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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천검제 43화

무료소설 은천검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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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은천검제 43화

은천검제

제43화

 

지붕을 날던 진무린은 혼자 피식 웃었다.

내공을 이용해 달리던 참이라 뒤늦게 건넨 원예의 인사말이 고스란히 들린 까닭이었다.

귀혼곡을 지키고, 홍화루를 책임지다 보니 딸린 식솔들이 하나둘이 아닌 위치였다. 그런 사람이 얼마 전에 망신당한 일이 더해진 탓인지 냉정함을 유지하려 꼿꼿한데 진무린은 처음으로 그런 모습의 원예가 귀엽다고 여겨졌다.

부상은 없는지 살피는 눈빛의 따스함도 좋았고.

강호의 삶이었다.

이 모든 것이 살아 돌아와서 가능한 일이리라.

지붕을 빠르게 박찬 진무린은 높다랗게 뛰어올라 팽이처럼 몸을 돌린 뒤에 마지막 순간에 느긋하게 아래로 내려앉았다.

맹주의 거처요, 늘 황종관, 청강과 마주하던 대청 앞마당이었다.

아직 아침 식사 전이던가.

황종관과 청강이 빈 탁자 앞에서 몸을 일으켰고, 놀란 호위들이 화들짝 앞을 막아섰다가 당황한 얼굴로 진무린을 살폈다.

“자네?”

“다녀왔습니다.”

“마교삼절을 만나기는 했나?”

“진 대협?”

황종관은 놀란 반응이었고, 청강은 바삐 오갔을 진무린이 안쓰러운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원예와 마찬가지로 진무린의 몸을 빠르게 살폈다.

“마침 아침을 들 참이었지. 어서 앉게. 너희는 진 대협의 음식을 함께 준비하라 일러라.”

무인에게 아침을 당부한 황종관이 급히 자리를 권했다.

“어찌 되었나?”

“마교삼절과 제자, 수하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점은 그들이 저의 인상착의를 알고 있었고, 바로 알아보았다는 사실입니다.”

“흠. 그렇다면 마교 역시 은천문에 관해 알아보았고, 자네의 뒤를 살폈다는 말이 되는군.”

“그래서? 그들과는 어찌 마무리하셨소, 진 대협?”

“마교삼절, 그의 제자 둘, 그리고 수하 스물 남짓이 죽으면서 끝났습니다.”

“마교삼절이 죽었다고?”

질문은 청강이 했는데 놀란 반응은 황종관에게서 나왔다.

“자네가 그들을 모두 상대했다는 말인가? 마교삼절에 제자가 동행했고, 수하가 스물 남짓이면 항천압지의 절진을 펼쳤을 텐데?”

“운이 좋았습니다.”

황종관은 등받이에 기대는 것처럼 몸을 뒤로 젖혔다.

한 단계의 발전을 짐작이야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고 이제는 아예 황종관이 바라보기 어려운 경지의 고수가 되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눈치였다.

청강의 표정은 그보다 훨씬 복잡했다.

진무린의 발전이 기뻐서 감격했고, 무인으로 저 경지에 오른 것이 부럽고, 그런 고수가 약속 한마디를 지키기 위해 귀혼곡을 다녀왔으며, 지금처럼 변치 않는 모습으로 대해주는 것이 고마운, 그 모든 감정이 뒤엉킨 얼굴이었다.

마침 식사가 나와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대화가 끊긴 채 어색한 시간이 길어질 뻔했다.

진무린은 두 사람과 함께 간단하게 죽과 만두로 아침을 해결했다.

식사를 나누면서, 그릇들을 치우고 차를 마시면서 진무린은 귀혼곡에서 있었던 일을 전했고, 황종관과 청강은 어제 소림과 무당, 아미에서 일곱 명이 방문했던 일을 들려주었다.

“대결은 한낮을 지난 때 상등의 관성변에서 하기로 했네. 전에는 개천이 있던 자리라 그리 부른다고 하네만, 지금은 물이 없어지고 넓은 자리만 남아 사람들이 모이기 좋고, 물이 있던 자리가 아래로 내려가 모인 이들이 모두 지켜보기 적당하더군.”

“누가 정했습니까?”

“우습게도 그 자리를 추천한 사람이 바로 약연이었지.”

