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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월진천 247화

무료소설 패월진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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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패월진천 247화

246화.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곳

 

 

 

 

종리세는 남쪽을 향해 끊임없이 달렸다.

십만대산.

마도의 종주로서 오랫동안 그곳에서 역사를 이어 왔던 마천이었다.

오위합취의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길렀으나 내분으로 인해 무너졌다.

피눈물을 머금고 돌아온 그는 그 긴 세월의 역사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이미 한 번 건너왔던 역사였다.

열 살 종리세의 몸으로 돌아온 그가 마천을 손에 넣는 데는 칠 년이라는 세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직접 선대를 죽이고 심장을 꺼냈다.

두 사형을 굴복시키고 마천을 묻어 버렸다.

그리고 당대의 무림을 무너뜨리기 위해 몸을 감추었다.

마침내 얻어 낸 삼궁의 정수.

그 힘은 무황을 쓰러뜨리기에 충분했다.

오랜 예언의 시간이었던 오위합취의 때를 기다리지 않아도 중원을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마천비고에 또 다른 비밀이 있다니?

개소리다.

전생에도, 후생에도 듣지 못한 말이었다. 자신을 유인해내기 위한 진소청의 거짓말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성장을 보여 준 그의 말은 자신의 의심을 극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의심은 눈앞에 목표가 있었기에 더욱 강해졌다.

목표 앞에서는 한 치의 의심도 용납할 수 없었다.

전생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중원은 지금보다 힘이 없었다.

하지만.

중원 정벌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제갈휘문이 두 사형들의 마음에 심어 놓은 의심의 씨앗은 결국 내분을 만들어 내었다.

다 잡은 고기를 손안에서 놓쳐 버린 셈이다.

그런 사실을 경험했기에 그는 마천의 누구도 믿지 않았다.

구자겸과 백효가 세주들을 통제할 수 없도록 했고, 그들 사이에 혈승 탑리극을 끼워 넣고 경쟁하게 했다.

서로 시기하게 하고 헐뜯게 했다. 

또한, 세주들을 믿지 않았기에 그들의 무공을 익힌 십이마령을 길러 내었다.

두 명의 대공과 세주들은 어차피 장기판의 말이었고, 소모품이었다.

중원 정벌을 이루고 나면 토끼 사냥을 마친 개처럼 버릴 생각이었다.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고 있었다.

비록 환마의 욕심에 의해 제갈휘문을 죽이지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정천의 세력을 약화시켰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신투 막야.

종리세의 의지로 만들어 낸 역천에 몰래 얻어 탄 주제에 사사건건 마천의 행사를 방해했다.

처음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고작 좀도둑에 불과한 암초였다.

작은 돌맹이 따위야 거친 파도에 휩쓸리고 나면 산산이 부서져 나가리라.

그런데 그런 놈이 자신이 이십 년 동안이나 준비해 온 대막혈궁에 이어 북해빙궁까지 무너뜨렸다.

고작해야 남의 물건이나 훔치러 다니는 놈 따위가 언제부터 의기가 넘쳤는지 무림의 영웅이 된 것처럼 행동했다.

그를 찾아갔을 때는 한 번쯤 손을 내밀어 보기도 했다.

시답잖은 놈이 자신의 청을 거절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중원을 빼앗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진소청…….”

절로 어금니가 갈렸다.

그저 돌멩이라 생각했던 놈이 수면 아래 거대한 몸체를 감춘 암초였다.

“찢어 죽여 주마.”

이글거리는 종리세의 눈에 십만대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의 그 모습으로 길게 늘어선 산악의 흐름이 갈수록 선명해졌다.

파앙!

지면을 거칠게 밟고 솟구쳐 오른 종리세의 신형이 과거 마천의 대전각이 있었던 곳을 향해 나아갔다.

진법으로 가려진 환영 속으로 그의 몸이 쑥하고 파고들었다.

상산사세(常山蛇勢)를 본뜬 십이방 회무진(回霧陣)은 그의 걸음을 막지 못했다.

순식간에 진법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종리세는 황량함을 품은 거대한 평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 진소청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닥불을 피워 산돼지 한 마리를 구우며 자신을 향해 빙긋이 웃었다.

“꽤 늦었군.”

“…….”

종리세가 눈에 불길을 토하며 마천비고의 입구였던 곳을 훑어보았다.

파헤쳐진 흔적 따위는 없었다.

