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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92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92화

“무당이라는 곳에서 만든 기력 회복에 좋은 것이니 일단 기력부터 회복을 하시게.”

 

‘허! 기력 회복?’

 

‘옥령단을 기력 회복하는 데 먹는다고?’

 

죽대 선생의 말에 사람들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오씨 아줌마가 옥령단을 몸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단숨에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모습에 남궁현강과 종경 등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침을 삼켰다.

 

내상약 중 최상급으로 치는 무당의 옥령단을 기력 회복 따위에 사용을 하니 어이가 없는 것이다.

 

“그래 어떻게 된 것인가?”

 

죽대 선생의 물음에 오씨 아줌마가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는지 몸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그날을 설명했다.

 

“늦은 밤이었어요.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도사님들이 ‘침입자다’라면서 고함을 지르셨어요. 그러고는 무기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에 너무 겁이 나서 방에 숨어 있는데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제 방으로 뛰어들었어요.”

 

*

 

*

 

*

 

꽝! 우지끈!

 

갑자기 벽을 부수며 뛰어드는 검은 인영의 모습에 오씨 아줌마가 겁을 먹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그리고 부서진 벽 안으로 종경이 뛰어들더니 검은 인영과 싸우기 시작했다.

 

검은 인영과 싸우던 종경은 오씨 아줌마가 다칠 것을 염려했는지 급히 그녀의 몸을 안고는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종경의 품에 안긴 오씨 아줌마는 스무 명 정도의 흑의인들과 싸우고 있는 도사들을 볼 수 있었다.

 

“크아악!”

 

그리고 네 명의 흑의인에게 둘러싸여 있던 도사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꺄아악!”

 

오씨 아줌마가 비명을 지르는 것에 종경이 급히 소리쳤다.

 

“진정하십시오! 매화검진!”

 

종경의 고함에 흑의인들과 싸우던 도사들이 강하게 적들을 밀어붙이고는 그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다.

 

“매화출세!”

 

“매화강림!”

 

도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매화검진에 맞는 방위에 가서 서는 것을 보며 종경이 그 중심에 내려섰다.

 

“출!”

 

종경의 고함과 함께 매화검진이 주위에 있는 흑의인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오씨 아줌마가 기억하는 그날의 기억이었다. 종경이 그 시점에 오씨 아줌마의 수혈을 짚은 것이었다.

 

*

 

*

 

*

 

오씨 아줌마의 설명에 죽대 선생이 종경에게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우리 오씨 댁을 구해주어서 뭐라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죽대 선생의 예에 종경이 미소를 지으며 남궁현강을 한 번 쳐다보았다.

 

마치 ‘봤지. 내가 이겼다.’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 종경이 죽대 선생에게 포권을 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닙니다. 그 해야 할 일 때문에 나는 가족과 같은 오씨 댁을 잃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죽대 선생의 말에 웃어 보인 종경이 슬쩍 풍범을 소개해 주었다.

 

“본문의 어른이신 풍범 진인이십니다.”

 

“대석학 죽대 선생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풍범의 인사에 죽대 선생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무당의 도사들과는 달리 예를 아는 도사들이구나. 그런데 어디 도사들이라고 했지?’

 

처음 종경이 인사를 할 때 자신들의 신분을 이야기했지만 그때는 대충 들었기에 기억에 없는 것이다.

 

죽대 선생이 그에 대해 물으려고 할 때 풍범이 슬며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죽대 선생께서 호현 학사를 데리러 무당에 갔다고 들었는데…… 호현 학사가 안 보이는군요.”

 

풍범의 물음에 남궁현강과 사람들이 일제히 죽대 선생을 바라보았다.

 

사실 죽대 선생이 생각지도 못한 제갈세가 사람들과 같이 오고 정작 호현은 보이지 않아 궁금했던 것이다.

 

“우리 호현이를 아십니까?”

 

“그렇게 총명하고 뛰어난 학사를 어찌 모르겠습니까. 게다가 저희는 무당에서 호현 학사와 친분을 쌓은 사이입니다.”

 

“아…… 이렇게 좋으신 도사 분들과 인연을 맺다니 우리 현아가 운이 좋군요.”