“호법의 준비는요?”

“내 공력을 받지 않았나. 거기에 필사의 의지가 있고, 연륜과 경험이 적지 않아 동귀어진은 몰라도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걸세.”

황종관의 평가라면 정확하다고 봐야 했다.

마음이 한결 놓인 진무린은 청강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왜 나를 보고 웃으시오?”

“진인께서 마음 쓰신 것이 얼굴에 모두 드러나 그것이 좋아서 웃었습니다.”

“허허. 나는 아무래도 도를 통하기는 어려울 모양이오. 진 대협 앞에서는 당최 세속의 정을 내려놓을 줄 모르니.”

“배분만 아니라면 조부라 부를 것인데 그 점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마침 말이 나온 참이라 진무린은 평소에 생각하던 바를 꺼내놓았다.

“진 대협이 그리하고 싶고, 내가 기꺼운데 배분이 무슨 상관이오? 전 사부와 나의 배분으로 따져도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을게요.”

“오호라! 두 분이 조부와 조손이 되시겠다면 이 몸이 증인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진 대협의 아재비뻘이 되니 이 또한 손해는 아닌 듯싶습니다.”

피붙이가 없는 진무린과 청강이었다.

문주 임운령의 지시가 있어서 어차피 강호에 나서기는 했겠지만, 청강과의 이런 친분이 없었다면 마등을 상대한 뒤에 바로 돌아섰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럼 제가 길일을 택해 두 분을 모시겠소.”

진무린은 웃음으로, 청강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황종관의 제안을 받았다.

언젠가 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제안이었다.

맹주와 함께 지내며 청강의 존대가 마음에 걸린 이유도 있었다.

가식이 드러나듯 진심 또한 알게 된다.

청강의 얼굴에 담긴 감정이 그의 진솔한 마음임을 아는 진무린은 그래서 황종관의 제안이 반가웠다.

조부와 손자가 되면 청강은 편히 진무린을 대할 것이고, 강호의 삶이란 것이 고수와 친분이 두터우면 검을 낼 때 한번은 염려하는 터라 혹여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도 있었다.

어려운 환경을 잠시 미뤄두고 세 사람이 흐뭇하게 웃을 때였다.

그런 행복과 여유가 사치라는 투로 정도맹의 무인이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맹주. 아미의 조연명 장로께서 찾으셨습니다.”

“연통이 온 것이 아니라 찾아오셨다는 게냐?”

“그렇습니다.”

황종관이 표정을 굳히는 것과 현실이 강하게 세 사람을 일깨우는 것과 동시에 흐뭇한 시간을 삽시간에 저 아래로 가라앉혔다.

“모셔라.”

황종관의 지시에 무인이 튀어나갔고, 아미의 승복을 입은 조연명이 들어섰다.

진무린이 본 첫인상은 어딘가 사제인 종무헌과 비슷했다. 그러나 종무헌이 강함에서 오는 날카로움이라면 조연명은 성질머리가 못돼먹은 사람으로 보이는 점이 달랐다.

“어서 오십시오.”

“이른 아침부터 방해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먼저 인사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조금 전에 당도한 은천문의 진무린 대협입니다.”

황종관은 조연명의 양해에 대꾸하지 않은 채 진무린을 소개했다. 맹주를 방문하는 일이다. 아침 일찍 연통도 없이 들이닥친 것이 무례하다는 의미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법도 있었다.

“이리 젊은 분인데 맹주와 진인께서 서슴없이 대협이라 부르시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시겠군요.”

“은천문의 진무린입니다.”

“조연명이라 해요.”

인사를 나누는 조연명의 눈빛이 곱지 않았다.

조연명의 기대하기로는, “아미의 누구를 후배가 뵙습니다.” 했어야 할 진무린이 덜렁 이름만 댄 것이 불쾌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건 조연명의 바람이지 진무린이 고려할 바는 아니었다. 더구나 이미 들은 이야기도 있었다.

“앉으시겠습니까?”

“오늘 맹주께서는 이 사람을 무안하게 하시려 작정한 분 같군요.”

앉으라 하지 않고 앉겠냐고 물었다.

거기에 찬바람을 쌩하고 일으키며 조연명이 자리에 앉았다.

