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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49화

무료소설 패왕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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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패왕전설 49화

 49화

 

‘계속 몰아붙여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끝이야!’

어렵게 만든 기회이니만큼 강무진은 사력을 다해 유빙화를 몰아붙였다.

지금 이 승기를 놓치면 다시는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강무진은 알고 있었다. 그만큼 유빙화의 무공은 대단했던 것이다.

‘치잇! 칠 곳이 없다.’

그랬다. 유빙화는 갑자기 강무진이 폭풍과 같은 기세로 몰아쳐오자 그것들을 피해내면서 도를 휘둘렀으나 강무진에게 충격은 주지 못하고 있었다.

강무진이 갑자기 빨라진데다 방어는 완전히 등한시한 채 오로지 공격만 하니 내공을 끌어올려 강무진에게 충격을 줄 만한 위력의 초식을 펼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강무진을 수십 번이나 베어내고 있음에도 강무진에게 이렇다 할 충격을 주지도 못하고, 뒤로 밀어내지도 못한 채 계속 물러서고만 있었다.

‘이놈을 베어내려면 참뢰항마밖에 없어.’

지금 유빙화가 펼치고 있는 참뢰항마도법의 마지막 초식이 바로 참뢰항마였다.

벼락을 끊어내는 힘으로 모든 마(魔)를 굴복시킨다는 그 마지막 초식 때문에 이 도법의 이름이 참뢰항마도법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극강한 위력을 가진 초식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위력이 대단한 초식이라 해도 어설프게 펼쳐서는 강무진을 베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유빙화는 전력을 다해 펼칠 생각이었다.

그러자면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이에 유빙화는 계속 피해 다니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니미, 붕마도법만으로는 안 된다.’

강무진은 붕마도법의 모든 초식을 벌써 몇 번이나 풀어서 쓴 상태였다. 그런데도 유빙화를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빙화는 강무진이 펼치는 붕마도법의 흐름을 조금씩 파악해 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틈을 봐서 천변결로!’

‘참뢰항마로 날려주마!’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면서 두 사람은 똑같이 한순간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흐음, 서로 뭔가를 노리고 있군.”

흑마련주 구소단이 둘의 싸움을 유심히 보며 그런 말을 하자 옆에 있던 봉작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뭔지는 몰라도 그 한 수로 승부가 결정되겠지?”

구소단이 혼잣말을 하듯이 묻는 말에 봉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때였다.

“흐아아앗!”

강무진이 휘두르던 도에서 손을 놓음과 동시에 양손을 펼치려고 했다. 천변결을 쓰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유빙화가 더 빨랐다. 여태까지 피하기만 하던 유빙화가 갑자기 강무진에게 바짝 다가가며 도를 휘둘러 왔다.

“흐아아앗!”

번쩍!

순간 강무진은 눈앞에서 뭔가 흰빛이 횡으로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워낙에 빨라 본 것이 아니라 그렇게 느껴졌던 것이다.

쩌저저쩡!

콰앙!

“허억!”

참뢰항마도법의 마지막 초식인 참뢰항마였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흰빛이 횡으로 그어지는 단순한 한 번의 베기였다.

그러나 그 안에는 벼락을 끊어내는 빠르기와 위력이 담겨 있었다.

게다가 사실 참뢰항마는 한 번이 아니라 그 짧은 순간에 무려 다섯 번이나 베어내는 초식이었다. 그 동작이 너무나 빨라 단 한 번 움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강무진은 유빙화의 참뢰항마 초식에 의해 피를 뿜으면서 뒤로 5장이나 나가떨어졌다.

아까 유빙화에게 맞고 나가떨어질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처참한 모습이었다. 3장 정도는 공중에 떠서 날아갔고 2장 정도는 바닥을 몇 바퀴나 구르면서 밀려갔던 것이다. 아까는 저렇게 멀리 날아가지도 않았고 피를 뿜어내지도 않았었다.

그만큼 참뢰항마의 위력은 대단했다.

“저, 저것…….”

그것을 보고 막평이 놀라서 뛰쳐나가려고 했으나 이이책이 그런 막평의 팔을 잡았다.

