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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호위 424화

무료소설 무적호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68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적호위 424화

그제야 간부와 무사들이 장천운을 공격했다.

장천운은 불사회환공으로 혈도를 움직여서 막힌 마혈을 풀어낸 터였다.

그러나 공손백의 말대로 산공독의 기운은 아직 해독이 완벽하지 못했다. 해독단으로 인해 산공독이 느리게 퍼지는 것뿐.

현재 공력은 정상치의 오 할 정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이 되긴 했지만, 적을 단숨에 물리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이를 악문 그는 방어에 치중하며 빠져나갈 길을 찾아보았다.

“어림없다, 장천운!”

결국 공손백이 노성을 내지르며 직접 나섰다.

장천운은 공력이 급감한 상태에서 사마경까지 보호해야 했다. 그가 아무리 강해도 그 상황에서는 공손백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기껏해야 공력이 적게 소모되는 환신술을 펼치며 공손백의 공격을 피하는 정도가 최선이었다.

“저놈들을 공격하시오!”

“이놈들!”

우문각과 전무궁, 육선기 등이 더 참지 못하고 나섰다.

비록 산공독에 당하긴 했지만 몇 초식 정도는 펼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와줄 테니 빠져나가게!”

“어서 가게나!”

공손백 쪽 간부들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어림없다!”

“놈을 막아!”

그들로서도 장천운을 절대 놓칠 수 없었다. 장천운이 살아서 나가면 모든 게 끝장이었다.

그들은 전력을 다해서 우문각 등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시간이 가면서 산공독을 복용한 사람들의 공력이 빠르게 흩어졌다.

절망적인 상황.

이제는 더 버틸 힘도 없다.

죽음을 각오한 그들은 이를 악물고 단 일초라도 더 버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바로 그때,

콰르르릉!

천둥소리와 함께 천장이 부서지며 구멍이 뚫렸다.

사람들이 놀라서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천장에 구멍이 뻥 뚫리고, 기와와 흙, 나무의 잔재가 한 사람과 함께 쏟아져 내렸다.

장대한 체구에 검은 가면을 쓴 자, 소천이 나타난 것이다.

그는 두 팔을 벌리고 곧장 공손백을 공격했다.

공손백은 소천의 기세에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자신에게 밀리지 않는 기운을 지닌 자였다. 얼굴을 가린 검은 가면이 그의 가슴을 더욱 더 무겁게 짓눌렀다.

“네놈은 누구냐!”

긴장한 그가 소리쳤다. 소천은 귀머거리처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쌍장을 떨쳤다.

콰광!

폭음과 함께 공손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거센 충격에 온몸이 진동하는 듯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놈이……!’

그 사이 천장의 구멍을 통해서 한 사람이 더 내려왔다. 무 노인이었다.

그는 장천운 쪽으로 몸을 날렸다.

“어서 그 아이를 데리고 빠져나가라!”

“무 할아버지!”

“어서 가! 그 아이를 공손백에게 넘겨줄 생각이냐!”

장천운은 이를 악물고 사마경의 허리를 감싼 후 천장으로 몸을 날렸다.

소천과 무 노인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순간적인 틈이 만들어졌다. 지금 빠져나가지 못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사마경은 다른 쪽에서 싸우고 있는 소천의 등을 바라보며 장천운을 꽉 끌어안았다.

“놈을 잡아!”

탕추강이 소리치고 등가호 등 네 사람과 함께 뒤를 쫓았다.

동방무기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딜 가느냐!”

“이 빌어먹을 영감태기가!”

동방무기의 현재 무공으로는 그들 네 사람의 합공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한순간 추적을 지연시킬 수는 있으리라.

 

한편, 청묵전에서 폭음과 고함소리가 들리자, 흑월대와 흑영대, 흑월회 무사들이 장로원의 담장을 넘었다.

“비켜, 개자식들아!”

“대령주가 소성주를 해치려 한다!”

“소성주를 구하라!”

여기저기서 악을 쓰듯 소리쳤다.

그 역시도 호양청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근처에 있던 무사들이 웅성거렸다.

소성주는 구천성 무사들의 영웅이었다. 만약 조금 전 말이 사실이라면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때마침 모용문태를 비롯한 구천삼대 무사들이 달려왔다.

“소성주와 장 대주를 구하라!”

그들마저 들어가자, 장로원은 그야말로 인산인해가 되었다.

장로원을 지키던 무사들도 더 이상 그들을 막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마수 도한경과 혈무일사 엄추 등 공손백의 명을 받고 장로원을 지키던 자들이 악을 쓰듯 외쳤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놈들을 막아라!”

“청묵전으로 접근하는 놈들은 죽여도 좋다!”