맹주와 무림 선배인 청강이 앉기 전에 먼저 자리했으니 서로 한 대씩 주고받은 꼴이었다.

불편한 가운데 진무린과 황종관, 청강이 그녀를 둘러싸듯 탁자에 자리했다.

“반기지 않으시니 용건만 말하고 일어서지요. 오늘 대결에 나설 공동의 제자 자경이 구금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니 굳이 입에 올릴 필요조차 없다고 봅니다.”

언급할 필요 없다는 내용을 굳이 꺼내 든 조연명이 세 사람을 둘러본 뒤에 말을 이었다.

“구금한 제자가 바로 대결에 나서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 또한 세 분 모두 아시리라 믿어요. 그래서 우리는 자경과 배분이 같은 제자 한 명을 더 내보내려 합니다.”

억지를 피울 것은 알았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당당하게 할 줄은 몰랐지만.

“두 사람이 한 사람을 상대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불리한 대결이니만큼 차륜전으로 승부를 가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어요.”

“누가 그런 판단과 결정을 했다는 말입니까?”

“맹주께서는 끝내 본파를 무시하고, 소림과 무당을 얕보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문파의 이름을 들먹이면 아무리 황종관이라도 함부로 대꾸하기 어렵다. 문파를 욕보였다는 말이 돌면 수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태의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대결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정했는데, 누가 결정했는지 여쭙는 것이 어떻게 세 문파를 무시하고, 얕보는 일이 됩니까?”

“진 대협은 정녕 본파가 우습게 보이나요?”

“아미를 우습게 볼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더 놀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토록 광명정대하고, 늘 존경의 대상이던 아미의 사태께서 워낙 터무니없는 제안을 하시니 제 귀를 의심할 지경입니다.”

“흥! 진 대협은 말 한마디로 빈니를 곤경에 몰아넣는 화술을 지닌 것으로 보아 입에 독사의 혀를 담은 모양이군요.”

“아미가 광명정대하고 존경의 대상이란 말이 어떻게 사태를 곤경에 몰아넣는 것인지 아둔한 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코로 뜨거운 숨을 몰아쉰 조연명이 말문이 막힌 얼굴로 진무린을 노려보았다.

억지를 부려도, 못된 성격을 내세워도, 아미라는 문파 이름 뒤에 숨으면 양보받던 조연명은 진무린의 태도가 자신을 완벽하게 무시한다고 여기는 눈치였다.

“진 대협.”

“예.”

이래도 나서서 말리지 않느냐는 투로 황종관과 청강을 노려보았던 조연명이 다시 분노를 이기지 못해 터질 것 같은 시선을 가져왔다.

“강호에는 예법과 도리가 있어요. 은천문에서는 제자에게 그 정도도 가르치지 않나요?”

황종관과 청강이 움찔했을 정도로 도를 넘어선 말이었다.

제자를 이따위로 키웠느냐는 비난이라 그렇다.

진무린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보란 듯이 길게 내쉬었다.

“아미파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맹주와 청강 진인을 모신 앞이고, 제자인 내 앞에서 그런 말씀을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명문정파라는 허울 좋은 이름 뒤에서 큰소리치다가 정작 마등 정도가 나타나면 못 본 척 뒤로 숨는 위선자, 그리고 평화를 지킨 양, 거들먹거리는 비겁한 인간이 은천문을 비아냥거리다니.

이런 것이 내세우는 문파?

그래놓고 마등을 해결한 은천문의 이름을 욕보여?

원한다면 아예 뿌리를 흔들어주마.

독한 마음을 먹은 진무린은 무섭게 내공을 끌어올렸다.

드드드득. 우우우웅.

탁자가 흔들리며 위에 놓인 찻잔이 몸을 떨었고, 등에 멘 검이 나직한 울음을 터트렸다.

진무린이 있는 내공을 모조리 뿜어낸 직후였다.

발아래에서부터 검은 기운이 피어나 탁자 아래로 넘실거렸고, 안개가 퍼지듯 대청 주변으로 천천히 뻗어 나갔다.

이는 진무린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그러니 함께 있던 황종관, 청강, 특히나 조연명은 아예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등룡창천이었구나!’

