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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34화

무료소설 패왕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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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패왕전설 34화

34화

 

“쳇! 오늘 새로 산 옷인데……. 그보다 주먹이 약하군. 이건 완전히 솜주먹이야. 이래서 어디 실전에서 쓸 수 있겠어?”

황삼위는 강무진이 자신의 일격을 맞고도 멀쩡한데다가 자신을 놀리는 말을 하자 인상이 다시 살짝 일그러졌다.

주위의 패왕마전대 사람들은 강무진이 그렇게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모두들 조금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리고 이이책 역시 의외였던지 아까같이 크게 웃어야 할 상황이건만 전혀 웃음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놈! 이걸 맞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보자.’

“흥! 그럼 이것도 한번 받아보시오!”

황삼위가 외치면서 바닥에 납작하니 붙다시피 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강무진의 앞에서 갑자기 위로 떠오르면서 두 손을 꽉 잡고 강무진의 턱을 올려쳤다.

퍼억!

그러자 강무진의 머리가 뒤로 확 젖혀지면서 몸이 살짝 떠올랐다.

그 순간 황삼위가 강무진의 턱을 올려쳤던 양손을 힘껏 내려쳤다.

퍼어억!

그것을 가슴에 제대로 얻어맞은 강무진의 몸이 바닥에 한 번 튕기면서 뒤로 나가떨어졌다.

“휘우우우.”

그렇게 강무진을 날려버린 황삼위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방금 황삼위가 펼친 것은 원래 손에 커다란 도끼를 들고 펼치는 부법(斧法)이었는데 도끼가 없어 두 손을 맞잡고 펼친 것이었다.

도끼라는 것이 본래 빠르기나 변화보다는 위력에 중점을 두고 수련을 하는 무기이다 보니 비록 손으로 펼치기는 했어도 그 위력이 대단했다.

이에 황삼위는 강무진이 어느 정도 내상을 입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황삼위의 예상을 완전히 깨고 강무진은 여전히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옷을 털며 다시 일어섰다.

“이번 것은 좀 쓸 만했지만 여전히 약해.”

“헉!”

또다시 멀쩡하게 일어나는 강무진을 보며 황삼위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주위에 있던 패왕마전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곳에 있는 패왕마전대 사람들은 황삼위와 자주 대련을 했기 때문에 황삼위가 펼치는 무공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부분 몸으로 겪어본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황삼위의 제대로 된 공격을 두 번이나 맞고도 멀쩡히 일어서는 강무진을 보자 그들의 놀람은 더욱 컸던 것이다.

“뭘 놀란 눈을 하고 있어? 이게 실전이었으면 넌 벌써 죽었어. 상대의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그렇게 넋 놓고 있으면 어떡해? 그리고 이런 것 말고 좀더 강한 건 없어? 이건 뭐 약간 간지러운 정도니…….”

명백하게 황삼위를 놀리는 말이었다. 이에 황삼위는 머리의 뚜껑이 완전히 열리려 하고 있었다.

“그 말… 후회하지 마시오!”

황삼위가 화를 참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외쳤다.

“응? 후회? 하하하하. 그건 좀 제대로 된 주먹을 보여주고 나서 말하지 그래?”

“흐아아아아앗!”

강무진의 말에 황삼위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 나갔다. 그러면서 내력을 있는 대로 끌어올려 두 주먹에 담았다. 동시에 몸을 살짝 띄워 회전시키면서 있는 힘껏 강무진의 가슴을 비스듬히 내려쳤다.

이것 역시 황삼위 자신이 쓰던 부법을 두 손으로 펼친 것이었다.

도끼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벽부파산(劈斧破散)이란 초식으로 위력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였다.

쩡!

황삼위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가슴에 그대로 맞은 강무진이 뒤로 쭉 밀리면서 날아가 버렸다.

“헉! 헉!”

한순간에 전력을 다한 황삼위가 잠시 숨을 몰아쉬었다.

