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룡기 2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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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39회 작성일소설 읽기 : 광룡기 231화
231화
영호승과 구룡성의 사람들은 잔잔하게 떨리는 눈으로 뒤를 따르며 턱에 힘을 주었다.
순우경도 묘한 눈빛으로 이무환의 등을 응시했다.
몇 시진 전만 해도 정말 지옥의 악귀라도 되는 것처럼 적을 도살하던 이무환이다.
정천무림맹을 압박할 때까지만 해도 적을 추살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동료 한 사람을 위해 추적마저 늦춘다.
그녀의 얼어붙은 가슴에 묘한 물결이 일었다.
‘저 사람,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이무환은 곧바로 설검원으로 갔다.
그가 이불에 말린 사람을 안고 다시 돌아오자 남궁산산이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옆에는 언제 왔는지 천태도장이 함께 있었다.
“유 대협이잖아요? 어떻게 된 거예요?”
“어. 내 명령 때문에 적의 목구멍까지 들어갔다가 부상을 입었는데, 죽기 직전이야.”
이무환은 유철상의 축 늘어진 몸을 침상에 내려놓고는, 품속에서 대나무통을 꺼냈다.
또르르.
두 알의 폭령잠마영단을 꺼낸 이무환은 옆에 조용히 서 있는 천태 도장에게 내밀었다.
“도장님께서 돌봐주십시오. 이 사람은 살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목숨을 걸고 정보를 빼낸 덕분에 적을 물리칠 수 있었거든요.”
“알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야지. 이 늙은이가 최선을 다해보마.”
사람을 고치는 일은 자신보다 천태도장이 훨씬 나았다. 게다가 모르는 게 없는 남궁산산도 옆에 있는 상황.
이무환은 유철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나직이 말했다.
“올 때까지 나아 있으쇼, 돌사자 양반. 내가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이 모두 이무환을 쳐다보았다.
흐뭇한 표정, 감격에 찬 표정, 각양각색의 묘한 눈빛으로.
이무환은 슬며시 품속의 대나무통을 잡으며 그들의 뜨거워진 가슴에 찬물을 끼얹었다.
“왜들 그런 표정들이쇼? 이제 얼마 안 남아서 줄 것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