 

“과찬이십니다.”

 

“아닙니다. 저희 화산의 문도들은 진정으로 호현 학사에게 탄복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궁세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말에 끼어드는 남궁현강을 풍범이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남궁현강이 슬며시 고개를 숙였다.

 

남궁현강이 비록 남궁세가에서 손에 꼽히는 고수라고해도 천하십대 고수 중 하나인 풍범과는 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남궁현강을 보던 풍범이 슬며시 다시 물었다.

 

“호현 학사는 어디에 있습니까?”

 

“현아는 지금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

 

“사람을 성장시키는 데 여행만 한 것이 없지요. 해서 여행을 보냈습니다.”

 

“그럼 어디로?”

 

“북경으로 보냈습니다.”

 

죽대 선생의 말에 남궁세가 사람 중 한 명이 슬그머니 밖으로 나갔다.

 

그것을 본 종경이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사람을 보내 호현 학사를 찾을 모양이군. 후! 허나 죽대 선생의 허락이 없으면 호현 학사는 남궁세가로 가지 않을 것이다. 무당이 어디 힘이 없어 호현 학사를 내보내겠는가?’

 

속으로 중얼거린 종경이 죽대 선생을 바라보았다.

 

‘죽대 선생의 마음을 얻는 곳이 호현 학사를 품을 곳이다.’

 

제4-11장 사기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센

 

깨끗한 학사복을 입은 호현은 촉진현의 한 표국 앞에 서 있었다.

 

<태을 표국>

 

도가적 성향이 다분히 느껴지는 표국의 현판을 보던 호현이 품에서 초행통지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그 안에서 표국을 이용하는 방법이 적힌 부분을 다시 읽어 내려갔다.

 

‘무공을 익혔을 경우 표사 자리를 얻는 것이 좋다라…….’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턱을 쓰다듬었다.

 

‘그런데 내가 무공을 익히고 있기는 한 것인가?’

 

무공을 익힌 사람이라고는 무당파 도사들을 본 것이 유일했기에 호현은 자신이 무공을 익혔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무공을 익히기는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소한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높이뛰기와 족장으로 구덩이 파기는 가능하니 말이다.

 

‘무공 좀 보여주라고 하면 구덩이라도 만들어주면 그들이 알아서 판단하겠지.’

 

처음 경공을 배울 때 발로 기운을 뿜어냈다가 만든 구덩이를 떠올린 호현이 표국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표국 안으로 들어서자 입구를 지키던 무사가 다가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혹 북경이나 북쪽으로 가는 표행이 있는지 물어보러 왔습니다.”

 

호현의 말에 무사가 얼굴이 굳어졌다.

 

“표행은 비밀이라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그런 것을 묻는 것입니까?”

 

“북경이나 그쪽으로 가는 표행이 있으면…….”

 

“있으면?”

 

“표사로 같이 따라갔으면 합니다.”

 

“표사?”

 

“돈은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동행만 시켜주시면 됩니다.”

 

그 말에 무사가 호현의 위아래를 훑어보다 피식 웃었다. 이렇게 가끔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표사가 되고 싶다고 찾아오는 자들이 있었던 것이다.

 

‘후! 그래도 학사가 표사가 되고 싶다고 오기는 처음이군.’

 

“후! 학사 양반이 세상 물정을 너무 쉽게 보는군.”

 

방금 전까지는 존대를 하던 무사의 말투는 어느새 평대로 바뀌어 있었다.

 

“머리 쓰는 학사 양반 생각에 힘쓰는 우리 직업이 쉽게 보이고 어렵지 않게 보이는지 모르지만, 표사라는 직업은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네. 북경에는 왜 가려는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책이라도 팔아서 노잣돈을 준비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네. 아! 그리고 우리 표국은 북경 쪽으로 가는 표행도 없다네.”

 

말과 함께 무사가 어서 가보라는 듯 손을 휘저었다.

 

태을 표국의 총관인 서유는 육십에 가까운 노인이었다. 서유는 오늘 날짜 표행 물품들과 일꾼들의 일당을 정리한 서책을 들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입구에서 들리는 오 표사의 목소리에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럼 북쪽으로 가는 표행은 없는 것입니까?”