검은 기운이 퍼지면서 그 반경에 담긴 모든 것이 마치 손으로 만지듯 뇌리에 들어오는 순간, 진무린은 지금까지 얻었던 신기한 경험이 등룡창천을 이루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일각 뒤에 찾아뵙겠습니다. 사태는 가셔서 제 방문에 대비하십시오.”

진무린의 한 마디에 조연명의 낯빛이 핼쑥하게 바뀌었다.

“본문이 예법과 도리를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일각 뒤에 내가 찾아뵙고 그 말에 대한 책임을 묻겠습니다.”

“사과라도 하라는 말인가요?”

지지 않겠다는 투로 조연명이 겨우 내뱉은 항변이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본문을 욕보이셨으니 아미로 달려갈 것입니다. 그전에 사태는 물론이고, 함께 온 아미의 제자들 목을 모조리 자른 뒤에 아미파로 향해 사과를 받을 생각입니다.”

조연명은 이를 악물어 볼이 씰룩였는데 워낙 기운에 놀라 말을 내지 못했다.

먼저 진무린의 무공이 이 정도일 줄 몰랐고, 평화의 시대를 구가하며 나약해지고, 아집이 늘며, 겸손을 잃은 조연명이라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사이 뭉게뭉게 퍼져나간 검은 기운이 어느새 대청을 벗어나 마당까지 자욱하게 깔렸다.

‘묵빛 기운이 퍼진 반경 안에서 묵룡검을 피할 자는 없다.’

등룡창천의 위력을 전하는 구절의 의미를 진무린은 이제야 새삼 깨달았다. 

반대로 그 기운 안에 갇힌 꼴이 된 황종관과 청강, 특히나 조연명은 태연하게 앉아 있기조차 힘겨운 모습이었다.

“사태. 돌아가라 했습니다. 일각은 차 한 잔 마시면 사라지는 시간입니다.”

우우우우웅.

등에 멘 검이 위협하듯 우는 바람에 분위기는 한층 더 삭막하게 변했다.

너무 급작스러운 변화였다.

그러나 그만큼 조연명의 말은 도를 넘어선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었다.

아미의 이름을 앞세우면 누구도 감히 토를 달지 못한다는 자신감이야 있었겠으나 상대가 하필이면 진무린인 것과 그것도 등룡창천을 막 깨우친 뒤라는 사실이 조연명에게는 불행한 일이었다.

“진 대협. 빈도가 당부하니 우선 기운을 거두어주실 수는 없겠소?”

보다 못한 청강이 나섰다.

이때 청강은 전력을 다해 내공을 일으킨 상태였고, 조연명과 공력을 어느 정도 잃은 황종관은 낯빛이 하얗게 변해 보기 흉한 모습이었다.

진무린은 청강을 보았고, 다음으로 황종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 뒤에 두 사람을 위해 참는다는 눈빛으로 천천히 내공을 거둬들였다.

짐작하기는 했다.

그런데 실제로 내공을 거두는 것에 맞춰 검은 기운이 보란 듯이 진무린의 몸으로 빨려들었다.

참으로 보기 힘든 기사요,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난 위력의 무위였다. 그러나 한 사람, 조연명에게는 끔찍하게만 느껴질 광경이기도 했다.

“조부처럼 생각하는 진인의 말씀과 맹주의 앞인 것을 감안해 지금은 참습니다.”

조연명을 똑바로 바라본 채 진무린은 말을 이었다.

“가시면 다른 분들께 제 말을 전해주십시오. 감히 맹주 앞에서 약조했던 대결을 무시하고 함부로 나서는 제자가 있다면, 그가 어느 문파의 소속이든 그의 목을 먼저 칠 것입니다.”

생사현관을 타통하지 못한 무인은 그 단계를 이룬 고수 앞에서 아이처럼 느껴진다.

한 단계라고 하나 생사현관을 타통한 경지와 선인의 경지는 또 달라서 하늘과 땅의 차이라는 표현이 적당하겠다.

원래 하던 대로라면 그 정도로 자신 있느냐고 빈정거렸을 조연명이 핼쑥한 얼굴로 마른침을 삼켰다.

진무린을 함부로 자극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가십시오. 아니면 이곳에서 제 검을 상대하시겠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진 대협….”

급히 진무린을 부른 조연명이 말끝을 흐렸다.

여차하면 검을 꺼낼 것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진무린의 눈빛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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