장천운이 지붕 위로 올라선 것은 그때였다.

“대주!”

사공명신이 그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장천운은 사마경을 안은 채 운기부터 했다.

다행히 독왕의 해독단이 서서히 제 효과를 발휘하면서 산공독의 기운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하다 보니 잠시잠깐이 백 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무 노인과 소천이 적진 한 중앙에 있다.

장로원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방어망을 뚫고 들어간다 해도 그때는 늦는 것이다.

“소사조! 괜찮습니까?”

우곡이 바람처럼 날아서 지붕 위로 올라왔다.

장천운은 사마경을 우곡에게 넘겼다.

“소성주를 남 노선배님께 데려가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우곡이 사마경을 받아들고 반대편 지붕으로 피하자, 장천운은 구멍 속으로 신형을 날렸다.

잠깐 사이에 산공독이 조금 더 희석되었다.

정상치 공력의 육 할은 되찾은 듯하다.

구멍을 통해서 날아 내리던 그가 대경해서 소리쳤다.

“무 할아버지!”

피투성이가 된 무 노인이 은창현의 일격에 당해서 나뒹구는 게 보였다.

한쪽에선 공손백을 비롯한 절정고수 십여 명이 소천과 소성주파 간부들을 공격하는 중이었다.

멀쩡했다면 저들의 공격에 밀리지 않았을 소천이다. 그러나 음양곡에서 당한 부상이 남은 탓인 듯 그때에 비하면 위력이 떨어져서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그대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려주마!”

분노의 일성을 내지른 장천운이 무 노인 쪽으로 몸을 날렸다.

공손백은 장천운이 멀쩡한 것처럼 보이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본능적인 공포!

안색마저 창백해졌다.

한편으로 그는 백리우진에게 화가 났다.

장천운이 아무렇지 않은 듯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마혈을 제대로 제압하지 않았다는 말 아닌가 말이다.

“백리우진! 네놈이 감히 나를 속이다니!”

“속인 것이 아닙니다, 대령주!”

백리우진은 안색이 해쓱하게 질려서 다급히 변명했다.

그러나 공손백은 의심을 거두어들이지 않고 갑자기 우수를 뻗었다.

대경한 백리우진이 다급하게 손을 들어서 공손백의 공격에 대항했다.

떠더덩! 퍽!

주르륵, 물러선 백리우진은 이를 악다물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 충격에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공손백의 분노가 담긴 공격은 그가 맞상대하기에 너무 강했다.

그의 구천멸혼수가 아무리 강해졌다 해도 상대는 공손백 아닌가. 더구나 갑작스런 공격에 제대로 대항할 시간도 없었다.

‘제기랄, 왜 나에게 지랄이야?’

반면, 예상 외로 강한 백리우진의 무공에 공손백은 더 화가 났다.

“이 음흉한 놈! 이제 보니 숨기고 있는 재주가 있었구나!”

여태껏 꼭두각시처럼 부릴 수 있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거늘, 알고 보니 위협의 존재가 될 수 있는 고수 아닌가 말이다.

그는 재차 백리우진을 향해 일장을 쳐냈다.

뭉클거리는 검은 기운이 백리우진을 덮쳤다.

살기가 느껴지는 일격.

백리우진은 공손백이 정말로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걸 알고 전력을 다해서 구천멸혼수를 펼쳤다.

동시에 그의 입에서 그 동안 쌓이고 쌓인 한이 울컥한 감정과 함께 터져 나왔다.

“오냐, 공손백! 나도 더 이상 미친 네 장난에 놀아나지 않겠다! 어디 죽이려면 죽여 봐라! 이 늙은 개자식아아아아!”

공손백의 입술이 푸들푸들 떨렸다.

“이 쳐 죽일 놈이……!”

 

그렇게 공손백과 백리우진이 서로 분노를 터트리는 사이, 장천운의 뇌정무극수가 은창현을 날려버렸다.

쾅! 하는 단발의 굉음과 함께 뒤로 날아간 은창현이 벽을 부수며 처박혔다.

소천을 공격하던 자들이 그 광경을 보고 주춤거렸다.

장천운은 일단 무 노인부터 살펴보았다.

무 노인의 입 주위가 시뻘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진기의 흐름도 약했고, 몸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할아버지.”

“미안…… 하구나.”

“정말 미안하시면 조금만 더 참고 버티세요.”

장천운은 말을 마치자마자 소천 쪽으로 몸을 날렸다.

이미 육선기를 비롯한 대여섯 명은 피범벅이 되어 쓰러져 있고, 우문각과 전무궁 등 서너 명만이 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나마도 소천이 아니었다면 모두 죽었을지 몰랐다.

이제 칠성 공력.