마천비고에서 무공을 얻었다는 놈의 말은 역시나 거짓이었다.

자신을 꾀어내기 위해 지어낸 말이었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놀랄 이유는 없었다.

또한, 놈이 자신을 꾀어낸 이유도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

휙!

소청이 잘 구워진 멧돼지 다리를 찢어내 종리세를 향해 던졌다.

“일단 먹고 하지.”

“이 자식이…….”

종리세가 멧돼지 다리를 쳐내 버렸다.

“저런, 아깝게…….”

소청이 혀를 차며 아까워했다.

“지금쯤이면 전쟁이 시작되었겠군.”

“…….”

“다시 돌아간다 해도 어차피 늦을 텐데 배는 채우고 싸워야 하지 않겠어? 쉬지 않고 달려오느라 내공도 많이 소모되었을 텐데…….”

배려해 주는 듯한 소청의 말에 종리세의 눈이 씰룩거렸다.

언뜻 생각해 주는 말이었지만 종리세의 귀에는 빈정거림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를 네놈 따위와 같다고 착각하지 마라.”

“흠, 신경 쓰지 않는다면 나야 좋지. 사실은 권할까 말까 고민했거든. 실력이 딸리니 좀 유리하게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그나저나 어떨 것 같아? 저들의 전쟁.”

“…….”

“네가 없는데 중원을 이길 수 있을까?”

종리세는 가만히 소청을 노려보았다.

“나를 죽이고 돌아간다고 해도 마천의 무인들은 죽거나 흩어지겠지. 너 혼자 살아남아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중원 정벌? 네가 나를 따라오는 순간 실패한 거야.”

소청의 말에 종리세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 크핫핫핫!”

“…….”

그가 웃는 연유를 알지 못한 소청이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종리세가 한순간 뚝하고 웃음을 그치고는 소청을 바라보았다.

“고작 노림수가 그것이라면 너는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구나.”

“뭐?”

“어찌 될 것 같냐 물었느냐.”

“……?”

“지금의 중원과 마천의 전력은 거의 비슷하다. 결국 전장을 이끌어 갈 고수가 많은 쪽이 우세해지겠지.”

“…….”

“네 말대로 중원이 마천과 싸워 이긴다고 치자. 하지만 그 후에 얼마나 남을 것 같으냐?”

종리세는 소청을 비웃었다.

“남아 있는 이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은가?”

“…….”

“말도 안 되는 소리. 전신 혁련휘? 오존? 사도 삼위? 그들은 나의 걸음을 막지 못한다. 시간을 거슬러 돌아온 나다.”

“…….”

“내가 세상 따위에 미련이 있어 보이더냐? 나는 그저 중원을 피로 물들이고 싶을 뿐이다.”

“멍청한 새끼. 그 많은 살겁을 일으키면 황제가 두고 볼 것 같아?”

“상관없다. 황제가 막는다면 그를 죽이고 신이 막는다면 신조차 죽여 버릴 테니까.”

“미쳤군.”

“미쳐? 애초에 돌아온 목표가 그것이었을 뿐이다.”

“…….”

소청은 가만히 종리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차자자작!

허리춤에 걸려 있던 창이 단숨에 길어졌다.

“그래, 말해 뭐할까? 미친 새끼는 몽둥이가 약이라지?”

“호오? 나를 이길 수 있다 생각하는가?”

“아니, 전혀.”

소청은 단호하게 말했다.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짖어는 봐야지. 짖어서 네놈 고막이라도 찢어놓으려 노력은 해봐야지.”

“멍청한 놈.”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나도 아직 내가 가진 힘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거든.”

“좋다. 상대해 주마. 네놈을 죽이고 머리를 잘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부숴주마. 그리고 중원 전체를 피로 물들여 주지.”

“그래, 근데…….”

소청은 창대를 힘껏 움켜잡으며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듯이 양발을 길게 뻗었다.

“일단은… 나부터 죽이고 말해!”

파앙!

소청의 일보가 떼어졌다.

극의에 다다른 일보월하.

순식간에 소청의 몸이 종리세의 전면으로 쇄도했다.

슈가가각!

끝을 잡고 끌어당긴 창대가 부러질 듯이 휘어졌다가 종리세의 옆구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빠캉!

거친 쇳소리.

어느새 종리세의 손에 잡힌 역천검이 창대의 움직임을 끊어 놓고 겉면을 타고 흘렀다.

가가가각!