‘설마……. 이번에도 멀쩡히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

황삼위가 그런 생각을 하며 강무진이 날아간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 있던 패왕마전대 사람들 모두가 황삼위가 보고 있는 곳을 같이 바라보았다.

단순히 위력만 놓고 따지자면 모두들 부대주인 막평보다 한 수 더 위로 쳐주는 이가 바로 황삼위였다. 그런 황삼위의 전력을 다한 일격이었다.

자신들이 저걸 제대로 맞았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였다. 이에 모두들 황삼위와 같이 ‘설마’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모두의 그 ‘설마’란 생각이 여지없이 깨져버린 것은…….

모두가 그렇게 시선을 두고 바라보는 곳에서 강무진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듯 멀쩡히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이에 모두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강무진을 바라봤다. 어떤 사람들은 뭐 저런 놈이 다 있냐는 듯 황당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휴, 이번 것은 좀 쓸 만하군. 뭐 하나 물어보자.”

강무진이 그렇게 말하면서 황삼위를 바라보자 멍하니 넋을 잃고 있던 황삼위가 정신을 챙기며 물었다.

“뭐, 뭐요?”

“방금 전력을 다한 것인가?”

강무진의 말에 황삼위는 일순 눈썹을 꿈틀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강무진의 말이 황삼위에게는 전력을 다해도 이거밖에 안 되냐고 비꼬는 것으로 들렸던 것이다.

“그렇소! 비록 맨손이기는 했지만 전력을 다한 거요.”

‘흠, 이 정도로는 부족한데…….’

그러나 사실 강무진은 황삼위를 비꼬려고 그렇게 물어본 것이 아니라 금강불괴신공을 연공해 볼 생각으로 물어본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황삼위가 오해를 한 것이었다.

“하나 더 물어보지.”

“뭐요?”

황삼위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강무진은 전혀 상관하지 않으며 자신이 물어볼 것을 물었다.

“네가 다른 조장들보다 강한가?”

“그, 그것은 아니오. 난 아직 부대주나 강달무에게 미치지 못하오.”

“그래?”

‘다행이군. 그렇다면 그들로 가능할지도 모르겠어.’

강무진이 그런 생각을 했으나 이어지는 황삼위의 말에 완전히 생각을 달리해야 했다.

“그러나 한 방 위력만큼은 두 사람보다 내가 앞선다고 자부할 수 있소. 그러니 이랬든 저랬든 그것을 버텨낸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되오.”

‘끙!’

그 말을 듣는 순간 강무진은 금강불괴신공을 익히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저절로 살짝 인상이 써졌다.

사실 황삼위가 마지막에 전력을 다해 지른 주먹은 상당히 좋았다. 분명 몸에 확실한 충격이 왔던 것이다. 그 정도 위력이면 금강불괴신공을 한 단계 더 높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황삼위가 전력을 다한 것이었으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였다.

전력을 다해야 그런 위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위력은 좋아도 몇 번 쓰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금강불괴신공은 전신을 한 곳도 빼놓지 말고 얻어터져야 하는데 몇 번 치고 지쳐버리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에 생각난 것이 황삼위 정도의 위력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면 돌아가면서 맞으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잠시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무공은 높아도 황삼위만큼 위력을 내지 못한다는 말에 적지 않게 실망이 되었던 것이다.

그것을 황삼위는 자신의 말을 못 믿어서 그러는 줄 알고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저 자식이 정말…….’

그때 강무진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황삼위를 보고 말했다.

“뭐, 그걸로 된 거지. 어쨌든 넌 합격이야.”

“뭐가 합격이라는 거요?”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면 패왕마전대 조장의 자격이 있다. 내 부하로서 합격이라는 소리야. 하지만 앞으로 좀더 열심히 무공을 닦아야겠어. 그렇게 비실비실하면 어디 가서 얻어맞아 죽기 딱 좋아.”

“허!”

황삼위는 강무진이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전력을 다한 일격을 맞고도 저리 멀쩡한 강무진이지 않은가?

이에 화는 나지만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왜? 아니라고 생각해? 그럼 무기를 들고 와서 다시 해도 좋아.”