“진정하시오, 부대주. 아직 싸움이 끝난 것이 아니오.”

이이책의 말에 막평이 이이책을 바라보자 이이책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 사저……. 그, 그가…….”

용보아가 갑자기 몸을 덜덜 떨며 말을 더듬었다.

정소옥은 생각지도 못한 용보아의 반응에 그녀를 가만히 품에 안았다.

“걱정하지 마. 죽지는 않았을 거야.”

“하, 하지만 방금 그건 대사저의 참뢰항마 초식인데…….”

여전히 품 안에서 덜덜 떨며 말하는 용보아의 모습에서 정소옥은 용보아가 생각 외로 강무진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헉! 헉!”

한순간 전력을 다해 강무진을 날려버린 유빙화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치잇! 조금 얕았어. 그 커다란 도 때문에…….’

그때 놀랍게도 강무진이 비틀거리며 천천히 일어났다.

“헉! 헉!”

그러더니 입 안에 고여 있는 피를 뱉어내며 말했다.

“퉤! 방금 건 정말 아찔했어. 죽는 줄 알았다고.”

여태까지 싸움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런 강무진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꿀꺽!

“우리가 저런 괴물하고 싸운 거냐?”

흑마삼귀 중 창귀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말하자 옆에 있던 검귀가 대답했다.

“헐! 꿈에 볼까 무서운 놈이다.”

“그러게나 말이다.”

도귀 역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막평을 비롯한 네 명의 조장들은 주먹을 꽉 쥐었고 용보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며 기뻐했다.

“후욱! 후욱!”

‘이젠 어떻게 하지? 강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니미, 방법이 없군.’

거친 숨을 몰아쉬며 유빙화를 노려보던 강무진이 한쪽에 반 토막이 나서 떨어져 있는 자신의 도를 슬쩍 바라봤다.

아까 천변결을 펼치려던 순간 강무진은 유빙화가 더 빠르게 치고 들어오자 천변결을 펼치려던 것을 급히 멈추고 놓아버렸던 도를 다시 잡았다.

그 순간 유빙화의 도가 횡으로 그어졌고 강무진의 도와 함께 강무진을 베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강무진의 커다란 도가 유빙화의 도를 막아냈기 때문에 강무진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피를 토하며 누워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유빙화의 그 일격은 강무진의 커다란 도를 보기 좋게 두 동강내고도 강무진에게 내상까지 입혔던 것이다.

‘붕마도법은 이미 글렀고 천변결은 지금 펼쳐봤자 모두 막아낼 것이다. 결국 아수라패왕권뿐인데……. 제길! 지칠 때까지 쳐맞다가 한 방 먹여주는 수밖에 없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강무진이 입가로 흐르는 피를 손으로 쓱 문질러 닦았다. 그리고 유빙화를 노려보며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여자는 먼저 누르는 것이 임자다.

 

예전에 주소예와 곽소소 사이에서 고민하던 강무진에게 유운무가 해주었던 말이었다.

‘니미,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그 말이 왜 생각나냐?’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한심했는지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어 정신을 챙긴 강무진이 다시 유빙화를 노려봤다.

그 순간 유빙화의 얼굴에 유운무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이 아닌가?

“어?”

유빙화는 자신에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다가오던 강무진이 갑자기 고개를 흔들다가 자신을 보고 놀란 눈을 하자 영문을 몰라 의아해했다.

그러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하니 냉기가 자르르 흐르고 있었다.

‘그랬나? 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게 낯이 익더라니 이유가 있었군.’

강무진은 그 순간 예전에 유운무의 유언과 함께 이이책이 농담 삼아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

 

-크크… 미안… 수신… 호위 조심……. 내 딸… 서…….

 

-무슨 이유 때문인지 보타문과는 무조건 관계하지 말라는 엄명이 있었습니다.

 

-대주님의 독단적인 명령이라 아무도 이유를 모릅니다.

 

-그래서 한때는 대주님의 옛 연인이 대주님한테 배신당해 머리 깎고 보타사로 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었습니다. 크큭. 그것이 한 명이 아니라 몇 명이나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거기다 한층 더해서 대주님의 딸까지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까지 돌았었습니다. 크크크.