 

“있기는 하겠지만 학사 양반을 표사로 데리고 갈 만큼 우리 표국의 일손이 부족하지는 않네. 아니면 쟁자수라도 해 보…… 아니네. 자네 같은 사람을 쟁자수로 썼다가는 일감만 더 늘어나고 말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던 서유가 입구로 나왔다.

 

“무슨 일인가?”

 

서유의 등장에 오 표사가 웃으며 호현을 가리켰다.

 

“이 학사께서 본 표국에서 표사로 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오 표사의 말에 서유가 호현을 위아래로 흩어보았다.

 

‘백면서생으로 보이는데…….’

 

하지만 늙은 생강이 맵다는 말이 있듯 서유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그래도 모르니 확인은 좀 해야겠군. 혹 대단한 인물일 수도 있으니.’

 

속으로 중얼거린 서유가 호현에게 말을 걸었다.

 

“표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일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제가 북경에 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북경?”

 

“그래서 북경까지 가거나 그 근처로 가는 표행이 있다면 표사로 동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녹봉은 받지 않겠습니다.”

 

호현의 말에 서유가 속으로 웃었다.

 

‘내가 너무 신중했나 보군.’

 

녹봉 이야기가 안 나왔다면 뭐라도 한 수 있나 보다 했을 것이다. 한 수가 있는 자라면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사람들이 표국에서 일하는 표사들을 무시하는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표사들은 무공을 익히고 있는 사람들이네. 표사가 되겠다는 것을 보면 무공을 익히고 있겠지?”

 

서유의 말에 호현이 속으로 침을 삼켰다. 드디어 우려하던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호현의 반응에 서유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쉽게 속내를 들키다니 애송이군. 하긴 나이를 생각한다면 애송이인 것이 맞겠지.’

 

“익히고 있습니다.”

 

호현의 말에 서유가 중얼거렸다.

 

‘이제는 거짓말까지? 인상은 정직해 보이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

 

“그래 무공은 어디에서 익혔는가?”

 

“무당에서 익혔습니다.”

 

호현의 말에 서유와 그들을 보던 오 표사라는 자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무당?”

 

“무당이라고?”

 

“그렇습니다.”

 

놀란 눈으로 호현을 보던 서유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니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러고는 오 표사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러자 오 표사가 슬며시 검에 손을 가져가며 호현의 뒤를 점했다.

 

“왜 이러십니까?”

 

“호북에서 무당의 이름은 절대적입니다.”

 

서유의 말투는 어느새 공손하게 바뀌었지만 그 눈빛만은 경계심을 담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무당의 이름을 사칭한 자는 그자가 누구라도 호북 무림의 공적이 됩니다. 혹 학사 양반이 무림에 대해 잘 모르고 무당의 이름을 사칭했다면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하십시오. 이번 한 번은 내가 모른 척하고 눈을 감아줄 수도 있으니…….”

 

“저기 그게…… 제가 무당에서 무공을 배운 것은 사실입니다.”

 

호현의 말에 서유가 물었다.

 

“그러시군요. 복장을 보니 속가제자이신 듯한데…….”

 

“저는 무당에서 무공을 배우기는 했으나 무당의 속가 제가는 아닙니다.”

 

“무당과 연이 닿았나 보군요. 그래도 무공을 전수해 주신 도장이 계실 터, 어느 도장께 무공을 배우셨습니까?”

 

‘도장 문하? 어느 분에게 무공을 배웠는지를 묻는 것인가?’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명인 도사와 허명진인과 허학진인에게 배웠습니다.”

 

호현의 말은 틀린 것은 아니었다. 명인에게는 태극호신공을 배웠고, 허학진인에게는 팔괘보법을 배웠고 허명진인에게는 태극권을 배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듣는 대상인 서유의 얼굴은 잔뜩 굳어졌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이다.

 

‘명 자 배라면 현 무당의 일대 제자이다. 또한 허명진인과 허학진인? 허! 무당쌍선에게 무공을 배웠다고? 이런 미친 자를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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