연검을 빼든 장천운은 추호도 인정을 두지 않고 공손백 쪽 간부들을 공격했다.

그의 공격을 상대해본 후에야 사람들은 공손백이 왜 장천운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동태국이 일초를 맞받아치고 검과 함께 몸이 잘렸다,

공손백과 큰 차이가 없다는 광혈검마 탕추강이 창백해진 얼굴로 물러서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 지붕의 구멍을 통해서 혁련기와 사공명신, 조백 등 칠팔 명이 청묵전 안으로 들어왔다.

바닥에 내려선 세 사람 중 혁련기와 사공명신 등은 장천운이 있는 쪽으로 신형을 날렸고, 조백은 무 노인에게 달려갔다.

“어르신……!”

그때 백리우진이 공손백의 공격을 더 이상 당해내지 못하고 기둥을 들이받으며 나가 떨어졌다.

초조해진 공손백은, 피를 토하면서도 일어나려고 부들부들 떠는 백리우진을 놔둔 채 돌아섰다.

순간, 다가오는 장천운이 보였다.

“기회를 줬는데도 끝내 욕심을 버리지 못하다니. 당신은 아무래도 오늘 죽을 팔자인 것 같군.”

“장천운…….”

“알지 모르지만, 나는 무창의 점쟁이들이 백 살까지 살 거라고 했어. 그래서 오늘도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 당신이야 무조건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좋아했겠지만.”

이를 악다문 공손백의 눈초리가 세차게 흔들렸다.

놀리는 말처럼 들렸지만, 사실이 그렇게 되었지 않은가 말이다.

이 장 거리.

우뚝 걸음을 멈춘 장천운이 사선으로 늘어뜨린 연검을 들어서 그를 가리켰다.

이제 공력이 팔성까지 돌아온 상태.

그의 검에서 무형의 은은한 기운 피어났다.

“이제 끝내죠, 나도 좀 쉬고 싶으니까.”

공손백도 모든 힘을 끌어냈다.

단순히 공력만 끌어내려는 것이 아니었다. 온몸에 퍼져 있는 선천진기까지 모조리 일으켰다.

어차피 마지막 대결이라면 후회없이 싸워보고 싶었다.

“쉽지 않을 것이다, 장천운!”

 

삼 초 대결.

공손백의 꿈이 영원히 무너지는데 걸린 시간치고는 너무 짧았다.

여전히 이 장 거리를 두고 마주선 상태에서 공손백이 허탈한 표정을 지은 채 몸을 떨었다.

“이제야 알겠군, 탁무겸의 마음이…… 어땠을지…….”

그가 말하는 동안 그의 이마 정중앙에 붉은 핏방울이 맺혔다.

비틀거린 그의 몸이 서서히 기울어졌다.

그때 청묵전의 앞문과 창문이 부서지며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장 대주! 우리가 왔습니다!”

“이 양반 어딨어, 씨바!”

“설마 뒈지진 않았겠지?”

“입 조심해!”

 

* * *

 

산공독 해독은 독왕에게 일거리도 아니었다.

그가 손을 쓴지 일각도 되지 않아 사마경이 산공독에서 벗어났다.

“누가 이런 쓰레기를 사용한 거야?”

남사명은 공손백이 거금을 들여 구입했다는 산공독을 쓰레기 취급했다.

산공독에서 벗어난 사마경은 청묵전의 상황부터 알아보았다.

“유모, 장로원은 어떻게 됐어?”

“다 끝났습니다, 아가씨. 공손백 대장로가 장 대주에게 죽고, 나머지도 죽거나 잡혔습니다.”

소연추가 청묵전 상황을 전해주었다.

“……그러니 이제 그쪽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던 사마경은 소연추의 말이 끝난 후로도 한 동안 허공만 바라보았다.

그로부터 반각쯤 지났을 때 그녀의 입이 열렸다.

“천운은 어디 있어?”

“무사합니다. 지금 뒷수습을 하고 있습니다.”

 

장천운은 백리우진을 내려다보았다.

공손백에게 당한 그는 혈맥이 토막토막 끊겨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네놈이 정말 미웠는데…….”

말할 때마다 입에서 핏물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표정은 전보다 오히려 편해보였다.

“……어릴 때, 나는 숙부의 노리개였어. 무슨 말인지 알아? 크크큭, 하긴 흑도의 새끼건달 출신이 모를 리 없지.”

장천운으로선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항상 오만해 보이던 백리우진에게 그런 아픔이 있었다니.

한편으로는 그가 왜 백리호를 죽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었다.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어. 그런데…… 너에게 막혔지. 빌어먹을…….”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졌다. 백리우진도 자신의 상황을 아는지 툴툴거렸다.

“……사마경을 내 여자로 만들어서 너를 이겨보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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