거칠게 훑어내린 역천검과 창대의 부딪힘이 쇠 갈리는 소리를 만들었다.

재빨리 뒤로 물러난 소청은 창대를 놓음과 동시에 피풍의를 휘말았다.

파라락! 쩌엉!

몸을 비틀어 측면으로 파고든 소청의 피풍의가 종리세의 어깨를 후려쳤다.

떠엉!

가볍게 손으로 튕겨 낸 종리세의 발이 소청의 복부를 향해 날아왔다.

한 호흡 동안 일어난 십수 회의 공방에서도 둘은 서로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날 세운 듯이 움직였다.

턱.

놓았던 창대를 손에 든 소청은 뒤로 훌쩍 뛰어 거리를 벌렸고, 종리세는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법이군. 하나 지금처럼 간 보는 수준이라면 곤란하다.”

일순간 종리세의 눈동자가 검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마의 집약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소름 끼치는 마기가 극음지기를 품고 흘러나왔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처음엔 놓아 줄 생각이었기에 살아 돌아갔으나 두 번은 없다.”

종리세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어졌다.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막 힘을 뿜어 낸 종리세의 기운에 북풍한설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계절마저 거꾸로 돌려 버릴 정도로 강력한 힘 앞에 소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올랐다.

서천맹에서 그의 공격을 막았던 것은 작은 요행이었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지만 그가 얼마만큼의 힘을 보였던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소청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자신에게 있는 것은 건곤의 음양. 백회의 양기와 회음의 음기. 그리고, 세상의 그 누구보다 빠른 경공.

뒤는 없다. 

어차피 죽을 생각으로 그를 막고자 했으니 후회될 것이 없었다.

소청이 창대를 움켜쥐고 백회의 열기를 단전에 밀어 넣었다.

무황을 통해 알게 된 어우러짐의 태극.

이전보다 배는 강력해진 기운이 그의 전신을 타고 회오리쳤다.

거친 열기에서 기인한 소청의 기운이 종리세가 만들어 낸 극음지기의 기운에 팽팽하게 맞서기 시작했다.

“…….”

종리세는 차갑게 가라앉은 흑안으로 소청의 모습을 주시했다.

달라졌다.

갑자기 어디서 내공을 얻은 것인지 나약해 보이던 소청의 기운이 배 이상 강해졌다.

우우웅!

소청의 창대가 거친 떨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울림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파앙!

소청의 모습이 사라졌고, 종리세의 눈이 거칠게 뜨여졌다.

그가 사라지는 순간 화룡의 숨결과도 같은 거친 열기가 극음지기를 물어뜯었다.

측면에서 나타난 소청의 창극이 새하얀 빛무리와 함께 찔러졌다.

빠르다.

그의 기운을 느꼈음인데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종리세는 극음지기를 극한으로 끌어 올려 한기를 머금은 강기로 거대한 벽을 만들었다.

쾅! 쾅! 콰쾅!

소청의 창대가 강기의 벽을 거칠게 때린다. 천지개벽하는 듯한 충돌음이 쉬지 않고 들려왔다.

공격을 시작한 소청은 단 한 호흡도 쉬지 않았다.

무호흡의 영역 속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팔괘창법의 모든 초식을 쏟아부었다.

산악의 기운처럼 무거운 간월식을 시작으로 곤월식이 대지를 뒤틀고 손월식이 날카로운 기운의 바람을 만들어 강기의 벽을 헤집었다.

쩌어엉! 쩡! 쩡!

쉬지 않고 때려대는 공격에 겹겹이 쌓았던 강기의 벽을 넘어 종리세의 몸에 충격이 전해졌다.

하나.

그토록 강맹한 공격을 퍼부었으나 모은 힘을 끌어낸 종리세의 방어벽은 너무도 견고했다.

시간이 갈수록 숨이 가빠져 창대의 움직임이 느려졌고, 부서졌던 강기의 벽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결국 공격을 멈춘 소청이 훌쩍 뒤로 물러나 참고 있던 숨을 토해내었다.

“겨우 이 정도더냐?”

“…….”

괴물 같은 새끼.

바닥에 기다랗게 남은 두 줄기의 긴 족적이 밀려났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에 반해 종리세는 충격조차 받지 않은 것처럼 멀쩡했다.

종리세는 무심한 표정으로 새하얀 날을 가진 역천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차갑게 빛나는 모습이 그가 뿜어낸 한기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이제 내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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