 남쪽 강가에서 만나죠.”

“알았어.”

“이따 보세.”

사공명신과 구산에게 지시를 내린 장천운은 구양명을 찾아갔다.

 

“세 번째 부탁을 해야겠습니다.”

“말해보게.”

“잠깐 다녀올 곳이 있습니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소성주를 지켜주십시오.”

“자네 대신 소성주를 호위해라?”

“호위무사 역할까지 해달라는 건 아닙니다. 그저 지켜보다가 만약의 경우 도와달라는 거죠.”

구양명은 모호한 눈빛으로 장천운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이틀 전만 해도 사마경을 죽이려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뭘 믿고 사마경의 안전을 맡긴단 말인가?

잘못될 경우 장천운 본인이 목숨을 내놓아야할지 모른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목숨을 걸고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아는 그로서는 묘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성주 곁에 뛰어난 자가 있는 것 같던데, 굳이 내가 필요 있을까?”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지만 철무의 존재를 눈치 챈 듯했다.

“한 손이 열 손을 당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죠. 거기다 가까이에서 빈틈만 노리는 또 다른 손이 있다면 더더욱 어려울 수가 있죠.”

구천성의 상황에 대해선 구양명도 들은 바가 있었다. 사마경의 처지가 나뭇가지 끝에 달랑달랑 매달린 이파리 같은 신세라는 것도.

“아직 얼굴을 마주치지 않아서 모르고 있지만, 간부 중 몇 사람은 나를 알아볼지 모르네. 내가 소성주 곁에 있으면 그들이 문제제기를 할지도 모르네.”

장천운은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 품속에서 검은 천을 하나 꺼냈다.

“이걸로 얼굴을 가리고 머리 모양만 바꾸면 하루 정도는 넘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 수염까지 깎고 검을 다른 것으로 바꾼다면 더 오래가겠죠.”

구양명은 쓴웃음을 지으며 면사를 받아들었다.

‘정말 철저한 친구군.’

갈아입은 새 옷은 구천성 무사와 비슷한 복장이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얼굴만 가리면 바로 알아보지 못할 듯했다.

알아본다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천한마검이 일개 호위무사에게 패배해서 사마경의 호위를 떠맡았다는 걸 간부들이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뭔가 몰라도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친구와 같이 있다 보니 별 생각을 다하는군.’

피식, 실소를 지은 구양명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세 번째 부탁을 받아들이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물어보세.”

“말씀하십시오.”

“도대체 뭘 믿고 소성주의 안전을 나에게 부탁하는 건가?”

장천운이 씩 웃으며 말했다.

“제가 본 구양 노형은 무사라는 걸 떠나서 진짜남자 같거든요.”

 

***

 

호경담은 서찰을 내려놓고 이마를 찌푸렸다.

필양에서 보낸 전서구가 도착했다. 대부분 내용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연락이 안 됨. 아무래도 저쪽에서 연결을 끊은 것 같음’ 이었다.

공손백 쪽에서 보낸 자와의 연락이 끊겼다는 뜻.

위험해서 당분간 연락을 하지 않겠다는 걸까?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설마 자신들을 사석(捨石)으로 삼겠다는 건 아니겠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대비해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하지 않던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너는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거다, 공손백.’

 

***

 

사마경의 명령이 떨어진 것은 태양이 중천으로 치솟은 사시 무렵이었다.

 

“당하로 갈 거예요! 오시에 출발할 것이니 지금 가셔서 출발준비하세요! 식사는 가면서 할 것이니 건량을 마련해 놓으세요!”

 

몇몇 간부들은 갑작스런 출정 명령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다렸다는 듯 수하들을 닦달했다.

특히 손득환과 황대광은 직접 나서서 지휘했다.

“출정한다! 빨리 준비해!”

“명령이 떨어진지 언젠데 꾸물거리고 있는 거냐! 집하아아압!”

 

오시 초, 필양의 객잔 다섯 곳에서 무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콰르르르르.

패왕거의 바퀴가 다시 구르기 시작했다.

육백 무사가 위풍당당하게 필양을 관통하는 대로를 따라 전진했다.

양민들은 두려운 마음이면서도 평생 볼까말까 한 구경꺼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길거리로 몰려나왔다.

패왕거를 앞세운 토벌대가 필양을 빠져나가던 그 시각.

두두두두두두.

십리평에 있던 폭풍철기대가 말발굽소리를 천둥처럼 울리며 서쪽으로 향했다.

말 등에 장창을 꼽고 수실을 휘날리며 달리는 그들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한편, 패왕거의 뒤쪽을 따라가던 백리우진은 잔뜩 짜증이 났다.

‘빌어먹을. 대체 무슨 생각이지?’

오늘도 움직이지 않을 줄 알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출동명령을 내린 걸까?

‘갑자기 변덕을 부렸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건데…….’

그는 앞에서 전진하고 있는 패왕거를 노려보았다.

한 가지 더 이상한 점이 있었다.

꼴 보기 싫은 놈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흑월대 이개 조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장천운이 보이지 않으면 기분이 상쾌해야 하는데 그 반대였다.

찝찝함.

마치 뒤통수에 누가 가래침을 뱉은 기분.

‘이 자식이 어딜 간 거지?’