“허! 관두겠소. 설마 그 나이에 호신강기까지 익혔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소. 내 무례함을 용서하시오.”

황삼위는 천생 무인이었다. 강무진이 갑자기 나타나서 패왕마전대의 대주라고 하기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지 강무진이라는 인간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자신의 공격을 한 번도 피하지 않고 모두 받아내고도 멀쩡한 강무진의 무공에 조금은 탄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격이 왠지 이이책과 비슷하다는 느낌에 앞으로는 가급적 상대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호, 호신강기……?”

황삼위의 말에 주위에 있던 패왕마전대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자신들도 여태까지 수없이 많은 실전을 거치며 수많은 고수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호신강기를 쓰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신강기가 아니다.”

이에 사람들이 그곳을 바라보니 패왕마전대의 부대주인 막평과 2조의 조장인 강달무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게 무슨 말이오, 부대주? 저자가 펼치는 것이 호신강기가 아니라면 뭐란 말이오?”

황삼위가 막평을 보며 묻자 막평이 강무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자가 호신강기를 쓰는 것이라면 네가 공격했을 때 그렇게 뒤로 날아가 처박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호신강기는 그만큼 반탄강기도 엄청나서 공격한 사람이 오히려 튕겨 나간다. 그리고 절대로 무사하지 못하지. 그런데도 넌 전력을 다하고도 멀쩡하지 않나?”

“음, 그럼 호신강기가 아니면 어떻게 내 공격을 받고도 저리 무사하단 말이오?”

“철포삼(鐵布衫) 같은 외가기공을 익혔겠지.”

“허! 그럼 내 전력을 다한 공격이 그깟 외가기공 하나 못 뚫었다는 말이오?”

“궁금하면 저자한테 물어보든가.”

막평의 말에 모두가 궁금한 눈으로 강무진을 바라봤다. 그러자 강무진이 웃으면서 말했다.

“남의 재산을 그렇게 쉽게 알아내려고 하면 안 되지.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들도 아니고 말이야. 궁금하면 언제든 몸으로 알아내라고. 아아, 새 옷이 엉망이 되었네.”

강무진이 그렇게 말하면서 이이책이 있는 곳으로 가서 옷 보따리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객잔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일부러 막평을 보며 눈을 마주쳤다.

이에 막평의 얼굴이 꿈틀했지만 그것이 다였다.

그것을 본 강무진은 씨익 웃고는 객잔 안으로 느긋하게 가면서 소리쳤다.

“송편! 목욕물 좀 데워라!”

강무진이 그렇게 가버리자 이이책이 모두에게 뼈 있는 말을 한마디 했다.

“크크큭, 잘들 생각해 보라고. 대주님이 왜 죽어가면서 저 사내를 대주로 내세웠는지 말이야.”

 

“하앗!”

검이 빠르게 움직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였다. 거기에 수시로 변화가 일었다.

그것을 한 노인이 여유롭게 피해내며 자신의 검을 놀리고 있었다. 노인을 공격하는 검법과 완전히 같은 검법이었다. 다만 그 깊이가 다를 뿐이었다.

까까까깡!

“헛!”

검과 검이 부딪치는 순간 노인은 어깨의 통증으로 인해 뒤로 한 걸음을 물러나야 했다.

그러자 그 순간 상대의 검이 노인의 오른쪽을 파고들며 소매를 잘라버렸다.

서걱!

“엇!”

상대는 의외였는지 노인의 소매를 자른 순간 재빨리 검을 거두며 물러났다.

“할아버님.”

“허허, 많이 늘었구나.”

노인은 패왕성의 우호법인 수라신검 화묵정이었고, 노인을 상대하던 사람은 그의 손자이며 적상군의 막내 제자이기도 한 화운영이었다.

화운영은 여태까지 할아버지인 화묵정과 대련을 하면서 이렇게 승기를 잡아낸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화묵정이 오른쪽 어깨의 부상 때문에 움직임이 한순간 흐트러져서 그런 것이었지만,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화운영은 자신의 무공이 그만큼 진보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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