 

강무진은 유빙화가 유운무의 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이다.

‘일단은 이겨놓고 보자.’

그런 생각을 한 강무진이 순간 앞으로 튕기다시피 하며 유빙화를 향해 달려들었다. 초식이고 뭐고 없이 무작정 잡기 위해서 달려드는 모습이었다.

유빙화는 설마 강무진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다가 강무진이 다가오자 빠르게 도를 휘둘렀다.

그러나 강무진은 그것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유빙화의 도를 그대로 어깨로 받으면서 유빙화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퍼억!

“큭!”

강무진은 어깨에 오는 충격을 무시하며 그대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유빙화가 뒤로 빠지면서 빠르게 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퍼퍼퍼퍽!

그것을 강무진은 온몸으로 받아내며 유빙화를 잡기 위해 무작정 달려들었다.

‘치잇! 역시 가볍게 휘둘러서는 충격을 줄 수 없어. 다시 한 번 참뢰항마를 펼쳐야 해.’

유빙화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동작이 살짝 느려졌다.

강무진이 기다렸다는 듯이 양손을 좌우로 빠르게 펼쳤다. 그러자 수십 개의 암기가 유빙화를 향해 쏘아져 갔다.

“흥!”

유빙화는 코웃음을 한 번 치더니 손목의 탄력을 이용해 도를 빙글빙글 돌렸다. 그러자 암기들이 모두 튕겨 나갔다.

까까까까깡!

그 틈에 다가온 강무진이 유빙화를 향해 양팔을 벌리며 안으려고 했다.

유빙화가 재빨리 뒤로 빠지는 바람에 놓치는가 했는데 강무진이 그대로 몸을 앞으로 날리면서 유빙화의 발을 간신히 잡았다. 그러자 유빙화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이익!”

유빙화는 강무진을 사정없이 발로 차며 잡힌 한쪽 발을 빼려고 했다.

그러나 강무진은 유빙화의 발길질을 그대로 맞으며 악착같이 기어 올라갔다.

그러자 유빙화가 이번에는 상체를 약간 들어 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퍼퍼퍼퍽!

그러나 누워서 휘두르는 도에 위력이 있을 리가 없었다. 강무진은 그런 유빙화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계속 유빙화를 올라타기 위해 위로 기어 올라갔다.

그렇게 강무진이 유빙화의 가슴 근처까지 가자 도를 휘두를 수 있는 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유빙화는 더 이상 도를 휘두를 수가 없었다.

그러자 유빙화가 도의 손잡이 뒷부분으로 강무진을 내려찍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강무진의 옆구리와 머리를 향해 계속 휘둘렀다.

그럴 때마다 강무진의 머리가 뒤로 휙휙 젖혀졌고 몸이 들썩들썩했으나 강무진은 멀쩡하니 계속 유빙화를 올라타고 있었다.

서서 제대로 공격을 해도 충격을 줄까 말까 한데 누워서 휘두르는 것에 충격을 받을 강무진이 아니었던 것이다.

“크윽!”

“이익!”

그렇게 유빙화는 강무진의 밑에 깔린 상태에서 강무진을 떨쳐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강무진은 어떻게든 유빙화를 움직이지 못하게 내리누르려고 용을 썼다.

그 과정에서 강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몇 번이나 유빙화의 가슴을 만졌으나 워낙에 정신이 없어 그런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유빙화는 그때마다 그 무표정한 얼굴이 약간씩 붉어지며 강무진을 치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틈에 강무진은 끝내 유빙화의 얼굴이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그러자 유빙화가 이번에는 팔꿈치로 강무진의 얼굴을 후려쳤다. 동시에 도의 손잡이 뒷부분으로 강무진의 정수리를 힘껏 내리쳤다.

퍼퍼퍽!

“크윽! 아프잖아! 젠장! 가만히 좀 있어!”

그 공격을 그대로 다 맞은 강무진이 외치면서 자신의 머리로 유빙화의 머리를 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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