그리고 그 자는 또 누구지?

장천운 대신 처음 보는 자가 사마경과 함께 있었다. 얼굴까지 면사로 가리고 있어서 더 신경이 쓰였다.

사마경의 호위를 맡은 걸 보며 고수라는 말. 도대체 누군데 사마경이 자신의 목숨을 맡긴 걸까?

그때 백리호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우진, 성에서의 연락이 끊겼다. 휴식을 취할 때 사람을 하나 빼서 성으로 보내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라.”

“예, 숙부.”

대답하는 백리우진의 미간에 골이 파였다.

‘아무래도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

그렇게 백리우진과 백리호가 머리를 쥐어짜는 동안 패왕거는 서쪽을 향해 달려갔다.

 

***

 

구천성의 토벌대가 당하를 향해 진격하고 있을 즈음, 석청산 선담곡 공터에 사절방 무사들이 모여 들었다.

장로인 고중조와 막호, 유월강, 지중걸은 전면에 서서 지켜보기만 하고, 삼당의 당주들이 그들을 지휘했다.

“빨리 빨리 움직여!”

“뭐하느냐! 곧 출발할 것이다! 꾸물거리지 마!”

마을사람들은 무사들이 드디어 떠나게 된 것을 알고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다 모였나? 당주들은 인원을 점검해 봐!”

사절방 무사 중 대표라 할 수 있는 고중조가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여기저기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적산당은 모두 모였습니다, 장로!”

“우리 홍모당도 전원 집합했습니다!”

“청검당은 둘이 아직 안 나왔습니다!”

“어떤 새끼들이야?”

“똥 싸러 갔다는데…….”

“아, 그 자식들. 명령이 떨어지면 싸다가도 끊고 나와야지 말이야.”

“아! 저기 옵니다!”

고중조는 혀를 차고는 옆을 바라보았다. 호양청이 그의 우측에 서 있었다.

“이제 다 온 것 같군. 출발할까?”

“그러지요.”

출발 명령은 막호가 내렸다.

“출발한다! 적산당부터 출발해!”

 

마을에서 선담곡 입구까지는 이십 리나 되었다. 계곡 안쪽과 달리 제법 험한데다 구불구불한 길임에도 그들은 처음과 다르지 않은 속도로 달렸다.

“신시까지는 당하에 도착해야 한다! 모두 대열을 이탈하지 마라!”

중간쯤 달리던 고중조가 앞을 향해 소리쳤다.

아무래도 계곡이 넓지 않다 보니 대열이 길게 늘어지고 있었다. 마치 며칠 전에 구천성 토벌대가 그러했듯이.

그때 앞쪽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웬 놈들이 길을 막고 서 있는 거냐!”

“응?”

고중조는 눈살을 찌푸리며 전면을 바라보았다.

“으아아악!”

“적이다! 놈들을 쳐라!”

비명과 고함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가보세!”

 

장천운 일행이 선담곡에 도착한 것은 고종조가 출발을 알릴 때였다.

사밀령 사령주 휘하 요원들에 의해서 적의 숫자가 삼백 정도라는 것은 이미 파악된 상태. 그들은 좁은 계곡을 막고 적을 기다렸다.

적은 숫자로 많은 적을 상대하기에는 폭이 좁은 입구 쪽이 최적의 장소였다.

그로부터 일각쯤 지났을 때 선두의 적산당이 나타났고, 싸움이 시작되었다.

 

적산당 당주 오종보는 장천운 일행의 숫자가 적은 걸 알고 단숨에 밟아버릴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닫기까지는 열을 셀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특히 장천운 일행 중에 싸우고 싶어서 환장한 자들이 많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싸움이 시작되자 막소광을 비롯한 은명객들이 먼저 굶주린 늑대들처럼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차가운 새벽바람을 맞으며 달린 대가를 피로써 받아낼 작정인 듯했다.

“공격……!”

사공명신이 공격 명령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은명객과 적산당 무사들이 뒤엉켰다.

두양양도 아름다운 검무를 추며 적산당 무사들 앞을 가로막았다.

“제기랄, 하여간 말을 제대로 듣는 사람이 없군.”

사공명신이 투덜거리며 짜증을 검으로 풀어냈다.

곧 비명이 터지고 피가 뿌려졌다.

몇 번 공방이 벌어지지 않았는데도 사절방 무사 이십여 명이 죽어갔다.

“이 죽일 놈들이!”

분노한 오종보는 노성을 내지르며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뒤로 처졌던 무사들은 흑월대의 뒤로 돌아가기 위해 좌우의 급격한 경사면으로 신형을 날렸다.

구산이 악을 쓰듯 소리쳤다.

“너희들은 우리가 상대해주마! 저들을 막아!”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4759 무당학사 1507
4758 무당학사 1540
4757 무당학사 1486
4756 무당학사 1535
4755 무당학사 1561
4754 무당학사 1470
4753 무당학사 1619
4752 무당학사 1477
4751 무당학사 1444
4750 무당학사 1471
4749 무당학사 1430
4748 무당학사 1391
4747 무당학사 1430
4746 무당학사 1479
4745 무당학사 1450
4744 무당학사 1543
4743 무당학사 1364
4742 무당학사 1447
4741 무당학사 1553
4740 무당학사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